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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이기는 중공업계의 특별한 비결
불황 이기는 중공업계의 특별한 비결
  • 월간리치
  • 승인 2009.06.30 17:51
  • 호수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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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우리 중공업(조선)계의 파워는 세계 시장에 맹위를 떨치고 있다. 해외시장 개척에 가속도를 내면서 돛을 힘차게 올리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글로벌 경제위기에 따른 수주 가문과 물동량 급감은 잘나가는 우리의 중공업계의 항해에도 적잖은 걸림돌이 되고 있다. 국내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인 점을 감안하면 글로벌 시장의 위기는 자칫 업계 전반에 대형 태풍을 몰고 올 수도 있는 분위기다. 그렇다고 손 놓고 항해를 멈출 수는 없다. 중공업계 모두가 미래의 먹거리를 찾아 오늘도 힘차게 물살을 가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STX조선해양은 각각의 경영 방향타를 잡고 있다. 예컨대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사업 다각화’를, STX조선해양은 ‘수익구조 다변화’를 그 키로 설정하고 있다.

사업 다각화 통해 글로벌 순풍 탄다
    
우선 대우조선해양은 사업 다각화를 통해 현재의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있다. 이미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위상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상태다. 대우조선해양은 전 세계적으로 불어 닥치고 있는 금융위기의 각종 경영 악재 속에서 조선소 운영 노하우를 수출하는 전략을 구사하는 등 신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일례로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06년 9월 오만 정부와 ‘오만 수리 조선소 건설과 운영’에 대한 위탁경영 계약을 체결했다.
대우조선해양에 따르면 이 계약은 대우조선해양이 향후 10년 동안 오만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수리 조선소의 설계와 건설, 장비 구매 등에 컨설팅을 지원, 완공 후 대우조선해양이 최고경영자를 선임해 위탁경영을 한다.
이는 그동안 선박이라는 하드웨어 중심의 수출에서 조선소 운영 기술이라는 지식 수출로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게 된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를 통해 투자에 대한 리스크 없이 연간 100억 원 규모의 로열티 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됐다. 중동지역에 안정적인 수리 조선소를 확보하게 됨에 따라 이 지역을 운항하는 고객들에게 한 차원 높은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오만 정부와의 계약 기간을 최대 20년까지 연장할 수 있어 대우조선해양에게는 총 2000억 원 규모의 로열티 수입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조선소 건설기간 동안 설계, 감리, 자재 구매 및 생산인력 교육에 따른 추가 수입도 기대되고 있다. 이와 연관해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오만 정부와 두쿰지역 신도시 개발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본격적인 사업 검토에 들어갔다.
뿐만 아니다. 대우조선해양은 글로벌 경영의 일환으로 지난 2007년 1월, 나이지리아의 국영 석유회사인 엔엔피시(NNPC : Nigerian National Petroleum Company)사와 합작 해운회사도 설립했다.
해운회사의 명칭은 나이지리아와 대우의 이름을 합친 ‘나이다스’(NIDAS : Nigeria Daewoo Shipping Ltd.)‘사로 정해졌다. 지난해 5월 첫 원유운송을 시작했다.
또한 대우조선해양은 자회사인 DSME E&R을 통해 에너지 사업을 총괄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대우조선해양이 추진하는 신사업도 근본적으로 조선산업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새로운 사업기회를 마련하는 전략을 추진하며 글로벌 기업으로 한 발 더 나아가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게다가 대우조선해양은 1997년 설립한 대우망갈리아조선소와 2004년부터 공동으로 선박을 수주해 왔다. 이를 통해 고객은 경제적 이익을, 대우조선해양은 적정한 이익 확보를, 대우망갈리아조선소는 물량확보와 건조 기술 축적을 도모하는 등 윈-윈(Win-Win)이 가능해졌다는 분석이다.    

