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20 10:07 (목)
글로벌 넘버원 금융사 도약....윤석모 우리은행 글로벌그룹 부행장
글로벌 넘버원 금융사 도약....윤석모 우리은행 글로벌그룹 부행장
  • 이욱호 기자
  • 승인 2023.11.01 15: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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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3대 법인 연평균 32%↑···내년 5억 달러 증자
윤석모 우리은행 글로벌그룹 부행장

 

우리은행이 오는 2030년까지 ‘글로벌 수익 비중 25%’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성장 속도가 
가장 빠른 동남아 3대 법인에 내년 상반기 중 5억 달러를 증자할 계획이다. 또 방산 수출의 유럽 거점으로 부상하는
 폴란드에는 내년까지 지점을 설치해 ‘K-방산 교두보’를 확보할 계획이다. 리치에서 자세히 소개한다.

우리은행은 지난 10월 25일 서울 중구 본점에서 ‘글로벌 경쟁력 강화 전략 발표회’를 열었다. 이날 우리은행은 인도네시아에서 한국계 1위 은행으로 성장한 우리소다라은행의 성공 비결도 공개했다. 우리은행은 1968년 시중은행 최초로 도쿄지점을 개설한 이래 올해 해외 진출 55년째를 맞았다. 올해 9월 말 현재 24개국 466개 글로벌 영업망을 구축, 국내은행 중 가장 광범위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운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우리은행 글로벌 부문은 지난해 말 총자산 348억 달러, 당기순이익 3억4000만 달러를 시현했다. 최근 3년간 연평균 총자산 9%, 당기순이익 23%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동남아 3대 법인 연평균 32% 성장

우리은행 글로벌 성장전략 핵심은 ‘자체 성장 + M&A’다. 진출 국가 현황에 맞게 자체 성장전략을 추구하거나 진출 후 현지 금융회사를 합병하는 방식이다. 구체적으로는 ▲1단계 소규모법인 인수 등 소액 투자로 시장에 신규 진출 ▲2단계 현지 시장에 대한 이해와 경험 축적 및 M&A 등을 통해 성장 발판 구축 ▲3단계 현지 리딩뱅크 대열 진입이다. 법적 규제나 금융환경이 국내와 완전히 다른 해외 시장에서는 리스크 관리가 최우선으로 선행돼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이 같은 성장전략이 적중했던 지역은 동남아 시장이었다. 그중 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등 동남아 3대 법인은 지난 3년간 연평균 당기순이익 성장률 32%라는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글로벌 전체 순이익 중 3대 법인 비중도 2019년 35%에서 지난해 43%까지 끌어올렸다. 우리은행이 동남아를 ‘세컨드 홈(2nd Home)’으로 삼아 2030년까지 은행 전체 손익 중 글로벌 비중을 25%로 설정한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지난 7월에는 동남아 법인들의 빠른 성장세를 지원하기 위해 본부에 동남아성장사업부를 신설, 현미경적 관리체계를 구축했다.

우리은행은 이 같은 동남아 3대 법인의 빠른 성장에 가속하기 위해 내년 상반기 중 이들 법인에 대한 증자를 검토하고 있다. 증자 규모는 법인별 1~2억 달러씩 총 5억 달러 수준으로 예상된다. 


수익이 많은 곳에 더 많이 투자하는 효율적 자본 배분 전략이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인도네시아는 현지 ‘톱10 은행’ ▲베트남은 ‘외국계 리딩 뱅크 도약’ ▲캄보디아는 현지 ‘톱5 은행’ 등을 각각의 비전으로 설정하고 있다. 이를 통해 동남아 세컨드 홈 전략도 머잖아 현실이 될 전망이다.


인도네시아에서 성공한 비결은?

우리은행 글로벌 세컨드 홈 성공 사례를 꼽으라면 단연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이다. 
1992년 인도네시아 진출 이후 기업금융 위주 영업을 해오던 우리은행법인은 2014년 현지 리테일 전문은행인 소다라은행을 합병, ‘우리소다라은행’으로 재출범했다. 이후 본격적으로 현지화에 몰입, 합병 당시와 비교해 자산은 2배, 순이익은 4배 증가했다. 우리소다라은행은 최근 수마트라섬에 160번째 지점인 페칸바루지점을 개설해 10월 현재 인도네시아 전역에 160개 지점, 임직원 1,660명(본국 직원 9명·현지 직원 1651명), 고객 수 93만 명을 보유한 한국계 1위, 전체 20위권 중형은행으로 성장했다.


타국의 생소한 규제와 금융환경 속에서도 견실한 성장을 이어온 우리소다라은행의 성공비결은 우선 개인대출에 특화된 현지 은행을 타깃으로 한 M&A 성공에 있다. 기업금융으로 기반을 갖춘 이후 현지 리테일 은행을 인수해 현지화, 대형화로 도약했다. 특히 기업금융보다 개인 연금 대출에 강점이 있는 소다라은행을 인수 대상으로 선택한 것이 ‘신의 한 수’였다. 우리소다라은행은 전체 대출자산 중 연금 대출 비중이 39%를 차지하고 있다.

