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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순 한국농어촌공사 사장 “기본충실·미래준비·사회적책임 경영 하겠다”
박재순 한국농어촌공사 사장 “기본충실·미래준비·사회적책임 경영 하겠다”
  • 월간리치
  • 승인 2012.12.10 16:09
  • 호수 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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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어촌공사 ‘박재순號’가 출항한지 1년이 됐다. 그동안 한국농어촌공사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지난 봄 104년만의 극심한 가뭄이 발생하고 9월에는 볼라벤, 덴빈 등 강력한 태풍이 연이어 닥쳤다. 한미 FTA가 발효되고 한중 FTA도 본격 추진되면서 시장개방이라는 거대한 물결이 눈앞에 다가왔음을 느끼는 시기였다. 이런 변화 속에서 박 사장은 취임 직후부터 1년간 공사 임직원들과 함께 우리 농어촌이 나아가야할 길과 공사가 해야 할 역할의 이정표를 세우고자 노력했다. 리치에선 지난 1년의 성과를 토대로 남은 임기 동안 한국농어촌공사가 ‘농어촌의 미래를 선도하는 글로벌 공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청사진을 그리고 있는 박 사장을 통해 공사의 비전을 엿봤다

Q. 취임 이후 공사의 가장 큰 변화는.
A. 취임하면서 공사가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농어업 생산기반의 조성과 안정적인 관리를 내실 있게 추진하는데 중점을 뒀다. 농업용 수리시설의 개보수와 용배수로의 구조물화, 배수개선 사업 등을 중점 추진했다. 농어촌의 재해예방과 수자원확보를 목적으로 하는 농업분야 4대강 살리기 사업이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다. 또한 시장개방에 대비한 농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간척지 부지를 활용한 수출농업단지 조성과 대규모 농어업회사 육성 사업을 가시화하기도 했다.
해외농업개발협회를 설립하고 민간기업의 해외농업개발을 적극 지원하면서 식량안보 확보를 위한 해외곡물조달의 기반을 마련했고 공사가 보유한 농업 기술력의 수출을 위해 개발도상국과의 협력관계 구축을 활발히 했다.
또한 어촌특화발전특별법이 제정되면서 공사가 어촌개발사업에 영역을 넓힐 수 있는 법적 기반이 마련되기도 했다. 그리고 CEO로서 현장 중심 경영을 강조하고 항상 농어민과 소통하고 현장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자 노력해 공사가 농어민과 좀 더 가까이 하는 기관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Q. 무엇보다 현장경영을 중시하신다고 알고   있는데 1년 동안 얼마나 다니셨는지.
A. 지난 1년 동안 농어촌 현장이 저의 집무실이라고 여기고 전국 방방곡곡 현장을 돌았다.
공사가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전국 126개소의 현장을 방문해 농어민들과 직접 이야기를 나누고 현장의 소리를 공사 경영에 반영하고자 노력했다.
농업정책은 무엇보다 현장을 여건을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CEO가 농어민의 이야기를 듣고 현장에 적용해야할 부분을 실무자들에게 제시하면 훨씬 빠르게 대처할 수 있고 파급력도 크기 마련이다. 현장경영이 바로 농어민과 소통하고 신뢰를 얻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인 것이다.


Q. 현장을 중심으로 한 소통이 실제 결과로    나타난 사례가 있었는지.
A. 지난해 11월 충남 당진의 석문 간척지에서 ‘간척지임대제도’에 관한 민원사항이 발생해 직접 현장에서 농업인들과 대화하고 민원을 해결한 사례가 있었다. 현장에서 의견을 듣고 간척지의 임대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제도개선 작업에 착수하고 농식품부 등 협의과정을 진행시키게 됐고 올해 영농기부터 적용할 수 있는 개선안을 발표하게 됐다.
