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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BOK국제컨퍼런스
2014 BOK국제컨퍼런스
  • 월간리치
  • 승인 2014.07.09 12:55
  • 호수 6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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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성장잠재력 확충’이란 주제로 6월 초 마련했던 2014년 한국은행 국제컨퍼런스가 고령화, 글로벌 불균형, 성장잠재력 확충에 걸림이 되는 도전과제 등을 둘러싼 국내외 석학들과 국제기구 관계자 등의 참여 속에 깊이 있는 논의의 장을 펼쳤다. 리치가 이주열 총재 개회사를 비롯, 주목할 만했던 발표자 논지를 조망해 본다.

한국은행 이주열 총재는 “세계경제가 금융위기의 충격을 어느 정도 극복하기 시작한 지금이야말로 지속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보다 근원적인 문제에 대한 해법이 강구되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하면서 컨퍼런스 막은 올랐다.
나라별 차이는 있겠지만, 선진국은 물론 일부 신흥시장국을 포함하여 전 세계적으로 빠른 속도로 진행중인 고령화가 생산가능인구 비중의 감소, 투자 및 재정기반 약화 등을 통해 성장잠재력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인구구조 변화는 생산요소의 상대가격 변화를 통해 자본이동을 유발할 수도 있어 장기적인 시각에서 경제부문간 및 국가간 상호작용을 고려한 심도 있는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고 이 총재는 강조했다. 글로벌 또한 금융위기 근저에 깔린 장기간에 걸친 글로벌 불균형 이면에는 저축과 투자, 수출과 내수의 불균형 등 나라별 대내적 불균형이 존재하며 금융발전이 시스템적 리스크를 제어하는 장치 없이 빠르게 전개된 결과 세계적인 금융위기를 낳았으므로 나라별 구조개혁 노력과 국제 공조가 병행되어야 한다는 공감대를 바탕으로 참가자들은 머리를 맞대었다.
여기다 새 성장동력 발굴 없이는 선진국 경제 성장세 둔화가 불가피한 등 긴급 현안이 다각 조명됐다.


드문 거시적 위기, 확률 추정 성과
Robert Barro 교수(하버드대)

로버트 배로 하버드대 교수는 드물게 발발했던 큰 규모의 재난 ‘드문 거시적 재난(Rare Macroeconmic Disasters)의 발생확률에 대한 연구가 거시적 불확실성을 이해 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봤다.
드물게 일어난 거시적 재난에 대한 국가간 상관관계, 재난 발생 이후 경기회복 가능성, 회복기간의 차이 등을 반영하도록 모형을 확장하거나, VIX와 같은 금융시장 변동성 지수로부터 재난 발생확률을 추출하려는 시도 등은 유익하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거시적 재난이 발생할 확률분포를 추정하기 어려웠으나 1870~2006년중 40개국의 GDP와 28개국의 소비 자료를 이용해 추출한 결과 각각 183건 및 125건의 드문 거시적 재난사례를 추출할 수 있었던 사례를 상기시켰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대침체에 대응하여 미연준이 정책금리를 제로수준까지 인하하고 양적완화와 같은 비전통적 통화정책을 시행한 것과 관련해서는 “양적완화 정책은 그 효과가 제한적이며, 적절한 시점에서 출구전략을 시행하기도 매우 어렵다”며 현 상황을 살펴 볼 때 다수 국가에서 정책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드문 거시적 재난’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특성을 살폈다.


신흥국 기업 외화채권 급증 유의해야
 신현송 BIS 수석이코노미스트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는 은행부문의 역할이 중시되던 첫 번째 유동성 국면을 지나 기업부문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한 신현송 BIS(국제결제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의 진단도 눈길을 끈다.
“위기 이후 주요국 은행들의 디레버리징이 진행되면서 글로벌 유동성의 전파 경로로서 은행부문의 역할이 축소된 반면, 신흥시장국의 대외 외화자금 조달에서 기업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고 그는 진단했다.
사실 신흥시장국들은 무역개방도에 비해 자본개방도가 낮을 뿐 아니라 은행의 대외차입에 많은 규제가 남아 있어 기업의 대외 외화자금 조달 역할이 상대적으로 중요한 실정이다.
이런 와중에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신흥시장국에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역외 외화채권발행이 급격히 늘었고 글로벌 자산운용사 등 국제투자자들이 이들 채권에 주로 투자했던 사실을 그는 유심히 살폈다.
이에 따라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유동성의 전파경로에서 기업부문의 역할이 증대되고 있는 가운데, 특히 해외자회사를 통해 외화를 조달하여 자국통화로 금융기관에 예치하는 다국적 기업의 통화불일치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새로운 과제를 제시했다.


역내 경기동조성 심화 대응 필요 
이창용 IMF 아태국장
 
경기회복세 유지를 위해 주의할 점을 놓고 이창용 IMF 아시아·태평양국장은 지난 20여 년간 아시아 지역의 경기가 동조화 경향을 보였던 점에 주목했다.
중국을 중심으로 한 공급망(supply chain) 구축 등에 따른 역내 무역 증대가 아시아 경기 동조화의 1/4 정도를 설명하는 것으로 분석됐다는 사실을 전했다.
이와 달리 금융부문에서의 역내 통합(integration)은 아직 그 정도가 크지 않지만 차츰 증대되는 모습을 띠고 있다고 봤다.
그는 “무역과 금융 부문의 역내 통합 진전은 역내 경제에 여러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나 위기의 전이(spillover), 경기 동조성 심화 등 부정적인 효과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우려를 함께 표했다.
여차하면 “역내 경기 동조화로 인해 아시아 국가의 위험분산(risk sharing)이 어려워지는 만큼 글로벌 및 역내 차원에서의 안전망(safety net) 구축 필요성이 더욱 증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선진국 사이에서 시작됐던 2008 글로벌 금융위기와 달리 다음 위기가 온다면 아시아 역내 역학관계처럼 경기 동조화와 연동성이 커진 이상 위기가 닥치면 역내 안정망을 가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등 새롭게 추진할 과제가 산적해 있음을 간접적으로 부각시킨 것으로 보인다.


고령화 부정적 효과 완화 가능
David Bloom 교수(하버드대)
 
인구고령화가 부정적 영향을 주긴 하지만,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해 경제주체들의 행태가 바뀌거나 정부 정책을 통해 경제주체들의 행태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바뀌는 경우 인구고령화의 부정적 효과는 상당 부분 완화될 수 있다는 주장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하버드대 데이비드 블룸 교수는 건강수준이 향상되어 노동시장에서 은퇴하는 연령이 늦춰지고 출산율이 낮아져 보다 많은 여성이 노동시장에 참여할 수 있게 됨으로써 인구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부족을 보완하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길어진 노년에 대비한 저축 인센티브가 증가하면서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저축률 하락 정도가 크지 않았고 자녀수가 적기 때문에 인적자본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가 높아지는 한편, 노동력 부족에 대응,  기업이 자본투입을 늘리면 자본/노동 비율이 높아져 노동생산성이 향상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책당국은 정년연장,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 제고, 외국인력 도입 등 노동시장 관련 제도 개혁뿐만 아니라 의료·보건 및 연금 제도 개편 등을 통해 인구고령화의 부정적 효과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그는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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