군인연금대출 부문에서는 15개 취급 은행 중 3위다. 지난해 12월 말 현재 우리소다라은행이 총자산 33억 달러를 운영하면서도 연체율 1.75%의 양호한 건전성을 유지하는 것도 이런 양질의 자산구성에 그 이유가 있다. 또 우리소다라은행은 기업여신 비중을 50%가 넘지 않게 관리해 오고 있다. 외국계일수록 기업금융 의존도가 클 경우 시스템 리스크에 쉽게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소다라은행은 리테일금융과 기업금융을 조화하는 전략을 잘 구사한 덕분에 자산 건전성과 유동성을 관리할 수 있었다.

아울러 현지 기업과 한국계 기업의 자산 비중도 50대 50으로 균형을 맞추고 있다. 국가별 쏠림 없는 자산 비중 덕분에 신용리스크와 평판리스크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이와 함께 2대 주주인 현지 메드코그룹과의 긴밀한 파트너십을 꼽는다. 메드코그룹은 소다라은행의 이전 주인으로 2022년 기준 총자산 69억 달러, 매출액 23억 달러, 임직원 8000여 명의 인도네시아 재계 10위 에너지 주력 기업이다. 메드코그룹은 지분 매각 이후에도 소속 기업과 임직원들의 대출 협력뿐만 아니라 다양한 자문 등을 통해 현지화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우리소다라은행의 목표는 앞으로 10년 내 현지 톱10 은행 진입이다. 최근 급성장세인 자동차할부금융 진출, 기업금융전문인력 강화, 대출 전용 App 운용도 준비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증권·보험업에 진출해 은행·증권·보험을 아우르는 금융그룹으로 도약, 우리은행 동남아 세컨드 홈 전략에서 우리소다라은행이 확고한 안방으로 자리 잡겠다는 포부다. 


차기 거점 K-방산 폴란드·네옴시티 중동

우리은행은 2017년 1월 폴란드 남서부 공업도시 카토비체에 폴란드사무소를 개설했다.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가 아닌 카토비체를 선택한 이유는 카토비체를 중심으로 현대차, 기아차, 삼성전자, LG전자 등 한국기업 현지법인이 다수 포진하고 있으며 체코, 슬로바키아, 헝가리, 독일, 우크라이나 등과 인접한 산업 중심지이기 때문이다. 최근 폴란드를 둘러싼 안보 현안, 우크라이나 재건 등으로 폴란드의 지정학적 위치가 주목받으면서 한국기업의 폴란드 진출이 더욱 확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폴란드는 K-방산의 전초기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월 폴란드를 국빈 방문하여, K-9자주포, K-2전차, 천무다련장로켓 등 최대 30조 원으로 추산되는 무기 수출 계약을 하는 등 한국기업의 무기 수출계약이 봇물 터지듯 연이어 성사되고 있다. 우리은행은 이를 기회로 폴란드사무소를 ‘폴란드지점’으로 승격해 국내기업의 무기 수출에 확대에 따른 현지 금융 수요에 신속하게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폴란드사무소가 지점으로 승격되면 우리은행은 폴란드 금융당국으로부터 신용등급과 여신한도를 높게 평가받을 수 있어 한국기업에 더욱 원활한 금융지원이 가능해진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방위산업’이라는 대통령의 언급처럼 우리은행 역시 폴란드에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금융산업’의 역사를 써 내려가겠다는 다짐이다. 폴란드지점 승격을 진행 중인 우리은행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폴란드 현지에 비유럽 연합 국가의 금융기관 설립 사례가 부족하다”며 “우리은행은 현지 금융감독당국과 긴밀한 협조로 폴란드사무소의 지점 승격을 신속하게 진행, K-방산 수출 등 현지 진출 한국기업에 든든한 동반자가 되겠다”고 밝혔다. 


또 우리은행은 사우디를 중심으로 중동 붐이 한창이던 1983년 바레인지점을 설립해 한국 건설사들에 대한 금융지원과 함께 중동 건설 역군들의 달러 송금을 담당했다. UAE(아랍에미레이트연합)이 중동 금융허브로 부상하던 2014년 두바이지점을 설립해 중동지역 IB 딜을 중심으로 성장해 왔다.

이러한 중동에 또다시 초대형 개발 열풍이 몰아치고 있다. 서울시 크기의 43배, 사업 규모만 전체 5000억 달러(약 671조 원)에 이르는 ‘네옴시티’ 프로젝트다. 대통령까지 영업사원을 자처하고 나선 이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들은 250억 달러 사업 입찰에 참여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전통적 강점인 IB, 기업금융 역량과 바레인, 두바이 2개 현지 거점의 시너지가 더해지면 네옴시티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한국 기업들이 든든한 금융지원을 업고 사업 참여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바레인지점은 사우디와 인접한 지리적 이점과 함께 영세율 적용 등 금융규제가 약한 곳으로 네옴시티와 직접 관련 있는 대규모 신디케이트론 등 인프라금융에 집중할 예정이다. 


