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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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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간리치
  • 승인 2015.04.10 10:21
  • 호수 7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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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P중심 단기자금시장 과제는?시장확대 제도 보완 절실


 증권사 콜차입이 금지를 앞두고 RP시장 외형 성장이 두드러졌지만 담보부시장에서는 장기 청사진이 미비하고 RP시장이 위기 때 취약하다는 지적에 따라 자본시장연구원이 세미나를 열고 현황과 대안을 모색했다. 리치에서 단기자금 시장의 콜에서 RP중심으로 대세 전환한데 따른 유의점 등을 정리해 본다.

3월부터 증권사 콜차입을 전면금지하고 유동성 공급역할만 허용하면서 단기자금시장이 RP 쪽으로 급격히 기울면서 관련시장이 가파르게 커지고 있다.
RP는 담보가 받쳐주는 것이어서 안정성이 우수하다. 하지만 선진국 사례에서 나타났듯 금융위기같은 돌발위기가 발생할 경우 수급이 급격히 위축되어 제2, 제3 위기로 파급될 수 있다는 단점 극복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시장활성화를 위한 시장참여자확대에 더해 CCP청산제도 도입 등 제도적 보완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증권사 단기자금시장이 콜에서 RP로 세대교체가 제대로 진행되려면 어떤 길을 가야할 것인가를 놓고 자본시장연구원이 3월 19일 ‘단기자금시장 효율성 제고방안 :Repo시장을 중심으로’ 정책세미나가 열렸다.

안정성 낮은비용 시장 급성장

증권사 콜차입 금지를 핵으로한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이 3울 1일 발효되면서 증권사 콜차입은 전면금지되고, 국고채 전문딜러(PD)나 한국은행 공개시장 조작대상(OMO)로 지정된 증권사 16곳만 자기자본 대비 15% 범위 내에서 콜거래를 허용했다.
차입이 아니라 유동성공급차원의 콜거래만 길을 터준 셈이다.
콜차입 원천봉쇄를 앞두고 RP시장이 반사적으로 커졌다. RP거래금액은 지난 2011년 하루 평균 16조8000억원이던 것이 2012년엔 30조6000억원, 2013년 36조원, 지난해엔 45조 500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시장이 안정돼 있는 상황에서 RP는 평상시에 단점보다 장점이 훨씬 많다. 대출금액을 초과하는 담보가 제공되므로 차입자가 도산하더다도 원금회수 가능성이 높고, 차입자가 낮은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것도 매력이다.
하지만 위기가 닥치면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부메랑이다. 매도자, 매수자 어느 한쪽이 시장에서 발을 빼면 거래는 올스톱된다. 자금을 조달해야 할 매도자 쪽은 유동성 위기에 RP를 보유하는 매수자 쪽은 부실위험에 노출된다는 것이다.
첫 주제발표에 나선 이 연구원 백인석 연구위원은 “미국 tri-party repo 시장은 ‘모든’ 시장참여자에게 ‘단기적으로는 최적의 거래’였으나, △제도적 요인 △잘못된 시장관행 및 위험관리 △취약한 시장구조 등으로 인한 전형적인 시스템 리스크 축적 사례가 됐다”며  장점은 작동하지 않고 단점만 확대되는 불상사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질적발전 위한 효율성 개선 필요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선 황세운 연구위원은 RP시장 양적 성장에 발맞춰 시장기반 확충과 질적수준 제고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금융안정성 확보, 자금시장의 효율성개선 등의 처방으로 집약할 수 있다.
설사 위기가 발생하더라도 금융안정성 확보를 위해 CCP(중앙청산소)가 도입돼야 한다는 것이다. 위기가 닥치는 즉시 CCP가 거래상대방 및 담보에 대한 투명하고 엄격한 위험관리를 실행하므로 차입자의 개별적인 신용위험에 대한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다.
헤어컷의 경제적 기능강화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헤어컷(haircut)은 가치가 하락한 주식이나 채권과 같은 유가증권의 가격을 현실화하는 것을 뜻한다.
이때 적용되는 하락률인 헤어컷비율(haircut ratio)은 통상 105%로 일률적으로 적용하고 있으나 이를 탄력적으로 적용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담보상품의 특성을 반영한 헤어컷을 설정하고, 거래상대방의 신용도 반영하는 등 금리와 헤어컷에 의한 위험관리가 뒤따라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 담보풀에서 저유동성 자산의 관리가 필요하며, 초단기물일색인 기간물거래를 단기, 중기 쪽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자금흐름의 효율성개선 차원에서 △시장참여자확대: 장기적으로 공기업 및 일반기업 등 참여를 허용하는 방안의 검토필요 △전자거래플랫폼 거래확대: RP거래의 익명성확보, 거래체결의 효율성 개선, 유동성증가로 조달금리비용절감 △담보관리제고 : 바스켓상품활용 확대 등을 제시했다.
이에 세미나는 CCP도입을 놓고 토론이 불붙었다. 자본시장연구원과 유관기관은 도입 필요성을 강조한 반면 업계는 참여자이탈에 따른 RP시장위축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백인석 위원은 “미국 Repo 시장의 붕괴, 유럽 Repo 시장 혼란에서 얻어야 할 가장 분명한 교훈은 위기시 현금투자자가 담보증권의 인수 자체를 회피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이라며 “유럽 시장 정상화 사례는 CCP 청산이 위기시 시장의 안정적 작동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주장했다.
물론 비용이 커지고 시행착오가 일어날 수 있는 반면 단기간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는 단점이 있으니 꼭 필요한 안전장치임을 강조했다.

시장참여자 확대, 규제완화 거론

패널로 참여한 한국예탁결제원 김연중 부장은 “CCP보상기금은 200~300억원이면 충분하고, CCP가 뒷받침될 경우 소형증권사도 RP시장에 참여할 수 있다”라며 “CCP도입시 헤어컷비율이 낮아지고, 기회비용이 줄어 시장참가자들이 오히려 비용절감 할 수 있다”고 CCP청산방식 필요성에 힘을 실었다.
반면 일선 업계 관계자들은 유연한 제도운영을 통해 CCP청산의 기능도 현행 RP거래에서 충분히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KDB대우증권 한기호 부장은 “RP금리호가경쟁 등 스크린매매를 통해 RP거래가 체결되는데, 이같은 방식이 CCP에도 가능할지 의문”이라며 “누군가 유동성을 공급해야 하는데, CCP를 통한 스크린매매를 할 경우 아예 시장에 자금공급이 끓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기관간 장외약정서에 이미 CCP와 비슷한 내용이 녹아 있다”라며 “매수자, 매도자간 조건이 맞을 때 거래하는 것이 펀딩하는 쪽에서 훨씬 유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NH-CA자산운용 김도형 부장은 “금융위기 등 이벤트 발생시 담보가 뒤따르는 RP를 펀드에 편입할 경우 채권으로 바뀐다”며 “유동성자산이 비유동성자산으로 달라지고 비유동성자산으로 규제가 적용돼 RP매매가 원활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울러 “크레딧리스크 발생시 급한 마음에 시장에서 헐값으로 매도할 경우 파산관재인입장에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며 “운용사입장에서 운용이 위축될 수 있으며, 이는 매도자인 카운트파트와 거래가 중단되는 악순환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관계자들은 CCP청산시 비용부담증가로 운용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점을 가장 걱정했다. 최근 RP의 경우 초단기물이 거의 90% 이상인 실정에서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시중금리가 떨어져 1bp의 이익을 내기가 어협기 때문에 비용이 늘면 투자자에게 돌려줘야 할 수익율이 더 낮아져 시장참여를 위축시킬 우려마저 대두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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