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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년랜드 국립공원 오지 속 ‘자연의 신비’ 드러나다!
캐년랜드 국립공원 오지 속 ‘자연의 신비’ 드러나다!
  • 월간리치
  • 승인 2013.10.10 19:18
  • 호수 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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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서쪽에서 흘러 들어오는 그린 리버(the Green River)와 북동쪽에서 흘러 내려오는 콜로라도 리버(the Colorado River)는 마치 견우와 직녀가 오랜 세월 애타다 만나듯 캐년랜드 한복판에서 극적으로 한줄기가 되어 그랜드 캐년 안으로 유유히 흘러 들어간다. 그 물줄기가 세월을 기반으로 바위를 파내고 깎아내며 미로를 만들기도 하고 가파른 절벽과 기기묘묘한 사암(sandstone) 기둥들을 만들어 냈다.

캐년랜드 국립공원(Canyonlands National Park 1964년)은 많은 캐년들의 다양한 형태가 한곳에 집중되어 모여 있기에 아예 이름마저 ‘캐년들의 땅’이라고 명명됐다. 공원은 유타 남부 지역에 있는 다섯 개의 멋진 국립공원 중 하나다. 1964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됐고 규모는 약 33만7598에이커다.

공간마다 각기 다른 매력

공원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지질학적 특징은 사암층으로 엄청나고 거대한 바위들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사암층 기저에 염분이 섞여 있어 위쪽 바위들의 엄청난 무게 압박과 위로 치솟으려는 힘과 서로 맞부딪쳐 염분이 섞여있던 약한 가운데 부분이 무너져 내려 수많은 돔(dome)을 만들어 냈다.
그 바위 틈새로 식물들이 자라는데 연 강수량이 불과 약 8인치(약 20cm) 정도여서 질긴 생명력을 가져야만 한다. 특히 가뭄시기 소나무들은 생존의 몸부림으로 몇 개의 가지만 남겨두고 나머지 가지는 죽도록 나둔다. 그렇게 하여 살아남은 소나무들은 바위의 갈라진 틈이나 웅덩이 같은 곳에 흙이 모이면 뿌리를 내려 비틀어진 채로 끈질기게 버티며 살고 있다.
공원은 그린 강과 콜로라도 강이 한복판에서 만나면서 크게 세 구획으로 나눠진다. 한 구획에는 강물이 만나는 지점 위쪽 약 2000피트(약 610m) 높이의 험준하고 돌출된 지역은 하늘에 떠있는 섬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 ‘아일랜드 인 더 스카이(the Island in the Sky)’가 있다.
또 다른 구획에는 강물이 합해지는 동남쪽 지역은 비교적 풀과 나무숲이 있고 가파른 절벽 위로 빨갛고 흰 밴드를 한 약 400피트(약 122m) 높이의 뾰족한 첨탑들이 마치 바늘모양으로 촘촘히 서있어서 붙여진 ‘니들즈(the Needles)’가 있다.
그리고 강물의 서남쪽이 사람들의 자취가 없는 원시 그대로의 땅으로 캐년들이 마치 미로처럼 복잡한 구조라 ‘메이즈(the Maze)’라고 붙여진 곳이 한 구획을 차지하고 있다.
첫 번째 지역 아일랜드 스카이로 들어가는 방법은  모압(Moab)에서 약 35마일(약 56km) 떨어져 있고 US191 도로 북쪽 12마일(약 19km) 지점에서 313번 도로를 이용해 약 23마일(약 37km)을 더 들어가야 한다.
공원으로 진입하기 바로 전에 데드 호스 포인트(Dead Horse Point) 주립공원이 나온다. 이곳은 꼭 들려서 뱀처럼 구불구불 굽이치는 콜로라도 강줄기를 볼 필요가 있다. 다시 돌아 나와 313번 도로를 따라 공원으로 진입하게 되면 오른편으로 비지터 센터가 나오고 이곳에서 정보와 자료를 얻을 수 있다.
비지터 센터 맞은편에 있는 셰펴 캐년(Shafer Canyon) 전망대는 앞으로 있을 장쾌한 캐년랜드의 서막을 보여준다. 길 따라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그린 리버 전망대가 나오는데  그곳에서 내려다보이는 캐년은 강물이 유유히 흐르면서 형성된 캐년이라 일명 ‘스틸워터(Stillwater)캐년’이라고 부르는 멋진 경치가 기다리고 있다. 
이 지역의 백미는 뭐니 뭐니 해도 해발 6080피트(약 1855m)에 있는 그랜드 뷰 포인트(Grand View Point)에서 보는 광경이다. 쫙 펼쳐진 넓은 평원에 강물이 굽이굽이 흐르고 곳곳에 캐년과 첨탑들이 저 멀리 끝없는 지평선까지 연이어 있다. 좌우로 고개를 돌려 이 광경을 보노라면 일말의 탄성이 절로 나오고 가슴이 탁 트이는 기분을 만끽하게 된다.
두 번째 지역 니들즈(The Needles)는 모압에서 차로 약 한 시간 반 거리이며 동쪽에서 서쪽으로 들어가는 211번 도로로 진입할 수 있다. 입구에서 부터 중심지까지 약 35마일(약 56km) 코스로 반나절 정도 시간을 가지고 돌아보는 것이 좋다.
니들즈 지역은 편평한 바닥 계곡위로 수많은 바위 형상들이 비바람에 깎여져 마치 타오르는 불꽃과도 같은 뾰족한 돌기둥들을 보여주고 있다. 이 길은 비지터 센터에서 부터 비포장도로이기에 사륜구동 차량을 이용하는 것이 좋겠다.
북쪽 방향으로 좀 더 들어가면 콜로라도 강이 내려다보이는 콜로라도 강 전망대(Colorado River Overlook)가 나온다.
그곳에서 공원의 메인 길 따라 가다 꼭 들려야할 장소는 팟호울 포인트(Pothole Point)로 이름 그대로 사암 바닥 여기저기 웅덩이가 파여 있다. 비온 뒤 그곳에는 물이 고이면서 다양한 생물체들을 살게 만든다.
이 길 끝은 황량하고도 편평한 바위 위로 사암 돌기둥들이 펼쳐져 보이는 빅 스프링 캐년 전망대(Big Spring Canyon Overlook)가 나온다. 이 전망대는 그린강과 콜로라도 강이 만나는 지점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가장 멋진 전망대라고 할 수 있겠다.
이곳에서 하이킹을 하고자 한다면 약 5.5 마일(약 8.8km) 길이 칸풀루언스 오버룩 트레일(Confluence Overlook Trail)이 있는데 이 지역에서 가장 유명하다.
세 번째 지역 메이즈(The Maze)는 공원의 서쪽 부분으로 포장된 도로가 아직 없다. 서쪽 진입로 한스 플랫 레인저 스테이션(Hans Flat Ranger Station)은 공원의 서쪽을 통하는 관문으로 거친 도로를 따라 약 3.5마일(약 5.6km) 쯤 들어가면 노스 트레일 캐년(North Trail Canyon)이 시작된다.
이곳에서 약 14마일(약 22.4km)을 하이킹으로 더 올라가면 마침내 메이즈 오버룩(Maze Overlook)이라는 곳에 다다른다. 이곳에서 보는 경치는 공원 전체에서 가장 압권으로 처음에 오르는 과정이 힘든 모험과도 같지만 가장자리에 도달하는 순간 힘들게 올라온 값을 온전히 보상받고도 남는다.

