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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국립공원 15
올림픽 국립공원 15
  • 월간리치
  • 승인 2012.09.11 17:07
  • 호수 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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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만년설을 품은 록키산맥이 있다. 파도는 바다를 만들고, 바다는 하늘처럼 푸르다. 하늘은 바다를 파노라마처럼 펼치고 있다. 어디가 바다인지 어디가 하늘인지 바다와 파도는 경계선마저 사라진 채 도도하게 내려다보는 만년설 아래 ‘펴졌다 오므렸다’를 반복하고 있다. 바다는 구름과 안개가 되어 만년설에 오른다. 만년설에 오른 안개와 구름은 만 년의 눈이 되고, 그 눈은 다시 만 년의 바다로 흘러간다. 이처럼 자연의 순환은 오늘도 바다에서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반도 위에 우뚝 솟아 있는 수많은 산봉우리들, 그 위에 새하얀 만년설이 쌓여 있는 곳 미국 국립공원 올림픽 공원이다.

올림픽 국립공원    15
“펼쳐진 파노라마에 입이 쩍 벌어진다”

바다에 만년설을 품은 록키산맥이 있다. 파도는 바다를 만들고, 바다는 하늘처럼 푸르다.  하늘은 바다를 파노라마처럼 펼치고 있다. 어디가 바다인지 어디가 하늘인지 바다와 파도는 경계선마저 사라진 채 도도하게 내려다보는 만년설 아래 ‘펴졌다 오므렸다’를 반복하고 있다. 바다는 구름과 안개가 되어 만년설에 오른다. 만년설에 오른 안개와 구름은 만 년의 눈이 되고, 그 눈은 다시 만 년의 바다로 흘러간다. 이처럼 자연의 순환은 오늘도 바다에서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반도 위에 우뚝 솟아 있는 수많은 산봉우리들,  그 위에 새하얀 만년설이 쌓여 있는 곳 미국 국립공원 올림픽 공원이다.

올림픽 국립공원은 세 가지 독특한 모습을 갖고 있다. 산 정상의 빙하에서 이끼로 장식된 목초지와 모래 가득한 해안에서 대낮인데도 어두컴컴할 정도로 빽빽한 열대림의 숲, 그리고 크리스털처럼 투명하고 깨끗한 호수와 힘차게 흘러내리는 강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올림픽 공원의 위치는 워싱턴 주 북서쪽의 캐나다 국경과 마주보고 있는 태평양 연안 올림픽 페닌슐라(Olympic Peninsula)에 위치해 있다. 공원의 크기는 92만2654 에이커 규모이며, 공원의 모양은 둥근 형태이다. 산 정상의 발원지로부터 빙하가 녹아 강이 되어 흘러내리는 물은 자전거 바퀴살 같이 360도로 펼쳐져 13개의 강의 젖줄을 이룬다.
올림픽 공원에서 그 어떤 길도 공원을 가로질러 갈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런 이유로 올림픽 공원 전체를 보기 위해서는 ‘들어갔다 나왔다’를 반복해야 한다. 올림픽 공원의 열두 개의 길은 US 101 도로에서부터 공원 안쪽으로 용이하게 접근해 들어갈 수 있게 조성되어 있다.

