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16:53 (금)
“통화 긴축 기조, 장기간 지속”.....이창용 한은 총재
“통화 긴축 기조, 장기간 지속”.....이창용 한은 총재
  • 김은희 기자
  • 승인 2024.01.02 12: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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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7연속 동결···10개월째 3.50%
이창용 한은 총재

 

 

한국은행은 지난 11월 3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했다. 또 내년 성장률 전망을 2.1%로 수정 

발표했다. 이는 기존 전망치보다 0.1%p 낮은 수치다. 리치가 이창용 한은 총재로부터 기준금리 동결과 관련해 들어본다.

 

금통위는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재의 3.5%에서 유지하기로 했다. 금통위는 세계 경제는 미 연준의 추가 긴축 우려와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했지만, 주요국의 통화 긴축 기조 장기화의 영향으로 성장세 둔화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주요국 별로 보면 미국은 예상보다 양호한 성장 흐름을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고금리 지속으로 성장세가 완만히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로 지역은 서비스업 회복세 약화로 성장 부진이 이어지고, 중국은 경기부양책 등으로 부진이 다소 완화하는 모습이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와 대외수요 부진으로 내년 중 성장률이 4%대 중반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주요국의 인플레이션은 둔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근원물가는 더디게 둔화하는 모양새다. 미국과 유로 지역의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로 낮아졌으나 근원물가 상승률은 여전히 4%대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미 연준의 금리 인상 종료 기대가 높아지면서 위험회피 심리가 완화했다. 주요국 국채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하고 미 달러화는 상당폭 약세를 나타냈으며 글로벌 주가는 상승했다.

대내 여건에서는 국내 경기는 완만한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금통위는 “소비는 높아진 물가와 금리의 영향으로 더딘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으나 수출은 반도체와 자동차를 중심으로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국내 물가는 10월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농산물과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3.8%로 높아졌지만, 근원물가 상승률은 3.2%로 전월보다 낮아졌다”고 전했다.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은 10월과 11월 중 3.4%로 9월보다 소폭 상승했다. 9~10월 중 긴축적인 움직임을 나타냈던 국내 금융‧외환시장에서도 11월 들어 금리와 원·달러 환율이 상당 폭 하락하는 등 위험회피 심리가 완화했다. 

또 “비은행 부분의 유동성 리스크는 진정되는 모습이지만, 대출 연체율 상승은 지속하고 있다”며 “가계부채와 주택시장 상황을 보면 금융권 가계대출은 주택 관련 대출을 중심으로 증가세를 지속했지만,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완만한 하락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며 주택 매매가격은 11월 중순 들어 보합세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8월 경제 전망 이후의 대내외 여건 변화를 반영해 앞으로의 성장과 물가 흐름을 다시 점검해 봤다”며 “우선 국내 경제는 수출 회복세 지속 등으로 완만한 개선 흐름을 이어가겠으며 성장률도 2023년 1.4%에서 2024년 2.1%로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다만 내년 성장률은 국내외 통화 긴축 기조 장기화와 더딘 소비 회복세의 영향으로 지난 8월 전망치를 소폭 밑돌 것”이라며 “앞으로 성장경로에는 국내외 통화긴축 기조 장기화의 파급 영향,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 양상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다.

국내 물가는 수요 압력 약화와 국제 유가, 농산물 가격 하락으로 기조적인 둔화 흐름을 이어가겠지만, 예상보다 높아진 비용 압력의 영향으로 지난 8월 전망 경로를 웃돌 것”이라고 관측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관련해서는 “2023년 11월, 12월 3% 초 중반, 2024년 상반기 3% 내외로 점차 둔화하겠으며 연간 상승률도 2023년 3.6%에서 2024년 2.6%로 낮아질 것”이라며 “다만 이 같은 전망 경로는 2023년 8월에 봤던 것보다 0.1~0.2%p 높은 수준”이라고 했다.