이슬람 율법도 포기해 가며 중동 금융허브 도약을 꿈꾸는 두바이는 한국계 지상사 진출이 활발한 만큼 두바이지점은 전통적인 기업금융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한편, 우리금융 VC 자회사인 우리벤처파트너스도 중동 진출에 시동을 걸었다. 우리벤처파트너스는 MIC의 자회사 무바달라캐피탈이 운용하는 VC펀드 투자 등 상호협력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이르면 11월까지 협의가 완료될 것으로 보여 우리금융그룹의 중동 진출에 새로운 전기가 될 전망이다.


글로벌진출의 ‘테이블 세터’

지난 55년간 우리은행의 글로벌 진출도 크고 작은 리스크의 연속이었다. 그래서 우리은행은 ‘리스크관리 없이 해외 진출 없다’를 글로벌 사업의 철칙으로 여기고 있다. 우리은행 글로벌 부문이 최근 3년간 연평균 9%대 자산 성장, 23%대의 수익 성장을 이루면서도 연체율은 2020년 말 1.09%에서 2022년 말 0.82%로 개선된 점에서도 철저한 리스크관리 원칙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은행 글로벌 리스크관리는 크게 세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국외 점포 통합 관리 감독체계다. 과거에는 국외 점포 리스크관리나 내부통제가 글로벌그룹만의 역할이었다면 현재는 리스크관리, 여신지원, 자금시장, 정보보호, 검사, 준법 감시 등 본부 내 거의 모든 그룹이 글로벌 영업을 함께 관리감독하는 체계로 바뀌었다. 국외점포 현장 감사도 예전과 달리 본부 검사역, 심사역, 리스크매니저 등이 합동으로 진행하는 매트릭스 구조로 촘촘하게 진행하고 있다. 


둘째, 24시간 365일 부실 징후 대출 전수점검 제도를 운용 중이다. 100만 달러 이상 대출 중 부실 징후를 포착하는 전산 체크리스트를 가동, 본부와 영업점에 해당 대출을 점검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사후약방문식 부실 관리가 아닌 선제 채무조정프로그램 또는 채권 회수에 나설 수 있게 된 것이다. 셋째, 글로벌심사역 제도가 안착했다. 일정 금액 이하 국외 여신 승인 권한을 한국 본점이 아닌 해외 거점 주재 글로벌심사역에게 부여했다. 책상머리 심사가 아닌 발로 뛰는 현장 심사를 통해 현지 고객과 금융환경을 파악하고 심사의 정확성, 신속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카드 베트남·캄보디아·캐피탈 인도 진출 추진

우리카드와 우리캐피탈 등 우리금융그룹 비은행 계열사의 해외진출전략은 ▲이머징국가 ▲자동차할부금융 ▲전략적 제휴로 요약할 수 있다. 우리은행이 이미 진출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동남아 시장을 주타깃으로 현지인들의 재산1호인 자동차대출을 주력상품으로, 현지 소형 금융사를 설립 또는 인수해 성장시키는 전략이다. 이 전략에 따라 우리카드는 2016년 미얀마 소액대출 전문금융사(MFI)를 설립했다. 지난해에는 인도네시아 자동차할부금융 전문금융사를 인수해 시장에 안착했다. 2022년 말 기준 미얀마법인은 30개 지점을 두고 당기순이익 100만 달러를 시현했다. 인도네시아법인은 72개 지점에서 4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우리카드는 그룹의 맏형인 우리은행이 고객기반을 구축한 베트남, 캄보디아를 차기 진출 최우선 순위로 설정했다. 두 법인 모두 자동차할부금융과 소액대출을 중심으로 적절한 매물을 탐색 중으로 이르면 내년 중 진출이 가시화할 전망이다. 우리캐피탈의 해외진출 1호 국가는 인도가 유력하다. 인도시장 역시 우리은행이 델리, 첸나이, 뭄바이 등 주요 거점에 점포 3개를 운영 중으로, 은행의 진출 경험과 고객기반을 활용한 진출 초기 안착이 가능한 곳이다. 현재 14억 인구에 자동차 보급률이 8.5%(2022년 말)인 인도의 자동차할부금융 시장 잠재력은 그야말로 무궁무진하다. 우리캐피탈은 내년 하반기 인도 내 유력 기업과 합작법인(JV)을 설립해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우리은행의 55년 해외진출 경험과 노하우가 우리카드, 캐피탈, 벤처파트너스의 글로벌 진출에 성공적으로 내재한다면 우리금융그룹의 글로벌 금융영토 확장이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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