세계 수주 1위의 명성을 이어가자
    
삼성중공업의 글로벌 항해가 더욱 빨라지는 것은 세계 경제의 침체기를 정면 돌파하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2년 연속 세계 조선업계 수주 1위를 기록한 삼성중공업이 더욱 박차를 가해 명성을 이어가겠다는 속내를 담고 있다. 
표면적인 실적만 보더라도 ▲척당 수주단가 세계 1위 ▲드릴십 등 고부가가치선 비중 80% ▲3년치 물량 확보 등 사상 최고의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게다가 해양플랜트 사업과 풍력발전 시장의 글로벌 교두보를 마련, 향후 업계를 선도해나갈 만반의 준비를 완성한 상태다.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삼성중공업은 지난 2007년 212억 달러를 수주하며 전 세계 조선업계 역사상 처음으로 200억 달러 수주를 돌파했다. 지난해에도 연간 수주목표인 150억 달러를 초과하는 153억 달러를 수주했다. 이는 국내 대형조선사 가운데 유일하게 수주목표를 달성한 것으로 2년 연속 세계 조선업계 수주 1위를 달성한 쾌거다.
삼성중공업은 특히 고부가가치선의 대명사이자 해양분야의 대표적인 성장 엔진인 드릴십 분야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자랑한다.
드릴십 발주는 지난 2000년 중단된 이래 5년 만인 2005년 8월 재개됐다. 그 첫 선박을 삼성중공업이 수주한 바 있다. 드릴십이란 해상플랫폼 설치가 불가능한 깊은 수심의 해역이나 파도가 심한 해상에서 원유와 가스 시추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선박 형태의 시추 설비로 선박의 기동성과 심해 시추능력을 겸비한 고기술, 고부가가치선이다.
삼성중공업에 따르면 이 드릴십은 북해 극지용으로 북해 지역 해상 조건을 이기고 원유를 캘 수 있는 특수 선박이다. 세계 최고 속도의 드릴링 기술을 갖추었을 뿐만 아니라 북해 지역 국가들의 까다로운 환경 기준과 작업 안정성, 작업 환경의 친화성 등의 관련 법규를 세계 최초로 적용시키는 등 선진 기술의 총 집약체로 평가받고 있다.
또 삼성중공업이 2008년 세계 최초로 수주한 LNG-FPSO 역시 조선업계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LNG-FPSO는 기존의 대형 LNG선보다 가격이 4배 이상이며 원유를 생산·저장하는 일반적인 FPSO(원유 생산 및 저장시설)와 달리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발주된 천연가스용 FPSO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008년 FLEX사로부터 LNG-FPSO 하부선체 4척과 상부 플랜트설비 1기를 수주한 데 이어 올해 1월15일 유럽 선사로부터 추가로 1척의 LNG-FPSO를 수주한 바 있다.
LNG-FPSO는 천연가스 생산, 액화 및 저장 기능을 복합적으로 갖추고 있어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육상 액화-저장설비 건설이 필요 없으며 전 세계 2400여 곳에 달하는 매장량 1억 톤 이하의 중·소규모 해양가스전 상업화를 위해 맞춤 개발된 특수선으로서 삼성중공업만이 유일하게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이밖에도 2005년 러시아 최대의 국영해운사인 Sovcomflot사로부터 7만 톤급 ‘극지운항용 전후방향 쇄빙유조선’ 3척을 수주하며 조선업계 최초로 쇄빙유조선 사업에 진출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월 러시아 국영조선회사인 USC사와 러시아 조선업 현대화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삼성중공업이 선박건조 기술과 조선소 운영 노하우를 전수하고 러시아는 향후 자원개발 관련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 양해각서의 주요 골자다. 이는 일본, 유럽 등의 선진조선소들과 치열한 경쟁을 뚫고 양해각서를 체결해 러시아 시장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게 된 것이다.
게다가 삼성중공업은 앞서 지난 2006년 모스크바 지점을 국내 조선업계 최초로 개설하는 등 천연가스 생산량 1위, 원유 매장량 6위의 자원부국인 러시아가 향후 본격적인 북극 개발에 나설 경우 상당한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중공업은 러시아뿐만 아니라 지난 2006년에 브라질 아틀란티코 조선소와 선박건조, 운영경험 제공 등 기술지원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는 10% 지분을 인수하기도 했다.
현재까지 아틀란티코로부터 기술사용료 2000만 달러를 받았고 최근 2년 새 브라질로부터 55억 달러(약 7조7000억 원)에 달하는 드릴십 8척도 수주했다.
이에 따라 연평균 15척 이상 발주될 것으로 예상되는 FPSO 수주전에서도 유리한 고지에 올라설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또한 브라질이 500억 배럴에 달하는 심해유전을 본격 개발하게 될 경우 엄청난 해양플랜트 발주가 쏟아질 것으로 미리 판단, 발판을 마련해둔 전략이다.
이밖에도 삼성중공업은 말레이시아에는 현지 조선소인 MMHE와 공동으로 LNG선 수리를 위한 합작 회사를 세웠으며 최근 아프리카 시장 공략을 위한 앙골라조선소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삼성중공업은 국내 조선회사들보다 10년 이상 먼저 중국에 진출, 글로벌 생산체제를 구축, 글로벌 생산체제를 통해 안정적인 블록 조달과 원가경쟁력 제고를 달성해 세계 초일류 회사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중공업은 풍력사업 또한 별도 사업 부문으로 육성, 발전시키기 위해 지난해 6월부터 실무추진 팀을 발족해 운영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미국 Cielo사와 2.5MW급 풍력발전기 3기를 오는 2011년까지 텍사스주에 설치하는 내용의 LOI(인수의향서)를 체결하는 등 미국 풍력발전 설비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했다.