“근원물가도 완만한 둔화 흐름을 지속하겠으며 2023년과 2024년 연간 상승률은 지난 8월 전망보다 소폭 높은 3.5%, 2.3%로 전망된다. 앞으로 물가 경로는 국제 유가와 환율 움직임 국내외 경기 흐름 등에 영향받을 것”이라고 봤다.

이번 기준금리 결정 배경에 대해서는 “물가상승률이 애초 예상보다 높아졌지만, 기조적인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가계부채의 증가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는 데다 미 연준의 고금리 장기화의 영향,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 양상 등과 관련한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높은 점을 고려할 때 기준금리를 현재의 긴축적인 수준에서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창용 총재는 “이번 결정은 금통위원 전원 일치였다”며 “앞으로 통화정책 운용과 관련해서는 성장세가 개선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물가 경로가 애초 전망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 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총재는 “이 과정에서 인플레이션의 둔화 흐름, 금융 안정 측면의 리스크와 성장의 하방 위험, 가계부채 증가 추이, 주요국의 통화정책 운용,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 양상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도 판단해 나갈 것”이라며 “통화 긴축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부정적 영향을 상대적으로 더 크게 받는 부분과 지역에 대해서는 미시적으로 어떻게 대응해 나갈지도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이창용 총재와의 

일문일답이다.

 

Q 아구스틴 카르스텐스 BIS 사무총장이 방한해서 말했듯이 대부분의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을 거의 끝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통방문도 보면 한은도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한다는 표현도 삭제되고 해서 한은이 금리 인상을 마무리하고 고금리 장기화 쪽으로 전환하는 건지 궁금하다. 이번 회의에서 앞으로 3개월 내 추가 인상이 필요하다고 한 금통위원이 있었는가.

A 요약문에 나온 대로 금통위원 여섯 분 모두 오늘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그 수준에서 충분히 장기간 유지하면서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까지 수렴하는지 지켜봐야 하겠다는 데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었다. 다만 앞으로 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필요가 있는지, 3.75%까지 당분간 열어놔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는 저를 제외한 여섯 분 중에서 두 분이 물가뿐 아니라 성장과 금융 안정을 함께 고려할 때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냈다. 이에 반해 네 분은 물가 경로가 상향 조정되고 비용 상승 파급 효과의 지속성과 국제 유가 움직임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아직도 남아있기 때문에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 둬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Q 미국 등 주요국에서 내년 상반기 중 금리를 내릴 것이다, 또는 금리 인하가 빨라질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는 것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 이러한 기대가 만약에 과도하다면 기대를 다시 조정하는 과정에서 시장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은 어떻게 보는지 궁금하다.

A 시장과 중앙은행 총재 간의 인식이 너무 달라져서 변동성이 있냐는 것은 지난 한 달 사이에 미국 국채 금리, 장단기 금리가 변화한 것을 보면 느낄 수 있다. 시장에서 미국뿐만 아니라 영국 등 조만간 금리 인하 사이클이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견해가 있는 것은 잘 알고 있다. 그런데 BIS 회의를 가거나 중앙은행 총재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보면 확실히 시장이 앞서가고 있는 것 같다. 중앙은행 총재는 아직 그렇게까지 생각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데이터에 따라가겠지만, 이런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서는 소통이 계속 잘 돼야 할 것 같다.

Q 기준금리 동결하는 기간 물가가 상당히 많이 변동했다. 2%대까지 내렸다가 또 3%대 후반으로 반등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이렇게 물가가 너무 높게 올라감에 따라서 실질 기준금리 수준은 오히려 덜 긴축적으로 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지금 금리 수준도 여전히 긴축적이라고 보는지 궁금하다.