세 가지 다른 모습

공원은 세 가지 뚜렷한 생태계를 품고 있다. 첫 번째는 아고산대(Subalpine) 숲으로 이루어진 생태계와 야생화로 가득한 목초지대로 기온이 온화한 숲 지대이다. 이 지역의 생태계는 보존이 잘 되어 있어 경관이 뛰어나며 학술적 가치 또한 매우 높은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이유로 유엔(United Nations)도 이 지역을 국제 생물 보전지역(International Biosphere Reserve)은 물론 세계 유산 지역(World Heritage Site)으로 선정, 지금까지 그 어느 지역보다 생태계가 잘 보존된 지역으로 관람객들의 각광을 받고 있다.
올림픽 페닌슐라에 살고 있는 거주민들은 이 공원을 바다의 선물이라고 여기며 살았다. 공원 전체가 물과 얼음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올림픽 공원 내의 바위들은 본래 바다가 고향이었다고 한다. 바다 생물의 화석이 산 정상에서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바다 밑 용암의 분출로 만들어진 현무암이 눈에 띠게 많은 것도 올림픽 공원이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된 시간의 흐름을 보여준다.
이 지역에 높은 산들이 생긴 이유는 약 3000만 년 전 태평양 지각판과 북아메리카 대륙 지각 판이 충돌하면서 태평양판보다 상대적으로 가벼운 북아메리카 대륙판이 밑으로 들어가 대륙판을 위로 올릴 때 치솟아 산이 됐다고 전해지고 있다.
그래서일까. 삼면이 바다인 반도이면서도 산의 정상들은 높고 특히 그 중심에 우뚝 서있는 올림푸스(Olympus) 산은 해발 7965피트(2429미터)로 한여름에도 녹지 않는 만년설을 품고 있다.
이 공원을 관람하는 방법을 크게 보면 세 가지 코스로 나눌 수 있다. 공원 전체를 에워싸듯 연결되어 있는 도로 US101이 메인 도로로 이 길을 이용해야만 한다. 첫 번째 코스는 북쪽 포트 엔젤스(Port Angeles)의 항구 도시로 관람하는 방법이다.
공원 입구에 있는 비지터 센터에서 공원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그곳에서부터 산 정상까지 약 17마일 거리의 허리케인 릿지(Hurricane Ridge) 비지터 센터까지 올라가면서 올림픽 공원을 즐기는 관람 방법이다.
성인 걸음으로 약 40여 분이 소요된다. 맑은 날에는 북쪽의 후안 데 후카 해협( The Strait of Juan de Fuca)과 캐나다 벤쿠버(Vancouver)섬까지 육안으로 볼 수 있다. 코스의 길 주변은 지질학적인 차이점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지역이다.
눈에 보이는 곳곳에 현무암 돌들과 나무들이 수만 년 역사를 자랑이라도 하는 듯 잘 어우러져 있다. 바다 밑 용암의 분출로 생긴 돌들이라는 사전 지식을 갖고 보면 그 신비로움이 한층 더 깊어진다. 드디어 산 정상 허리케인 릿지에 도착하는 순간은 그 어떤 감탄사도 나오지 않는다. 그냥 가슴이 뛰고 숨이 막혀 입만 쩍 벌릴 뿐이다.
올림푸스(Olympus)산을 중심으로 눈 덮인 수많은 봉우리가 둘러서 있는데 특히 올림푸스 산은 약 60여 개의 전체 빙하 중 7개 정도를 가지고 있고, 그중 블루그래시어(Blue Glacier)는 일 년에 약 100피트(30미터) 높이의 눈으로 덮여 있다가 하루에 5인치 가량 아래쪽으로 흘러내린다고 한다.
그 주변은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배경과도 같은 들판이 끝이 없고, 이름 모를 여러 가지 야생화들이 활짝 피어 그 향기가 코로 느껴질 정도로 관람객의 후각을 부드럽게 자극한다. 검은 꼬리 사슴들이 사방에서 풀을 자유롭게 뜯고 있으며 사람들이 가까이 접근해도 달아나지 않는다.
자연과 내가 하나가 되는 몰아일체를 느끼는 순간이다. 들판 뒤로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올림픽 산들은 마치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신들이 도열한 듯 우뚝 서있다. 그래서 그 이름을 올림픽 국립공원이라 명명했으리라.
