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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숙 포도의 깊은 풍미 가득한 와인
완숙 포도의 깊은 풍미 가득한 와인
  • 월간리치
  • 승인 2012.03.12 02:13
  • 호수 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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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독이 풀리지 않아 아침 일찍 일어나 산책을 나가보니 호텔 주변이 온통 안개 속에 갇혀 앞을 분간 할 수 없었다. 모젤 강이 주는 신비감이 리슬링 포도에 그대로 살아 숨 쉬는 것 같았다. 아침식사 후 호텔을 떠나 모젤강변의 안개 속을 헤치며 1시간 동안 달려 아침 11경에 방문한 곳은 베른카스텔-벨렌(Bernkastel-Wehlen)에 위치한 독일 모젤지역에서 가장 클래식한 화이트 와인을 생산하는 와이너리 중의 하나인 VDP(독일 와인 우수 양조자협회 )소속의 슈투더트-프륌 와이너리였다.

아담하고 고전적인 풍의 와이너리는 바깥에서 보기에는 고급레스토랑 같은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던 소유주이자 와인메이커인 게하르트 슈투더트(Gerhard Studert)씨는 우선 포도밭을 보러 가자며 10분 거리에 있는 와이너리 모젤강 반대편에 있는 경사진 포도밭으로 안내했다.


정감있고 포근한 와이너리

모젤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가진 베른 카스텔 지역의 포도밭은 그 명성답게 가을 햇살에 탐스럽게 잘 익은 포도송이들이 나를 반겨주며, 붉고 회색 나는 점판암은 잘게 부셔져 오랜 세월의 인고를 보여주면서 슈투더트-프륌 와인의 어머니 품안처럼 정감 있고 포근함을 느끼게 해주었다.

그리고 포도밭 반대편의 마을은 모젤강변의 한 폭의 그림처럼 가을의 정취를 마음껏 느낄 수 있도록 해 주었다. 그는 화이트 와인을 생산하는 대표적인 포도밭으로 벨렌(Wehlen)의 존넨우어(Sonnenuhr: 해시계라는 뜻), 그라흐(Graach)의 돔프롭스트(Domprobst), 힘멜라이히(Himmelreich)라는 그랑 크뤼급 포도밭을 소유하고 있다고 자랑스럽게 설명했다. 주로 리슬링 포도 품종을 재배하고 있으며, 소유하고 있는 전체 포도밭은 5헥타르 정도이며 년간 4만병을 생산하고 있다고 한다. 
슈투더트 가문은 1581년에 처음으로 와인을 생산하기 시작해서 현재 12대째 계속되고 있는 전통 있는 와이너리로 정평이 나있다. 게하르트 슈투더트의 어머니께서 1970년에  페터 프륌의 유산을 물려받으면서 슈투더트-프륌의 브랜드를 탄생시켰다고 한다.
매우 전통적인 방법으로 모젤 화이트 와인을 생산하는 슈투더트 프룀 와이너리는 포도나무 수령이 70년 되었으며, 약 60%의 스위트한 화이트 와인을 생산하고, 나머지는 최근에 독일 화이트 와인에서 추구하는 드라이한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와인을 시음할 때 슈투더트의 부친께서 직접 인사를 하면서 반갑게 맞이해주었고, 잠시 후에 슈투더트의 조카가 찾아 와서 방문해준 것에 감사를 해주는 가족 친화적인 와이너리로 매우 인상이 깊었다. 
7개 종류의 와인을 시음했는데 그중에 인상 깊었던 2가지를 소개하면 첫 번째, 슈투더트-프륌 (Studert-Pruem) 2010 슈페트레제(Spatlese; 독일의 Qmp 등급 중 2단계로 “늦 수확한” 와인으로 완숙 포도로 양조해 깊은 풍미가 조화된 와인이다.

하늘의 천국이라는 이름을 가진 그랑 크뤼급 포도밭에서 손으로 수확했으며, 2010년 빈티지라서 그런지 너무 일찍 오픈한 탓일까 와인의 깊은 향이 올라오지 않고 있었다. 시간이 조금 지나자 스위트하면서 정감이 가는 자연친화적인 꿀 향과 복숭아 향, 레몬향이 피어 올라오면서 기분을 좋게 만들어 주었으며, 시음해보니 중간 바디에 긴 여운이 입안에서 떠나지를 않고 있었다.
2010년 빈티지는 일반적으로 포도의 당도가 높고 산도가 떨어지는데도 불구하고 슈투더트-프륌 (Studert-Pruem) 2010 와인은 포도당도가 높으며, 산도가 높아서 조화가 매우 탁월했다.
즉, 당도가 높을수록 미네랄을 덮어버리지만 장기 숙성할 경우 당도는 그대로 있지만 와인이 숙성하면서 분자 구조가 달라지고 미네랄이 점차적으로 올라오면서 와인이 자신의 개성을 나타낸다고 한다.


다양한 음식과 궁합

이 와인의 경우 장기 숙성(25~30년) 가능한 화이트 와인으로서 손색이 없다고 할 수 있다. 음식과 와인의 조화를 본다면 중국음식 중 탕수육도 좋으며, 한국 음식중 돼지고기 요리와도 환상의 궁합이 될 것이다.  
두 번째, 슈투더트-프륌 (Studert-Pruem) 1997년 아우스레제(Auslese; 독일 와인 Qmp. 3등급으로 스위트 와인, 포도의 수확시기를 늦춰 당도가 최고로 농축되었을 때 엄선된 포도를 손으로 수확하면서 선별)급 와인이다. 색상은 황금색이며, 피어오르는 아로마는 휘발성, 마른 나무 향, 마른 과일 향, 꿀 향으로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게 됐다. 

1997년 빈티지가 매우 좋은 와인이라는 이유를 알게 되었을 때 비로소 이 와인의 가치를 더욱더 높게 평가되는 것 같았다. 모젤지역의 1997년도는 포도의 수확한 양도 많고 품질이 매우 좋았기 때문에 와인 양조가들이 매우 즐거워하였다고 한다. 이 와인은 매우 부드러우면서도 유혹하는 개성이 있어 계속마시고 싶은 충동을 가져왔다. 음식과 와인의 조화를 본다면 한, 중, 일, 양식의 디저트하고 마신다면 손색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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