A 지난번 물가 상승은 대부분 공급측 요인이나 농산물 가격 상승에 많이 영향을 받았다. 또 유가에 많이 영향을 받아 지금 생각하기에는 3.8%에서 앞으로 두 달, 석 달 동안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 면에서 단기적으로 볼 때는 일시적인 현상이기 때문에 긴축적이냐 아니냐의 견해를 바꿀 상황 정도는 아니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좀 더 크게 시계열을 넓혀서 1년 정도로 보면 그동안 금리를 300bp를 1년 반 동안 올리는 상황에서 기준금리뿐만 아니라 장단기 금리, 예금‧대출 금리, 환율 수준, 이런 금융변수를 보면 지난해보다도 오히려 더 긴축적인 수준에 있다. 또 최근 자료를 점검해 본 결과 소비가 둔화하는 조짐이라든지 부동산 가격이 조정된 것을 보면 지금 기준금리가 충분히 긴축적인 수준에 있고, 이것을 얼마 정도 오래 끌고 가느냐에 따라서 그 효과가 계속 나타나리라 판단하고 있다.

Q 경제전망에서 성장률 전망치를 보면 2024년과 2025년에도 2%대 초반으로 나타나고 있다. 2022년까지 포함하면 4년 연속으로 2%대로 성장하는 것인데, 이것을 잠재성장률 이상으로 회복하는 흐름으로 봐야 할지, 아니면 저성장 고착화가 되는 약간 글루미한 모습이라고 봐야 할지 궁금하다.

A 사실 인플레 없이 경제성장률이 높아지면 제일 좋다. 그러나 2023년 1.4%는 당연히 저희 잠재성장률 2%보다 밑에 있다. 잠재성장률이 정확한 숫자는 아니지만 2024년에는 2%대 이상으로 보고 있어 잠재성장률 수준으로 가고 있고 GDP갭도 축소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2023년 성장률이 1.4%로 좀 낮은 편이었지만, 미국과 선진국은 성장률이 좋다가 2024년에는 떨어지는 추세인데 우리는 올라가는 추세다. 국제적으로 봤을 때는 2% 이상의 성장률은 그렇게 나쁜 성장률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Q 이번 통방문에서 긴축 기조를 ‘상당 기간 지속한다’는 문구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한다’는 문구로 수정했다. 이게 통상 ‘상당 기간’을 6개월 정도로 본다고 알고 있는데 ‘충분히 장기간’은 그보다 좀 긴 시기인지 궁금하다

A ‘상당 기간’을 6개월 정도로 생각한다고 했는데 저희는 지금 어느 정도 금리를 유지할지는 달력으로 몇 개월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 저희가 조건을 단 것처럼 물가상승률이 2%대 목표 수준으로 충분히 수렴한다는 확신 있을 때까지라고 달은 것처럼 6개월이 더 될 수도 있다. 현실적으로 지금 상황에서 보면 6개월보다 더 될 거라는 생각이 많이 들지만, 6개월이 될 수도 있고 덜 될 수도 있다. 그것이 얼마나 오래될지도 모르지만, 우리가 현 상황에서 물가수준이 목표 수준 의견을 수렴한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충분히 오랫동안 긴축 기조로 가져가기 위해서 ‘상당 기간’이라든지 이런 오해가 갈 수 있는 문장을 피했다.

Q 추가 금리 인상을 검토한다는 문장도 맨 마지막으로 보냈는데, 이게 금리 인상 가능성을 조금 더 낮춘 의미인가.

A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두 분과 네 분의 생각이 달라 그걸 그대로 말한 것이다. 이걸 전체적으로 어떻게 합의를 보거나 그런 건 아니다. 나머지 네 분도 추가 가능성을 보기 위해서는 물가 패스가 우리 생각대로 가는지, 또 유가가 어떻게 되는지 이런 것들을 보고 판단하기로 했다. 그래서 열어 두는 것이 좋겠다는 말씀을 지난번과 똑같이 했다.

Q 미국보다 우리가 물가 목표 수렴 시기가 좀 더 빠를 것이라고 했는데 이 전망이 여전히 유효하신지, 그리고 2% 수렴 시기를 미국과 우리가 언제 정도로 도달할 것으로 보는지 궁금하다.

