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16:53 (금)
2009년 한국은행 국제컨퍼런스
2009년 한국은행 국제컨퍼런스
  • 월간리치
  • 승인 2009.06.30 18:21
  • 호수 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09년 한국은행 국제컨퍼런스에 참석하신 모든 분들을 진심으로 환영한다. 한국은행 임직원은 세계석학과 각국 중앙은행 관계자를 모시고 금융안정에 관한 고견을 듣게 된 것을 매우 영광으로 생각한다.” 지난달 2일, 한국은행 국제컨퍼런스에서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이 같은 말로 개회를 선언했다. 이 총재는 “세계 대부분의 나라가 미국 발 금융위기로 인해 신용경색, 실물경제활동 위축 등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기에 ‘신용위기에 관한 논의와 정책 시사점'이란 주제를 갖고 국제 컨퍼런스를 개최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대회의 의의를 설명했다. 이 자리에선 어떤 대화들이 오갔을까. 에선 국제컨퍼런스 내용을 지상 중계한다.

이성태 총재는 이날 최근의 신용위기를 설명하기에 앞서 “최근 벌어진 신용위기를 분석하려는 이론적 논의는 다양하게 있었는데 경기변동론, 통화이론, 금융불안정성 가설, 정보이론 등의 관점이 그것이다”라고 전제했다.
이어 “이러한 이론들은 경기 호황기에 단기 자금에 의존해 위험성 자산에 대한 투자를 늘린 금융기관들이 상황이 바뀌면서 투자자금을 급격히 회수함에 따라 신용위기가 발생했다는 것에 대해 대체로 견해를 같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거시건전성 정책 강화’

그는 신용위기로 인한 경제적 폐해가 크기 때문에 많은 나라들이 이를 예방하기 위해 여러  금융규제를 실시해 왔고 안정적 거시경제여건을 조성하고자 노력해 왔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경제는 유례를 찾기 어려운 금융위기를 경험하게 된 이유를 여러 각도로 분석했다.
이 총재는 2000년대에 들어 글로벌 저물가를 배경으로 많은 국가들이 저금리 기조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은 이를 상당기간 지속해 금융관련 리스크가 저평가되고 신용이 급팽창하면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등 고위험 금융자산에 대한 투자가 늘고 부동산 등 자산가격이 크게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금융증권화와 파생금융상품 증가가 가져온 부작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최근 활발하게 이뤄진 이 현상은 리스크 분산 등의 장점이 있으나 몇 가지 부작용도 수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총재는 그 예로 모기지 대출자산의 증권화는 금융기관의 대출심사 및 대출채권 모니터링 유인을 감소시킨 것을 들었다. 또 다른 부작용은 모기지 관련 유동화 증권의 복잡한 상품설계 및 중층화된 거래구조가 투자자들로 하여금 리스크를 제대로 파악하는 것을 어렵게 했다는 것을 지적했다.
결국 급속한 금융환경 변화가 신용위기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세심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은 것이 지금의 위기를 불러왔다는 설명이다. 또 개별 금융기관의 안정성을 중시하는 미시건전성 정책에 치중한 나머지 시스템 전반의 위험요인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대책을 마련하는 데는 소홀했던 것도 위기의 요인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한국에서 발생한 신용위기 사례들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9월 리먼 브라더스 사태 이후 심화된 선진국 신용위기로 인한 직격탄을 맞았다.
전 세계적으로 금융기관들의 디레버리징(부채 축소)가 이뤄지면서 국내 금융시장에서 외화 유동성 사정이 급격히 악화된 것. 이에 시장성 금융상품 의존도가 높아진 국내 금융기관들이 경제상황 악화와 더불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게 됐고 이것은 신용경색 현상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처하기 위해 한국은행은 각종 대책을 추진했다. 먼저 외화스왑거래 등을 통해 은행들에 외화유동성을 공급했고 주요국 중앙은행과의 통화스왑을 체결해 가용외화 규모를 확대했다. 또 정책금리를 신속히 인하함과 동시에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는 조치도 시행했다.
그 결과 지난해 10월 이후부터 올해 2월까지 여섯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5.25%에서 2.0%로 3.25% 포인트 인하하고 국공채 RP매입 등 공개시장조작을 통해 국내 금융기관에 대한 유동성 공급을 늘렸다.
신용경색이 나타난 부문으로 자금흐름을 유도하기 위한 이례적인 조치들도 강구했다. 공개시장조작 대상기관에 증권회사를 추가하고 은행채, 주택담보채권 등을 공개시장조작 대상증권으로 새로 지정했고 총액대출한도를 증액해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공급 확대를 도모한 것 등이 그것이다.
이 총재는 다행히 이 같은 적극적 노력은 빛을 발해 최근 금융시장 상황이 상당히 개선되었다고 설명했다. 국제금융시장에서 한국 CDS 프리미엄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국내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도 하향 안정세로 전환된 결과가 이를 말해준다고 설명했다. 또 주식가격이 반등하기 시작하고 시장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하는 긍정적인 영향을 불러왔다고 한다.
그러나 여전히 숙제는 남아있다는 것이 이 총재의 분석이다. 금융시장 상황이 개선됐음에도 여전히 실물경제 활동은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것이 남은 과제라는 것.
이 총재는 이번 신용위기를 계기로 향후 유의해야 할 정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먼저개별 금융기관의 건전성 확보 외에도 금융시스템 전반의 위험요소를 찾아내고 치유하고자 하는 새로운 관점의 금융 안정정책, 즉 거시건전성 정책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용싸이클의 완화를 위해서도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경제주체들의 과다차입 등을 적정 수준으로 제한하는 규제를 도입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정책당국의 규제와 금융시장의 자율조정기능을 적절히 조화시켜 금융시장기능을 어떻게 강화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도 전했다. 또 신용싸이클의 증폭을 막는 데는 거시경제 안정도 필수적인 만큼 전통적 거시경제정책의 적정 운용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은 소규모 개방경제는 신용싸이클 완화에 방해가 되는 요소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적 차원의 신용싸이클 변동으로 인한 위험에도 크게 노출되어 있다는 것.
국제금융시장에서 개도국들에게 자본자유화, 경제개방 등을 요구하지만 금융상황이 변하면 갑자기 신용공여를 중단하는 문제가 나타날 수도 있는데 이 점이 국제 신용싸이클 변동에 독자적으로 대처하는데 한계를 불러온다는 것이다.
해외부문 요소들을 고려한 정책을 구사하는데 필요한 정책적 틀을 개발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도 이를 방해하는 요소라고 지적했다. 때문에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에 관한 연구도 활발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 총재는 중앙은행과 관련해 이번 신용위기를 계기로 최종 대부자 기능의 신속하고 효율적인 운용와 더불어 금융안정 기능의 강화 필요성이 제기된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 총재는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신용위기의 발생 원인과 신용위기 예방을 위한 정책방안에 관한 심도 깊은 논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밝히며 발표를 마쳤다.

