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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HSBC 인수 성공전략 강만수의 ‘초대형 IB’ 꿈… 눈앞에 임박
산업은행, HSBC 인수 성공전략 강만수의 ‘초대형 IB’ 꿈… 눈앞에 임박
  • 월간리치
  • 승인 2012.05.07 13:10
  • 호수 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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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산업은행(이하 산업은행)이 소매금융 강화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를 위한 초석으로 산업은행은 홍콩상하이은행(이하 HSBC) 서울지점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현재 산은금융지주와 산업은행을 이끌고 있는 강만수 회장은 취임 일성부터 초대형 투자은행(IB) 추진을 가감 없이 밝혀왔다. 강 회장의 이러한 꿈이 이번 양해각서 체결로 눈앞에 다가온 것이다. 리치에선 이에 강 회장과 산업은행의 HSBC인수 전략과 이와 관련한 성공전략에 대해 직접 짚어봤다.

산업은행이 최근 홍콩상하이은행(HSBC) 지점을 인수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산업은행은 HSBC의 자산과 부채를 모두 떠 앉는 방식인 P&A 형태로 이번 인수를 성사시켰다. 시장에선 사실상 공짜인 0원에 HSBC의 개인금융사업 부문을 인수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뚝심으로 밀어붙인 HSBC 인수

산업은행이 HSBC의 개인금융 분야를 인수하기로 결정한 것은 취약점인 소매금융을 강화하기 위한 초석이다. 지금까지 산업은행은 기업을 위한 은행이지 고객 혹은 개인소비자들에게는 낯선 은행이었다.
이로 인해 산업은행은 은행 규모 등에 비해 지점 수가 적어 개인영업에 매우 취약했다. 하지만 이번 M&A를 통해 이 같은 취약점을 어느 정도 메웠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산업은행을 이끌고 있는 강만수 회장은 메가뱅크를 주창하던 인물이다. 강 회장이 말하는 메가뱅크란 국내 은행 중에서도 국제적인 투자은행(IB)이 있어야 국가 경제 등에 큰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M&A를 통해 산업은행이 메가뱅크로 가기 위한 첫발을 내디딘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사실 산업은행과 강 회장이 HSBC 소매금융 분야를 인수하기에는 난항이 적지 않았다. 국가적 은행이라는 이미지로 인해 전문가들 사이에는 인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강 회장은 특유의 뚝심으로 이를 밀어붙였고 결국 성사시켰다.
작년 12월, 처음으로 산업은행이 HSBC 국내 지점 인수를 위한 MOU 체결을 눈앞에 둔 것이 공식적으로 확인됐다. 이는 HSBC 인수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는 항간의 소문과 완전히 배치된 것이었다.
2011년 12월 27일 강만수 회장은 다문화가정 축구 꿈나무 장학금 전달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HSBC 지점 인수는 양해각서(MOU) 체결을 넘어 잘 되고 있다”고 입을 열었다.
강 회장은 이날 “무산되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며 “쉽게 무산되지 않는다. 잘 될 것이다”고 밝히며 항간의 소문에 대해 일축했다.
이러한 모습에 전문가들은 매매가격 등의 이견으로 인수 작업이 차질을 빚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당시 산업은행은 민영화를 앞두고 개인수신기반 확충이 절실한 산은금융은 우리금융지주 인수가 무산되자 HSBC 지점 10개를 인수하기 위한 물밑 작업을 벌여왔다.
그러나 강 회장은 우리금융 인수에는 부정적인 태도를 견지했다. 강 회장은 우리금융 인수와 관련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금융이 매물로 나온 상황이 아니라 언급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산업은행의 수신고는 스포츠마케팅의 호조 등에 따라 목표치인 4조5000억 원을 넘어 5조 원을 돌파했다. 산업은행은 당초 목표치였던 3조5000억 원을 상반기에 조기 달성하자 목표치를 4조5000억 원으로 더 늘렸다.
산은금융은 또 창립 2주년 특판예금 총 판매액 지급이자의 0.2%에 해당하는 금액을 5000만 원 한도에서 은행 부담으로 장학기금으로 적립해왔다. 특판예금은 지난 16일까지 총 1조416억 원어치가 판매됐다. 더불어 산업은행은 스포츠금융에서 얻은 수익금 일부를 스포츠 산업 육성을 위해 내놓을 예정이다.