A 물가가 2%로 수렴하는 시기는 조건부 예측이다. 이번에 성장률 전망하고 물가 전망한 그 예측치에 따르면 2%대 초반으로 2%까지 수렴하는 기간을 2024년 말이나 2025년 초반 정도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반면 미국의 예측 기관을 보면 2%대로 수렴하는 2025년 중후반으로 보고 있다. 그러면 여러분이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3.2%로 우리 3.8%보다 지금 낮은데 왜 더 늦으냐 그러면 근원인플레이션이 미국이 우리보다 한 1%p 정도 높다. 그다음부터 떨어지는 속도는 달라질 수가 있다. 그래서 아직은 시장에서 보고 다음에 각 기관이 예측하는 전망치, 그 가정에 따라 미국보다는 2%대로 조금 더 빨리 가지 않을까 예상한다. 이것은 1년에서 1년 반 뒤의 일이기 때문에 데이터가 변함에 따라서 바뀔 수 있을 것 같다.

Q 2023년 2월 이후 금리를 동결할 수 있었던 것은 한은 전망대로 물가가 계속 움직였기 때문이라고 했는데 이번 수정 전망에서 물가가 상향 조정됐다. 그런데도 금리를 동결한 것은 물가를 정책의 우선순위를 두고 있지 않다고 해석해도 되는가. 물가가 둔화하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가정하면서 금리를 동결했지만, 근원물가를 상향 조정한 것은 좀 앞뒤가 안 맞아 보여서 그 부분에 대해 추가 설명 부탁한다.

A 한국은행이 물가 전망을 올렸음에도 금리를 안 올리니까 물가를 우선순위로 하지 않느냐는 질문인데 그렇게 생각 안 했으면 좋겠다. 한은은 물가안정이 가장 첫 번째 목표다. 물가를 안정하는 방법은 많다. 금리를 올리는 방법도 있고, 긴축적인 수준에 수준에서 오래 끌고 가는 방법도 있다. 그건 상황에 따라서 판단한다. 지금 물가 전망을 올렸지만, 금리를 올릴 것인지 아니면 현 수준에서 오랫동안 가져갈 것인지는 여러 요인을 보고 판단한다. 우선 물가가 올라간 것이 일시적인가, 그다음에 이것이 기대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주는지, 이렇게 올라간 물가로 인해 비용 상승의 압력이 생기고, 그 비용 상승의 압력이 이차적으로 전이를 일으키는지 등의 요인을 보고 판단한다. 금리를 올리면 물가를 우선하는 거고 금리를 안 올리고 그대로 있으면 물가를 우선시하는 건 아니다. 우리의 결정은 전반적으로 0.1%p에서 0.2%p 정도 생각하는 경로보다 물가 패스가 올라갔지만, 올라간 이유가 지난 두 달 사이 하마스 전쟁 이전에 유가가 많이 올랐다. 그 다음 여름 날씨 때문에 농산물 가격이 생각보다 많이 올라서 경로가 그냥 점프한 것이다. 우리가 판단하건대 중장기로 내려오는 경로는 예상했던 바와 크게 다르지 않다. 지금 예측했던 것보다 한 달 정도 늦어졌다. 

Q 현재 금리 수준이 얼마나 장기화하는지가 가장 큰 관심사다. 시장에서는 향후 어느 시점에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리더라도 기업의 생산비용 같은 게 상승하고 또 시장금리는 잘 내려가지 않으면서 중물가 중금리 시대가 고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여기에 대해서 어떤 생각인지 궁금하다.

