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16:53 (금)
2년 만의 특강 조순 박사 “다당제·동반성장 쇄신 나서야”
2년 만의 특강 조순 박사 “다당제·동반성장 쇄신 나서야”
  • 월간리치
  • 승인 2014.08.08 08:30
  • 호수 6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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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총재, 서울시장, 부총리 등을 지낸 대한민국 경제학계 원로 조순 박사가 약 2년 동안의 침묵을 깨고 동반성장연구소 2주년 특강에 나섰다. 역대 모든 정부가 나라만들기에 실패하면서 사회 전부문에 부실과 무원칙이 만연해 있는 만큼 후세에 전해 줄 단 하나의 원칙이라도 만들 수 있는 장기 쇄신 노력을 촉구했다. 리치가 실제 강연내용을 추려서 옮겨 전한다.

돌이켜 보면 지난 2년 동안 글도 못 쓰고 강연도 거의 없었다. TV출연 몇 차례 외엔 활동을 못했는데 오늘 강연이 모처럼 글도 쓰고 나선 첫 강의 아닌가 생각한다. 세월호 사건 이후 위기상황과 국정표류가 계속되고 있어 우리 모두가 어두운 마음 갖게 된다. 며칠 전 신문에 ‘원칙도 도덕도 없는 막장 공천’이란 헤드라인 나왔다.자기편이냐 아니냐, 내 사람이냐 아니냐가 중요한 이런 게 원칙인 사회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에 대해 몇 마디 말씀드리고자 한다. 역대정권 모두 ‘나라 만들기’ 실패한국사회는 편법만 쫓는 사회가 됐고 원칙과 시스템이 없다. 세월호 배 안에서도 사고 당시 주변에 몰려든 사람들에게서도 어디 하나 찾아볼 수 없어 비극을 낳았다.이것은 일조일석에 이뤄진 게 아니고 60년 세월 동안 (국민 모두가)만들어 낸 것이다.초대 대통령은 나라 세운 공적 대단히 크지만 국민들에게 그 좋은 초대대통령 모범을 보여 줄 기회 놓치고 부정선거를 저질렀다가 미국으로 망명해서 돌아가셨다.2대 대통령은 내각제 일찍 무너지는 바람에 네이션 빌딩(Nation Building) 즉 국가 시스템 만들 새가 없었다. 3공화국은 경제발전을 향한 국민 여망을 옳게 본 것이지만 경제분야에 올인 했다. 결과가 좋았고 목적을 달성했으며 산업화를 일궜냈다. 그러나 여러 가지 지나친 면이 많았다.중화학공업화에 현격하게 매달려 부분적으로는 성공했다. 기업이 살아서 국가 발전에 큰 기여를 한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그러나 어디까지나 그런식으로 해서는 네이션 빌딩은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씀드리고 싶다.5공과 6공 또한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었고 헌법으로는 6공화국이 이어지고 있는데 오는 정권마다 어린아이 아명 붙이듯이 문민정부,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이명박 정부 이름 붙였지만 진정한 네이션 빌딩은 안되고 그때그때 편의에 따랐다. 네이션 빌딩은 역대정부도 국민도 못했다. 후세에 남을 만한 준수해야할 만한, 원칙을 하나도 못 만들면서 잘 잘못이나 따졌다.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국가개조가 됐든 네이션 빌딩이 됐든 과거 경험을 다 살려서 다시 해야 한다. 역사는 개조할 수 없다. 그대로 남는 것이기 때문에 계승해야 한다. 옛 것 계승해서 앞으로 갈 길을 찾는 것이다. 단시일 안에 큰 일을 많이 할 생각은 하지 말고 하나 하나 국민들의 정신이 들어가 있는 것, 그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게 시스템이 되고 원칙이 되어야 제대로 될 수 있다. 다당제 전제로 내각제 전환 나서야우리 나라 대통령제에 따라 5년 동안 대통령을 뽑아 놓고 모시는 척 하다 말면서는 (네이션 빌딩은) 할 수 없다. 첫 1년 반 현실을 파악한 뒤 또 1년 반 국정을 맡다 보면 레임덕이 온다. 새로운 비전, 네이션 빌딩 첫머리는 한 두 가지라도 동의를 얻어서 실행하는 전략이다.편법을 없애고 정도를 걷는 버릇을 기르는 것이 네이션 빌딩이다 생각한다.자꾸 이데올로기를 가지고 앞세워서는 안된다. 좌파다 우파다 다 듣기 싫다. 요즘 세상에 좌, 우가 어디있나. 소련이 있나 중공이 있나 북한은 좌파가 아니다 그냥 독재다.그렇다면 어떤 것을 하면되느냐, 어떻게 하면 공동체 만들어갈 것이냐 거기에 역량을 모아야지 편 가르기로는 안된다.우리 나라 정치는 제일 위에 제왕적 대통령이 있다. 대통령제는 로마에서 왔고 미국이 로마 원로원 집정관과 호민관 이런 제도를 보고서 만들었던 것이 한국으로 와서는 제왕적 대통령제가 됐다.정치가 제몫을 하려면 정당이 제 구실을 해야 한다. 한국의 두 정당은 각각 보수와 진보를 표방하면서 선거에 승리하기 우해 혼신의 힘을 기울이지만 처음엔 표관리나 하다가 지내보면 편 가르기다. 니가 내편이 될 거냐 아니냐 내 편이라면 내 당에 네 편이면 외면하는 식이다.내 편이냐 네 편이냐 가르는 게 정당이 하는 일이고 그 대부분의 일이 공천에 있다. 