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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창 청소년교육협회 회장... “체험 이끌 전문강사 확충 절실”
김종창 청소년교육협회 회장... “체험 이끌 전문강사 확충 절실”
  • 월간리치
  • 승인 2015.01.12 10:13
  • 호수 7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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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6개 금융협회장들과 함께 새해 청소년금융교육을 심화하기 위해 전문강사 교육을 강화하고 다양한 교재를 개발하기로 중지를 모으는데 구심점 노릇을 한 김종창 청소년금융교육협의회장. 공교육에 포함되더라도 현장체험형 교육확충을 위해 앞장서겠다는 포부 등을 리치에서 자세히 들었다.

 KAIST 경영대 교수로 후학 양성에 힘쓰는 한편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지식은 물론 올바른 가치관을 길러주는 금융교육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는 김종창 전 금융감독원장.
지난 9월 30일 청소년금융교육협의회장 취임한 것은 공직생활과 은행장에 이은 금융감독원장에 대학 교수까지 지내면서 두텁게 쌓은 경험과 양식을 고스란히 사회로 환원시킬 수 있는 귀한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사단법인 청소년금융교육협의회는 어린이와 청소년은 물론 교사, 학부모, 소외계층의 금융 이해도를 높이고자 지난 2003년 전국은행연합회, 금융투자협회 등 6개 권역별 금융협회가 힘을 모아 설립된 공익기관이다.
김 신임 회장은 “초중고교에 대한 방문 교육을 내실화하고 취약계층 교육을 강화해 금융 문맹이 없는 사회를 만드는 데 일조하겠다”는 포부로 팔을 걷어 붙이고 나선지 벌써 석달 꽉채운 뒤 새해를 맞는 그의 구상과 향후 활동 계획을 묻고 답한 내용을 정리해 본다.


Q. 공직에 이은 금융인으로서 중책을 두루 역임하신 뒤 청소년 교육에 앞장서게 되셨는데 그 소회와 함께 청소년금융협의회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청소년들은 우리 미래의 꿈과 희망입니다. 그러나, 청소년들이 맞을 앞날을 생각하면 그리 장밋빛은 아닙니다. 경제가 성숙할수록 성장은 둔화되고 소득은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이며 취업 기회도 줄어들 것입니다.
더구나 지금 청년들은 100세까지 살 텐데 돈을 벌 수 있는 기간은 기껏해야 30년 남짓할 것입니다. 30년 벌어서 40년 여생을 살아야 하는데 행복한 삶을 누리는 데는 돈에 밝은 사람이 되는 것이 날이 갈수록 더 절실한 과제로 대두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청소년들의 밝은 미래를 위해서는 청소년에 대한 조기 금융교육은 필수불가결한 과제인 것입니다.
그런데, 학교교육에서는 금융에 대해 체계적으로 가르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따라서 공교육의 빈틈을 민간에서라도 채워야 하고 이것이 그동안 금융분야에서 다양한 경험을 한 저에게 주어진 사명이라고 생각하고 청소년 금융교육을 맡았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보람 있는 일이고 사회적 국가적으로도 크게 의미 있는 일이라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3년은 신용카드대란으로 채무불이행자가 속출하고 신용불량자가 폭증했습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또 하나의 위기였습니다.
이때에 청소년금융교육협의회(이하 청교협)가 출범했습니다. 은행연합회, 금융투자협회,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여신금융협회, 저축은행중앙회, 매일경제신문사 등 금융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한 뜻있는 기관들이 모여 청소년 금융교육에 앞장서기로 한 것입니다. 새해 들면 만 12살 되는군요.
청교협은 해마다 30여 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초중고 학교 방문 금융교육을 펼치며 학부모 선생님 대상 교육 프로그램도 개발 운영합니다.