하이킹으로 즐기는 공원

캐년랜드 국립공원은 공원 전체 중 약 85%가 오지다. 그렇기에 경치를 제대로 보려면 도로가 있는 데 까지 차량으로 이동 후 도보로 혹은 산악자전거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하이킹으로 좀 더 깊이 들어갈수록 캐년의 비경이 하나씩 드러난다.
절벽 끄트머리 림(Rim)에서 바라보는 공원은 끊임없이 연이어진 광활한 캐년, 그린강과 콜로라도 강이 각자 뜻대로 살다가 인연을 맺은 듯 서로 만나는 신비한 장관, 곳곳에 펼쳐진 큰 바위들의 돌 아치들과 불꽃처럼 타오르는 듯 솟아있는 돌기둥들, 누군가 일부러 아이들의 놀이동산처럼 만들어 놓은 것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기도 한다.
캐년랜드 국립공원은 유타가 자랑하는 남부에 둥글게 포진한 다섯 개의 국립공원 중 하나다. 이곳은 유타 중북부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엄청난 축복의 장소이자 마음만 먹으면 코 닿을 듯한 거리에 있는 그들의 앞마당과 같은 곳이다.
그러나 공원에서 어쩌다 마주친 유타 사람들의 상당수가 처음 왔거나 말로만 들었지 직접 방문하지 않은 사람들이 주위에 너무나 많다는 것이다. 가장 가까이에 있어도 삶의 무게에 눌려서 혹은 무관심으로 보물과도 같은 이 멋진 곳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구나하는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정신없이 바삐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앞만 바라보고 주위를 돌아볼 여유 없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분간조차 못할 때가 많다. 한번쯤 이 모든 것 내려놓고 트레일 따라 걷다보면 흘린 땀방울만큼이나 건강을 얻고 눈이 즐거워지며 나 자신을 깊이 되돌아보게 만드는 곳, 캐년랜드 국립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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