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0 09:50 (금)
전병서 교수
전병서 교수
  • 월간리치
  • 승인 2013.03.10 16:48
  • 호수 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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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륙을 휩쓴 스모그 공포...스모그가 수도(首都)를 바꾼다?

중국이 사상최악의 스모그로 난리가 났다. 30년 만에 G2로 올라선 고속성장의 대가로 거대 도시의 뒷구멍에서 내뿜는 스모그가 원, 명, 청, 신중국 800년에 걸친 수도 베이징의 눈물을 만들었다. ‘니하오 베이징’이 아니라 ‘바이바이 베이징’을 하고 싶은 것이 세계2대 경제권의 수도에 사는 이들의 심정이다. 북경은 정치, 문화의 중심이지만 이젠 오염중심이라는 악명이 하나 더 붙었다.

중국에선 북방의 이민족의 침입과 구소련과의 관계 때문에 지리적이점으로 수도로 간택된 북경이 이제 그 한계를 다했고 이젠 정치, 경제 문화수도를 각각 따로 두는 1국3수도론까지 등장하고 있다. 지금 중국에서는 북경의 스모그는 갔지만 중국의 환경산업이 이제 새로운 도약을 맞을 것 같다.

사상 최대 공기 오염

2013년 새해 들어 중국의 자랑인 베이징이 스모그공포에 휩싸였다. 1월 한 달 중 25일이 스모그로 앞이 안 보이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2008년 올림픽을 개최했던 국제도시 베이징이 ‘잿빛 스모그의 도시’로 전락했다.
중국 인터넷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먼 거리는 삶과 죽음 사이의 거리가 아니라 너의 손을 잡아도 너의 얼굴을 볼 수 없는 북경의 거리”라는 비난이 나왔다.
이번 중국 북경의 문제는 첫째 스모그가 단순한 안개가 아니라 중금속 물질로 심각히 오염돼 있다는 점이다. 1월12일에 이미 주중 미국대사관이 발표하는 대기 질량 지수는 336으로 ‘위험’ 수준이었다.
북경시 환경감시센터의 지수도 ‘심각한 오염’을 뜻하는 292를 가리켰다. 베이징 도심은 1월29일 오전 PM 2.5(지름 2.5㎍ 이하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당 354마이크로그램(㎍)을 기록했다.
베이징에서는 전날 초미세먼지(PM 2.5)` 농도가 최고 456㎍/㎥까지 치솟은 데 이어 이날도 일부 지역에서 최고 42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치(25㎍/㎥)의 14배를 넘는 수치다. PM 2.5는 ㎥당 300㎍이 넘으면 건강한 사람도 신체 저항력이 급속도로 떨어지면서 질병에 걸릴 수 있는 위험한 수준으로 분류된다.
둘째는 스모그 지역이 북경 한 곳 만이 아니라 광범위한 지역에서 일어났다는 것이다. 베이징, 톈진, 스자좡, 지난 등은 6단계 대기오염 지수 중 최악인 6단계를 기록했다. 정저우, 우한, 시안, 난징, 선양, 창춘 등도 5등급일 정도로 오염됐다고 밝혔다.
스모그가 발생한 지역만 130만㎢에 달하고 있으며 200m 앞도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이는 남한 면적의 13배, 프랑스 면적의 두 배이고 중국 전체 면적의 7분의 1에 해당한다.
북경시는 시민들에게 외출을 자제해 줄 것을 권고하는 한편 당과 기관, 기업 등에 공무용 차량의 30%는 운행을 못하도록 하는 긴급대책을 내놨다. 또 오염물질 배출이 많은 중점 관리 기업 103곳에 대해 가동을 잠정 중단시켰다.
업종은 화공과 건자재, 야금(冶金) 등 오염물질 배출이 비교적 많은 중대형 공장들이다. 먼지를 많이 일으키는 건설 공사장은 일부 폐쇄됐고 자갈과 흙을 운반하는 차량들도 시내 진입 등이 엄격히 통제됐다.
