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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레아칼라 국립공원 17
할레아칼라 국립공원 17
  • 월간리치
  • 승인 2012.11.11 19:04
  • 호수 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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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땅의 마술 같은 조화

저 멀리 두꺼운 구름층 위로 산정상이 언뜻 보일 듯 말듯 한다. 이 세상과 전혀 다른 천상의 세계라 쉽게 볼 수 없는지도 모른다. 전설에 의하면 반신반인 마우이(Maui)라는 신이 바다로 부터 낚시하듯 하와이의 산들을 하늘까지 끄집어 올렸고 그 할레아칼라 산 정상에 서서 하늘을 가로지르는 태양을 낚아채 좀 더 천천히 움직일 것을 약속받고 나서야 풀어줬다는 얘기가 전해 내려온다. 마우이 섬의 아름다운 공원 할레아칼라 국립공원(Haleakala National Park 1916년)을 찾았다.

할레아칼라 국립공원은 마우이 섬에 있다. 마우이 섬은 해저화산 폭발로 만들어졌고 호눌루루에서 비행기로 동쪽 약 34분 정도 거리에 있다. 마우이섬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할레아칼라 화산은 할레아칼라 국립공원 안에 있다.
1916년 하와이 8개 섬 중에서 가장 큰 빅 아일랜드 섬에 있는 하와이 볼케이노 국립공원과 더불어 같은 해 같은 날 국립공원으로 정해졌다. 그 전체 규모는 3만4294에이커다.

해돋이 명소로 유명

할레아칼라 국립공원은 정상부터 바다까지 긴 형태의 국립공원이다. 할레아칼라 산 정상까지 약 38마일(약 61킬로미터)이어지는 도로는 세계에서 아마도 가장 가파른 도로로 알려져 있다.
하와이 말로 할레아칼라는 ‘태양의 집’이라는 뜻이다. 할레아칼라 정상에 서면 그 말이 이해가 간다. 수많은 사람들이 해돋이를 보기위해 새벽부터 자동차로 정상까지 올라온다. 연중 해안가보다 섭씨 16도 이상 낮아 열대기온 치고 상당히 춥지만 하와이의 극적 매력이 있는 곳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잠을 설쳐가며 오른 정상에서 기다림 끝에 마술 같은 순간이 온다. 마침내 태양이 지평선 위로 올라오면 모두가 자연의 매력에 빠지게 된다.
오래전부터 이곳 원주민들은 신이 자연을 만들 때 영적인 힘을 불어 넣었다고 믿었다. 특히 태양에도 영적인 강력한 기운을 뿜어내는 특별한 힘이 있다고 믿었기에 원주민들은 매일 태양이 떠오를 때 마다 하루를 이길 힘을 달라는 내용의 노래를 했다고 한다.
꼬불꼬불한 길을 따라 정상에 오르면 큰 분화구가 나오는데 엄밀히 말하면 두 개의 계곡이 합해지면서 침식으로 인해 더욱 규모가 커졌다. 크기는 약 19스퀘어 마일 정도의 광활한 지역이며 깊이는 약 2720피트(약 829미터)다.
이 안을 구경하는 방법은 걷거나 말을 이용하는 것이다. 약 4000년에서 800년 사이에 일어난 화산 폭발로 만들어진 이 분화구를 가로질러 갈수 있다. 분화구 안에는 카파라오아 캐빈( Kapalaoa Cabin)과 같은 숙박시설에서 1박을 할 수 있는데 그런 곳이 3곳이나 있다. 예약은 필수며 보통 두 달 전 신청자 중에 추첨으로 결정된다.
이곳에는 희귀한 아히나히나(ahinahina)라는 은검초 같은 자생식물이 있다. 외지에서 들어온 염소나 돼지가 먹어치우는 바람에 멸종 위기까지 갔었다. 그러한 희귀식물을 보호하고자 약 80킬로미터에 달하는 철망을 만들었다. 하와이 토착식물과 서식하는 새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마우이 섬 또 다른 반대편 해안가도 일부 할레아칼라 공원에 포함된다. 갈 수 있는 방법은 하나(Hana)라는 해안도로를 따라가는 방법이다. 지구상에서 가장 낭만적이고 경치가 빼어난 도로중 하나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유(U)자형 커브길이 섬을 감고 있고 열대림 옆으로 나란히 시원한 폭포가 떨어지고 가끔 나오는 작은 마을과 용암이 바다로 떨어지는 듯한 모습이 어우러져 마치 동화 속에 나오는 그림같은 풍경을 보여준다.
길 따라 넋을 잃고 가다보면 마침내 키파훌루(Kipahulu)라는 지역에 도달하게 되는데 더욱더 아름다운 비경이 기다리고 있다. 이 지역은 1969년 할레아칼라 국립공원으로 추가된 지역이다.
공원은 태고적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인 키파훌루 지역 계곡 중턱은 폭풍으로 인해 연 6350밀리미터의 비가 내린다. 비는 폭포를 이루어 내리며 24개의 계곡 웅덩이를 곳곳에 만들어 놓았다. 가장 인기 있는 곳은 가장 아래 해안가에 있는 오헤오 걸치(Oheo Gulch)인데 물이 풍부하고 조용한 그야말로 천국이다. 
키파훌루는 오래전부터 사람들이 살아온 지역이다. 정착민들은 섬과 해변을 파이 모양으로된 아후푸아(Ahupua)라는 토지 단위로 나눴다. 대가족에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했는데 마실 물, 농경지, 물고기까지 모두 아후푸아에서 얻었다.
이 형태를 재현해 놓은 곳이 키파훌루 오하나(Ohana)라는 농장이다. 공원 안에 살아있는 박물관과 타로(Taro)농장은 마치 에덴동산처럼 보인다. 뿌리채소인 타로는 전적으로 손으로 심고 수확한다.
모든 종류의 비타민이 풍부한 타로는 썰어서 찌거나 끓여서 감자처럼 물러지면 다 익은 것이다. 그 잎은 하하(Haha)라 하며 전체를 다 먹을 수 있다. 이것을 경험하러 온 사람들은 이 농장과 이것을 복원해준 사람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갖고 떠난다.
또 하나의 볼거리는 할레아칼라 국립공원의 최정상에 세계 최고의 천문대다. 13개의 망원경이 대학, 미국공군, 나사(NASA)에 의해 운영된다. 과학도시라 불리는 할레아칼라 천문대 단지는 일반인이 들어갈 수 없다.
구름 위로 솟은 해발 3055미터나 되는 고도 덕분에 이상적인 천문대가 되고 있다. 과학자들은 이곳에서 별, 행성, 우주를 떠도는 모든 것들을 관측하고 있다. 하와이 대학이 나사와 함께 이곳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미 국방부는 이곳에 세계 최대 지름의 망원경을 설치하고 8000여 개의 인공위성을 관측한다고 한다.
각도를 달리해 분화구 위를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공원의 다채로운 신비감을 맛볼 수 있다. 시간이 흘러 자연스럽게 노출된 철분 유황을 비롯한 수많은 광물들이 눈부신 색채를 만든다.

