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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날리 국립공원(Denali National Park and Preserve, 1917년)
디날리 국립공원(Denali National Park and Preserve, 1917년)
  • 월간리치
  • 승인 2014.01.15 14:25
  • 호수 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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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자원·야생동식물 보물창고 웅장한 자연의 드라마 ‘감동’

1867년 미 국무장관 윌리엄 시워드(William Seward)는 1 에이커에 2센트씩 주고 러시아로 부터 알래스카를 샀다. 당시 언론은 이 방대한 땅의 구입을 두고 ?시워드의 어리석은 짓(Seward's Folly)’라고 폄하하는 글을 대서특필 했다. 오늘날 알래스카는 매장량 140억 배럴 이상 되는 석유와 어마어마한 온갖 천연자원의 보물창고가 되고 있다. 게다가 알래스카의 야생동물과 식물들의 다양성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최고이다.
알래스카 내 최초 국립공원

디날리 국립공원은 알래스카 내에 최초의 국립공원이 되었는데 그 배경에는 자연주의자 차알스 셸돈(Charles Sheldon)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공원 내 흐르는 강 중 토크랫 리버(Toklat River) 근처에 오두막을 짓고 1907-1908년 겨울을 지냈다고 한다. 잠시 머무르려 했던 그가 이 지역 경치에 매료되어 9년에 걸쳐 미 입법부에 알래스카 최초의 국립공원을 만들려고 로비를 했다고 전해진다. 마침내 결실을 맺어 1917년 알래스카 주 8개 국립공원 중 제일 먼저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처음 이 공원의 이름은 마운트 매킨리 국립공원이었다가 1980년 알래스카 내의 다른 7개 지역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할 때 오늘날의 이름인 디날리(Denali)국 립공원으로 바꾸었다고 한다. 디날리라는 뜻은 알래스카 원주민 중 하나인 아사바스칸(Athabaskan) 말로 ‘위대한 것’이라는 의미이다.
공원가는 방법은 앵커리지에서 1번 도로 글렌 하이웨이(Glenn Hwy.)를 이용해 북쪽 35마일 지점에서 3번 도로 조오지 파크 하이웨이(George Parks Hwy.)로 이어져 북쪽 205마일(약 328 킬로미터)쯤 더 북상하면 입구가 나온다. 기차를 이용해서 갈 수도 있는데 여름철에는 앵커리지와 패어뱅크스(Fairbanks) 사이를 두고 매일 운행되고 있기에  중간에 공원 입구에서 내리면 되고 겨울철은 주말에 한번 운행 한다.
디날리 국립공원은 다른 북아메리카 공원들에서 볼 수 있는 야생동물에 비해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고 종류가 다양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그렇기에 셔틀버스인 투어버스를 타고 메인 파크 로드를 이동하면서 구경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디날리 비지터 센터 근처 윌더니스 액세스 센터(Wilderness Access Center)에서 출발하는 투어버스는 파크 메인 도로를 오가는데 시간대별로 이용하면 된다. 투어버스는 5월 말에서 9월 중순까지 이용할 수 있고 도로는 총 92마일(약 147킬로미터) 왕복 약 13시간이 소요된다. 시간이 충분하지 못하다면 중간에 자유롭게 내려 구경하다가 언제든지 되돌아 나오는 차를 이용할 수 있다.
디날리 비지터 센터에서 출발해 약 1마일(약 1.6 킬로미터) 후 만나게 되는 파크 본부에는 겨울철 순찰을 위한 개와 썰매들이 전시되어 있다. 이곳을 지나 길은 침엽수림으로 가득한 타이가(Taiga) 지대를 벗어나면서 오르막이 되고 나무가 없는 툰두라(Tundra) 지역으로 들어간다. 여기서 남서쪽 약 70마일(약 112 킬로미터) 지점에 있는 눈 덮힌 매킨리 봉우리가 맑은 날이면 육안으로 보인다.
버스가 좀 더 이동하여 약 14.8마일(약 23.6킬로미터) 지점인 새비지 리버 다리(Savage River Bridge)를 통과하는데 남쪽까지 뻗어있는 부드럽고 매끈한 빙하의 지형과 북쪽으로 이어진 강에 의해 깎여진 캐년들이 오늘날의 알래스카 산맥과 계곡을 어떻게 형성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은 아름다운 풍광을 볼 수 있다.
야생동식물 천국 ‘에덴동산’

파크로드를 따라 약 66마일(약 106 킬로미터) 지점에 새롭게 디자인 된 이엘슨 비지터 센터(Eielson Visitor Center)가 나온다. 이 건물은 주변 언덕과 완벽하게 어우러져 있으며 마운트 매킨리와 알래스카 산맥을 제대로 볼 수 있는 멋진 전망대로 손색이 없다. 수천년의 세월로 형성된 멀두로우 빙하(Muldrow Glacier)가 화강암 협곡을 따라 남쪽으로 약 35마일(약 56킬로미터) 흐르고 있고 멀리 마운트 매킨리가 보인다. 매킨리 산은 여간해서 좀처럼 잘 보이지 않고 늘 안개와 구름 속에 숨어 있어 더욱 신비스럽게 여겨진다.
매킨리 산을 직접 오르고 싶다면 5월에서 6월 초가 가장 좋다. 6월 이후는 따뜻한 기후로 인해 눈사태나 크레바스(Crevasse)가 녹아 매우 위험하다. 한국 산악인 최초로 에베레스트 산을 정복한 고상돈도 이곳 매킨리봉을 오르다 크레바스에 빠져서 죽은 아픈 기억이 남아 있다. 직접 산에 오를 계획이 없다면 주로 호수에서 뜨는 경비행기를 타고 산 주변까지 비행하며 감상하는 방법이 있다.
파크로드 끝자락에는 빙하와 눈 녹은 물이 모여든 경이로운 호수가 나오는데 이름이 원더 레이크(Wonder Lake)이다. 호수는 길이 약 2.6마일(약 4.2킬로미터) 깊이 약 280피트(약 85미터)이고 송어가 많이 잡히며 가장자리 얕은 물가에는 수초를 뜯어먹고 있는 넓적한 뿔의 무스(moose)들이 보이는데 마치 한폭의 그림 같다. 셔틀버스는 여기서 돌아나가거나 도로의 마지막 종착지인 칸티쉬나(Kantishna)까지 가기도 한다.
디날리 국립공원은 알래스카에서 가장 유명한 곳이다. 그렇기에 많은 사람들이 알래스카의 다양한 야생 동식물을 보러 와서 삶의 휴식을 갖는다. 절벽 위로 유유히 날아오르는 독수리, 푸른 풀을 뜯고 있는 양떼, 어슬렁거리며 걷고 있는 곰들을 보면서 온 몸과 마음이 자연과 하나로 동화된 듯 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길가다 풀밭 블루베리를 직접 따 먹어 보기도 하고 나무기둥에는 차가버섯과 들판에는 온갖 야생화들이 만발해 있다. 에덴 동산이 바로 이러하지 않을까. 단지 짧은 여름 긴 겨울로 인해 누릴 수 있는 시간의 부족함이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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