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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수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병원장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
김동수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병원장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
  • 월간리치
  • 승인 2013.01.10 07:47
  • 호수 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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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구 신촌에 위치한 연세대세브란스 어린이병원. 매서운 추운 날씨에 찾아간 김동수 병원장의 집무실은 살얼음을 녹일 만큼 따뜻하고 귀여운 분위기였다. 모든 시설이 어린이 위주의 눈높이로 맞춰져 있었다. 이 방의 주인공은 ‘어린이들의 슈바이처’ 김 원장이다. 의사 집안에서 성장한 그는 이미 고교 시절부터 어린이를 위한 의사를 꿈꿨다. 그리고 어린이들을 위한 의사가 됐고 함께 호흡하고 있다.리치에선 ‘어린이에 대한 투자는 곧 미래에 대한 투자’라고 생각하는 김동수 원장을 직접 만나 어린이 병원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배재고등학교 2학년 때였다. 당시 어린이들을 위한 의사가 되어 봉사 활동으로 살아야겠다고 결심했다.”
김동수 원장은 이 결심을 실행에 옮겼다. 의대시절 때였다. 전국 방방곡곡 소외된 곳을 찾아 의료봉사 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의료 봉사를 하는 삶을 살아가겠다는 결심을 더욱 굳혔다.

유일한 취미는 봉사활동

“군 복무 후 봉사활동의 무대를 세계로 돌렸다. 1998년부터 태국과 몽골, 베트남 등 전 세계를 돌면서 의료 봉사를 하고 있다. 유일한 취미가 봉사활동이다.”
김 원장이 세계를 무대로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기반은 연세의료재단이다. 선교사를 통해 유엔 산하단체인 기아대책본부를 통해 정보를 받고 행정적인 도움으로 1998년부터 해외봉사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1999년 터키, 2000년 우즈베케스탄, 2001년 태국과 아프카니스탄, 2003년 이라크, 2005년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캄보디아. 세네갈, 탄자니아 등이 봉사활동 무대였다. 그렇게 40여 년을 의료봉사 활동하고 있다.
지난 2006년 6월 세브란스 어린이병원이 개원했다. 당시 병원의 비전은 크게 두 가지였다. 하나는 ‘하나님의 사랑의 손길을 통한 자상한 보살핌을 어린이와 청소년에게(Meticulous Care for the Children and Adolescents through the Touch of God's Love)’라는 미션이다.
또 다른 하나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병원’이다. 이후 어린이병원에는 현재 소아청소년과를 비롯해 소아비뇨기과, 소아외과, 소아신경외과, 소아정형외과, 소아정신과 등의 다양한 진료과에서 국제적인 명성을 떨치는 많은 교수들을 포함한 33명의 교수가 진료를 하고 있다.
“세브란스 어린이병원은 어린이병원으로서의 공적사명을 다하고 있는 국내 최고의 어린이병원이다.”
사실이다. 세브란스 어린이병원은 개원 이후 2007년 미국 필라델피아 아동병원과의 자매결연 외에 중국 북경 어린이병원, 상해 복단대 어린이병원, 그리고 하얼빈 및 대련 어린이 병원과의 자매결연 등 활발한 국제 교류를 통해 최신의 의료를 제공함과 동시에 캄보디아 해외 의료봉사, 애란원 국내 봉사 등을 하고 있다.
세브란스 어린이병원의 특징은 소아청소년 질환들을 다양한 진료과들의 협진 체계 구축과 다학제 간의 협력을 통해 매우 입체적이고 다각적으로 진료하고 있다는 것. 발달장애 클리닉은 그 중 한 일례다.
“어린이들의 발달장애는 원인 질환이 매우 다양하고 복합적이어서 부모들이 불편한 아이들을 데리고 여러 과를 다녀야하는 불편함이 있다. 그래서 발달장애 클리닉에선 한 환자를 4명의 전문의(정신과, 신경과, 신경외과, 재활의학과)가 동시에 진료하는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다.”
뿐만 아니다. 이분척추증 클리닉, 성폭력 피해아동, 아동학대 클리닉, 담도폐쇄 클리닉, 크론병 클리닉과 같은 특수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 이것이 다른 병원에선 치료 할 수 없는 난치성 질환 어린이들에게 첨단 치료법과 다학제 간 접근을 통해 최고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원천이다. 
무엇보다 세브란스 어린이병원은 소아 간질 클리닉에선 케톤식이요법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떨치고 있다. 매년 100차례가 넘는 간질 수술을 진행해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그 명성이 높은 양질의 진료를 환자들에게 제공 중이다.