고대부터 이어져 온 창조의 드라마

할레아칼라는 휴화산으로 보이지만 언제든 활동을 재개할 수 있다고 한다. 지질학자들은 할레아칼라를 활화산으로 분류한다. 어쨌든 수천 년 동안 화산 분출이 있었기 때문이다. 1480년에서 1600년 사이에 마지막 폭발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질학자에 의하면 긴 휴지기라 다음에 언제 터질지는 모르겠지만 향후 200년에서 500년 내에는 확실히 폭발할거라 얘기한다. 할레아칼라는 또다시 폭발할 것이다. 예전에 열점위에 있었고 많은 열이 여전히 저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지구는 멈추지 않는 변화의 바다다. 그 변화를 인간이 멈추거나 수정할 수는 없다. 전 세계 사람들은 천국을 찾아서 이곳을 방문한다. 그러나 열대와 아름다운 석양만이 하와이의 전부는 아니다. 여기서는 모든 것이 변화한다. 창조의 과정을 아주 가까이서 목격할 수 있다.
달 표면 같은 땅을 걸어볼 수 있고 온유한 빛깔의 시뻘건 암석과 푸르른 하늘이 열대 계곡과 만나는 장관을 볼 수도 있다.
하와이 국립공원은 지구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이곳에서는 고대부터 이어져 온 창조의 드라마가 여전히 펼쳐지고 있다. 하지만 방문객들은 멋진 경치만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지구를 만든 강력한 자연의 힘에 대한 경외감과 존경심도 함께 가져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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