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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혈에 대한 오해와 진실 질환경고 역할 기울일 만
빈혈에 대한 오해와 진실 질환경고 역할 기울일 만
  • 월간리치
  • 승인 2015.06.10 15:40
  • 호수 7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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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2015년 6월호부터 고대구로병원 혈액종양내과 최철원 교수의 건강칼럼을 싣는다. 최 교수는 증상이 다양하고 때론 특별한 증상 없이도 나타나기도 하는 빈혈 이야기를 들려준다. 다른 질환이 생겼음을 알리는 경고일 수 있는 만큼 혈액검사결과에 깊은 관심을 기울일 것을 권고했다.

혈액을 구성하는 세포중의 하나인 적혈구는 체내에 적절한 산소를 공급함으로써 인체의 각 장기들이 기능을 하도록 하는데, 빈혈은 바로 이 적혈구의 이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임상증상이다. 우리는 흔히 '어지럼증'을 경험하게 되면 이를 빈혈이라고 표현하곤 한다.
빈혈이 있는 경우 어지럼증이 동반될 수는 있지만, 어지럽다고 하여 모두 빈혈이 있는 것은 아니다. 빈혈에 의한 증상이 전혀 없이 우연히 신체검사에서 발견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빈혈이라는 진단은 호소하는 증상에 따르는 것이 아니라 주로 혈액검사소견에 의존하게 된다.
빈혈이란 무엇?
빈혈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순환하는 적혈구의 양이 조직 내 산소요구량을 충족시키지 못할 정도로 감소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조직 내 산소요구량의 충족 여부는 적혈구의 양뿐만 아니라 폐 기능, 심장 기능, 혈관 등의 상태에 의해서도 좌우되므로 실제로는 체내의 적혈구수, 혈색소량(헤모글로빈), 혹은 적혈구용적률(헤마토크리트)이 정상이하로 감소되었을 때를 빈혈이라고 말한다. 혈색소의 정상치는 성별, 나이, 인종에 따라 각각 다르지만, 통상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정한 기준을 따르게 되며, 혈색소치가 남자의 경우 13 g/dL, 여자의 경우 12 g/dL(임산부는 11 g/dL) 미만으로 감소할 때 빈혈이라고 진단한다.


원인 세 가지
빈혈의 원인은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으며 이를 제품(적혈구)을 생산하는 공장(골수)으로 비유하면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 있다.

① 제품을 생산할 기계 부족.
제품(적혈구)을 생산할 기계(조혈모세포)가 부족한 경우로 재생불량빈혈이 대표적인 예이다. 적혈구외에도 백혈구, 혈소판이 감소하게 되며 골수검사를 해보면 조혈기능을 하는 세포가 감소되어 지방으로 대치되어 있다. 

② 제품생산에 필요한 재료 부족.
혈액생산에 필요한 대표적인 재료로는 철분, 비타민 B12 및 엽산을 들 수 있다. 체내에 저장된 철분이 정상 적혈구 생성에 필요한 양보다 감소하게 되면 철결핍빈혈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는 가장 흔한 유형의 빈혈이다. 비타민 B12 결핍은 위절제술을 시행 받았거나, 위축성 위염이 심할 때 잘 발생하며 엽산결핍은 대부분 식사의 불균형이 원인이 된다.

③ 제품생산 후 운반과정 문제.
제품(적혈구)은 충분히 생산하나 운반과정에 문제(체내에서 파괴되거나 체외로 빠져나감)가 있는 경우이다. 자가면역질환이나 약물 등의 원인에 의하여 적혈구의 파괴속도가 증가하거나 위장관 등을 통해 혈액이 빠져나감으로써 빈혈이 발생하는 경우로, 용혈성 빈혈과 출혈에 의한 빈혈이 대표적인 예이다.
지레짐작 말고 정확한 진단을
빈혈로 인한 증상은 매우 다양하여, ‘피부가 창백하고 누렇게 뜬 것 같다. 손바닥의 핑크색이 소실되고 손톱이 쉽게 부서진다. 조금만 걷거나 무거운 것을 들면 숨이 차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잘 붓는다. 머리가 자주 아프다. 현기증이 있으면서 근력이 떨어지고 쉽게 피곤하다. 밥맛이 떨어졌다. 복부 불쾌감, 변비, 설사 등이 자주 생긴다. 입 주위가 자주 헌다. ‘월경장애가 생기거나 성욕이 떨어진다’ 등이 있다. 빈혈로 인한 증상은 이처럼 매우 비특이적이기 때문에 증상만으로 빈혈을 진단하는 것은 무리이며, 정확한 진단검사 없이 무조건 철분제 등의 약을 투약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또한 철결핍빈혈로 확진된 경우에도 어떤 원인으로 철결핍이 유발되었는지를 규명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철결핍빈혈로 진단된 이후 추가검사를 통해 자궁근종이 발견되거나 위암, 대장암과 같은 악성종양이 발견되는 경우도 드물지 않기 때문이다.
빈혈은 증상이 없는 환자에서도 질병이 있음을 알리는 경고가 되는 의학적으로 가장 중요한 임상현상의 하나이며, 따라서 자신의 혈액소견에 관심을 갖는 것이 다른 질병을 조기에 진단하게 하는 첫걸음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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