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16:53 (금)
美 사업 점검 등  글로벌 현장 경영 속도....최태원 SK그룹 회장
美 사업 점검 등  글로벌 현장 경영 속도....최태원 SK그룹 회장
  • 김은희 기자
  • 승인 2024.01.02 12: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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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학 등 여러 요소 고려, 유연한 대응 필요”
최태원 SK 회장

 


최태원 SK 회장이 세밑에 미국과 유럽, 일본을 넘나들며 글로벌 광폭 경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리치에서 자세히 소개한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12월 8~9일(현지 시간) 미국 실리콘밸리 중심지인 새너제이(San Jose) 있는 SK하이닉스 미주법인과 가우스랩스, 루나에너지 등 계열사와 투자사 3곳을 잇달아 찾아 현장경영을 펼쳤다.

가우스랩스는 SK가 2020년 설립한 첫 인공지능(AI) 연구개발 전문기업이고, 루나에너지는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전문기업으로, SK가 미국 현지 1위 주거용 태양광 설치기업 선런(Sunrun)과 함께 공동 투자한 회사다.


우선 최 회장은 지난 11월 8일 SK하이닉스 미주법인에서 HBM(고대역폭 메모리) 관련 사업 현황을 보고받고 구성원들을 격려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인 고성능 D램으로 AI반도체의 핵심부품으로 꼽힌다.

최 회장은 구성원들에게 “기존 사업구조 외에 시장 내 역학관계 변화부터 지정학(Geopolitics)에 이르는 다양한 요소까지 고려해 유연하게 대응해달라”고 당부했다.

HBM 선도기업인 SK하이닉스는 최근 정기 인사와 조직개편을 통해 ‘AI 인프라(Infra)’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산하에 HBM 관련 역량과 기능을 결집한 ‘HBM 비즈니스(Business)’ 조직을 만들었다.


최 회장은 이어 9일 가우스랩스와 루나에너지 사업장을 연쇄 방문해 사업 현황과 시장 전망 등을 챙겼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공정에 가우스랩스의 AI 솔루션을 도입해 생산 효율과 수율을 개선하고 있다.

최 회장은 가우스랩스 구성원들에게 “AI 솔루션을 반도체 제조 공정에 적용할 때 LLM(거대언어모델)도 접목하고, 앞으로 반도체를 넘어 다른 분야 공정에 확대 적용하는 방법도 검토하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또 루나에너지를 방문한 자리에서는 “미국 시장 외에도 유럽, 아프리카 등 진출을 미리 염두에 두고, 특히 전력 공급이 열악한 지역을 위한 오프그리드(off-grid) 솔루션 제공 방안도 검토해달라”고 말했다.

오프그리드는 외부에서 전기, 가스 등 에너지를 제공받지 않고 직접 에너지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테슬라 임원 출신 쿠날 지로트라 최고경영자가 2020년 창업한 루나에너지에는 SK(주), SK이노베이션, SK E&S 등 SK 3개사가 공동 투자사로 참여했다.

이 회사는 주택 보유자가 청정에너지의 생산, 저장, 소비를 직접 할 수 있게 하는 주거용 ESS 솔루션 등을 제공한다.
SK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의 미국 현장경영은 현지 계열사와 투자사들이 급변하고 있는 글로벌 경영환경에 잘 대응하고 있는지 등을 직접 점검해 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미국 일정을 마무리한 뒤 바로 유럽으로 이동해 독일, 네덜란드에서 글로벌 경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최 회장은 11일(현지 시간) 독일에서 도이치텔레콤 팀 회트게스 회장을 만나 글로벌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만남에는 SK텔레콤 유영상 대표도 함께 자리한다. 도이치텔레콤은 SK텔레콤 등과 함께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를 구성, 세계 45개국 12억 명을 포괄하는 인공지능 개인비서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어 최 회장은 네덜란드로 이동해 윤석열 대통령의 네덜란드 국빈 방문에 동행, 세계적인 반도체 장비 기업인 ASML 본사를 찾았다. 최 회장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있는 SK엔무브 유럽법인도 방문해 현지 구성원들을 격려했다.


“한일 경제연합체 구성, 글로벌 위기 돌파”

앞서 최 회장은 지난 11월 31일부터 지난 8일(현지 시간)까지 최종현학술원이 각각 일본과 미국에서 개최한 제4회 도쿄포럼, ‘2023 트랜스 퍼시픽 다이얼로그’(TPD)에 잇따라 참석해 ‘한일 경제협력체’ 구상과 비전을 밝혔다. 


특히 최 회장은 도쿄포럼에서 지정학적 갈등과 분열이 불러온 글로벌 경제블록화 현상 등에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가기 위해 한일 경제협력체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최 회장은 “지정학적 갈등과 기후 변화, 디지털 전환 등으로 이제 단일 글로벌 시장의 시대는 지나갔다”면서 “한일 경제연합체를 구성해 글로벌 분열 위기 상황을 돌파하자”고 말했다.


이어 “지난 1년간 40여 개국을 방문하면서 지정학적 긴장을 목도했는데, 각국이 파트너와 제휴해 규칙과 표준을 만들고 있는 것”이라며 “미국과 유럽연합(EU), 중국 등이 각자의 시장을 만들어 가면서 한일 양국은 어려움에 봉착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노동인구와 대(對) 중국 수출, 투자 감소 등에 직면한 한일 양국이 성장뿐만 아니라 생존을 위해서 더욱 공격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한일 경제연합체 제안 배경을 설명했다.


최 회장은 “한일 양국이 경제연합체를 구성해 글로벌 시장에서 룰 테이커(rule taker)에서 룰 세터(rule setter)로 전환해 가자”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본과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을 합하면 약 7조 달러 규모”라며 “한일 경제연합체는 양국의 미래 발전을 위한 강력한 촉진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양국은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의약품, 신재생에너지 등 산업에서 강점이 있다”면서 “LNG, 스타트업 플랫폼 등 새로 시작할 잠재 영역도 많다”고 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의 연말 글로벌 경영 행보는 2024년 새해에도 반도체, AI, 미래에너지 등 그룹 신성장 사업을 직접 챙기고, ‘글로벌 스토리’도 한층 가속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했다.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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