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16:53 (금)
하와이 볼케이노 국립공원 16
하와이 볼케이노 국립공원 16
  • 월간리치
  • 승인 2012.10.11 10:21
  • 호수 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살아 숨쉬며 진화하는 생명

하와이 볼케이노 국립공원   16
살아 숨쉬며 진화하는 생명

시뻘건 불덩이가 대지를 흔들며 분수처럼 하늘높이 뿜어진다. 어떤 것은 덩어리로 어떤 것은 마치 붉은 색을 띠고 있는 물같이 되어 아래로 흘러가 근처 해안의 종적을 모두 지워버린다. 작렬하는 붉은 물이 대양 속으로 흘러 들어가는 광경은 가까이서 볼 수 있는 행운을 얻은 사람들을 매혹하기에 충분하다. 여기 살아있고 움직이며 성장하고 진화하고 있는 공원이 있다. 하와이 볼케이노 국립공원(Hawaii Volcanoes National Park 1916년)이다.

하와이 볼케이노 국립공원은 8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하와이 주에서 가장 동쪽에 위치한 하와이(Hawaii)섬 에 있는데 이 섬은 하와이 섬들 중에 제일 큰 섬이라 빅 아일랜드(Big Island)라고도 불린다. 우리가 잘 아는 오아후(Oahu)섬의 호눌루루(Honolulu)에서 비행기로 약 50분 거리에 있다.
하와이 화산 국립공원은 전 세계에서 가장 활발한 두 개의 화산인 킬라우에아(Kilauea )화산 지대와 마우나 로아(Mauna Loa) 화산지대로 33만3000 에이커 규모로 이루어져 있고 지질학적 생물학적 및 문화 자원들을 보호하기 위해 1916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새로운 생명 탄생

