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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트 샌드 듄 국립공원 모래 언덕 사이 ‘환상의 세계’
그레이트 샌드 듄 국립공원 모래 언덕 사이 ‘환상의 세계’
  • 월간리치
  • 승인 2013.08.07 18:31
  • 호수 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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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평원 너머 시커먼 산들 앞 하얀 물결이 출렁이고 있다. 1807년 이 광경을 마주친 탐험가 지불론 파이크(Zebulon Pike)는 ‘이곳의 모습은 마치 폭풍 속에서 거세게 밀려오는 파도 같아 보인다. 주변에 군데군데 풀만 없다면 말이다’라고 소감을 피력한다. 그레이트 샌드 듄 국립공원(Great Sand Dunes National Park 2004년)은 상식을 깨는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평원 한복판 하얀 모래 언덕 산들은 멀리서 바라보면 밀물처럼 보이기도 하고 뒷배경으로 병풍처럼 약 1만3000 피트(약 3965m) 높이의 산들이 죽 늘어서 있는 상그리 데 크리스토 산맥(Sangre De Cristo Mountains)과 대조되어 매우 낮아 보인다.
하지만 가까이 다가가 모래 경계선에 들어서는 순간 숨 막힐 듯한 모래 바다가 펼쳐지고 보통 모래 언덕들은 약 750 피트(약 228m)되는 높이로 수마일에 걸쳐 연이어져 있다. 신비한 자연 현상으로 형성된 이 지역은 보존의 가치가 인정되어 비교적 최근인 2004년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됐고 규모는 총 10만7000에이커다.
공원은 콜로라도 주에 있는 4개의 국립공원 중 하나며 남부 중간쯤 위치하고 있다. 이곳은 서쪽산 후안 산맥(San Juan Mountains)과 동쪽 상그리 데 산맥 사이에 넓고도 메마른 평원 산 루이스 밸리(San Luis Valley)라고 불리는 곳에 자리하고 있다.

모래로 이뤄진 공원

모래 언덕들이 만들어지게 된 이유는 먼저 산 후안 산맥으로 부터 흘러나오는 수많은 개울 물들이 산 루이스 계곡에 있는 얕은 호수로 자갈과 모래들을 운반하게 된다. 가뭄기간이 되면 이 호수들은 어김없이 메말라 바닥이 드러나 게 되면서 엄청난 양의 모래 알갱이를 만들어 바람에 따라 움직이게 만든다.
즉 남서쪽에서 불어오는 강한 바람이 상그리 데 산맥쪽으로 작은 알갱이들을 무수히 보내지만, 상그리 데 크리스토 산맥에 막혀 더 이상 못가고 산기슭 앞에 모래 언덕들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모래 언덕들은 북아메리카에서 형성된 다른 지역 모래 언덕들 중 가장 높고 약 30 스퀘어 마일에 걸쳐서 이 일대를 덮고 있다.
이 환상의 지역으로 들어선 어른들은 모래 언덕 사이로 하이킹을 하다가 그 아름다움에 발걸음을 멈추고 경탄의 눈으로 절경을 감상한다. 아이들은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가파른 모래 언덕 표면을 따라 미끄럼을 타면서 환상의 나라 속으로 빠져든다.
꾸준히 불어오는 바람으로 높은 모래 언덕은 새롭게 만들어 지기도 하고 다음날이면 있던 자리에서 없어지기도 한다. 때로는 반대편에서 부는 바람으로 인해 모래가 앞뒤로 이동하다 수직으로 날카롭게 능선을 만들기도 하고 모래를 한 곳에 머물게도 한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모래 언덕들이 하나 둘 모여서 마침내 독특한 형태의 공원이 된 것이다.
공원을 진입하는 길은 외길인데 US150으로 북상하다 보면 공원 입구에서 도로가 끝이 난다. 입구에서 조금만 더 들어가면 왼편으로 비지터 센터가 나오고 이곳에서 상영하는 20분짜리 비디오 시청을 통해 공원에 대한 역사와 지질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여름에는 공원 레인저가 특별히 가볼만한 장소와 트레일을 직접 소개도 하고 체험 프로그램을 제시하기도 한다. 
이 공원의 탐험은 듄(Dunes) 주차장이라고 불리는 장소에서 시작하면 좋다. 여러 입구를 통해 모래사장으로 들어가면 서서히 걸어서 제일 먼저 도착되는 곳은 메다노 크릭(Medano Creek)인데 조그만 시냇물이 모래 가장자리를 따라 흐른다. 이러한 습기가 모래 언덕을 만드는 환경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요소가 된다.
아이들은 이곳에서 모래성을 만들기도 하고 맨발로 물위를 걷기도 한다. 메다노 크릭은 보통 봄에만 흐르는데 산에서 눈 녹은 물이 흘러야만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가끔 일시적으로 모래로 댐을 막았다가 무너뜨리기도 하는데 그 때는 깊이가 1피트(약 30.5cm) 정도가 되어 아이들이 물놀이하기에 아주 적당하다.
공원 전체 모래 언덕들은 비록 매혹적이고 아름답다 해도 틀에 박힌 모양으로 정형화되어 있어서 동식물의 안식처는 어디에도 찾아 볼 수 없다. 반면 공원의 동쪽은 하이킹하기 좋은 코스들이 많이 있고 높이에 따라 온갖 식물과 다양한 종류의 나무들이 자란다.

색다른 풍경

트레킹을 하고자 한다면 비교적 걷기 쉬운 반마일의 몬트빌 내이처 트레일(Montville Nature Trail)과 예전에 파놓은 약 1마일(약 1.6km) 정도의  관개 수로 옆길을 따라 걷는 웰링턴 디치 트레일(Wellington Ditch Trail)이 있다.
사륜구동 차로 이동할 수 있다면 비포장도로인 메다노 패스 프리미티브 로드(Medano Pass Primitive Road)를 따라 약 11마일(약 17.6km) 해발 9,982 피트(약 3045m)에 있는 메다노 패스(Medano Pass)에 도달해서 주변 풍광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이 지역을  방문하기 좋은 시기는 1년 내내 언제라도 좋지만 온화한 날씨인 봄과 가을을 제일 권장한다. 그래도 여름시즌에 가장 많은 방문객들이 있다.
그레이트 샌드 듄 국립공원은 참으로 특이한 곳이다. 이곳을 방문하는 자들은 슬로우 모션처럼 천천히 부드럽게 감성을 자극받으면서도 부인할 수 없는 색다른 경이로움을 경험하게 된다.
어쩌면 주변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듯한 하얀 모래 산들은 정말 생뚱맞은 모습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이곳은 다른 수많은 국립공원과는 또 다른 독특한 경관을 보여준다. 그것이 바로 이 공원의 매력이자 자연의 신비이다. 개성을 중시하는 이 시대의 흐름과도 같이 유니크한 곳 그레이트 샌드 듄 국립공원이다.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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