자랑은 ‘one-stop-service’

“어린이병원의 자랑할 만한 진료프로세스로는 ‘one-stop-service’를 들 수 있다. 세브란스 어린이병원은 전국 각지에서 난치성 질환을 가진 어린이들이 온다. 때문에 내원당일 진료 후 검사와 결과 확인까지 한 번에 해 주고 있다. 이로써 환아에게는 빠른 치료와 가족들에게는 어려운 객지생활의 불편함을 덜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하고 있다.”
김 원장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세브란스 어린이병원만이 가지고 있는 자랑 거리로 소아 수면 마취실을 꼽는다. 사실 어린이들이 검사를 하기 위해 진행하는 수면 마취는 마취과 의사에 의해 진행되어야 마취로 인한 위험을 줄이고 환자 안전을 보장할 수 있다. 그래서 세브란스 어린이병원에선 경영적인 측면이 아니라 환자 안전에 최우선을 두고 소아수면 마취실을 4년 전 신설해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다.
“요즈음 어린이들이 가장 흔히 걸리는 병은 감염성 질환이다. 지금 같은 겨울은 건조한 공기, 실내와 실외의 높은 기온차 또 겨울철에 유행하는 호흡기 바이러스 등의 복합적인 요인으로 초래되는 호흡기 감염성 질환이 많다.”
일례로 감기를 포함하는 기관지염, 후두염, 모세기관지염, 폐렴 그리고 인플루엔자 감염 등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한다. 겨울철 식중독이라고 부르는 노로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구토와 복통, 설사도 많이 유행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런 감염성 질환은 이 시기에 많이 발생해 환자들이 병원을 많이 찾고 아울러 입원치료를 요하는 경우가 많아서 아이들 건강에 부모님들이 많이 신경을 쓰셔야 한다.”
김 원장은 급성 질환 외에도 최근에 들어서면서 질병 양상이 많이 변화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말하자면 과거에 유행하던 세균성 감염 질환이 줄어드는 대신 자가면역성 질환, 예를 들어 류마티스 질환 등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대사성 질환 특히 비만과 같은 문제가 점점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악성 질환도 꾸준히 늘어나는 양상도 보이고 있다고.
“비만의 문제는 아이들의 활동량이 줄어들고 고칼로리가 주인 음식 말하자면 서구화 되는 것이 문제다. 또 다른 문제는 정신적인 또 심리적인 증상이 발현되는 질환들이 점점 늘어가고 있고 때문에 사회적인 문제가 점점 늘어나는데 있으며 앞으로도 더 늘어날 것 같아 많은 우려가 된다. 당뇨병 등 성인병에 걸리는 비중도 점점 커지고 있다.”
김 원장은 어린이 당뇨병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으로 ▲고칼로리와 고지방 음식은 가능한 줄일 것 ▲야채와 과일 섭취를 늘릴 것 ▲외식을 줄이고 식사시간은 일정한 시간에 할 것 ▲음식물을 급하게 먹지 말 것 ▲텔레비전 시청이나 컴퓨터 사용은 하루 1~2시간으로 제한 할 것 ▲매일 30분 이상 걸을 것 등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선 현재의 잘못된 습관 즉 고칼로리 음식의 선호나 잘못된 식사방법, 규칙적인 운동이 이루어지지 않는 원인 등을 파악해 이를 고치는 것이 필요하다고. 아울러 일시적인 변화가 아닌 지속적인 습관이 되도록 가족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역부족인 정부 지원 아쉬워”

“그동안 치료를 하면서 보람을 느낀 것을 꼽는다면 다 죽어 가는 생명을 살린 모군이 훤칠하게 성장해 방문했을 때다. 이처럼 치료했던 어린이들이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찾아줄 때 상당히 큰 보람을 느낀다. 반면 아직 모든 것이 완전하지 않은 어린 아이를 다루는 게 어렵다.”
김 원장은 어린이병원의 경우 일반 병원의 2~3배이지만 정부로부터의 지원은 오히려 역부족한 것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한다.
사실 소아암이나 희귀병 환자들은 정부와 각 기관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하지만 생활이 어려운 소녀 소년 가장이나 미혼모 등 정작 도움이 필요한 계층이 많은 게 현실이다. 특히 어린이들에 대한 대우는 아직 많이 부족한 것이 우리나라의 실정이다.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이다. 부모의 헌신적이고 진정한 사랑을 받고 자라나는 아이들은 정신적인 건강뿐만 아니라 육체적으로도 건강하게 자라난다는 것이다.”
김 원장이 어린 자녀들을 둔 부모들에게 해주는 당부다. 그렇다고 무절제적인 사랑을 해주라는 것이 아니라고. 옳고 그름을 확실하게 가르치며 사랑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중요한 사실은 사랑을 받아보지 못한 사람은 사랑을 할 줄도 모른다는 것이다. 요즈음 청소년의 많은 문제는 부모의 사랑의 결핍 내지는 비뚤어진 사랑을 받고 자랐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사랑하자. 사랑이 가장 훌륭한 보약이다.”
김 원장은 겨울방학 혹은 겨울철 어린이 건강관리법에 대한 조언도 빼놓지 않는다. 무엇보다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이 어린이 건강관리법에서 중요하다고. 사람이 많이 몰리는 공공장소를 자주 출입하는 것은 절제하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춥다고 실내에서만 지내도록 하는 것은 좋지 않다. 특히 아이들이 앉아서 주로 하는 컴퓨터 게임 등을 오래하도록 하는 것은 좋지 않다. 외출하고 돌아와선 손 씻기와 소금물 양치질을 하도록 한다. 특히 충분한 영양을 공급하도록 한다.”
충분한 영양을 공급하기 위해선 신선한 식품 섭취를 늘리고 인스턴트식품은 피하며 여러 가지 골고루 음식을 섭취하도록 해야 한다는 게 김 원장의 말이다. 이것이 아이들의 저항력도 키운다는 것이다.
김 원장은 또 매일 꾸준한 운동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걷기나 심지어 좁은 공간에서도 가능한 줄넘기 같은 것을 추천한다.