국민이 좋아해서가 아니라 어떤 당 후보면 찍어주고 이런 식이니까 선거 끝나고 나면 야당은 물론 여당도 국민과 거리가 가깝지 않고 대통령과도 가깝지 않다.우리나라는 대통령제를 그만 두고 내각제를 구성해야 한다.요새 또 개헌론이 나오지만 대통령 임기나 따지는 제왕적 대통령제가 대안이 아니다. 내각제로 바꾸되 양당제에서 벗어나 다당제로 해야한다. 환경보호, 복지증진, 기업개선, 농촌 등 전문영역에서 연구하고 인정받아 이를 테면 5% 정도 일정비율 지지를 얻어야 정당 지위를 인정받는 다당제로 가면 내편 네편 의존하는 게 아니라 전문영역으로 국민에게 어필하는 다당제가 되고 지금같은 무질서가 완화될 것이다.내각이 책임지고 내각이 수반이 된다. 양당 공이 물고 뜯고 누구를 내보내느냐 하던 정치가어떻게 하면 우리 당이 좋은 정치를 하느냐 생각하게 된다. 연립할 능력이 없는 당은 국정을 맡는다 해도 오래 가지 못한다.대중소기업 동반성장 수출내수 균형경제지금까지 경제발전은 재벌이 해 왔지만 재벌 발전에 한계가 왔고 재벌에 의한 경제발전에 한계가 왔다.재벌 자체에 문제가 왔다. 하나의 기득권층으로 발전해 세습화가 됐다. 이렇게 하는 과정에서 자본주의의 장점이며 기업이 가져야 하는 이노베이션 활력이 많이 흐려졌다.심지어 세계 일류로 꼽히는 기업조차 특권에 안주하게 되면서 새로운 것을 추구하지 않는다. 재벌 기업 수익률이 줄어가는 것이 그렇다.중소기업과 동반성장해야 하는데 중소기업 지원도 돈을 빌려주면 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중소기업은 기술력도 필요하고 경영능력이 필요하다. 내가 사업을 잘 해 보겠다 하는 기업가와 기술자, 기능보유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기술발전, 산업발전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또 하나 수출만 하면 된다는 고정관념이 머리에 박혀 있는데 수출을 아무리 해도 고용과 임금이 늘어나지 않는다. 기계화된 초일류 기업들이라 그렇겠지만 국민들이 일상에 필요한 물건들과 다른 기업들이 쓰는 소재 부품 생산하는 내수산업을 살려야 경제가 산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저성장 뉴 노멀시대 변화에도 조급해 하지 말고 인내심을 가지고 체질개선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재친민’ 사회 도전정신 발휘하자사회의 분열이 심각하다. 공동체로서 단결 시키는 요소가 없다. 그냥 전부 외톨박이 모래알과 같다.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선거를 하니까 민주주의는 맞다. 그러나 커뮤니티가 살아 있는 공화제, 공화정은 아니다. 공화를 하기위한 여러 가지 수단이 있는데 대통령이면 대통령, 장관이면 장관 국민들과 친해야 한다. 만나지 않고서는 친하지 않다. 내 문제 이야기 해주고 국민에게 밝히고 동의를 얻어야 한다. 사서 중에 대학(大學)에 보면 대학지도는 재친민(在親民)이라고 써 있다. 정치하는 도리를 말하는 책이고 국민과 가까워져야 한다고 돼 있다.예기 예운(禮運)편을 보면 ‘성인이 다스리는 천하에는 모든 사람이 좋은 가정을 이루고 할 일이 주어진다. 가정이 부양할 수 없는 홀애비, 홀어미, 부모 없는 어린이, 자식 없는 늙은이, 그리고 장애인은 나라가 보살핀다. 길에는 도적이 없고 나라는 평안하다. 이런 사회를 대동(大同)사회라 하고 대동사회 전 단계로 살만한 사회를 소강(小康)사회라 한다’고 했다. 일자리를 만들어 주고 도적이 있으면 잘 잡고 평화를 추구하는 커뮤니티 이런 것을 대동사회 오기 전에 소강사회라 한다. 나는 대통령을 비롯한 지도자들이 국민들과 가까워지기 노력했으면 한다. 아울러 무엇보다 잘못된 분야가 교육이다. 네이션 빌딩의 가장 큰 맹점이 교육 실패에 있다고 본다. 돈과 권력을 위한 목표와 수단을 가르치는데 ‘올인’하고 있다.나라가 발전하려면 인문학이 발전해야 하고 문사철에 바탕을 둔 광범위한 식견이 있어야 한다.지금 가장 잘못된 것은 한글 전용이고 한글 전용으로는 우리나라가 이류국(二流國)도 어렵다. 한글 전용으로 표현할 수 없는 말이 많고 어떤 책은 쓸 수도 번역할 수도 없다.한글 전용반과 한문 병행반으로 나누어 실험을 해보아도 좋다. 한문교육을 병행하는 반의 지적능력이 월등히 높을 것이라 자신한다.개혁과 혁신은 어느나라나 어렵다. 그래도 해보자. 도전정신이 없었다. 신라 천년 화랑도가 있지만 아무것도 아니다. 가르쳐야 한다 가르쳐야 리더십이 나온다.신라 천년은 성골, 진골 기득권의 사람들이 아무 혁신이 없이 안주했고 인물이 안 났다.신라말 최치원이 중국에서 왔지만 아무 일도 못하고 나중에 산에 들어가서 죽었다.고려는 낫다. 조선왕조는 한 번도 개혁을 못했다 임진왜란이 나도 그렇게 고생하고서도 이율곡이 그렇게 주장했는데 아무것도 고치지 않았고 병자호란 삼전도 치욕을 겪고서도 잘 해보자는 혁신을 못했다. 그러다 나라가 망했다. 국가개조를 위해 어떤 것이라도 제대로 한다면 후세에 빛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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