베이징시는 스모그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금년 안에 대기오염 방지조례를 제정해 시행하기로 했다. 조례에는 공기가 오염됐을 경우 오염물질 생산자는 자동적으로 생산을 중단하고 배기가스 배출이 많은 자동차 역시 운행을 중지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또 자동차가 3분 이상 정지할 경우에는 의무적으로 엔진을 끄도록 하는 규정도 만들 예정이다. 이와 함께 강풍이 불면 건설공사장은 자동으로 공사를 중단하고 대기오염이 심한 일정지역에선 아예 차량운행을 금지시키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이번 중국의 스모그 현상은 중국 북부지방을 덮친 42년만의 기록적 한파로 인한 난방용 석탄 사용 급증이 자동차 매연 등과 합세하면서 일어났다. 또한 분지의 성격이 강한 북경의 지역적 특성으로 외부지역으로 공기의 환류가 어려워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보다 근본적인 것은 에너지 중 석탄의 비중이 68%를 넘어서고 북경의 경우 500만대의 자동차가 뿜어내는 매연이 이번 독스모그의 주요 요인이다. 특히 올겨울에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한파가 이어지며 석탄 사용량이 크게 늘어난 것이 스모그의 주요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세계에서 오염이 가장 심한 도시 10곳을 꼽을 때 중국의 다섯 개 도시가 거기에 포함되는 원인은 바로 석탄 때문이다. 이는 중국의 환경을 해칠 뿐 아니라 전 세계 생태계까지 위협하는 심각한 위험요소가 되고 있다.
중국의 경우 자동차용 석유의 질량이 낮은 것도 대기오염의 중요한 요인이다. 3대 석유회사가 모두 국유이기 때문에 환경개선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석유질량을 결정하는 위원회에도 이들 석유회사 대표들이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역대 수도는 시안, 뤄양, 카이펑, 난징, 베이징 등으로 정치·군사적 필요성에 따라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동했다. 중국의 중심 베이징(北京)은 원, 명, 청 3개 왕조를 거쳐 오늘의 신중국에 이르기까지 중국의 수도로 그 위치를 굳건히 하고 있다.
베이징은 850여 년간 중국의 수도로 존속하고 있지만 현재 인구 팽창과 대기오염, 물 부족 등 많은 문제점이 등장하면서 천도론이 심심치 않게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명과 청조 때는 북방 이민족 침략 방어를 위해 베이징을 수도로 삼았지만 지금은 교통과 통신이 발달해 이런 것이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이번 스모그사태를 계기로 수도를 인구과밀과 환경문제가 심각한 베이징에서 양쯔강 중하류 화동지방의 중소도시로 이전하는 것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정치, 경제, 문화를 각기 관장하는 1국3수도론도 공공연히 등장하고 있다. 공기오염으로 인해 나라의 수도를 바꾸는 사태가 생길 수 있는 상황이 온 것이다.

환경산업이 대박산업으로 등장

지금 중국에선 마스크와 공기정화기 그리고 환경관련제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중국의 스모그 때문에 환경산업이 각광을 받고 있다. 중국의 공기청정기 보급률은 0.1%도 안된다.
이번사태로 청정지역공기를 캔에 담아 파는 기발한 기업까지 나왔다. 현재 중국 내 직경 2.5㎛ 이하 초미세 먼지(PM 2.5) 측정 관련 설비는 모두 외국산이다.
지금 중국은 공기 외에 토양오염으로 식수산업에도 비상이 걸렸다. 중국의 13억 인구 중 아직 70%가 지하수를 음용수로 사용하고 있다. 최근의 조사에 의하면 중국의 지하수의 64%가 심각하게 오염되어 있다고 한다.
중국북경의 스모그사태는 일단락되었지만 중국의 환경에 대한 인식은 한방에 획기적으로 개선됐다. 고성장의 후유증으로 빈부격차도 심각하지만 환경오염은 더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것을 인식시킨 것이다. 중국의 13억 인구가 먹고 마시는 물과 공기를 정화하는 사업이 이번 북경의 스모그 사태로 대박산업으로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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