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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모직-삼성물산 9월 합병 이재용 부회장‘승계 구도’ 완성 성큼
제일모직-삼성물산 9월 합병 이재용 부회장‘승계 구도’ 완성 성큼
  • 월간리치
  • 승인 2015.06.10 15:21
  • 호수 7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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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합병을 결의함으로써 이재용 부회장이 그룹 모태 최대주주로 사실상 발돋움했다. 전자와 금융 그룹 양대 부문 지배력이 확대되면서 그룹 경영권 승계 큰 그림 완성도 또한 크게 높아졌다. 리치에서 사업구조 재편과 역량결집, 그리고 지배구조 단순화 등 다각적 의미를 풀어본다.

 삼성그룹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5월 26일 합병을 결의했다. 제일모직은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최상단에 위치한 계열사고 삼성물산은 그룹의 모태기업이다. 두 회사의 합병 후 사명은 삼성물산이 된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이날 각각 이사회를 열어 합병을 결의했다. 제일모직 기준주가에 따라 산출된 합병비율인 1대 0.35로 삼성물산을 합병하는 방식이다. 제일모직이 신주를 발행, 삼성물산 주주에게 교부할 예정이다.
양사는 오는 7월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9월 1일자로 합병을 마무리 할 계획이다. 
합병회사명은 그룹 모태인 삼성물산으로 정해졌다. 그룹 사업구조 재편작업의 일환으로 건설·서비스 사업 부문 역량 결집과 그룹 출자구조 단순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겠다는 포석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합병회사의 최대 주주로 올라서게 되면서 삼성물산이라는 상징성은 물론 물산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에 대한 지배력 확보 등 승계작업의 큰 그림이 더욱 완성도가 높아질 전망이다.


합병 통해 “글로벌 초일류 守成”

제일모직은 1963년 설립되어 부동산 및 테마파크 사업을 시작으로 건설, 식음서비스로 사업영역을 확장해 왔으며 2013년에는 구 제일모직으로부터 패션사업을 인수하고 2014년 말 상장했다.
삼성물산은 삼성그룹의 모태기업으로 1938년 설립된 이후 1975년 ‘종합상사 1호’로 지정되어 해외영업을 주도해 왔고, 1995년 삼성건설 합병 후에는 건설과 상사부문으로 나뉘어 전세계 50여개국에서 글로벌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양사는 2011년 삼성의 바이오사업 출범에 함께 참여하였고, 지난해에는 레이크사이드 골프장을 공동 인수하는 등 협력 관계를 유지해왔다.
제일모직은 지난해 말 유가증권시장 상장 후 건설, 패션 등 사업별 시장 확대를 적극 추진하는 과정에서 핵심사업 경쟁력과 해외영업 인프라를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왔다. 건설과 상사부문에서 글로벌 경험이 풍부한 삼성물산도 글로벌 경제의 저성장, 경쟁 심화 등으로 인한 사업 정체에서 벗어나고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사업 다각화 방안을 검토해 왔다.


인류 삶 전반에 프리미엄 서비스 구현

양사는 이번 합병을 통해 패션, 식음, 건설, 레저, 바이오 등 인류의 삶 전반에 걸쳐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의식주 및 바이오’ 선도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양사는 각각 운영해 온 건설 부문을 통합하여 건설사업 경쟁력 제고 및 운영 시너지 창출이 가능해졌고, 상사 부문의 글로벌 운영 경험과 인프라를 활용, 패션·식음 사업의 해외진출을 가속화 하고 새로운 사업기회를 발굴할 수 있게 됐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삼성의 신수종 사업인 바이오 사업 최대주주로 적극 참여할 수 있게 되어 안정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번 합병으로 두 회사의 핵심 사업인 건설, 상사, 패션, 리조트, 식음 등의 글로벌 경쟁력과 시너지가 강화되면서, 합병회사의 매출은 2014년 34조원에서 2020년 60조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제일모직 윤주화 사장은 “이번 합병은 회사의 핵심 경쟁력을 조기에 확보하여 글로벌 리딩 컴퍼니로 성장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간의 삶 전반에 걸친 토탈 프리미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물산 최치훈 사장은 “패션, 바이오 등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삼성물산이 보유한 글로벌 오퍼레이션 역량과 제일모직의 특화 역량을 결합하여 사업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소유 지배구조 단순화 착착착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결의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7월 주주총회를 거쳐 오는 9월 1일자로 합병을 완료할 계획이다.
합병회사의 매출은 2014년 기준 34조원으로 건설·상사·패션·리조트·식음료를 아우르는 초대형 종합 서비스 기업이 탄생한다. 양사는 핵심 사업의 글로벌 경쟁력과 시너지를 강화해 2020년 매출 60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더욱이 삼성의 신수종 사업인 바이오 사업의 최대주주로도 참여한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46.3%, 4.9%를 각각 보유해 지분 합계가 51%를 넘는다.
양사 합병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의 지분 보유 현황이 일정부분 바뀌게 된다.  
현재 제일모직 지분 23.2%를 보유한 이 부회장은 합병회사 지분 16.5%를 갖게 된다. 이 부회장의 동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패션부문 사장은 현재 제일모직 지분을 각각 7.8%씩 보유하고 있는데, 합병 후에는 합병회사 지분 5.5%를 보유하게 된다.
이건희 회장은 제일모직 지분 3.4%, 삼성물산 지분 1.4%를 갖고 있는데 합병 후에는 합병회사 지분 2.9%를 보유하게 된다. 이에 따라 이 회장과 이 부회장 등 오너 일가의 합병회사 지분은 30.4%에 이르러 공정거래법상 내부거래 규제 대상이 되겠지만 인위적으로 오너 지분을 30% 아래로 줄여 피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심플해진 순환출자구조

순환출자구조는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단순화된다.
삼성그룹의 순환출자 구조는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전기·삼성SDI→제일모직’으로 이뤄져 있다. 여기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합병하게 되면 순환출자 구조가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 또는 합병회사인 삼성물산에서 삼성생명과 삼성전자를 지배하는 구조로 단순화한다.
삼성그룹은 그동안 제일모직 소재부문-삼성SDI 합병 결의(2014년 3월), 삼성중공업-삼성엔지니어링 합병 결의(2014년 9월), 삼성중공업-삼성엔지니어링 합병 무산(2014년 11월), 삼성SDS 상장(2014년 11월), 삼성테크윈·삼성탈레스·삼성토탈·삼성종합화학 한화그룹으로 매각 결정(2014년 11월), 제일모직 상장(2014년 12월) 등 재편 작업을 꾸준히 진행했다.
이번 합병에 따라 지주회사 추진 작업은 보류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물산을 중심으로 한 지배구조 단순화 작업을 사실상 완성한 만큼 수십조원의 추가 재원이 필요한 지주사 전환 작업에 착수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삼성의 지주회사 시나리오는 삼성전자를 사업회사와 홀딩스(투자회사)로 인적 분할한 뒤 제일모직 또는 삼성물산과 합병하는 방안, 삼성생명을 금융중간지주회사, 제일모직을 제조부문 중간지주회사로 각각 전환하는 방안 등이 검토해 왔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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