하와이 화산 국립공원은 지금도 화산활동의 원시적인 파괴와 재생의 활발한 순환을 반복하고 있다. 이곳의 용암은 초록색 풍경들을 자취도 남기지 않고 말살하지만 이러한 자연의 재해에 이어 새로운 생명들이 탄생한다.
석송 고사리의 유사종인 울루헤(uluhe)의 밀림은 하와이 열대우림 바닥을 뒤덮고 있어 뚫고 들어가기가 어려울 정도다. 이러한 이유들로 지난 1980년 국제 생물권 보호지역(International Biosphere Reserve)으로 1987년에는 세계 유산 지역(World Heritage Site)으로 지정됐다.
공원의 화산들은 원초적인 위력들을 발휘하며 우리 지구의 활동적인 본성을 보여준다. 하와이 섬의 지표면으로부터 약 60마일(96킬로미터) 지하에 있는 맨틀 (mantle)에서 마그마(magma)라고 불리는 녹은 바윗물 즉 용암을 만들어 내며 이 용암은 위로 밀려 올라와 활화산의 정상으로부터 약 2마일(3.2 킬로미터) 지하에 있는 용암저수지에 고인다.
충분한 압력이 생겼을 때 마그마가 용암관을 통해 화산의 정상부나 지면이 약한 균열부로 쏟아져 나와 사방으로 흘러내려간다. 이 공원의 마우나 로아 화산과 킬라우에아 화산용암의 특징은 액성이 강하고 가스 함량이 적어 흔히 먼 거리까지 흘러가 책장처럼 겹겹이 용암층을 형성하여 광대한 방패 모양을 이루게 된다.
용암이 수십만 번 흘러나와 마우나 로아 화산은 현재 해발 1만3677피트(4171미터) 높이를 만들었고 해저 바다 밑 바닥부터 재면 약 3만2000피트(약 9760미터)나 되어 에베레스트 산 보다 더 높다.
약 1600년 전에 남태평양 폴리네시안들이 처음 하와이군도에 도착했을 때 그들은 원시적인 자연풍경과 맞닥뜨렸다. 그들의 고향으로부터 2400마일(약 3800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이 새로운 땅에서 살아남는 것은 그리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들은 식용과 섬유, 약용으로 쓰는 식물 몇 가지를 가지고 왔으며 해안의 산림지대를 개간하여 농경지를 만들기 시작했다. 이 초기 개척자들은 어업을 부업으로 삼는 농경사회를 발전시켰다.
그들은 조상들의 언어와 풍습을 가지고 와서 사회의 기반으로 삼았다. 문자가 없었기 때문에 지식을 새로운 세대들에게 전달하는 수단으로 노래가 사용되었으며 또한 노래는 불의 여신 펠레(Pele)를 포함한 그들의 신과 의사소통의 도구가 됐다.
1778년 쿡(Cook) 선장의 상륙은 새로운 외부인 침입의 신호탄이 되어 유럽산 돼지, 염소, 소가 들어왔다.
계속 들어오는 이주민들의 의도적 혹은 부주의로 유럽산 쥐, 고양이 ,몽구스(mongoose), 모기, 개미, 말벌 등과 몇 가지 식용 또는 관상용 식물들을 들여옴으로써 토산 동식물의 존재를 위협하고 수백만 년에 걸쳐 형성되어 있었던 하와이의 독특한 생태계를 변화시켰다.
반입된 동물들이 토착삼림을 파괴하고 토착 동물들을 먹이로 삼거나 경쟁상대로 삼으면서 외래의 질병을 퍼뜨리고 있다. 거의 50퍼센트에 이르는 하와이 토착 조류들을 멸종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음이 학계에 보고되고 있다.
하와이 화산 국립공원을 보는 방법은 빅 아일랜드 섬 동쪽에 있는 도시 힐로(Hilo)에서 11번도로 서쪽으로 진입하는 방법과 섬 서쪽에 있는 하와이 커피로 유명한 도시 코나(Kona)에서 11번 도로 동쪽으로 진입하는 방법이 있다.
양방향 어느 쪽으로 오든 제일 먼저 킬라우에아 비지터 센터(Kilauea Visitor Center)를 만나게 되는데 이곳에서 정보를 수집한 뒤 공원의 가장 핵심 지역 킬라우에아 칼데라(Caldera)를 보기위해서 약 11마일(약 17.6킬로미터) 길이의 크레이터 림 드라이브(Crater Rim Drive)로 들어가면 된다.
잠시 원시시대의 열대림을 통과하고 나면 눈앞에 폭 3마일(약 4.8킬로미터) 깊이 400피트(1,220미터)의 분화구가 펼쳐진다. 현재 지금도 여전히  하얀 가스를 뿜어내며 살아 있는 활화산임을 보여준다. 더 가까이 보려면 아래로 내려가 이 분화구를 관통하는 트레일 있다. 하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좀처럼 허가가 안된다.
또 하나의 코스는 크레이터 림 드라이브 진입로 아래쪽으로 내려가는 18마일(약 28.8킬로미터)  외길 체인 오브 크레이터 로드(Chain of Craters Road)를 따라가 보는 것이다. 중간 중간 용암이 흘러서 굳어진 수많은 형상들을 볼 수 있다.
자연의 아티스트들이 만들어낸 오묘한 모양새는 신기에 가깝다. 이 길을 내려가다 보면 그동안 녹은 수많은 용암이 산비탈을 따라 흘러간 자국들과 지금도 약한 틈새를 타고 흐르고 있다. 이 용암들은 경사면을 따라 해안선까지 여행을 시작한다.
그러다 바다를 만나면 수증기를 뿌리며 만남을 즐기는 듯 축제를 벌인다. 1987년 이후 이렇게 흐른 용암이 바다로 흘러서 약 240 헥타르 이상의 육지가 해안선에 추가됐다고 한다. 계속 섬이 커져가고 있다는 말이다.
특히 방문객들이 각별히 조심해야 할 것이 있다. 흐르는 용암이 해안의 산림지대를 덮쳐 지나갈 때 길 위에  있는 모든 것을 삼킨다. 이러한 지역을 가까이서 구경하다 큰일을 당할 수 있다. 
식물이 썩어 만들어진 메탄가스가 삼림 지표면 아래서 주머니 모양으로 가스를 모아두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러한 메탄가스가 용암에 의해 불붙게 되면 폭발을 일으켜 위에 있는 바위 돌까지 날려 버리기도 한다. 규모가 비교적 작지만 이 폭발은 예고 없이 일어나기에 방문객들은 용암이 초목지대로 흘러가는 장소는 피해야만 한다.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용암의 강

공원이 제공하는 둘도 없는 모험을 즐기는 것 중에 불과 6~7미터 떨어진 곳에 흐르는 불타는 용암의 강을 볼 수 있는 곳은 세상 어디에도 체험하기 쉽지 않다. 이동하는 용암이 내는 굉음과 강렬한 열기, 모든 감각을 마비시킬듯한 유황 냄새 그러나 흥분을 자아내게 하는 매혹적인 원시의 체험은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것이다.
하와이 화산 국립공원은 단순히 차를 타고 관광하는 그 이상의 것을 제공한다. 개간된 지역의 오솔길을 걷든 개척되지 않은 황무지를 가든 광활하고 웅장한 풍경부터 미세한 곤충에 이르기까지 여러 차원의 장관을 보게 된다. 열대우림 속을 잠시 걷는 동안 우리는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재인식하고 이러한 자원을 현재와 미래의 세대들을 위해 보존할 의무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