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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카 킴 라틴재즈 퀸텟 “음악을 통해 꿈 이야기한다”
에카 킴 라틴재즈 퀸텟 “음악을 통해 꿈 이야기한다”
  • 월간리치
  • 승인 2013.10.10 19:01
  • 호수 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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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13일 마포 아트센터에서 열린 에카 킴 라틴 재즈 퀸텟(Ekah Kim Latin Jazz Quintet). 5명의 버클리 음대 출신 연주자들이 에카 킴 재즈 밴드라는 이름아래 뭉쳤다. 에카 킴은 각기 다른 국적과 개성을 지닌 멤버들과 함께 역동적이면서도 창의적인 퓨전 재즈의 참맛을 보여주었다. 리치에서 그 현장에 직접 찾아가 보았다.

미국의 영향력 있는 비평가 브랜트 블랙을 비롯, 전 세계적으로 많은 재즈 뮤지션들이 에카 킴(본명 : 김현중)의 연주와 음악에 대해 호평한 사실은 그의 공연을 본 사람들이라면 그리 놀랄만한 일도 아닐 것이다. 장르와 형식, 박자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음악 세계를 통해 에카 킴은 소통과 삶, 꿈에 대한 자신의 메시지를 노래했다.

“음악은 소통의 매개”

에카 킴 라틴 재즈 퀸텟은 에카 킴이 미국 보스턴 버클리 음대에서 공부하던 시절 시작한 프로젝트다.
“어릴 적 우연히 시작하게 된 클래식 기타를 통해 작곡의 매력에 눈 뜨게 되었다”는 그는 유년 시절부터 호주, 미대륙, 동남아시아, 유럽 등을 여행하고 세계 여러 지역에 거주하면서 다양한 문화, 인종, 풍습 등을 익혔다.
이후 남미의 열정과 아프리카의 원초적인 에너지가 뒤섞여 있는 라틴 음악에 매료되어있던 에카 킴은 재즈의 즉흥성이 갖고 있는 자유로움에 개인적인 색깔을 입혀 하나의 새로운 음악적 정체성을 만들고자 하는 고민 속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던 중이었다.
그는 표현의 극대화를 위해 다양한 뮤지션들과 같은 음악을 수많은 다른 방법으로 연주해봤다. 그런가 하면 음악적 정통성을 위해 실제 남미와 아프리카에서 태어나고 자란 뮤지션들과 함께 작업하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비슷한 음악적 방향에 관심이 있고 열린 생각을 가진 마음 맞는 사람들이 모여 2009년 라틴 재즈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다음으로 들려드릴 것은 Baby Steps, 걸음마라는 제목의 곡이다. 제 아이를 보면서 느꼈던 떨림, 설렘 등의 감정을 담은 곡이다.”
에카 킴은 첫 곡 ‘99가지의 자극, 한 가지 선택(99 Inspirations 1 Perspiration) 연주를 마친 뒤 관객들에게 다음에 들려줄 곡에 대해 설명했다.
작품을 구성하고 만들어내기까지의 일화와 감정 등을 자세히 설명하면서 그는 “음악을 통해 마음과 마음, 생각과 생각이 연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음악으로 이 세상 누군가와 어떠한 가치가 공유될 수 있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에카 킴은 작곡자이자 프로듀서이며 퍼커셔니스트, 드러머다. 팀의 리더로서 그가 다루는 악기는 드럼. 그는 공연을 통해 드럼이라는 악기도 곡 전반을 리드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강렬하면서도 열정적인, 또 그러면서도 부드러움을 간직한 특유의 타법을 통해 에카 킴은 관객들과 소통했다.
무대에 섰을 때 가장 행복한 음악가가 되는 에카 킴. 그의 기억 속에 가장 오래 남은 공연은 무엇일까.
에카 킴은 2010년 열렸던 미국 보스턴에 있는 버클리 퍼포먼스 센터에서의 공연을 꼽았다. 그해 여름 들뜬 마음으로 공연 준비를 했고 연주인들 모두 최상의 상태로 녹음과 공연 모두 잘 마칠 수 있었다고.
그는 “사실 이 공연 직후 밴드 멤버 전원이 미국에서의 공부를 마치고 각자의 나라로 돌아가게 된 시점이었고 언제 다시 만나게 될지 몰랐던 막연한 시기였으나 BPC공연으로 좋은 호응을 얻고 때마침 같은 해 준야가 기획한 일본 투어와 맞물려 밴드가 계속 유지됐다”며 “어떻게 보면 2010년 BPC 공연은 에카 킴 라틴재즈 퀸텟의 신호탄이었고 오늘까지도 이 프로젝트는 계속되고 있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넘치는 에너지와 하모니

