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16:53 (금)
박병원 은행연합회 회장 .... 고부가 금융업 전환의 전도사
박병원 은행연합회 회장 .... 고부가 금융업 전환의 전도사
  • 월간리치
  • 승인 2014.02.09 19:33
  • 호수 6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갑오년을 앞두고 우리 나라 금융인의 저력과 경험을 높이 평가하면서 국가경제 이끌 자질이 충분하다고 높이 샀던 박병원 은행연합회장이 평소 지론이던 ‘서비스업의 고부가산업화’ 기치를 다시 치켜 들었다. 지난 1월 22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마련한 신년 기자간담회 자리에서다. 고객정보유출 사태에 온 사회가 매달린 사이 정작 중요한 것은 금융업의 근본적 위기를 치유할 활로는 오로지 산업고도화에 있다는 주장을 펴며 중심을 잃지 말고 노력 경주에 다시 몰두하자는 제안을 던진 셈이다.연초 범금융기관 신년인사회 때 건배사로 선창했던 “금융업도 수익창출! 금융업도 고용창출! 금융업도 세계로!” 그 패기와 신념을 되살리는 후속 행보가 기대를 모은다. 리치에선 박회장의 생각을 살펴봤다.


금융연구원 전문가가 비관적 내지는 비판적인 분석을 내놓을 때까지는 꾹꾹 눌러 참던 박병원 회장이었다.
일반적 기자간담회 형식과 거리를 둔 채 현안에 대한 이야기를 말자던 박 회장의 말문을 기어코 격발시킨 계기는 이장영 금융연수원장이 회고가 결정적이었다는 후문이다.
선진국 금융업의 존립기반을 소개한 이 원장의 통찰은 의도한 바 무엇이었던 간에 은행연합회장 박병원에게는 공중이 위탁한 소임으로 돌아가도록 이끄는 효력을 일으켰다.

선진국되면 이자마진이 커지는
‘마법’ 아닌 현실

이 원장은 IMF 근무시절 수행했던 90개국 예대마진 분석결과가 현재 우리 국민적 상식과 매우 달랐다는 사실을 전했다.
그는 “후진국일수록 높았던 이자마진이 중진국으로 넘어 오면 낮아졌는데 선진국으로 오면 다시 높아지는 S자 곡선을 그리는 경향을 발견한 것이 참 흥미로웠다”고 회고했다.
박 회장은 즉시 공감을 표했다. “금융회사는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전문성을 갖춘 대면서비스를 제공하는 대가로 비용이 많아지기 마련인데 선진국 국민(소비자)들은 기꺼이 늘어난 비용을 수용한다”고 지적했다.
전문성을 갖춘 고부가 서비스가 작동한다면 이자나 수수료 등 형식은 다를지언정 더 많은 비용을 소비자에게서 받아낼 수 있으나 국내 금융업은 미치지 못하는 경지라고 평가했다.
대표적으로 그는 “우리 금융업도 담보 잡고 대출하는 식이 아닌, 질적으로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고부가가치화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우리 경제가 양적 성장에 의존해서 도달할 수 있었던 것이 소득 2만 달러 시대이고 한계에 봉착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소득 60 달러 수준에서 출발 여러 제품을 계속해서 구매하는 등 양적 팽창 덕에 성장했던 경제 사이클이 끝났으니, 그에 걸맞은 전략적 재편, 구조적 환골탈태가 자연스럽다는 진단이다.
이미 고부가가치화 병행 전략은 “세계 굴지의 대기업으로 발돋움한 일부 국내 제조업체들이 성공했던 모델이기 때문에 주저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프랑스 와인에 비유한 설명은 흥미롭다. “만약 5달러 짜리 와인만 만들어 팔았다면 어떻게 됐겠느냐?”고 그는 물었다. “50달러 짜리도 만들어 판다고 꼭 품질이 10배 좋은 것이 아니다. 그래도 가치를 인정하고 사 줄 사람이 있으면 부가가치가 올라가는 격”이라는 것이다.


서비스업 고도화 앞장 서더니
금융업 고도화 횃불

박병원 회장의 서비스업이 고도화 해야 한국 경제가 산다는 지론은 널리 알려진 바다. 당연히 정부가 서비스산업의 주축으로서 금융산업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10년 뒤 1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비전을 발표한 것에 적극 찬동하는 인사다.
무엇보다 그렇게 고도화 하려면 제대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여건이 형성돼야 하고 이번 참에 금융업 스스로 전문성 넘치는 상품과 서비스 제공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화두를 던지기에 이르렀다.
박 회장이 갑오년 신년사와 더불어 평소 강조하는 것이 바로 ‘금융사가 적정한 수익을 내야 실물경제 지원과 국민 금융자산을 불려 주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에 국민들이 시각을 달리해야 할 때’라는 이야기다.
같은 맥락에서 박 회장은 설령 금융업이 고부가가치화 한다 손 치더라도 우리 소비자들이 기꺼이 비용을 수용하는 문화가 정착이 안된 점은 해결해야 할 과제임을 분명히 했다.
금융계가 담보대출에 의존하는 식으로 양적 성장에만 의존할 게 아니라, 전문성을 쌓아 고도의 상품과 서비스 제공에 나섰을 때 국민들은 상응하는 값어치를 지불할 것이라는 패러다임은 주목할만한 가치가 있다. 변하지 못하면 비용부담의 늪에 빠진 금융의 실패가 국민 경제 실패로 이어지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라는 몇 수 앞까지 내다보는 혜안이 그에게는 오래 전부터 발휘되고 있었던 것이다.
이익을 벌면 실물경제 혈류를 더 건강하게 돌리는 금융 고용창출 등 직간접 사회환원을 크게 늘리는 은행업으로 발돋움 했으면 좋겠다는 박 회장의 간절한 소망. 여느 금융인보다 '고단수'라는 평가가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