“중앙은행의 역할 재정립 돼야”

‘2009년 한국은행 국제컨퍼런스’ 기조연설에 나선 배리 아이켄그린 미국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이번 금융위기로부터 얻은 교훈을 통해 금융안정에 대한 중앙은행의 역할이 재정립되어야하고 경제학자도 자기반성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먼저 아이켄그린 교수는 “소비자보호, 시장기능 유지, 금융시스템안정이라는 금융규제의 기본 이유를 잊어서는 안된다”며 “특히 이중시스템 안정과 관련해 그 위협 요인과 감독 당국의 대처방법에 대해 이해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또 “대형 금융기관의 분할, 파생상품 장외거래의 거래소시장 등 장내거래로의 전환 등을 통해 지나친 금융기관의 대형화와 상호연관을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이와 함께 금융규제 체계 재편 시 중앙은행의 최종대부자 및 정부의 재정 능력이 고려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로 아이켄그린 교수는 “금융안정과 관련해 중앙은행의 역할이 재정립될 필요가 있다”는 교훈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이번 금융위기는 중앙은행은 물가만을 책임지고 금융안정과 관련된 나머지 문제는 감독 당국이 해결하면 된다는 생각이 잘못됐음을 증명했다”며 “중앙은행이 금융안정에 관여하기 위해서는 물가안정목표제 등을 보완할 필요가 있으나 어떠한 방식으로 보완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아이켄그린 교수는 경제학자들의 자기반성이 필요하다는 교훈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일부 경제학자들이 위기를 경고하기도 했으나 종합된 시각을 제시하지 못했다”며 “경제학자들이 금융위기를 예견하지 못한 근본적인 이유는 경제현상을 부분적으로만 분석하는한편 현실과 다소 거리가 있는 주제에 지적포로가 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지금은 경제현상에 대한 종합된 시각이 요구되는 시기이므로 경제학자들은 기존의 연구 관행에 대한 자기반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만기연장 실패위험과 금융시장경색