지난 5월 강원도 철원군에 위치한 철원 황금느르지의 보(湺) 개보수 사업 지구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 현장에 가보니 농민들이나 군이나 불편한 점이 많았다. 접경지역이라 공사가 길어지면 안되겠다고 판단해 2014년 완공예정인 사업을 정부와 관계부처에 요청, 올해 완공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군 사령관이 DMZ 내에 시설을 보러온 고위 인사는 처음이라고 했다. 이 역시 현장을 직접 보니 문제와 해답을 발견하게 된 기억에 남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Q. 앞으로의 경영 방침에 대해 말씀하신다면.
A. 지난 1년 동안의 성과를 토대로 기본에 충실한 경영, 미래를 준비하는 경영,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경영을 하고자 한다. 안정적인 영농기반 조성과 청정용수 공급, 재해대응이라는 기본에 충실하기 위해 기후변화에 대비한 미래형 농업생산기반을 만드는데 전력을 다하고자 한다. 새만금 내부개발이 조속히 추진될 수 있도록 산업단지 개발과 농업용지 조성 등 공사에 주어진 과제를 성실히 수행하는 것 또한 중요한 과제다. 미래를 준비하는 경영은 시장개방, 고령화의 심화 등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환경에 처해있는 우리 농어촌이 변화에 대응하고 경쟁력을 갖추는데  물꼬를 트는 것이다.
간척지를 활용한 수출농업 육성을 통해 시장개방에 대응한 고부가가치 농업을 육성하고 농어촌마을 리모델링, 신재생에너지 개발, 어촌특화 발전, 해외농업개발 등 새로운 분야의 사업이 성과를 나타낼 수 있도록 힘쓸 계획이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경영은 공공기관으로서 우리 사회의 현안과제인 일자리 창출, 중소기업 동반성장 등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1년이 미래를 위한 계획을 세우고 법적·제도적 기반을 마련해 기반을 닦은 한 해였다면 남은 임기는 계획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성과를 남기는 시간으로 만들고자 한다.

Q. 농지연금의 현재 가입 현황과 앞으로의 계획은.
A. 농지연금은 도입 첫 해인 2011년에는 500호 가입을 목표로 하고 있었으나 지난 한 해 총 1007명의 농업인이 가입했다. 올해도 현재까지 2000명이 넘는 농업인이 가입했다.
정부 재원으로 직접 시행하는 연금 사업이고 담보로 맡긴 농지를 계속 경작하거나 임대해 추가소득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안정적인 노후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좋은 제도다. 시행된 기간이 1년 10개월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많은 고령 농업인들이 농지연금에 관심을 보였다고 볼 수 있다. 현재 더 많은 고령농업인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제도 개선 방안을 강구하고 있으며 자녀들을 대상으로 한 홍보활동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Q. 농지연금 제도가 지닌 장점은.
A. 무엇보다 연금을 받는 기간 중에도 해당 농지의 경작이나 임대를 통해 추가 소득을 얻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또한 정부 재원으로 직접 시행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부부 모두 평생 사망 시까지 보장하며 배우자 사망 시에도 승계가 가능하다.
농지연금을 지급받아 오던 농업인이 사망한 경우 그 배우자가 담보농지의 소유권을 이전받고 농지연금 수급권을 승계하여 계속 받을 수 있다. 무엇보다 농지연금을 통해 매월 연금을 지급받을 경우 고령 농업인이 자녀에게 의지하지 않고 노후생활자금을 확보할 수 있어 농촌 노인들의 생활 안정 도모와 복지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하는 효과가 크다. 가입 농업인 개인의 입장에서 뿐만 아니라 농지의 활용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Q. 앞으로 개선해야할 방향이 있다면.
A. 더욱 많은 고령 농업인이 가입할 수 있도록 혜택을 늘리기 위한 제도개선이 중요할 것이다. 한정된 예산에서 더 많은 농업인에게 더 큰 혜택이 돌아가기 위해선 많은 고민과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공사는 농지연금이 고령 농업인들에게 더욱 매력적인 상품이 되도록 다양한 방안을 강구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농지연금의 혜택을 더 많은 고령 농업인이 누리기 위해선 자녀들의 동의도 매우 중요한 문제다. 한국사회는 상속문화가 매우 뿌리 깊게 박혀있기 때문에 부모들의 농지연금 가입을 반대하는 자녀들도 적지 않다. 이는 재산에 대한 사회의 전반적인 의식 변화가 필요한 부분일 것이다. 저희 공사는 앞으로 농지연금에 대한 홍보에 더욱 강화해 농지연금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많아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Q. 농지연금 외에도 농지은행이 추진하는 사업은 어떤 게 있는지.
