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6 10:27 (화)
“韓, 수출·설비투자   중심 성장세 확대”......한국은행
“韓, 수출·설비투자   중심 성장세 확대”......한국은행
  • 한겨레 기자
  • 승인 2024.02.14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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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적 뒷받침 필요”···BOK이슈노트

 

올해 세계교역이 완만한 회복을 보이는 가운데서도 우리나라 경제가 IT경기 
반등에 힘입어 수출과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성장세가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리치에서 자세히 소개한다.

한국은행은 ‘팬데믹 이후 글로벌 성장-교역에 대한 평가 및 시사점’이라는 BOK이슈노트 보고서를 통해 “팬데믹 이후 세계 교역은 글로벌 분절화와 통화 긴축, 서비스 중심 회복 등에 기인해 미약한 회복 흐름을 보였다”며 “미·중 무역 갈등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분절화가 심화한 가운데 과거 경제위기와 달리 고물가에 대응한 급격한 금리 인상 사이클로 교역 흐름이 크게 약화했다”고 짚었다. 보고서는 “특히 팬데믹 충격은 대면·비대면 수요 부침을 극명하게 갈라놓으며 상품·서비스 수요간 대체 관계를 형성했고, 2022년 리오프닝 이후 세계 경제가 주로 서비스 부문을 중심으로 성장함에 따라 세계 교역의 회복은 기대에 못 미쳤다”고 했다.


“글로벌 통화 긴축 점차 완화”

보고서는 “그동안 주요국의 인플레이션 둔화 추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해 12월 미국 FOMC 이후 조기 금리인하에 대한 시장기대가 확대되는 등 올해 중에는 글로벌 통화 긴축이 점차 완화할 것”이라며 “이는 주요국의 투자 회복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인공지능(AI) 산업 성장, 친환경 전환, 각국 산업정책 등 새로운 투자수요가 확대하는 점도 글로벌 교역과 제조업 중심 수출국의 경기 전망에 긍정적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경제의 재화·서비스 소비순환 국면을 살펴보면 지난해 하반기 무렵 정상 수준으로 회귀하는 모습이다. 즉, 각국 리오프닝 이후 서비스 소비에 집중된 펜트업 효과는 거의 소멸하고, 그간 억눌렸던 재화 수요가 점차 되살아날 것을 시사한다. 다만 글로벌 분절화가 지속하는 상황에서 최근 중동정세 불안, 중국 경제지표 부진 등을 고려할 때 현시점에서 올해 교역신장률(3.5%: IMF 전망 기준)은 과거 장기 평균(2007~2018년 중 3.8%)에 비해 완만한 가운데 회복 속도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판단됐다.


우리나라 주요 수출 대상국의 수입 수요 증감률은 2023년 –0.6%에서 올해 중 3.3%로 상당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글로벌 수요를 나타내는 지표인 세계 성장률, 세계 교역 증감률에 비해 우리와의 교역 비중을 고려한 주요 수출 대상국 수입수요 증감률이 우리 수출과 가장 높은 상관관계(0.84)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예측력에 관한 실증분석 결과에서도 같았다.

이에 따라 지난해 글로벌 통화 긴축에도 서비스 부문을 중심으로 예상보다 양호했던 세계 경제가 올해 들어 서비스 펜트업효과가 소멸하고 고금리 영향도 이어지면서 성장세가 소폭 둔화(2023년 3.0%→2024년 2.9%: IMF 전망기준)하는 데 반해 세계 수입증가율(0.7→3.5%)과 주요 교역상대국 수입증가율(-0.6→3.3%)은 상당 폭 회복되는 등 글로벌 성장과 교역 흐름이 엇갈릴 것으로 예상됐다.


보고서는 올해 중 수출 개선에 따른 성장세 확대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대만, 베트남과 같이 IT 중심의 수출국에서 공통으로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대만은 대외의존도가 높고 반도체 등 IT중심의 수출산업 비중이 커 우리나라와 비슷한 경제구조로 돼 있다. 주요 기관에 따르면 대만의 올해 성장률은 IT경기와 글로벌 투자개선에 따른 수출회복 등에 힘입어 큰 폭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액이 GDP와 거의 같은 규모인 베트남도 지난해 3분기까지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실질 수출이 4분기 들어 증가로 전환(YTD 증감률 기준)했다. 올해 전망도 긍정적인 것으로 평가됐다.


