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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 등불 ‘휴먼아시아’ 서창록 대표 차별 없는 사람존중 세상 앞장 서다
인권 등불 ‘휴먼아시아’ 서창록 대표 차별 없는 사람존중 세상 앞장 서다
  • 월간리치
  • 승인 2015.08.08 18:59
  • 호수 7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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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떤 종류의 차별도 존재하지 않는 세상, 우리가 이웃한 아시아부터 사람이 중심되는 사회들로 어우러지는 그런 날을 앞당기려는 사람들. 인도주의적 가치 실현을 위해 힘쓰는 정성들이 응집되면 결코 꿈만은 아니라고 믿는 사단법인 ‘휴먼아시아’ 서창록 대표를 리치에서 만나보았다.

 “그리 거창하거나 어려운 이야기가 아닙니다. 다 같이 더불어 잘 사는 것이 바로 ‘인권’입니다. 저는 ‘인권은 서로 양보하는 것’이라는 표현을 즐겨 써요.”
우리나라 사람들 대부분이 역사적 경험 때문에 인권 하면 표현의 자유 등 자유권이나 참정권을 떠올리기 일쑤지만, 사실은 사람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권리이자 인류가 추구해야할 보편적 가치라는 서령이다.
“자유권도 좋고 참정권도 꼭 필요한 것이지만 교육을 받고 건강한 삶을 이어갈 수 있는 사회권도 중요합니다. 세계 인구의 60%나 되는 40억 인구가 거주하는 아시아 지역부터 그 어떤 종류의 차별도 존재하지 않는 열린 아시아, 사람 중심의 아시아로 탈바꿈 할 수 있도록 노력에 노력을 거듭하고 있는 중이죠.”


사람 중심 아시아로 향기롭게

‘한 나라에서 인권을 바로 세우는 일조차 쉽지 않은 일인데 아시아 전체라니 ‘가당키나 한 일이냐?’는 냉소쯤은 가볍게 넘기며 일한다.
서창록 대표는 참으로 소중한 깨달음을 얻었다고 한다. ‘인권활동 하는 단체이니 동참해 주시고 도와달라’고 설명하면 동참하기를 망설이는 사람이 태반을 넘는데 구체적으로 어느 나라 딱한 처지에 있는 사람을 돕는 일에 정성을 모아달라고 하면 선뜻 적지 않은 돈을 내놓는 사람들이 줄을 잇는 상황에서 기인한 깨달음이다.
“우리나라 사람들 마음이 본디부터 정말 따뜻하지 않습니까? 최근 있었던 일로 네팔 지진 피해를 돕자는 캠페인을 펼쳤더니 금세 도움의 손길이 잇달았어요. ‘사랑의 팔찌’ 만들기 아이디어가 한 몫 했겠지만 인도주의에 공감해서 정성을 모으는 저력은 소중하고도 큰 자산이에요.”
딱딱한 인권 이야기를 앞세우는 대신 인도주의 차원의 도움을 지향했더니 오히려 많은 사람들이 동참하겠다며 운집하더라는 이야기다.


풀뿌리 도움 손길 꾸준히 확산

비정부기구가 다른 나라 사람들을 돕는 일이다 보니 아직은 거액을 들여 방대한 활동을 펼 수 있는 힘은 확보하지 못했다.
하지만 인도주의 도움 실천을 꾸준히 펼치는 것과 더불어 국내에서는 물론 아시아 각지에서 인권의 참뜻을 알리고, 어려운 현실을 하나씩 해결하는 길에 함께 할 사람들을 꾸준히 양성하다 보면 아주 먼 미래의 일만은 아닐 것이라고 믿는다.
“역사의 수레바퀴를 움직이려면 밀려고 나서는 사람이 나오고 그렇게 신념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면 얼마든지 바뀔 수 있는 겁니다.” 
지금 교육하고 후원하는 다채로운 활동과 사업으로 인해 깨닫고 자립하기 시작한 아이들이 자라면 진정한 인권활동에 함께 하고 힘을 보태어 줄 것이라고 그는 확신한다.
2006년 ‘아시아인권센터’를 창립해 저변을 넓히는 풀뿌리 활동을 벌인 지 벌써 10년.
“어릴 적 저희가 마련한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사람이 인권에 눈 떠서 인권변호사로 성장하기도 했고 지금 휴먼아시아 현직 간사로 참여하는 사람도 나타났어요. 네팔 등 해외 현지 교육활동을 꾸준히 펼친 덕분에 현지 사회 인식이 바뀌고 성장하는 것을 보는 것이 저희들의 보람입니다.”
재난과 질병 그리고 빈곤에 허덕이는 아시아 각지를 향한 인도주의적 지원사업과 인권증진을 선도할 청년인권활동가 양성이라는 양 날개를 활짝 펴서 날고 있다.
활동무대도 베트남, 몽골에 이어 2013년부터 네팔과 라오스로 넓혔고 여러 국제단체들과 연대 활동에는 상시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사람 온정 모을 줄 아는 재주꾼들