더글라스 게일(뉴욕대학교) 교수는 논문을 통해 2007∼2008년 사이 발생한 서브프라임사태의 특징 중 하나가 신용위험이 낮은 자산담보부 단기채권 시장이 급격히 경색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담보자산의 신용위험이 낮더라도 담보자산 가치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그에 따라 채권의 만기연장 실패위험이 높아질 경우 시장이 경색될 수 있다. 시장경색을 해소하기 위해 단기적으로는 정책당국이 자산담보부 단기채권을 매입할 수 있으나 근본적으로는 금융기관의 과도한 단기채권 발행을 억제할 필요가 있다.
2007년 7월 서브프라임 자산에 집중적으로 투자한 베어스턴스의 헤지펀드가 파산하자 투자자들은 서브프라임 및 기타자산을 혼합해 발행된 자산담보부 단기채권 매입을 기피했다. 이는 자산담보부 단기채권의 담보자산 가치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자산담보부 단기채권은 담보자산과 채권의 만기불일치 문제가 항상 존재하는데 담보자산가치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가할 경우 만기연장 실패위험이 증가한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투자자를 설득할 만한 긍정적인 뉴스가 적시에 제공되지 못하면 담보자산의 신용위험에 관계없이 투자자들은 채권의 만기연장을 기피하게 된다.
자산담보부 단기채권시장의 경색을 해소하기 위한 정책으로는 다음의 두 가지가 고려될 수 있다. 첫 번째는 정책당국이 자산담보부 단기채권을 매입함으로써 담보자산의 시장가치가 하락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근본적으로 금융기관들의 과도한 단기채권발행을억제하고 장기위주의 자금조달을 장려하는 방법이다.

금융부문 파급과 외부성 감안한 리스크 측정


마커스 브루너마이어(프린스턴대) 교수는 논문을 통해 금융부문 파급과 외부성으로 인한 시스템리스크가 존재하는 상황에서는 기존의 개별 금융기관에 대한 건전성규제만으로는 금융위기예방에 한계가 있다고 꼬집었다.
논문에 따르면 개별 금융기관이 시스템리스크에 얼마나 취약한지, 그리고 시스템리스크를 얼마나 유발했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리스크 측정방법인 CoVaR를 제시한다. 이를 통해 시스템리스크 유발정도에 따라 자기자본을 차등규제 함으로써 금융기관 스스로 시스템리스크를 축소토록 하는 방안을 제시한다.
일부 금융기관이 시스템리스크를 유발하면 다른 금융기관들도 피해를 보기 때문에 금융부문내 파급을 통한 부정적 외부성이 존재한다. 이 같은 시스템리스크는 기존의 개별 금융기관에 대한 건전성규제로 관리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적절한 측정수단도 미비하다.
논문을 통해 새로운 시스템리스크 측정방법인 CoVaR를 개발했다. 통상적인VaR(Value at Risk)와 달리 CoVaR는 전체 금융시스템 또는 특정 금융기관이 위기에 처해 있다는 조건하에 측정한 VaR값으로 정의된다.
* ‘Co’는 개별 금융기관주가와 전체 금융부문의 주가지수의 관계를 나타내기 위해 사용했으며 조건부(conditional), 동행(comovement), 전염(contagion), 기여(contributing) 등 여러 가지 의미를 함축한다.

금융부문의 시스템 리스크

마틴 헬위그(독일본대) 교수는 논문을 통해 2000년대 들어 시장점유율 확대 및 주주이익극대화 등의 압력에 직면해오던 미국의 주요금융기관들은 신용평가사의 우호적 신용등급에 전적으로 의존했고 수익을 창출하는 주택담보부증권 등의 투자를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논문에 따르면 이에 따른 문제점은 주택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한 2006년 중반까지 드러나지 않다가 주택담보부증권 등에 대해 신용재평가가 급격하게 이루어지면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로 대두됐다. 금융시장 참가자들의 도덕해이 뿐만 아니라 금융부문의 제도적 결함 등으로 인해 전체금융시스템의 위기로 확산됐다.
1990년대 초 저축대부조합 부실사태 및 2000년 전후 IT 버블붕괴시기와는 달리 금융자산의 복잡한 유동화과정 등으로 인해 부실금융자산 또는 금융기관과 전체금융시스템의 분리가 매우 어려운 상태에서 금융위기가 전개됐다.
2007년 8월 헤지펀드 등의 거액투자 손실이 알려지면서 단기CP 발행을 통해 장기자산담보부 증권을 매입하는 투자패턴이 붕괴되는 등 자금시장이 경색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보유채권가치가 다시 하락하는 악순환으로 일부 금융기관들이 유동성위기를 넘어 파산상태에 직면하는 등 금융위기 상황으로 발전했다.
이 같은 상황이 되풀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금융기관에 대한 관리·감독강화 뿐만 아니라 금융시스템의 상호의존성을 고려하여 투명성을 제고할 수 있는 규제·감독체계를 모색해 나갈 필요가 있다.