주력 수출품 수요 감소 등 하방 위험 잠재

보고서는 앞으로 수년간 중기 시계에서의 세계 교역은 대체로 세계 성장률과 비슷하거나 다소 밑도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판단했다. AI산업 성장, 친환경 전환, 각국 산업정책 등 신규 투자수요가 자본재를 중심으로 교역회복력을 당분간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각국의 리쇼어링전략이 확산하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지역무역협정(RTA) 건수가 지속해서 늘어나는 등 지역별로 공급망 안정과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아울러 금융위기 이후 상품교역 둔화에도 서비스교역은 늘고 있어 세계 교역 둔화 흐름을 완충하고 있다.

기술집약적인 산업은 높은 조정비용으로 현 글로벌 공급망이 쉽게 대체되기 어려워 국가 간 교역의 중요성은 여전할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보고서는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중국의 성장세 약화, 글로벌 분절화 지속 등이 세계 교역에 구조적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그간 국제분업구조의 중심에서 세계 교역을 견인해 온 중국은 경제구조의 성숙화 등으로 예전과 같은 고속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중간재 수출 등을 매개로 한 세계교역 견인효과도 자연스럽게 약화할 것이다.

나아가 최근의 글로벌 분절화 움직임이 심화할 때 세계 교역의 양적 확대가 크게 제약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기술혁신과 친환경 전환 등에 따른 투자가 일단락된 이후 이러한 요인이 궁극적으로 글로벌 무역구조에 미칠 영향은 현재로서는 불확실하다”며 “앞으로 차세대 기술의 확산은 글로벌 생산성 향상, 거래비용 절감과 함께 데이터·기술 관련 서비스 등 새로운 형태의 교역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생산공정의 자동화 기술이 발전할수록 저임금 신흥국에 대한 생산의존도가 낮아지면서 리쇼어링 등 공급망 재편을 가속할 가능성도 작지 않다”고 했다.


주요국의 기후변화 대응정책과 관련해서는 “통상·산업정책과 연계되면서 세계 교역 흐름을 크게 변화시킬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상당 기간 이어질 친환경 투자 확대는 세계 교역에 긍정적 요인이다. 그러나 EUCBAM(탄소국경조정제도)과 같은 주요국의 탄소무역장벽과 함께 철강, 석유화학, 운송장비 등 기존에 주종을 이루던 탄소 집약적 교역재의 수요감소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앞으로 세계 교역의 향방은 높은 수준의 불확실성에 노출돼 있다. 다만 각국의 기후대응 기술과 인프라 수준이 수출경쟁력을 좌우하는 구조를 형성할 것이란 점은 분명해 보인다”고 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세계 교역의 환경변화에 비추어 볼 때 장기적으로 우리 수출 환경에는 상·하방 리스크가 혼재돼 있다. 이미 비IT부문을 중심으로 수출시장 다변화가 진행되고 있고, 반도체‧전기차‧이차전지 등 미래 핵심 산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점 등은 수출전망을 밝게 하는 요인”이라며 “그러나 AI 등 첨단기술 주도권 경쟁에 따른 보호무역주의 심화, 친환경 전환과정에서 주력 수출품에 대한 수요 감소 가능성 등 하방 위험도 잠재해 있다”고 전했다.


또 “우리 경제 수출경쟁력과 성장경로는 이러한 글로벌 분절화 리스크에 대한 대응과 더불어 기술혁신과 친환경 경제로의 이행 흐름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이라며 “우선 중국의 생산 거점 역할이 축소되는 데 따른 반사이익을 선점할 수 있게 인도·아세안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등 유연한 대응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2026년 EU CBAM의 전면 시행은 철강 등 우리 주력산업의 수출경쟁력이 재평가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친환경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수출산업의 탄소집약도을 낮추고, 주요국 대비 저조한 기후대응 기술력을 향상하는 데 집중적인 투자가 요구된다. 또 글로벌 분절화와 친환경 전환, 기술혁신의 방향은 서비스교역의 중요성을 가리키고 있다. 따라서 경쟁력 있는 기술 인력과 인프라를 갖추는 한편 국내 서비스산업 전반의 역량을 높이기 위한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한겨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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