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16:53 (금)
방한 시진핑 주석 역사 큰획 정치·안보 동반자 관계로 격상
방한 시진핑 주석 역사 큰획 정치·안보 동반자 관계로 격상
  • 월간리치
  • 승인 2014.08.08 08:28
  • 호수 6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 기준 황해를 건너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국빈으로서 7월 초 짧지만 특별한 1박 2일 방한을 다녀 간 뒤 한-중 관계는 물론 동북아 정세까지 격변의 소용돌이가 쳤다. 중국 쪽 표현대로 정치 분야에선 거리가 있었던 ‘정냉경열(政冷輕熱)’ 관계가 ‘정온경열(政溫經熱)’로 전환했다. 한중FTA, 위안화 허브 참여 등 경제금융 큰 변화가 임박했다.

돌파구를 찾지 못했던 서비스·투자 분야 자유화 방식 합의(7월 18일)중소기업계 방중 일정에 한중 협력방안 다각 모색(7월 20일)한-중 국방부 핫라인 연내 설치 의견 접근(7월20일)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북한을 제치고 지난 7월 3일, 1박 2일 일정으로 우리나라를 다녀간 뒤 펼쳐진 최근 민간 협력 진전 상황 중 몇가지를 꼽은 결과다.시 주석이 지난 4일 박근혜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우리나라가 ‘위안화 허브’로 발돋움 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기로 함으로써 고속 진전된 관련 합의안을 내놓은 이후 쾌속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 시 주석의 방한 경과와 양국 협력증진 성과 등을 리치에서 자세히 되짚어 본다. 귀한 손님 큰 보따리 풀다3일 오전 방한한 시진핑 주석은 같은날 오후 4시 환영행사를 시작으로 그야말로 강행군을 소화했다. 두 번의 정상회담과 10여 개의 협력 문건에 대한 합의 서명 등이 이어졌다. 4일엔 오전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를 만난 데 이어, 중국 정상 중 처음으로 서울대 강연에 나섰다. 특별 오찬과 정홍원 총리 면담, 경제 관련 일정 참석, 중국 동포 간담회 등 귀국길에 오르기 직전까지 빈틈이 없었다. 방한 일정은 짧았지만 파급력은 거세기만 하다.정상회담 자체만으로 ‘정온경열’ 개막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지난해 초 각각 취임한 뒤 그동안 정상회담만 네 차례, 그리고 여섯 번째 만남을 이었다. 박 대통령으로선 시 주석이 외국 정상으로는 가장 많이 만난 상대다. 시 주석이 박 대통령에게 ‘라오펑여우(오랜 친구)’라고 부를 정도로 신뢰관계가 돈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슬러 오르면 두 정상은 이미 지난 2005년 처음 만났다. 당시 저장성(折江省) 당서기였던 시 주석이 방한했을 때 당시 야당 대표로 유력한 대권 주자였던 박 대통령이 다른 일정을 물리치고 시 주석을 만난 인연이 있다. 이후 박 대통령은 시 주석이 지난 2010년 국가 부주석에 오르며 후진타오 당시 주석의 후계자로 사실상 확정되자 축전을 보냈고, 시 주석도 박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되자 축전을 보내는 등 두 정상의 인연은 더욱 각별해졌다. 지난해 6월 박 대통령이 중국을 국빈 방문했을 때 인연의 두터움이 꽃을 피웠다. 공식 환영식에서부터 정상회담과 청소년대표단 공동접견, 국빈만찬 그리고 특별 오찬까지 시 주석은 박 대통령의 방문 이틀 동안 무려 7시간 반이나 함께 시간을 보내며 환대했다. 지난해 러시아 20개국 정상회의와 인도네시아 APEC 정상회의, 올해는 지난 3월 네덜란드 핵안보정상회의 때도 마주 앉았다. 시 주석이 취임 이후 북한보다 한국을 먼저 찾는 것과 그 동안 두 나라 이상을 순방하던 관례와는 달리 한국만 단독으로 방문한 것도 두 정상의 특별한 인연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시 주석 방한 첫날 먼저 마련된 한중 정상회담 후 발표된 공동성명에 담긴 내용은 이 같은 밀접한 양국 관계에 걸맞게 정치ㆍ경제ㆍ문화ㆍ북핵 등 여러 분야를 포함하고 있어 매우 포괄적인 데다 주요 현안들을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정치·안보 분야에서는 양국 지도자 간 상호 방문 및 양국 외교장관 간 연례 교환방문 및 외교안보 고위전략대화를 정례화하기로 했다. 또, 양국 정부와 민간의 대화 체제 설치와 한·중 청년 지도자 포럼을 정례적으로 개최하고, 2015년에 해양경계획정 협상을 가동하는 것에도 합의 했다. 미래지향적 호혜협력 분야에서는 연말까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타결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서울에 위안화 청산체제를 구축하고, 중국은 한국에 800억 위안 규모의 위안화 적격해외기관투자자(RQFII) 자격을 부여하는데도 의견을 모았다. 