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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부자는 우수한 사회주의자?
중국의 부자는 우수한 사회주의자?
  • 월간리치
  • 승인 2012.10.11 10:12
  • 호수 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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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사회주의 중국에는 천만 장자가 102만 명이나 되고 그 수가 매년 수만 명씩 늘어나고 있다. 그 덕분에 중국은 2011년 세계 사치품 시장에서 28% 점유율로 1위를 했다. 중국의 상위1%, 1300만 명의 소비가 세계 명품업계를 뒤집어 놓았다. 프라다, 코치, 샘소나이트 등의 세계적인 명품업체들이 줄지어 중국 본토를 겨냥해 홍콩시장에 상장했다. 연간 7000만 명의 중국 해외여행객들이 전 세계 면세점을 싹쓸이 하고 있다. 금년에는 7500만 명 이상이 해외여행에 나설 전망이다. 중국부자들은 도대체 어떤 사람들일까?

중국은 아주 이상한 나라다. 같이 나누어 먹고 같이 살자는 ‘공산주의’ 국가에서 매년 부자순위를 발표한다. 방식은 포춘지를 베낀 것이긴 하지만 후룬연구소라는 외국인이 만든 중국 부자순위 사이트에서 매년 발표를 한다.
그런데 중국에서 나도는 농담중의 하나는 중국의 진짜 부자는 후룬부자 순위에 나오는 부자는 부자가 아니고 거기에 안 나오는 부자가 진짜 부자라는 것이다. 중국의 사회적인 특성을 생각하면 맞는 말이기도 하다. 돈 벌었다고 소문나 공산당에 찍히면 한방에 가기 때문이다. ‘돈은 숨어서 쓰고 병은 자랑하라’는 말을 중국 부자들은 실천에 옮긴다. 

중국의 부자는 게띠?

중국의 기업가 친구들과 같이 식사하면서 우연히 ‘너 무슨 띠냐?’라고 물어 본 적이 있다. 나이를 직접 물어보기가 좀 그래서 우리가 ‘몇 학번이세요?’ 라고 물어 보면 대략 그 사람 나이를 짐작할 수 있는 것처럼. 그런데 상해에서 잘나가는 기업가인 이 친구 물끄러미 얼굴을 바라보더니 웃으면서 자기는 “팡시에”띠라는 것이었다.
중국어로 팡시에는 ‘게(CRAB)’인데 게 띠라는 게 도대체 중국에 있는가? 순간 당황해서 멍하니 있었더니 그 친구 웃으면서 농담한 거라고 하면서 너 나 몇 살인가 물어 본거지? 누가 형이고 동생인지 파악하려는 거지 하면서 내 속내를 집어냈다.
중국의 부자들은 한번 당국에 찍히면 끝이기 때문에 그렇다는 것이다. 게는 한번 삶으면 바로 빨개지면서 생명이 끝나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자신의 재산규모, 돈 벌이를 절대 노출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사회주의의 비밀스런 돈벌이와 축재의 규모를 어떻게 수집하는지는 모르지만 하여간 후룬연구소를 비롯해 몇 군데서 믿거나 말거나 부자순위를 발표한다.
매년 3월이면 중국에는 전인대회와 정치협상회의의 양회의(兩會議)가 열린다. 금년 3월에는 열린 정치협상회의에 참석한 위원들의 재산이 화제였다. 2267명의 정협위원 중 7%에 달하는 156명이 중국 상장기업의 경영진들이었다.
더 놀라운 것은 참석한 경영인들의 회사 155사의 시가총액이 무려6조3983억 위안, 한화 1120조 원으로 중국증시의 23%에 달한다는 것이다. 사회주의 중국에 상장기업의 오너들이 사회주의 국가의 핵심 기관의 대표라는 것이 중국이 과연 사회주의 국가가 맞는지 헷갈리게 한다.
요즘 중국에서는 공산당이 노동자 농민들의 무산계급의 정당이 아니라 부자들의 당이라는 비아냥거리는 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미 34년 전인1978년에 개혁개방을 하면서 소련 식 사회주의는 사라졌다.
중국은 ‘사회주의의 탈’을 쓴 ‘중국식 자본주의’국가다. 중국의 부자들은 오늘의 중국을 만든 절대권력자 등소평이 말한 ‘능력 있는 자가 먼저 부자가 되라는 선부론(先富論)’을 가장 잘 실천한 우수한 사회주의자들인 것이다.

