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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컨퍼런스 ‘중견기업 육성 : 독일의 경험에서 배운다’...“‘히든 챔피언’ 육성으로 경제 허리 튼튼”
국제 컨퍼런스 ‘중견기업 육성 : 독일의 경험에서 배운다’...“‘히든 챔피언’ 육성으로 경제 허리 튼튼”
  • 월간리치
  • 승인 2013.05.13 09:39
  • 호수 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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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와 세계경제연구원이 공동 주최하고 KB금융그룹, 독일 아데나워재단이 후원하는 ‘중견기업 육성: 독일의 경험에서 배운다’ 국제 컨퍼런스가 지난 4월 11월과 1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렸다. 이번 컨퍼런스는 세계적 경쟁력의 중견기업들을 통해 일자리 창출과 경제 성장, 안정적 복지라는 경제의 선순환을 달성한 독일의 경험을 공유하자는 취지로 마련한 행사다. 새 정부의 중견기업 육성 의지와 맞물려 이틀간 300여 명의 국내외 기업인, 경제 전문가들이 참석하는 성황을 이뤘다.

이번 행사에선 독일 집권여당의 부대표인 미하엘 푹스 박사는 특별연설을 통해 독일 중견기업 육성책의 성공비결을 전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자국의 ‘미텔슈탄트’(중견기업)의 특징과 성공 원칙에 대해 밝힌 것이다.

독일 중견기업 성공비결

푹스 의원은 기업 경영자가 가져야 할 조건과 정부 지원 형태를 함께 거론했다. 기본적으로 책임감이 강한 경영자가 적절한 형태의 정부 지원을 만나면 중소기업이 미텔슈탄트로 성장한다는 것이다.
그는 “필요하면 채용했다가 필요가 없으면 해고하고 이런 게 아니라 가족처럼 한 번 채용하면 평생 고용하는 기업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푹스 의원은 이어 “미텔슈탄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혁신이다. 정부에선 미텔슈탄트의 혁신을 위한 전담 부서를 두고 집중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며 “또한 기업가들이 자유롭게 경영할 수 있도록 불필요한 규제나 관료주의도 없앴다. 내가 의회에서 하는 일이 그런 것이다”고 말했다.
푹스 의원은 “한국에 있는 독일상공회의소는 독일 기업의 한국 진출 때 문을 열어주는 역할을 한다”며 “한국 중견기업도 미래를 위해 세계 시장으로 나가야 하며 정부가 이를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독일재건은행(KfW)을 통해 중소기업 금융지원에 나서고 있으며 지속 성장의 전제조건인 숙련 노동력 확보를 위해 외국인 채용이나 외국서 일하는 독일인을 돌아오게 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 재정위기에도 독일 경제가 흔들리지 않는 것은 위기 때 더 진가를 발하는 강한 중소·중견기업인 ‘히든챔피언’이 있어서다.
그렇다면 1500개에 달하는 독일 히든챔피언의 경쟁력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독일 만하임대학 중소기업연구센터 소장인 미하엘 보이보데(Micheal Woywode) 교수는 히든챔피언 경영자들의 특유의 기업가 정신을 그 비결로 꼽았다.
보이보데 교수는 “가족기업이 대부분인 독일 히든챔피언은 대개 50년 이상 한 분야만 파고들어 독자적인 지위를 확보했다”며 “차입 경영을 최소화하고 자기 자본을 바탕으로 한 안정적인 경영과 제품 혁신을 추구해 경기에 덜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청소장비 전문기업 카처(Karcher)를 대표적인 사례로 들었다. ‘세상을 깨끗하게 한다’는 단순한 슬로건 아래 카처는 고압 온수를 이용한 산업용 청소장비를 50년 이상 꾸준히 생산한 결과 1980년 1억 유로였던 매출이 2010년 17억 유로로 성장했다는 게 보이보데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연구·개발(R&D)에 중소기업은 평균 매출의 3%, 대기업은 5% 정도를 투자하는 반면 히든챔피언은 5% 이상을 투자한다”며 “카처 역시 연간 수백 개의 특허를 등록할 정도로 R&D에 돈을 아끼지 않고 있으며 세계 유명 건물이나 기념비 등을 무료로 청소해주는 등 사회적 책임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 히든챔피언 키워야

이날 컨퍼런스에는 국내 학자들과 정부 관계자들도 참석해 의견을 나눴다.
윤상직 산자부 장관은 “한국에도 독일의 히든 챔피언 같은 중소기업의 등장이 매우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독일의 사례는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중견기업 중 히든챔피언 수준의 수출 1억 달러 이상 기업은 약 100개다.
윤 장관은 “국내 중견기업 비중은 전체 사업체의 0.04%로 극히 미미하다”며 “2017년까지 수출 1억 개 이상의 글로벌 전문기업 300개 이상을 육성해 창조경제의 허리를 튼튼하게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동성 서울대 교수는 ‘정부가 중소기업을 육성하면서 양보다는 질을 우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을 물리적으로 키우는 게 능사가 아니라 자생력을 가진 전문기업으로 만드는 게 정부의 과제라는 얘기다.
조 교수는 “대기업도 이제는 중소기업이나 중견기업에 의존할 게 아니라 자신들이 개발한 능력을 가지고 해외로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망 중소기업을 옭아매 다른 곳에는 납품을 하지 못하게 압박하는 일부 대기업들의 행태를 비판한 것이다.
성윤모 중소기업청 중견기업국장은 “정부 내에 중견기업 담당 부서가 생긴 게 불과 12개월 전”이라며 “정부의 종합 계획은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의 성장사다리 발전방안’이라는 이름으로 올 6월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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