“공짜로 지점을 11개나 늘렸다”

이후 산업은행은 꾸준히 HSBC 지점 인수를 밀어붙여 결국 성사시켰다. 눈길을 끄는 점은 인수대금이 0원이라는 점이다.
이러한 점은 산업은행이 HSBC를 인수하기 위한   전략에서 찾을 수 있다. 산업은행은 HSBC를 자산과 부채를 인수하는 방식인 P&A를 택했다. HSBC의  자산과 부채를 모두 끌어안고 한배를 타겠다는     것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이와 관련 “이번 거래는 HSBC의 보유 예수금 전액과 동일 규모의 담보대출을 넘겨받는 것이어서 인수대금의 지급이 없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또 “영업권이나 경영권 프리미엄 역시 없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HSBC와 MOU 체결 후 3~4주간 HSBC 서울지점의 자산과 부채 실사를 한다. 이후 매매계약, 감독 당국의 인허가 등을 거쳐 인수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인수과정에서의 마찰을 줄이기 위해 HSBC의 정규직과 비정규직 직원 전원의 고용 승계를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종 입장은 실사를 거쳐봐야 단정 지을 수 있다.
산업은행이 이번 MOU 체결로 HSBC를 인수하게 된다면 산업은행은 기존 영업점에 11개를 추가해 총 76개 점포망을 갖게 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은행 영업력에 있어 지점의 숫자는 절대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특히 소매금융은 고객과의 접점이 많아야 매우 유리한 만큼 11개 지점의 확대는 생각보다 큰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또 “내년까지 점포를 추가로 확보해 135개의 전국 네트워크를 확충해 현재 진행 중인 기업공개(IPO)에 기업 가치를 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만수 “국외 확장전략 이어간다”

산업은행은 국내 시장에서의 영업망 확대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확장전략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전략은 올해 초 있었던 강만수 회장의 발언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당시 강 회장의 발언은 글로벌 종합금융그룹(CIB)로 산업은행을 키우기 위한 전략으로 아시아 최고 은행을 뜻하는 ‘파이오니어 뱅크’에 한발 더 다가서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됐다.
강 회장은 지난 1월 5일, 여의도 렉싱턴호텔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업을 설명했다.
그는 당시 “국내 금융시장이 좁은 만큼 성장성이 높은 아시아 등 외국으로 진출해 국내 금융 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해외점포를 확대하고 필요시 외국 금융회사에 대한 M&A도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점포수를 무리하게 늘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강 회장은 “전 세계적으로 점포수 축소가 추세인데 국내의 경우 어느 정도가 적절한지 고민하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국내외 경제 침체 속에 올해 순이익을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2012년도 순이익을 1조5000억 원 이상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러한 목표는 특히 주력 계열사인 산업은행은 수신 확대 노력을 계속해 올해 개인예수금을 7조5000억 원으로 늘릴 계획이며 작년에는 목표치인 3조5000억 원을 웃도는 5조4000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아울러 점포도 수도권 내 핵심지역을 중심으로 140개를 신설해 총 200개로 확대하고 무점포 온라인은행인 ‘KDB다이렉트’ 활성화에 나서 작년 말 계좌 수 9607개, 예수금 2701억 원에서 올해 각각 10만개, 1조 원을 달성키로 했다.
강만수 회장의 이러한 포부는 올해 1분기 어느 정도 실현됐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분석은 특히 아시아 파이오니어 뱅크를 위한 지역적 기반    인 베트남에 사무소 개소라는 성과를 이뤄냈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에 따르면 은행은 베트남 호치민에서 베트남 중앙은행 부총재, 베트남진출 기업체 및 금융기관 관계자 등 약 130여 명의 귀빈을 참석한 가운데 호치민 사무소 개소식을 실시했다.
산업은행의 호치민 사무소 개점은 ‘Pioneer Bank of Asia’를 비전으로 성장 잠재력이 높고 세계 IB 등과 경쟁이 가능한 아시아 시장에 적극 진출해 아시아시장에서의 성공을 통해 세계적인 글로벌 IB로 도약한다는 전략으로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장에의 적극적인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사업 중 가장 중요한 사업의 일환이다.
이번 호치민 사무소 설립은 특히 중국과 동남아시장에 인접한 지정학적 이점 뿐 아니라 풍부한 자원과 우수한 저임금의 노동력을 보유하고 있는 지역이다.
뿐만 아니라 한국계 기업들이 중국에 이어 가장 많이 진출한 전략적 요충지로 산은은 향후 금융 산업의 성장가능성이 매우 높은 지역으로 손꼽히고 있다. 산업은행은 이번 사무소 개소를 통해 현지에서 최근 진출이 활발한 한국기업들에 대한 금융지원 뿐 아니라 개발금융 및 투자관련 수요를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산업은행이 강점을 지닌 기업금융, PF, PE 등의 종합 금융상품을 산은의 국내외 네트워크 앞으로 연계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산업은행은 베트남시장을 미래 주요 수익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호치민 사무소를 가까운 장래에 영업점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이미 설립한 싱가포르지점 및 현재 설립 추진 중인 방콕지점 등과 연계하여 동남아시아의 CIB벨트 구성을 위한 주요 축으로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강만수 회장은 이날 개소식에서 사무소 설립에 도움을 준 관계자에게 감사를 전했다. 강 회장은 과거 한국경제 발전을 위해 산은이 수행해 왔던 역할에 대해 설명하는 한편 세계의 중심으로 도약하고 있는 아시아, 특히 동남아시아 핵심국가인 베트남 시장에서 그동안 산은이 쌓아온 경험과 역량을 접목시켜 한-베트남간 경제교류 활성화를 위한 가교역할을 수행할 포부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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