매출 28조 시대 ‘도전은 계속된다’

지난 한 해 STX그룹은 하반기 불어 닥친 조선·해운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당초 경영목표를 뛰어넘는 ‘매출 28조 원’의 뛰어난 경영실적을 달성했다.
이에 따라 강덕수 STX그룹 회장은 경영화두를 ‘도전(Challenge)’으로 설정하고 지금까지의 ‘글로벌 경영’ 성과를 이어받은 ‘적극적인 해외시장 개척’과 ‘성장 잠재역량 강화’를 그룹 경영방침으로 중점 추진키로 했다.
어려운 대외 경제여건이긴 하지만 조선·기계, 해운·무역, 플랜트·건설, 에너지 4대 비즈니즈 축을 중심으로 새로운 도전을 위한 준비를 그 동안 꾸준히 해온 만큼 올해는 지금까지 축적한 핵심역량을 바탕으로 세계시장에 과감히 도전(Challenge)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조선·기계·해운·등의 국가 기간산업을 중심으로 급성장을 계속해 온 STX그룹은 출범 초기부터 국내가 아닌 해외시장에서 성장 동력을 찾아왔다. 이를 통해 STX그룹은 매출의 90% 이상을 수출을 통해 달성하고 있으며 전 세계 70여 개 해외 네트워크를 갖춘 국내 대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STX그룹은 지난 한해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25조 원 매출 목표를 초과한 28조 원을 달성했다. 지속적인 경기침체가 예상되는 2009년에도 30조 원의 매출 목표를 설정하며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삼아 극복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조선·기계, 해운·무역, 플랜트·에너지 4대 비즈니스 축을 중심으로 새로운 도전을 위한 모든 준비가 이루어진 만큼 2009년에는 그 동안 축적한 핵심역량을 바탕으로 각 사업부문별 핵심사업의 안정적 발전과 미래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중점 추진과제를 선정했다.
먼저 조선·기계 부문은 올해에도 글로벌 역량 강화에 주력, 총 18조 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STX유럽 출범을 계기로 크루즈선, 특수선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한 만큼 올해에는 STX유럽 자체 생산성 향상과 계열사와의 시너지 극대화를 추진한다. 올해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가는 STX다롄 생산기지는 안정적 사업기반 구축에 주력할 계획이다.
STX팬오션을 중심으로 한 해운·무역 부문은 올해 10조 원 매출을 목표로 설정했으며 사업다각화와 글로벌 네트워크 확충을 통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TOP 해운사’로 성장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플랜트·건설 부문은 지난해의 성과를 이어받아 올해에도 1조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며 지속 성장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플랜트 부문은 글로벌 경기침체의 영향을 가장 적게 받는 분야로, STX는 사업 진출 1년도 안 돼 드릴쉽, FSU 등을 잇따라 수주하며 플랜트 부문의 새로운 강자로 급부상했다.
에너지부문은 최근 금융위기로 저평가된 해외 에너지 자원에 대한 사업기회 포착에 주력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세계적 이슈로 부상한 자원고갈 및 환경문제 등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현재 구미에 건립중인 태양전지 사업을 비롯, 풍력·태양광 등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적극 육성해 나가 1조 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전략이다.
STX는 세계 최대 크루즈선 건조사인 STX유럽 인수를 마무리한 데 이어 중국 다롄조선소 가동을 본격화하며 한국 조선산업의 지평을 전 세계로 넓혔다.
특히 크루즈선 부문은 국내 조선업계가 아직 손대지 못한 미개척 분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STX유럽은 액화천연가스(LNG)선과 극지 쇄빙선에 대한 원천기술도 갖고 있다. STX는 크루즈선, 특수선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한 만큼 올해에는 STX유럽 자체 생산성 향상과 계열사와의 시너지 극대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STX조선해양은 올해를 고부가가치선 건조시대의 원년으로 삼고 다양한 대형 고부가가치선박 건조를 본격화한다.
STX조선해양은 중국, 인도 등 신흥국의 추격에 맞서 대형 고부가가치선박 건조를 위한 새로운 선형 개발과 기술 혁신을 위한 연구개발(R&D) 작업을 한국에서 집중적으로 수행해 진해조선소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 조선소로 발전시킨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유럽-한국-중국을 연결하는 조선·기계 부문 글로벌 3대 생산거점을 성공적으로 구축한 STX그룹은 성장잠재력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손꼽히는 인도네시아, 남미 등을 대상으로 신규시장 개척을 위한 적극적인 글로벌 행보를 선보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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