A. 농지연금 외에도 다양한 농지은행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효율적인 농지 이용과 규모화, 집단화된 농지 형성 위한 영농규모화 사업, 농지임대수탁, 매입비축, 경영회생지원 사업 등이 있다. 농지매입 비축은 농지매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고령·은퇴, 전업·이농하고자 하는 농가의 농지를 농지은행이 매입해 전업농 등에 장기 임대하는 사업이며 농지임대수탁은 농지를 소유하고 있으나 직접 농사를 짓지 못하는 부재지주의 농지를 공사가 수탁 받아 젊은 전업농 등에게 장기 임대 지원하는 사업이다.
공사를 통해 부재 소유주가 농지를 맡기거나 매도할 수 있고 이를 신규 창업농이 임대할 수 있어 농지가 효율적으로 이용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 또한 농가부채 절감 위해 경영회생지원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이는 경영 위기에 처한 농가의 농지를 공사가 매입해 매각대금으로 부채를 상환토록 하고 농지를 그 농가에 다시 임대해 경영의 지속성과 안정성을 확보하고 경영이 정상화된 시점에 다시 환매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앞으로 농지은행을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고 또 노력해 농지의 효율적인 이용과 농업인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기여하고자 한다.

Q. 농지은행 사업의 추진 실적과 효과, 향후   중점 추진 방향이 있다면.
A. 공사에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먼저 1995년 시작된 영농규모화를 통해 쌀 전업농의 호당 평균 경영규모는 2.6ha에서 2011년 5.4ha로 증가했다. 2.8ha의 경영규모 확대와 농가소득 1100만 원 증가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2006년부터 시작된 경영회생지원사업은 지난해 3878농가의 경영회생을 지원했는데 이를 통해 경영위기 농가들은 고율 연체이자 부담 대신 저렴한 임대료를 납부함으로써 호당 3100만 원가량의 연체이자비용을 절감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농지매입·비축사업을 통해선 2010년부터 매입 농지 987ha를 전업농 등 805명에 임대했으며 임대수탁을 통해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4만7854ha의 농지를 8만2674농가에 장기 임대해 호당 0.58ha의 경영규모를 확대했다. 농지은행은 농업인의 경쟁력을 높이면서 전체 농지의 효율적인 활용에 기여하는 중요한 사업이다. 앞으로도 새로운 사업발굴과 발전방안을 강구하는데 노력하고자 한다.

Q. 공사는 후계농업인 육성을 위해 2030세대 농지지원도 추진하고 있는데 반응은.
A. 대외적으로 FTA가 우리 농업의 가장 큰 과제라면 대내적으로는 고령화와 후계자 부족의 심화가 우리 농촌의 가장 큰 과제다. 65세 이상 고령 농업 경영주의 비중은 2010년 46.4%에서, 2015년에는 60%, 2020년 70%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차세대 우리 농업을 짊어질 핵심 농업인을 지속적으로 육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공사는 올해부터 영농규모화, 매입비축, 임대수탁사업 등 농지은행 사업을 통해 약 2500ha 농지를 20~30세대의 젊은 창업농, 귀농인에게 중점 지원하고 있다.
대상자로 선정되면 영농 희망지역, 재배작목, 규모 등 영농계획에 따라 5년 동안 최대 5ha의 농지를 우선 지원받을 수 있다. 젊은 창업농의 초기 농업 정착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 90%(2225ha)의 농지를 5~10년간 장기 임대차 방식으로 지원하고 나머지 10%(275ha)는 농지매입 자금을 장기저리(30년, 2%)로 융자해 농지 매입을 지원하는 방법이다.