두 번째 코스는 호수다. 조그만 호수 서덜랜드 (Lake Sutherland )와 빙하에 의해 깎여져 만들어진 호수 크레센트(Lake Crescent)가 있다. 인디언 전설에 의하면 원래 이 두 호수는 하나였는데 싸움하던 두 인디언에 화가 난 마운트 스톰 왕(Mount Storm King)이 바위를 던져 두 인디언을 죽이고 호수를 두개로 분리시켰다는 유래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특히 크레센트 호수는 빙하가 녹아 만들어진 물로 얕은 지역은 에메랄드 빛깔을, 깊은 쪽은 600피트(183미터)로 검푸른 빛깔을 띠고 있다. 송어가 많이 서식하고 있는 참 아름다운 호수이다.
호수 가장자리 중간 지역에 스톰 킹 인포메이션 스테이션(Storm King Information Station)이 있다. 이곳에서 출발해 왕복 약 1.75마일 메리미어 폭포 트레일(Marymere Falls Trail)의 트레킹을 적극 추천한다.
그 길 끝에 우아하고 아담한 90피트(30미터)폭포가 있기 때문이다. 폭포를 만났을 때의 뼈 속까지 전해져 오는 그 시원함은 한마디로 막힌 곳이 일시에 뻥 뚫리는 기분이다.
호수가 끝나고 솔 둑(Sol Duc)강을 따라 거슬러 약 14마일 올라가면 솔 둑 핫 스프링 리조트(Sol Duc Hot Springs Resort)에 이른다. 이곳은 인디언들이 심신치료를 위해 사용했던 곳으로 여행자들에게 피곤을 푸는 휴식 공간으로 유명한 곳이다. 이곳에서 약 0.75마일 떨어진 곳에는 솔 둑 폭포(Sol Duc Falls)까지 이어지는 트레일 코스가 있다.
섬 둘레를 돌아서 내려오면 호 리버(Hoh River)를 따라 올라가는 어퍼 호 로드(Upper Hoh road)도로다. 바로 이곳에서 약 19마일 정도 거리에 공원의 세 번째 코스인 호 레인 포리스트 비지터 센터(Hoh Rain Forest Visitor Center)가 있다.
비지터 센터 뒤쪽에는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두 개의 트레일이 있다. 그중에서 하나인 0.75마일의 홀 오브 모스 트레일(Hall of Mosses Trail)은 나무와 바위가 온통 이끼로 덧입은 경관을 볼 수 있다. 마치 사람의 발길이 전혀 닿지 않았던 미지의 숲이라 할까 그 신비로움이 금방이라도 어디선가 요정이 나올 것만 같은 지역이다.
사방천지가 이끼를 벽지로 삼아 도배하다시피 장식해놓은 듯이 보인다. 이 지역이 태평양 연안의 습한 공기로 가득한 곳이기에 이끼가 많이 자라고 있다고 한다. 또 하나의 트레일은 1.25마일의 스프루스 네이쳐 트레일(Spruce Nature Trail)이다.
이곳은 또 다른 공원 속의 모습을 띠고 있다. 건축재와 펄프원료가 되고 있는 가문비나무 숲과 붉은 삼나무가 둘러싸여 열대우림처럼 보이는 지역이다. 낮에도 햇빛이 안들어 올 정도로 나무가 울창하고, 그 주변 곳곳에는 여러 종류의 다양한 동식물들이 살고 있다.
가는 곳마다 자주 눈에 띠는 엘크(Elk)는 특별히 루즈벨트 엘크라고 부르는데 테오도르 루즈벨트(Theodore Roosevelt ) 대통령이 엘크를 사랑하고 좋아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US101 도로의 호 리버(Hoh River)를 따라 내려가면 태평양 연안의 비치 지역이다. 루비 비치(Ruby Beach) 에서 시작해서 사우스 비치(South Beach)까지 이어지는 환상적인 해안도로를 따라 끝없이 밀려오는 파도를 보며 공원을 빠져나오는 코스이다.

신비롭고 경이로운 경험

미국국립공원을 순회하며 새로운 곳을 찾아갈 때면 늘 알 수 없는 기대감이 있다. 그러다가 미처 예상치 못한 경치에 ‘아니 이럴 수가’ 하는 곳이 종종 있다. 올림픽 국립공원이 딱 그랬다. 배를 타고 해협을 건너가며 바라본 올림픽 국립공원은 처음부터 참으로 신비로운 경험이다.
바다로 둘러싸인 반도위에 만년설로 덮인 산봉우리들이 존재해 있다는 사실 자체가 믿을 수 없는 광경이며 구름사이로 언뜻 언뜻 보이던 실체가 만년설이라는 사실과 더욱 놀라운 광경은 산 정상에 올라 눈으로 내려다본 공원의 모습이다.
그 장쾌함이란 말로 형용하기가 어려웠다. 기대 이상의 경치에 압도당하고 펼쳐진 파노라마에 입이 쫙 벌어지는 곳 올림픽 공원이다. 자연은 늘 그대로의 모습일 때 가장 아름답다. 올림픽 공원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인 채 수만 년 동안 땅과 바다와 파도만으로 조성된 자연 그 자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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