북한인권회복운동에 동참하고 나섰던 게 1998년이니 서창록 대표가 민간 인권증진 활동에 뛰어든 지는 이제 곧 만 20년 되어간다. 정부 예산지원 비중이 컸던 단체활동을 하다가 집권당이 바뀌어 힘겨운 시절을 같이 겪기도 했고, 아직 우리나라에선 남을 돕는데 써달라며 돈을 내놓는 인심은 후해도 ‘인권’을 표방한 단체를 돕는데는 박한 상황인 것을 절절히 체감했던 터였다.
그래서 인도주의 지원활동을 편다는 것을 적극 알리는 한편, 국내의 여느 민간단체와도 다르고 국제적 단체와도 다른 후원 손길 유치에 나섰다.
“다른 사단법인과 달리 저희 휴먼아시아는 후원이사 제도를 만들었어요. 그렇다고 큰 부담을 드릴 수는 없고 한 달에 10만원 이상 내시면 후원이사로 모시고 있어요. 벌써 쉰 분 넘어서고 있는데 이분들이 희사해주시는 정성 덕에 살림을 꾸려가고 있지요.”
수많은 소액기부자들의 정성을 모으는 방식이 일반적인데 재정확충을 위한 홍보나 캠페인에 시간과 인력을 많이 들여야 하는 단점을 뛰어 넘어 선, 휴먼아시아 방식이다.
물론 서 대표 스스로가 세계에서 가장 대표적인 국제기구 UN의 인권이사회 자문위원회 위원이라는 점이 후광 효과를 발휘하기는 한다.
아시아 온 누리에 어려운 이웃을 돕고 차별없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 만들기에 동참할 활동가를 키우는 휴먼아시아. 지금도 거액이 아니어도 뜻만큼은 함께 할 수 있는 평범한 시민들이 후원이사로 참여할 수 있도록 문호는 열려있다고 한다.


인권 거듭보니 우리 이웃 아시아

이런 일을 하고 있는 서 대표는 요즘 들어서야 이른바 스스로에게 주어진 숙명에 묵묵히 충실하고 있음을 느낀다고 한다. 강단에서만 머무르는 평범한 지식인이 아니라 사회에 직접 뛰어 들어 행동하는 전문가, 그것도 국제무대를 누비며 나라와 나라사이 뜻 있는 사람들을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하게 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어려서부터 공공의 가치에 대한 관심과 사회발전을 위한 일이나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일에 대해 관심이 많았어요. 진로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아버님(동남갈포공업 서병식 회장) 사업을 이어받는 길 대신에 국제기구에 들어가서 일하기로 마음 먹고 미국 유학길에 올랐었죠.”
국제정치학 중에서도 정치경제와 더불어 산업정책, 기술정책 등을 깊이 파고든 끝에 터프츠대(Tufts University) 박사 학위를 거머쥐었지만 당장엔 진출할 길이 없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지금이야 많이 격상됐지만 1990년대 초중반엔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 위상은 약했고 정부 소속 공직자가 파견가는 것이 아니라 민간인이 국제기구에 취직하기는 녹록치 않았던 것이다.
UC버클리 강단에 잠시 섰던 그는 1996년 국내로 발길을 돌려 고려대에 둥지를 틀었고 1998년 북한인권시민연합이 마련한 국제회의를 지원하면서 맺은 인연을 시작으로 인권증진 활동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인도지원 인권 활동가 요람’ 꿈

“요청이 오면 강의도 나가고 글도 쓰면서 생각도 많이 하고 공부도 더 많이 했어요. 인권 공부하고 여러 활동에 참여하다 보니 아시아 지역이 이렇게 열악한데 두고 보기만 할 일은 아니라는 생각에 아시아인권센터를 만드는데 동참했던 거죠.”
2014년 UN 인권이사회 자문위원으로 선출될 당시, 외교부는 이렇게 소개한 바  있다.
“우리나라 대표적 인권학자이자 인권운동가인 서창록 교수는 국내 인권 교육 및 연구 활동 선도와 함께, ‘아시아인권 포럼’ 주최 등을 통해 국내외 다양한 인권이슈 논의를 위한 토론과 정책비전의 장을 제공해왔으며, 특히 아시아 내 여성 및 아동인권 취약지역을 중심으로 교육을 통한 인도지원 사업을 활발히 전개하는 등 아시아 지역 인권보호체계 수립을 위한 노력을 지속 경주해왔다”고.
서 대표는 프랑스 스트라부르에 터잡은 국제적 비정부기구인 국제인권기구(IIHR)가 하는 역할을 아시아지역에서는 휴먼아시아가 도맡을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하며 산다.
비정부기기구 중에서 최고의 권위를 얻고 있는 IIHR이어서 인권활동을 꿈꾸는 사람이면 꼭 교육 받으러 가는 곳이기도 하다.
“아시아에서 자력으로 경제발전과 정치민주화를 이룬 나라가 일본과 한국이고 국제사회, 특히 아시아를 위해 한국과 일본의 국제적 책임을 지적한 중국 인권운동의 상징 류 샤오보 전 북경대 교수의 지적에 정말 공감합니다. 휴먼아시아부터 열심히 그리고 꾸준히 힘을 보태겠습니다.”
학교에서 후학을 가르치고, 국제기구 중책을 수행하는 와중에도 휴먼아시아 활동을 챙기는 한 켠에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소셜사이언스코리아(SSK)의 일환으로 인권포럼을 열어 연구하고 모색하기를 게을리하지 않기에 앞으로의 활약이 더욱 기대를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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