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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대출금리 상승 압력”.....‘한‧미 금리 동조화 현황 및 평가’ 보고서
“일부 대출금리 상승 압력”.....‘한‧미 금리 동조화 현황 및 평가’ 보고서
  • 이욱호 기자
  • 승인 2023.10.04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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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국채 금리 동조화

 

최근 국고채금리가 국내 통화정책 여건이나 기대에 큰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도 미국 국채금리에 동조화돼 빠르게 상승했다. 이에 따라 가계와 기업의 자금조달 금리가 국내 금융·경제 여건이나 통화정책 운용과 무관하게 상승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리치에서 자세히 알아본다.

한국은행이 지난 9월 11일 발표한 ‘BOK 이슈노트-한‧미 금리 동조화 현황 및 평가’ 보고서에서 한·미 금리 간 동조화에 있어 미국 국채금리의 영향을 만기별로 추정하기 위해 시변계수 VAR 모형을 활용해 동태적 예측오차 분산 분해를 했다. 분석 변수는 한·미 수익률곡선 구성요소(수준·기울기)를 사용했으며 글로벌 금융위기(GFC) 이후를 대상으로 했다.
분석 결과, 장기 시계에서 우리나라 국고채금리는 만기가 길수록 미국 국채금리의 변동에 더 크게 영향을 받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한·미 금리 동조화의 만기별 차별화 현상과 부합하는 결과였다. 미국 국채금리의 국내 금리에 대한 영향은 5~10년물은 50% 내외, 3년물도 40% 중반의 높은 수준을 보였지만, 1년물 이하 단기금리는 대체로 10~20% 수준에 그쳤다.
특히 미국 국채금리의 영향은 미 연준의 통화정책 변화에 따라 크게 달라졌는데 연준이 정책금리를 빠르게 조정하거나 양적완화(QE)를 했던 시기에는 미국 국채금리의 영향이 크게 확대하면서 한·미 금리의 동조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준이 코로나19 팬데믹 직후 금리를 급격히 인하하거나 지난해와 같이 정책금리를 빠르게 인상하는 경우 대부분의 만기에서 미국 국채금리의 영향이 크게 확대했다. 무엇보다 실물경제 연계 경로나 통화정책 기대 경로를 통해 단기금리에 대한 영향도 크게 높아지는 것으로 추정됐다. 또 연준이 양적완화(QE)를 했던 시기에는 대체로 장기물을 중심으로 미국 국채금리의 영향이 확대됐다. 이는 같은 시기 한·미 금리 간 높은 동조화 경향과도 일치했다.
보고서는 “이번 금리 인상 사이클을 보면 지난해 이후 모든 만기에 걸쳐 미국 국채금리의 영향이 더욱 커지고 그 정도도 만기가 길수록 높아졌으나 올해 들어서는 중·단기물을 중심으로 미국 국채금리의 영향이 줄어들어 한·미 금리 동조화의 만기별 차별화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이어 “단기물은 미국 국채금리의 영향이 지난해 18~19% 수준에서 올해 들어서는 10% 수준으로 줄어들었지만, 10년물에 대한 영향은 소폭 감소에 그치면서 여전히 50%를 웃돌았다”고 했다.
한·미 금리 동조화 만기별 차별화

앞선 한·미 금리 동조화의 3가지 경로별(실물경제 연계 경로·통화정책 기대 경로·글로벌 유동성과 위험회피)  향이 올해 들어 달라지면서 미국 국채금리의 영향이 만기별로 차이가 발생했고, 이는 한·미 금리 동조화의 만기별 차별화로 이어진 것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실물경제 연계 경로와 통화정책 기대 경로는 다소 약화한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와는 달리 올해에는 한국과 미국의 물가·성장 여건과 전망에 대한 시장기대가 차별화되면서 실물경제 연계 경로가 약화하고 있다. 이러한 차이를 반영해 한·미 정책금리 기대도 중단기적으로는 엇갈리고 있다. 
반면 글로벌 유동성과 위험회피 경로 측면에서는 기간프리미엄을 매개로 여전히 금리 동조화 유인이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한·미 금리도 기대단기금리 변화에 크게 영향받는 중·단기물의 경우는 차별화 움직임을, 기간프리미엄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큰 장기물은 여전히 높은 동조성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지난 7월 하순 이후 미국 국채금리가 급등했던 기간(7월19일~8월21일) 동안 국내 장단기 금리에 미친 영향의 정도를 시산해 보면, 1년 이하 단기물은 금리가 보합세를 보인 가운데 국고채 10년물은 상승 폭 40bp 중 절반을 웃도는 약 22bp(56%) 정도가 미국 국채금리 급등에 영향을 받았다. 3년물은 상승 폭 25bp 중 대략 10bp(39%) 정도가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됐다.
보고서는 “지난해 한‧미 정책금리가 가파르게 인상되는 과정에서 양국 간 국채금리의 동조화 경향이 강화됐다”며 “올해 들어서는 미국 국채금리의 국내 국고채금리에 대한 영향이 다소 줄어든 가운데서도 만기물별로 차별화되는 움직임을 보인다”고 했다. 
이어 “중·단기물은 한국과 미국의 중·단기 물가·성장 여건과 이를 토대로 한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가 차별화되면서 미국 국채금리의 영향이 줄어들었지만, 장기물은 글로벌 유동성과 위험회피 경로를 통해 여전히 높은 동조성 경향이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한‧미 금리 동조화 지속에도 중·단기물의 경우에는 그 강도가 상대적으로 강하지 않고 이와 금리 수준이 연동되는 가계·기업의 자금조달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미국 국채금리의 상승에도 국내 통화정책의 파급경로는 대체로 유효하게 작동하는 것으로 판단됐다. 
美 국채금리 변동, 주담대 대출 금리 영향  

보고서는 “우리나라 가계·기업 대출금리가 주로 1년 이하 단기금리에 연동되는 변동금리형 대출 비중이 높은 데다 회사채와 은행채 등 기업과 금융기관의 채권 발행 만기도 3년물 이하 중·단기물 비중이 높아 최근 미국 국채금리 상승에 따른 영향이 우려할 만큼 크게 나타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국내 장기금리는 여전히 미국 국채금리와 동조성이 높아 이와 연계된 일부 대출금리 등은 미국 국채금리 상승에 일정 부분 영향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장기물 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동일 만기의 은행채나 회사채 금리도 상승압력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최근 정책모기지 공급 확대 등으로 가계의 고정금리 대출 비중이 확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미국 국채금리 변동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최근 확대되고 있는 가계대출 증가세에도 일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서는 예상했다. 이와 함께 한·미 정책금리 역전 폭이 사상 최대로 확대됐지만, 한‧미 금리의 동조성이 만기물별로 차별화하면서 장기물의 역전 폭은 크지 않아 장기영역에서는 자본유출입과 환율 측면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는 “앞으로도 미국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 변화 등으로 미국 국채금리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국내 금리에 미치는 영향도 높아질 수 있는 만큼 미국 국채금리의 움직임과 그에 따른 영향을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앞으로 미 연준의 통화긴축 기조가 시장의 예상보다 더욱 장기화하고 국채 시장의 수급 상황이 더 악화하면 미국 국채금리는 추가로 크게 상승할 수 있다”고 짚었다. 
반면 내년 이후 미국의 정책금리가 경기둔화 심화로 시장의 예상보다 빠르게 인하될 가능성도 배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봤다. 이처럼 미국 국채금리 향방에 대한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 만큼 국내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가 합리적으로 형성될 수 있게 시장과 원활히 커뮤니케이션해 나가면서 국내 시장금리의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도 더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보고서는 밝혔다.  이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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