“사랑이 가장 훌륭한 보약”

김 원장은 병원장이 될 때 세브란스병원의 창립 정신이기도 한 ‘적어도 우리 병원에 오는 환자들이 치료비가 없어서 치료를 못 받는 일은 없애야겠다’는 것을 천명했다고 한다.
김동수 원장은 “병원 같지 않은 환경, 말하자면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놀이터와 같은 그런 환경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면서 “결국 즐거운 마음으로 병원을 놀러 왔다가 진찰도 받고 치료도 받고 돌아가는 그런 환경을 만들기를 바라며 이를 위해 조금씩 구조와 시설을 고쳐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이어 “어린이병원이 경영면에서 어려운 게 우리나라의 사회 현실”이라고 지적하며 “이 같은 병원 경영이 현실화될 수 있도록 정부에서 많은 관심을 가져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프로필
▲ 1953년 서울생
▲ 학력
연세대학교 의과대학부속 세브란스병원 소아과전공의 수료(1982년), 연세대학교 의과대학부속 세브란스병원 인턴수료(1977년), 의사면허취득(1977년),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졸업(1977년), 배재고등학교 졸업(1971년)
▲ 경력
대한소아과학회 이사장(2012년 11월~현재), 대한류마티스학회 회장(2012년 5월~현재), 가와사끼병 연구회 부회장(2011년 3월~현재), 평화나눔회 이사장(2011년 1월~현재),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병원장(2010년 3월~현재), (사)한국 백혈병 소아암협회 이사(2010년 2월~현재), 대한소아과학회 부이사장(2009년 11월~2012년 10월), 서울특별시 사회복지 공동모금회 회장(2008년 11월~2010년 11월), 소아과학교실주임교수 겸 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과장(2008년 8월~2010년 2월), 보건의료법 고위자 과정-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2007년 9월~2007년 12월), 소아임상면역학회 부회장(2007년 3월~현재), 세브란스 병원 제2부원장(2007년 3월~2008년 7월), 서울시공동모금위원회 운영위원(2006년 9월~2010년 11월),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약효 및 의약품 등 안전대책분과위원회 위원(2005년 12월~현재), 국군지구병원자문의사(2005년 3월~현재),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학생부학장(2004년 9월~2006년 8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면역질환연구소 소장(2001년 3월~2006년 2월), 감염학회 간행위원, 류마티스학회 간행위원·평의원 소아감염학회이사, 대한항공학회 이사(2000년 10월~현재), 대한소아과학회 재무이사(2000년 10월~2003년 10월), 국민건강보험 진료심사평가위원회 중앙심사위원회 비상근심사위원(1997년 10월~현재), 대한소아과학회 총무이사(1997년 10월~2000년 10월), 대한알레르기학회 재무이사(1994년 11월~1997년 4월), 대한소아과학회 학술위원(1994년 10월~1997년 10월), 대한소아과학회 보수교육위원(1989년 10월~1992년 10월), 워싱턴의과대학, 센트루이스 소아병원 류마티스과 교환교수(1997년 12월~1998년 2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소아과 교수(1999년 3월~현재),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소아과 부교수(1994년 3월~1999년 2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소아과 조교수(1989년 3월~1994년 2월), 버팔로 뉴욕 주립대학 의과대학 미생물학교실 면역학 연구조교수(1987년 7월~1988년 7월), 연세대학교 대학원 수료(1986년 8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소아과 전임강사(1985년 5월~1989년 2월), 군의관 복무(1982년~1985년), 소아과 전문의 취득-전문의번호 860(1982년 4월)
▲ 논문
가와사끼병의 면역학적 연구기전에 관한 연구논문을 포함해 310편 학술논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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