A 이게 중립 금리하고도 관련이 있다. 중앙은행의 인플레이션 타깃을 2%로 그냥 둬야 하느냐는 문제와도 관련이 있다. 그 논리의 근거는 기후변화 이런 것을 통해 탄소 사용량도 줄이고, 그러다 보면 기업들의 비용도 커지고, 그다음 전 세계가 분절화돼 공급망 체제도 다시 재편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여러 가지 비용이 커져서 전반적인 물가 수준이 과거 10년보다는 높은 수준에 가있지 않겠느냐, 그렇게 되면 인플레이션 2%를 꼭 타깃할 것이 아니라 평균적으로 3%로 하는 게 너무 당연한 것 아니냐는 얘기다. 거기에 맞춰서 소위 말하는 중립 금리도 변해야 하는 것 아니냐, 그런 논의가 지금 전 세계에서 되고 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지금 당장은 아니다. 기후변화라든지 구조변화에 의한 것은 서서히 온다. 시간을 가지고 오기 때문에 중장기 문제를 우리가 어떻게 고려하느냐는 문제다. 특히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얘기하는 것 외에 고령화 문제가 있다. 그러다 보니까 성장률도 떨어지고 일본이 경험한 것과 같이 인플레가 낮아질 위험도 있다. 제가 중립금리가 떨어지고 인플레가 떨어진다고 예상하는 것은 아니라 전 세계가 이렇게 가더라도 우리는 다른 트렌드가 있기 때문에 실제로 어떻게 변화가 될지 이론적으로 잘 모르겠다고 말씀드렸다. 지금 제가 서머스하고 대담할 때도 그랬고 BIS 회의 갈 때도 그랬다. 이번에 카르스텐스 총재가 왔을 때도 그랬다. 이것들은 더 중장기적으로 봐야 할 그런 문제다. 다만 지금 걱정하는 중물가 이런 고민은 단기적인 문제는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1, 2년 시계에서의 통화정책을 할 때는 염두에는 둔다. 그러나 그것이 의사 결정에 큰 영향을 주는 그런 상황은 아니어서 현재 움직이는 인플레이션을 보고 현재의 목표 수준에 따라 통화정책을 운용할 계획이다.

Q 예전에 미국의 장기금리가 상승했을 때 중앙은행 일을 대신해 주는 것에 대한 논란을 소개해 준 적이 있다. 최근의 국내 상황을 보면 장기금리, 시장금리가 많이 내려왔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꽤 내렸다. 지금 상황은 중앙은행의 일을 덜어주는 게 아니라 엑스트라 워크를 요구하는 상황이 아닌가 질문드려 보겠다.

A 현재 주담대금리를 언제하고 비교하느냐에 따라서 다르다. 금융상황지수라든지 한 6개월 1년 사이의 흐름을 봤을 때, 또 그 결과 나타나는 부동산 가격, 그다음 소비 등을 봤을 때  저희는 긴축 수준에 있다고 본다. 저희들이 통화정책을 할 때 가장 어려운 것이 한 달 사이에 무슨 변화가 생길 때, 이게 얼마나 지속할지 등을 모르고 판단할 때다. 그래서 시계를 갖고 봤을 때는 중장기적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저희가 기준금리 정해도 시장금리가 따라서 움직여버리면 긴축 금리는 당연히 변하게 된다.

Q 미국의 경제 상황에 대한 평가가 현재 시장에 분분하다. 둔화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최근 경제 지표들은 생각보다 견조한 상황이다. 일단 내년 미국 경제 상황에 대한 평가를 부탁한다.

A 지금 미국 경제는 견해가 계속 바뀌어 왔는데 최근에는 워낙 데이터가 잘 나온다. 그리고 물가 속도도 빨리 떨어지고 있어서 시장이 연착륙하는 걸로 보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아마 이슈는 지금은 물가가 떨어지는 속도가 빨라지면 성장과 관계없이 기준금리가 더 낮아지지 않겠느냐는 논의로 시장이 프레임워크를 바꿔가고 있는 것 같다. 저는 미국이 홀로 너무 잘나가서 좀 걱정이 될 정도로 미국 경제가 좋은 것 같다. 다만 이것이 우리나라에 나쁘냐 하는 것은 2022년 굉장히 곤혹스러웠다. 왜냐하면 미국 경제가 성장률은 높은데 물가가 굉장히 높아서 금리를 마구 올리니까 환율이나 이런 데에 주는 영향 때문이다.

