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16:53 (금)
엔비디아, 장기 AI 성장 주목
엔비디아, 장기 AI 성장 주목
  • 이욱호 기자
  • 승인 2023.12.04 10: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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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킹·SW 강화···입지 견고해질 것”

 

엔비디아가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과 가이던스를 발표했지만, 주가는 밀렸다. 
시장 참여자들은 미국의 수출 통제로 인한 데이터센터 매출 훼손을 걱정한 것을 보인다. 
그러나 국가와  기업들의 인공지능(AI) 개발 열풍으로 판매량이 늘어나고, 고성능 신제품 덕분에 
판가가 올라가 이익도 좋아지는 이상적인 모습을 보인다. 엔비디아는 GPU뿐만 아니라 CPU 산업까지 시장을 확대하고 
있고, 네트워킹과 소프트웨어까지 강화된다면 AI 산업 내 엔비디아의 입지는 더욱 견고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리치에서 자세히 소개한다.

엔비디아는 3분기 매출 181억 달러(약 24조 원), 영업이익 116억 달러(약 15조 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06%, 652% 늘었다. 월가의 전망치도 각각 13%, 20%가량 웃돌았다. 매출총이익률은 75%로 전년 동기 대비 18.8%포인트, 전월 대비 3.8%포인트 높아졌다. CFO는 향상된 이익률에 대해서 데이터센터 매출 증가와 재고 감소 덕분이라고 평가했다. 연구개발비는 23억 달러(+17.9%), 일반 판매 관리비는 7억 달러(+9.2%)다.


컨센서스를 크게 웃돌아 다음 분기 가이던스에도 주가는 2.46%나 빠졌다. 주가 하락의 원인은 미국 정부의 수출 통제에 따른 데이터센터 사업부 실적 훼손 우려다. 미국 정부는 중국을 중심으로 베트남과 특정 중동 국가 등에 고성능 반도체 수출을 막고 있다. 엔비디아는 최근 몇 분기 동안 수출 통제국의 매출이 전체 매출의 20~25%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분기 매출액을 기준으로 추산하면 36억~45억 달러 수준이다. 수출 규제는 중국 사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며 장기적으로 수출 통제가 얼마나 악영향을 미칠지 가늠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는 규제에 걸리지 않는 최저 사양의 반도체를 개발해 출시할 예정이지만 4분기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 다음 분기 가이던스에는 미국의 수출 규제 영향이 반영돼 있다. 엔비디아는 국가와 기업들의 AI 개발 열풍 덕분에 제품 수요가 견조하다고 평가했다. 메타는 딥 러닝 추천 시스템을 본격적으로 플랫폼에 적용하는 중이고 어도비, 데이터브릭스, 서비스나우 등과 같은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제품에 AI 시스템을 추가하고 있다. 


테슬라 같은 자동차 기업들은 자율주행 등에 적합한 맞춤형 AI를 개발하고 있다. AI 개발을 위한 기업들의 투자 확대는 엔비디아의 GPU만 아니라 네트워크, 소프트웨어 매출이 함께 커지는 선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네트워크 매출은 연간 100억 달러를 넘어섰고, 소프트웨어는 연간 10억 달러의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엔비디아는 네트워킹 플랫폼을 확장 중인데 엔비디아의 주력 통신 규격인 인피니밴드뿐만 아니라 델, 레노버 등과 함께 이더넷 시장까지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이번 분기부터 Arm 기반 CPU와 엔비디아의 GPU가 결합한 신제품이 미국의 연구소와 스위스 국립 슈퍼 컴퓨팅 센터에 처음 출하됐다. 영국과 독일에서도 엔비디아의 신제품을 채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부터 엔비디아의 새로운 AI용 반도체가 탑재된 고성능 컴퓨터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게이밍 매출은 9월 신학기가 시작돼 성수기 효과 덕을 봤다. CFO는 PC 시장이 부진했음에도 엔비디아의 게이밍 사업부 매출이 양호한 점을 고무적으로 평가했다. RTX 생태계 확장을 강조했는데, AI-PC가 늘어나며 RTX GPU의 수요가 강해질 것으로 관측했다. 유니티가 새로 출시한 온 디바이스 AI용 플랫폼을 예로 들며 RTX 플랫폼이 개발자들에게 주목받을 것이라고 했다. 엔비디아의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인 지포스 나우의 게임 수가 늘고 있으며 결제 서비스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강재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중국향 매출 부진 우려보다 AI 시장의 성장과 데이터센터 매출 확대의 지속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엔비디아는 미국의 수출 규제를 피할 수 있는 최저 사양의 제품 출시를 암시했으나 다음 분기 가이던스에는 거의 반영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수출 규제 국가들의 매출을 아주 보수적으로 적용했음에도 다음 분기 데이터센터 매출이 확대된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고사양 반도체 판매 금지 국가들의 매출을 적게 잡더라도 데이터센터 매출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은 AI 관련 제품의 수요가 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또 “AI가 기업뿐만 아니라 국가 단위의 사업이 되면서 판매량이 늘어나고, 고성능 신제품 덕분에 판가도 올라가 이익도 좋아지는 이상적인 모습”이라며 “다음 분기에 수출 통제국의 매출은 줄어들 수 있지만, 그다음 분기에는 수출 제한 국가들에서 미국의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저사양 제품 판매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해선 안 된다”고 했다.
 이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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