레버리지사이클

존 지아나카플러스(예일대) 교수는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는 낮은 이자율과 높은 레버리지가 가능하도록 하는 신종금융상품(예: CDS 등)이 자산가격 거품을 유발하고 이 거품이 붕괴하면서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논문에 따르면 대출시장에서 레버리지(차입비율)는 자산가격이 상승하는 시기에는 높아지다가 자산가격이 하락하면 급락하는 등 자산가격 변동에 따라 순환과정을 보인다. 예를 들면 미국의 경우 주택대출시장의 레버리지가 1999~2006년 중 빠르게 상승하여 2006년에는 평균 60배에 이른 후 최근 1.5배 수준으로 급락했다.
레버리지 순환현상은 주택시장과 모기지시장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증폭될 뿐만 아니라 실물부문에 큰 파급효과를 미친다. 그러나 기존 대출이론은 채무불이행 가능성과 레버리지순환 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아 적정 레버리지수준을 파악하고 금융위기원인을 체계적으로 규명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여 대출시장에서의 수요 및 공급 방정식이 이자율과 레버리지의 균형수준을 동시에 결정하는 모형을 개발했다.
분석결과 레버리지변동은 자산가격의 변동성을 증폭시킬 뿐만 아니라 실물부문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나아가 최근과 같은 금융위기를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정책당국은 레버리지가 급등또는 급락하지 않도록 어느 정도 규제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위험선호와 환율

토비어스 애드리언(뉴욕연방준비은행) 박사는 금융중개기관의 대차대조표정보는 유동성사정을 반영할 수 있기 때문에 금융시장의 현상을 설명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본 연구는 금융중개기관 대차대조표에 포함된 정보가 유동성사정, 투자자의 위험선호정도 등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미래의 환율움직임을 예측하는데 상당한 도움이 됨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신용순환, 금융중개기관의 레버리지조정등이 금융시장의 현상을 설명하는데 큰 도움이 됨을 시사한다.
환율의 움직임을 설명하는데 있어 유동성사정 등 금융시장 상황이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이를 반영하는 금융중개기관 대차대조표상의변수(RP 및CP 잔액등시장성신용총량)가 미래의 환율움직임을 예측하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예를 들면 미국 금융중개기관 대차대조표에 나타난 이들 변수가 높은 증가세를 보 일 경우 미달러화 가치가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유동성사정이 외국통화 등 위험자산의 가격 및 수익률결정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나타난다.
이를 보여주기 위해 본 논문에서는 통상적인 자산가격 결정모형(asset-pricing model)을 이용해 유동성사정이 투자자들의 위험선호정도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한다. 특히 대차대조표에나타난 변수의 증가세가 확대되는 것은 유동성사정이 좋아지면서 투자자들의 위험선호도가높아지고 있음을 나타낸다.
이에 따라 외국통화 등 위험자산의 가격이 현재에는 올라가게 되나 한편으로 이는 미래에 외국통화의 가치가 하락하고 미달러화의 가치가 상승하게 됨을 의미한다.

대출의 경기순응성과 은행수신구조 변화

정형권(한국은행 금융경제연구원) 박사는 최근 시장형 금융상품 이용증대에 따른 금융부문의 경기순응성 확대로 인해 서브프라임 사태가 발생했다는 견해가 대두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박사에 따르면 금융부문의 경기순응성은 신용공여가 경기활황기에 확대되고 침체기에 축소되는 현상을 일반적으로 지칭하나 금융부문이 실물경기변동의 진폭을 확대시키는 현상을 말하기도 한다.
금융부문의 과도한 경기순응성, 특히 경기활황기의 실물부문대비 과도한 여신증가는 금융위기의 주요원인으로 지적된다. 금융부문의 경기순응성 정도는 이론적으로 금융구조의 변화, 자기자본규제를 포함한 각종 규제 등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본 연구는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나라 은행대출의 경기순응성이 변동하였는지 여부를 기업대출과 가계대출로 나누어 실증 분석을 했다.
분석결과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기업대출의 경기순응성이 상당 폭 확대되어 기업대출이 경기변동의 진폭보다 종전에 비해 더 크게 움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금조달 면에서 시장성수신의 비중증가가 은행기업대출의 경기순응성증가에 기여한 것이다.
그러나 가계대출의 경우 경기순응성이 오히려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강화 등을 통해 은행의 가계대출증가가 억제된데 기인한다. 이러한 분석결과는 정책집행 등에 있어 금융구조 변화가 은행대출의 경기순응성에 미치는 영향 등을 감안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