Q. 초중고 방문 교육을 내실화하겠다고 밝히셨는데 어린이 시절나 청소년 때부터 금융 매커니즘과 실생활의 관계를 제대로 파악하려면 어떤 방식으로, 어떤 내용을 중점에 둬야 할까요?

A. 미래 세대들이 ‘돈을 밝히기보다는 돈에 밝은 사람’이 되어 현재를 현명하게 살아가고 자신이 맞을 긴 미래를 지혜롭게 준비할 수 있도록 하여 밝은 세상에서 다함께 더불어 사는 법을 배우도록 하는데 목적이 있습니다.
따라서 금융교육은 벌기와 쓰기, 모으기, 빌리기, 지키기 등 소위 ‘금융 5기’ 다섯 가지 주제로 펼쳐집니다.
 어떻게 벌 것인지, 현명한 소비는 어떤 것인지, 저축과 투자 그리고 삶의 설계는 어떻게 할 것인지, 필요한 자금을 빌리거나 신용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 스미싱·보이스피싱·보험사기 등 금융사기와 사금융 피해는 어떻게 예방할 것인지 등에 관해 초중고 학생들이 흥미롭게 참여하도록 게임을 활용하기도 하면서 미래세대를 가르칠 대학생과 선생님들을 교육하는 것입니다.
여기에 반드시 하나 더 넣을 게 있습니다. ‘5기 +1기’ 인데 1기는 바로 나누기입니다.
잘 벌고 내 돈을 잘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웃을 위해 가진 것을 나누는 마음도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에 꼭 필요한 과제입니다.


Q. 취약계층 교육을 강화해 ‘금융문맹’이 없는 사회를 지향하고 계신데요. 취약계층 인식 개선 노력은 어떻게 해왔고 앞으로 더 강화하신다면 어떻게 계획을 잡고 계신지요.

A. 다문화 가정의 어떤 어머니는 아직도 통장 만드는 법을 모르고 ATM 이용을 할 줄 모르고 있습니다.
탈북자, 다문화가족, 지역아동센터 관리 학생 등 취약계층 대상 금융교육에 비중을 확대하는 게 사회 계층간 격차를 줄이는데 보탬이 될거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취약계층을 가르칠 금융교육 전문 강사님이 많이 필요합니다.
우선 지역아동센터나 보육원 등에 가서 어린이, 청소년을 가르칠 정예 대학생 인력 풀을 구축해 이들을 활용한 대학생 금융교육봉사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전국 대학생 800명이 지역아동센터 700여 곳에서 활동 중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대학생 봉사자들에게는 생활 금융교육을  직접 배우게 하고 배운 지식을 사회에 환원하게 하는 일석이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Q. 우리 사회 금융문맹 퇴치를 하려면 어떤 일들을 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A. 우리나라 문맹률은 거의 세계 최저 수준인데 금융문맹률은 어떻죠? 아직 선진국에 비해 매우 높은 편입니다. 금융문맹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금융교육을 의무교육 테두리 안에서 공교육에서 체계적으로 실시해야 합니다.
소득 수준이 높고 노후대비가 상대적으로 잘 되어 있는 선진국은 금융교육을 중요한 국가전략의 하나로 청소년 시기부터 학교에서 가르칩니다.
미국은 대통령 직속 금융교육자문위원회를 지난 2008년에 설치하여 금융교육을 대통령 차원에서 관심을 갖고 실시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신설된 금융소비자보호국(CFPB)에서는 고등학생(9~12학년)의 졸업필수 독립과목으로 지정하는 등 5개 사항을 권고합니다. 주별로도 2014년 주표준(State Standard)에 금융교육을 규정한 주는 50개 중 43개에 달하고 의무적으로 이행토록 하는 주도 35개에 달합니다. 교육방식도 커리큘럼에 넣는 것은 물론 체험프로그램까지 운영합니다.
영국에서는 올해 9월부터 경제 및 금융교육을 의무교육인 국가 커리큘럼에 포함하여 11세부터 16세까지는 학교에서 반드시 가르치는 중입니다.


Q. 우리나라도 학교 정규교육과정에 금융교육을 포함하게 됐습니다. 충분한 수준에 이르지 못할 수 있어 민간차원의 지원과 보조적 확충사업은 지속돼야 할 텐데요, 정규 교육화 이후 청교협 및 민간 금융사들의 역할은 어떻게 전환될 수 있을까요?

A. 학교 공교육에서는 어릴 때부터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학습이 선행될 수 있도록 금융이론을 토대로 한 올바른 금융개념을 가르쳐야 한다면, 금융 유관기관에서는 이 연장선 위에서 바람직한 금융 태도와 금융 행위를 키우기 위한 현장 방문 체험형 중심으로 금융교육이 이뤄져야 하겠습니다.
특히 학교 현장에서 금융전문 교사가 없다시피 한 현실에서 준비된 금융교육 전문교사 육성이라는 정부 당국의 장기적 육성 정책이 마련돼야 합니다.
아울러 현장체험형 금융전문 강사는 금융권 임직원, 또는 은퇴자를 활용한 금융전문 강사를 중심으로 배출돼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2016년 전국 자율학기제 도입을 앞두고 공교육 현장에 금융교육 전문 강사를 파견을 위해서라도 우선 금감원 등이 청교협과 함께 금융강사 인증제(가칭)를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정부에서는 관련 법령을 조속히 정비해야 할 것입니다.