“안녕하세요. 따뜻하게 맞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한국어 열심히 공부해서 다음에 또 찾아뵙겠습니다.”
객석에서 감탄사와 함께 박수가 쏟아져 나왔다. 주인공은 다름 아닌 에카 킴 밴드 퍼커셔니스트 호르헤이 페레즈 곤잘레즈(Jorge Perez Gonzalez).
그에 이어 다른 멤버들에 대한 소개가 이어질 때마다 객석에서는 웃음과 박수가 끊이지 않았다. 다양성을 인정하고 음악을 통해 많은 이들과 소통하길 원하는 그의 음악 세계만큼이나 에카 킴 밴드의 멤버 구성은 다양하다.
리투아니아 국적으로 테너 색소폰 담당 리우타우라스 야누샤이티스(Liutauras Jannusaitis), 베이스를 맡고 있는 일본인 케이스케 히가시노(Keisuke Higashino), 같은 국적으로 작곡과 피아노를 맡고 있는 준야 후쿠모토(Junya Fukumoto), 스페인 출신 퍼커션 호르헤이 페레즈 곤잘레즈(Jorge Perez Gonzalez)가 바로 그 주인공들.
에카 킴은 “케이스케를 비롯, 모두 자신의 음악 활동에 도움을 주고 힘이 되는 멤버들”이라고 소개하며 공연을 이어나갔다.
이날 공연에서 주로 연주된 곡은 ‘99 Inspirations 1 Perspiration’, ‘Baby Steps’, ‘Logic’ 등으로 2011년 발매된 그의 두 번째 앨범 에카소닉(Ekahsonic)에 수록된 작품들이었다. 말미에는 최근에 발매한 5집 Family Circus(2013)에 수록되어 있는 ‘Family Time’으로 막을 내렸다. 장르와 형식에 구애 받지 않는 크로스오버 재즈 음악의 신선함과 넘치는 파워와 에너지, 다양한 악기와 멤버들 간의 하모니가 주는 경쾌한 선율을 보여준 이번 공연에서 에카 킴은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과 음악을 통해 소통과 삶, 그리고 꿈을 이야기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소통과 꿈을 위한 음악을 하는 에카 킴. 그에게 쏟아지는 세계적인 재즈 뮤지션과 미국 비평가들의 호평은 어쩌면 예고된 것이다.
“Ekah Kim is one of the most musical and thrilling drummers whose compositional skills are as unique and outstanding. His music says a lot.”
뉴욕 재즈 피아니스트 장미셸 필크(Jean-Michel Pilc)는 “에카 킴은 가장 음악적이고 스릴있는 드러머 중 한 명이며 연주만큼이나 작곡 능력 역시 독특하고 뛰어나다. 그의 음악은 많은 것을 이야기한다”고 평했다.
“Ekah Kim is a rhythmic master of the percussive nuances essential in driving the more authentic train.”
재즈 비평가 브랜트 블랙(Brent Black)은 “에카 킴은 진정한 타악적인 뉘앙스를 표현해 내는 리듬의 마스터”라고 말했다.
“Very impressive ideas driven by high energy and extraordinary creativity.”
재즈 드러머 테리 린 캐링턴(Terri Lyne Carrington)은 “역동적인 에너지와 보기 드문 창의력이 빚어낸 매우 감명 깊은 아이디어들”이라고 말했다.
“Ekah’s drumming is crisp, clear, and always supportive of the soloists and the music as a whole.”
미국 모던 재즈 섹소포니스트 크리스 포터(Chris Potter)는 “에카의 드러밍은 깔끔하고 명료하며 솔로이스트와 음악을 항상 서포트 해준다”고 말했다.

끝없는 실험과 도전

에카 킴의 꿈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그의 라틴재즈 프로젝트는 올해에도 새 앨범을 녹음했고 내년에 일본에서 발매된다.
특히 내년에는 쇼팽, 베토벤, 바흐, 모짜르트, 파카벨, 챠이코프스키 등의 익숙한 클래식 곡들을 라틴 재즈 스타일로 편곡해 여태까지의 자작곡 위주의 작품들과는 조금 색다른 앨범을 만들 계획을 갖고 있다. 동일 프로젝트로 내년 가을 동유럽 투어를 준비하고 있고, 올해 한국 공연의 라이브 앨범도 곧 발매될 예정이다. 그 외에 올해 말 에카 킴의 새 앨범 ‘Under the Sun’이 미국에서 발매된다. 컨템포러리 재즈 스타일의 신선한 콘셉트의 앨범이고 터키, 미국, 일본, 포르투갈 그리고 한국의 뮤지션들이 모여 만든 또 하나의 프로젝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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