Q 시장에서는 부동산PF 상황이 심상치 않다고 우려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내년 총선 이후 부동산PF 상황이 크게 불거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말 이맘때 레고랜드 사태로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통화정책 결정에도 큰 영향을 줬는데 총재님 생각하기에 현재 부동산PF 상황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궁금하다.

A 2022년 말에는 사실 부동산가격이 떨어질 때 ‘아, 이것 너무 빨리 떨어지면 정말 여러 금융기관에 부담이 되는 것 아니냐’는 면에서 걱정을 많이 했다. 그런데 아파트 매매지수를 볼 때 20% 정도 떨어졌다가 거기서 머물렀으면 좋겠는데 다시 5~6% 정도 올랐다. 지금 정점보다는 14% 정도 낮아진 수준에서 머물고 있다. 이 수준에서 머물면서 부동산가격 하락에 따른 위험은 많이 줄어들었다. 반면, 높은 금리가 앞으로도 유지될 것이므로 그로 인한 부담은 증가할 것이다. 그래서 부동산PF 문제가 완전히 해결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직 안심할 단계가 아니다. 이제부터는 몇몇 조그마한 기관들이나 건설회사나 이런 데가 고금리 지속으로 인해 문제가 생기면 하나하나씩 구조조정을 하고, 그런 과정에서 지금 대주단, 금융위, 금감원이 굉장히 노력하고 있다. 큰 문제 없이 차곡차곡 정리해 나가는 그런 한 해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Q 금통위원분들 중에서 지난번에는 인하도 열어둬야 한다고 말한 분이 계셨는데, 그분은 이번에는 인하도 가능하다는 의견은 철회한 건가, 아니면 그대로 유지를 한 건가, 인상은 없다는 위원 두 분이 인하도 가능하다는 의견인가, 궁금하다.

A 그렇지 않아도 지난번 인하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는 위원에게 기자들이 이것을 물어볼 거다, 그러면 어떻게 답하느냐고 했더니 그분도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말씀은 철회했다. 그 이유는 지난번에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자고 할 때는 하마스 전쟁도 있고 유가도 많이 튀었다. 잘못해서 하마스 전쟁이 악화해서 성장률도 떨어지는 등의 문제가 일어나면 국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 그러므로 인상도 열어놔야 하지만 인하할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는 것이 그분의 의견이었다. 지금 국제 경제 상황에서는 미국 통화정책의 인상 종료에 대한 인식이 더 많이 자리를 잡았다. 중동 전쟁도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지난 한 달 사이에 있었던 일들을 보면 주변국의 많은 나라가 중동 전쟁을 확대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물론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지만, 그런 인식이 많아 국제금융시장이 많이 안정됐기 때문이다. 불확실성은 많이 줄었고 오히려 긴축으로 오래 가면서 물가를 안정시키는 게 좋겠다고 생각해 인하 가능성을 철회했다.

Q 최근에 문제가 된 홍콩 H주하고 링크된 ELS 관련해서 궁금하다. 관련된 발행 잔액이 20조5000억 원이라는 얘기도 있고, 실제 H주 지수가 오르지 않으면 2024년 1월부터 증권사들이나 판매사들 일부는 대규모 손실을 예상하기도 한다. 이게 현시점에서 금융 안정을 크게 흔들만한 이슈인지, 그것에 대해서 의견이 궁금하다.

A 이 문제는 한국은행의 직접적인 문제라기보다는 금융위와 금감원이 들여다보고 있고 조사하고 있다. 저희가 서로 의견을 나눈 바로는 금융 안정의 문제라기보다는 불완전판매나 이런 것을 통한 금융기관과 소비자 간의 문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행으로서는 만일 그런 문제가 생겼을 때 단기자금시장이나 채권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 점검해 본 결과 이것이 시장에 큰 영향을 주는 그런 문제까지는 될 가능성..이 적다고 판단하고 있다. 다만 말씀드린 대로 불완전판매라든지 이런 사회적인 문제가 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배제할 수 없다.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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