Q. 저성장, 저금리, 고령화 등 우리 사회가 큰 짐을 안고 있습니다. 국민들이 현명한 노후 설계를 하려면 어떤 생각과 마음을 지녀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 ‘한 수’ 귀띔 해 주십시오.

A. 동양그룹이 2013년 9월 법정관리를 신청함녀서 동양그룹에서 발행한 회사채와 기업어음을 산 투자자들은 원금을 다 날릴지도 모른다는 불안에 내 돈 내놓으라고 집단으로 시위를 하고 감독당국에 분쟁조정절차를 신청했습니다. 당국의 심사결과 그룹의 잘못이 인정된 것은 67%, 보장금액은 피해금액의 15~50%였습니다. 투자자들은 상당 부분 피해를 보게 된 것입니다.
왜 이런 문제가 일어났을까요? 우선 동양그룹이 판 상품은 원금보장이 안 되는 상품이었습니다. 물론 그 사실을 잘 알고 높은 수익을 얻기 위해 투자한 사람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금융회사 직원이 내미는 투자설명서를 읽어 봤다고 서명한 사람도 있는 것 같습니다.
투자를 할 때는 그 상품의 특성을 충분히 숙지해야 하지만 그만큼 투자자교육이 잘 되어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작은 돈이라도 투자 등에서 위험관리를 하면서 내 돈을 지킬 수 있도록 길들여져야 하겠습니다. 복잡한 상품을 다 알 수는 없지만 들어서 선별할 수 있는 눈은 떠야 노후 생활을 맞아하고 버틸 수 있는 최소한 기본이 될 겁니다.


Q. 금융소비자 보호를 넘어 소비자권리 신장을 모색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시는지요.

A. 정부 정책으로 금융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고 금융회사 스스로 소비자권리를 보호해 주려는 의지와 노력은 물론 중요합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거래과정에서 약속한 권리를 주장하고 확보하려는 현명한 소비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어릴 때부터 금융에 눈을 뜨고 합리적인 돈 관리를 생활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소비자 권익도 일차적으로는 금융에 밝은 사람이 되어 소비자 스스로 찾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청소년 금융교육이 더 절실해지는 이유도 될 것입니다.


Q. 리치 독자들께 당부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A. 2012년 생명표에 의하면 만 50세 남성이 앞으로 더 살 수 있는 시간은 30.1년, 50세 여성은 35.9년이라고 합니다. 의학발달 등을 감안하면 지금 10대, 20대 젊은이의 기대수명은 100세가 될 것입니다.
우리 젊은이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해 옵니다. 공부를 마치고 30세 안팎에서 취업하고 60세가 정년이라면 30년간 일합니다. 일 없이 보내야 하는 기간은 40년이 됩니다. ‘돈 버는 기간보다 돈 쓰는 기간이 더 길어진다’는 말이 실감나는 대목입니다.
보험개발원이 분석한 자료에 의하면 연금제도에 의해 보장되는 노후소득 수준은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을 모두 합해 미국이 89%, 영국이 80%, 일본이 70%이고 세계은행 권고안은 70~80%이나 우리나라는 55%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더욱이 선진국의 경우 공적연금 비중이 60~80% 수준에 이르는 반면 우리나라는 50%가 채 되지 않기 때문에 개인연금으로 개인이 직접 커버해야 될 부분이 그만큼 많아진다는 것입니다.
이는 결국 지금의 젊은이들은 시간이 갈수록 더 많은 노인을 부양해 가면서 퇴직 후 생활도 준비해야 하는 것입니다.
오래 사는 것이 축복이 아니라 재앙이 될 수도 있다는 의미죠.
장수가 재앙이 아니라 축복이 되기 위해서는 청소년기부터 미리 알고 준비하는 자세를 갖춰야 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청소년 때부터의 금융교육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자녀를 부자로 만드는 것은 부모의 유산이나 경제력이 아니라 어릴 적부터의 금융습관에서 비롯됩니다.
어릴 때부터 긴 미래를 내다보고 준비해 가는 습관을 길러 주는 것은 지금을 살고 있는 저희 어른들에게 주어진 피할 수 없는 책무입니다. 모두가 금융에 눈을 돌려 금융역량을 키워나가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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