공사는 올해 지원대상자 1106명을 선정하고 현재까지 선정자 중 363명에게 400ha의 농지를 지원했다. 그리고 이번 11월 한 달간 2013년 1차 지원대상자 신청을 접수해 12월 중 선정할 예정이다.
앞으로도 매년 1000여 명씩 2030젊은 세대 농지지원 대상자를 선정해 농지를 지원함으로써 농촌인구의 고령화를 방지하고 청년 농업인을 지속적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Q. 민간기업의 해외농업개발은 식량 확보에   효과가 있나.
A. 공사는 민간기업의 해외농업개발을 뒤에서 지원하고 기반을 닦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23개 기업에 665억 원을 융자 지원하고 농업개발 컨설팅을 지원했다. 특히 올해는 크게 늘어난 300억 원을 투입해 현지 환경조사, 전문 인력 양성 등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지난 2월 70여 개 기업과 함께 해외농업개발협회를 설립하고 제가 초대 회장직을 맡았다. 협회는 해외농업개발의 민·관 협력체계를 공고히 하고 해외에서 생산된 곡물을 효율적으로 반입하는 방안을 정책화하는 구심점으로 기능할 것이다.
해외농업개발은 아직 성과보다는 미래를 내다봐야하는 단계다. 사업 첫해인 2009년에는 해외에서 생산된 곡물량이 7000톤이었지만 지난해에는 13만8000톤으로 크게 증가했다. 생산된 곡물의 반입량 역시 지난해까지는 800톤가량이었지만 올해는 7000여 톤 규모로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기후변화에 따라 국제 곡물가격이 상승하고 수급이 불안정해지면서 곡물의 안정적 확보가 매우 중요한 국가적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공사는 앞으로 해외농업개발 지원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더욱 무게를 두고 추진할 것이다.

Q. 우리 농업기술의 해외 수출을 위해 많은    대외협력을 하셨는데 어떤 활동이 있었는지.
A. 한국 농업기술력의 해외 수출을 더욱 확대하기 위해 개발도상국과의 협력관계 구축과 활발한 사업수주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취임 이후 볼리비아, 태국, 미얀마, 탄자니아 등 여러 개발도상국의 정부관계자들과 지속적으로 만나 한국의 농업 인프라 기술 수출을 위한 대외협력을 이어가는 중이다.
지난 9월 18일에는 베트남 현지를 직접 방문해 쯔엉 떤 상(Truong Tan Sang) 베트남 국가주석과 응웬 당 콰(Nguyen Dang Khoa) 농업농촌개발부 차관을 만나고 앞으로 베트남의 농업·농촌 개발을 위해 양국이 적극 협력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Q. 개도국의 농업기술 수출이 어떤 의미가 있나.
A. 한국의 농업개발기술은 세계적으로도 매우 뛰어난 수준이다. 이를 개발도상국에 수출하는 것은 저개발국의 농업생산성을 향상시키고 한국농업의 위상을 높이는 것으로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분야다. 공사는 현재도 캄보디아 캄퐁참주(州) 농촌종합개발, 케냐 아웬도 지역 식수개발 사업 등 11개국 15개 지구에서 농업 인프라 구축을 지원하고 있다. 앞으로 농업 한류를 확장함으로써 한국 농업의 외연을 확장하고 저희 공사는 물론 한국의 국격을 높이는 바탕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Q. 남은 임기 동안의 목표에 대해 말씀하신다면.
A. 지난 1년이 이 사업들의 기반을 마련하는 시간이었다면 앞으로는 실질적인 성과가 도출되고 이 성과가 우리 농어촌의 새로운 변화로 나타나야 할 것이다. 저와 우리 임직원 모두 역량을 모아서 우리 공사가 농어민들에게 꼭 필요한 기관, 농어민들에게 희망과 힘을 주는 기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할 것이다.
앞으로도 농어민의 행복을 최우선 가치로 생각하고 농어촌의 현장과 농어민의 목소리를 사업추진에 적극 반영해 나가겠다. 농어촌공사의 활동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리며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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