중국 천만 장자의 소비패턴

2012년 후룬연구소가 조사한 중국의 부자를 보면 천만 장자가 102만 명이나 된다. 세계적인 경기불황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천만장자는 2011년보다 6만 명이나 늘어났다. 이 불황에도 천만 장자가 늘어났다면 중국은 흔들면 돈 떨어지는 나무다. 중국은 지금 인구 1300명중 1명이 천만 장자인 셈이다.
중국의 천만 장자들이 가장 많이 사는 지역은 북경, 광동, 상하이 순이고 상해, 저장, 수조우 즉 양자강하류에 전체부자의 43%가 모여 있다. 상하이 부근이 중국부자들의 집합소라고 볼 수 있다. 중국에는 ‘하늘에 천당이 있다면 땅에는 수항(수조우, 항조우)이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수조우 항조우가 살기 좋은 곳이기 때문이다.
중국 천만 장자 부자들의 직업을 보면 재미있다. 기업가가 50%이고 전업주식투자가가 20%, 부동산업자가 15%, 기업임원이 15%이다. 기업가들은 200만 위안, 한화3억6000만 원 이상의 집에서 살고 재산의 75%가 주식이다. 부동산업자는 400만 위안, 한화 7억2000만 원 이상의 집에서 살고부동산이 자산의 50%이상이다.
부자들의 평균나이는 39세, 남녀 비율은 6:4이고 평균 2개 이상의 재산관리계좌를 보유하고 있고 3대의 차와 평균4.2개의 고급시계를 찬다. 월평균 8일정도 출장 가고, 매년 3번 정도 해외여행을 즐긴다. 평균 20일을 휴가로 보낸다.
46%가 담배를 피우고 70%가 술을 마시는 습관이 있고 포도주와 샴페인을 즐긴다. 고급시계와 고서화를 수집하는 취미가 있고 납세와 자선기부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80% 이상이 자녀를 해외에 유학시키고 있다. 자녀 유학의 선호 지역은 미국, 영국, 캐나다 순이고 이민을 간다면 캐나다, 미국, 싱가포르 순이다. 골프는 여전히 부자들에게 가장 사랑 받는 스포츠이다.
남성 부자는 골프와 수영, 등산, 배드민턴, 테니스를 선호하였고 여성부자의 경우 요가와 수영, 골프, 등산, 배드민턴, 테니스를 선호하였다. 골프에서 부자들의 평균 핸디캡은 96타이다. 
지금 생산대국 중국이 소비대국 중국으로 거듭 나고 있다. 중국 부자들의 재산이 급증한 것은 중국경제발전의 부의 불균형의 심화를 나타내기도 하지만 이의 시정과 분배문제는 중국내부에서 알아서 할 일이고 우리 한국입장에서는 중국이 전 세계의 고급소비시장으로 거듭나고 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이젠 중국에서 제조하는 시대(made in china)가 아니라 중국의 부자들을 위해 만드는(made for china)시대가 왔다.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한국은 중국을 고급품의 최대 소비시장으로 빨리 인식을 전환하고 중국인에게 먹히는 고가의 명품 브랜드를 창조하지 못하면 굴러들어온 호박을 걷어차는 결과가 나올 것 같다.
한국도 중간재 생산에만 목맬게 아니라 ‘사회주의 부자공화국’의 상위 1%만을 위한 한국의 대중국 명품 만들기 프로젝트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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