아울러, 국민 위생 및 안전을 위하여 긴급구호·지원, 원전 안전, 동물질병과 인체감염병 대처 등에 있어서의 협력을 강화하고, 기후변화 대응 및 해양 분야의 협력을 확대·심화해 나가기로 했다. 인적·문화적 교류 분야에서는 ‘대한민국과 중화인민공화국 간의 영사협정’ 체결을 계기로, 2015년과 2016년을 각각 와 번갈아 지정한다. 양측 간 합의된 2014년 인문교류 세부사업을 공동 추진하고, 2016년까지 양국 간 인적교류 1000만 명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한다. 한중 양측은 한반도에서 핵무기 개발에 확고히 반대한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한반도 비핵화 실현과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유지가 6자회담 참가국들의 공동의 이익에 부합되며, 관련 당사국들이 대화와 협상을 통하여 이러한 중대한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한중FTA 급진전, 위안화허브 한국경제분야에선 한·중FTA 타결 시한을 '연내'로 못박았고 가파른 진전이 이어지고 있다. 시 주석 방한 이후 7월 18일 대구에서 마련된 한·중FTA 12차 협상에선 씨름을 거듭했던 서비스/투자 분야와 관련 서로가 양보해 ‘선 포지티브, 후 네거티브’방식으로 전환하기로 합의하는 진전이 이뤄졌다.협정이 발효되면 개방분야를 열거하는 포지티브 협정문을 채택한 뒤 일정 기간 안에 후속 협상을 통해 개방하지 않을 품목만 특정해 나머지는 모두 개방하는 쪽으로 정리하기로 한 것이다. 재계에서는 시 주석 방한 때 대면한 것만으로도 큰 사업기회가 제공된 것이라고 평가했고, 일부 기업들은 소기의 성과도 달성했다. 방한기간 중 개별 기업과의 별도 일정이 없었던 점을 고려하면 삼성과 LG는 최고의 사업기회를 얻었다. 시 주석이 방한 이틀째인 4일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중 경제통상협력포럼’에 참가한 뒤 호텔 영빈관에 마련된 삼성과 LG 전시장을 둘러봤고 삼성은 이재용 부회장이, LG는 구본무 회장이 직접 시 주석을 안내했다. 특히 삼성은 이 부회장이 시 주석의 서울대 강연에도 동행을 했을 뿐만 아니라 시 주석이 신라호텔에 묵는 동안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신경을 쓰는 등 삼성과 중국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 데 주력했다. LG전시장에서는 LG전자 77형 울트라HD 곡면 올레드 TV에 관심을 보였고,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를 살펴보면서 “중국 자동차 업계와 협력관계를 갖고 있느냐”고 묻기도 했다. 특히 삼성과 LG는 중국 정부가 육성하고 있는 전략적 신흥산업과 관련된 사업을 하고 있어 향후 중국 사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아울러 시 주석 방한 기간 중 중국 정부·기업과 양해각서를 체결한 SK텔레콤과 포스코 등의 기업들은 후속작업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현대자동차 충칭공장 건설 문제와 금호타이어 난징 공장 이전 문제를 시 주석에게 직접 건의했다. 시 주석은 개별 사안에 대한 즉답은 피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시 주석에게 직접 건의한 만큼 조기 해결에 도움이 돌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특히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을 서울에 두기로 한 것도 금융경제 전반적 큰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외환 거래 비용 절감에다 환리스크까지 줄일 수 있어 향후 대 중국 수출 확대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위안화를 기축통화로 삼으려는 중국의 정책과 대외거래 결제통화를 다변화하려는 우리 쪽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양 정상은 국내에 원-위안 직거래 시장 개설에 합의했다. 서울에 둥지를 튼 중국계 은행을 위안화 청산결제은행으로 지정하고 우리나라에는 800억 위안(우리 돈 약 13조 450억원) 규모의 위안화적격해외기관투자자(RQFII) 자격을 줬다. 또 위안화 표시 채권 발행을 장려하기로 했다. 이 덕분에 우리나라는 홍콩과 싱가포르, 대만, 영국 등에 이어 5번째로 위안화 허브 기반을 꿰어 찼다. 위안화 결제 비중은 늘고 비용이 감소하는 효과에다 환리스크 해소에 도움이 될 전망이며 위안화를 확보한 국내 금융기관들은 중국의 채권, 증권시장, 파생상품 등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 창출을 통한 수익 다변화를 꾀할 수 있다. 경제분야에서 갈수록 밀접해진 한-중 협력관계가 동북아 안보-정치외교 협력에도 진전을 일구는 과정을 보면 정상 외교의 중요성과 무게가 더욱 실감이 난다. 원-위안화 직거래 의미와 준비상황시진핑 주석 주고 간 대표적 선물보따리TF채비 한창…ROFII 본토증시투자 길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방한해서 던져 준 가장 큰 선물 중 하나로 꼽히는 위안화 직거래 허용과 RQFII(위안화 적격외국인투자자) 800억위안 부여 등과 관련해 당국의 준비가 본격화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총괄을 맡고 한국은행을 비롯한 산업통상자원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이 참여한 '위안화 금융서비스 활성화 T/F'와 역시 재정부가 총괄하고 한은, 외국환중개사, 국내 외국환은행 등이 참여하는 ‘원-위안화 직거래시장 개설 T/F'가동에 들어간 상태다. 이들 T/F는 국내 원-위안화 직거래시장 개설, 중국내 직거래 시장 개설 등을 위한 여건 조성에 첨병 노릇할 전망이다. 800억위안 규모 ROFII 지위를 활용할 기반을 닦아야 하고 ROFII와 더불어 위안화가 아닌 외화로 중국에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QFII(적격해외기관투자가) 자격 확보에 따른 후속조치도 주요 업무 중 하나다. 무역결제에 위안화금융 활성화 추진원-위안화 직거래시장 개설은 은행간 시장에서 원-위안화가 거래통화가 된다는 의미다. 현재 국내에서 은행간 외환시장은 달러-원 시장이 유일하다. 직거래시장이 개설될 경우 달러화를 거치지 않고 원화와 위안화의 직접 교환이 가능하다.위안화 청산은행은 중국 본토 밖에서 위안화 결제대금의 청산을 담당하는 은행으로, 원-위안화 직거래시장에서는 교통은행이 지정됐다. 이들은 중국인민은행의 역외지점 역할을 하며 역외 위안화 거래 결제대금의 청산과 결제업무를 수행한다.합동 T/F는 무역결제 활성화 작업반, 위안화금융 활성화 작업반, 자문그룹 등으로 역할을 나누었다. 무역결제 작업반은 다시 무역결제 활성화팀과 청산결제체제 구축팀으로 세분화했고 금융활성화 작업반은 대 중국 투자준비팀, 위안화 금융서비스 개발팀으로 세분화했다.앞서 지난 9일 가동에 들어간 직거래시장 개설 T/F는 거래 및 결제시스템 등 시장 개설에 필요한 준비사항을 꼼꼼히 챙기면서 하나씩 필요한 조치를 제시하게 된다. 위안화 금융거래가 확대되면 원-달러 시장 일변도에서 벗어나 두 가지 통화 외환시장이 형성되기 때문에 외환시장 안정성이 높아지고 다양성에 물꼬를 트게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RQFII 자격 획득 위안화 허브 ‘꿈’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중국이 한국에 허용한 RQFII 자격이 그것도 800억 위안 규모나 된다는 점에 주목했다.해외금융기관이 위안화로 중국 본토의 금융시장에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 RQFII 제도인데 환전을 거치지 않고 국내 금융회사들이 위안화로 직접 중국 본토 자본시장에 투자할 수 있는 총한도가 800억 위안이 된다는 이야기다. 또 50% 이상을 주식에 투자해야 하는 등 투자대상에 제한이 있는 QFII와 달리 RQFII는 투자자산 배분에 아무런 제한이 없어 대 중국 투자는 획기적 전환점을 맞은 셈이다.중국은 2011년 RQFII를 처음 만들면서 홍콩 소재 중국계 금융기관에만 자격을 부여했으나, 6월 말 현재 5개국 66개 기관에 총 5천800억위안으로 확대했다. 우리나라가 RQFII 한도를 배정받음으로써, 한도가 없는 나라 투자기관들의 위안화 자금이 국내로 유입될 유인도 커졌다. RQFII가 위안화 역외센터로 발전하려면 필수적인 자격으로 꼽히는 이유다.우리나라의 경우 중국에 대한 무역수지 흑자 등으로 위안화를 보유할 유인이 크기 때문에, 이들 위안화 자금을 활용함으로써 중국 자본시장에 대한 투자기회를 살리기 용이하다.당연히 RQFII 자격 획득은 위안화 금융허브에 대한 기대감으로 영글고 있다.아울러 QFII 자격 획득으로 위안화 아닌 외화로 중국 자본시장에 투자할 수 있도록 길을 터 준 것도 무시할 수 없다. 달러나 유로 등 다른 외화를 들여가서 중국 외환시장에서 위안화로 환전한 뒤 중국 자본시장에 투자하는 번거로움은 있지만 투자기회를 확보한 것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중국은 2001년부터 QFII 제도를 도입했고 절반 이상 주식에 투자해야 하는 단점이 있으나 한국은행 6억달러를 비롯해 한국투자공사(KIC) 4억달러, 국민연금 4억달러 등 총 38억달러 정도가 배정된 만큼 대외 투자 활성화의 이점을 살릴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국내 시장과 선진국이 저금리로 기대수익률이 낮은 반면 중국은 고성장 고금리 체제여서 국내 금융기관 투자 돌파구가 열린다는 점에 주목할 만 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