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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겔 세인트 엘리아스 국립공원 광활한 툰드라의 경이로움 집약
랭겔 세인트 엘리아스 국립공원 광활한 툰드라의 경이로움 집약
  • 월간리치
  • 승인 2015.09.10 10:08
  • 호수 7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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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가장 높은 16개 봉우리 가운데 무려 9개를 한 아름 품고서 구비 구비 툰드라 산하를 펼쳐보이는 랭겔 세인트 엘리아스 국립공원. 가장 너른 면적 만큼이나 시시각각 변모하는 경이로움의 연속이다. 알래스카 국립공원 중 유일하게 육로로 갈 수 있다지만 험한 만큼 현지도착과 체험의 기쁨은 훨씬 크다. 리치를 통해 자세히 알아본다.


랭겔 세인트 엘리아스는 미국 전체 국립공원 중 가장 크다. 옐로우스톤 국립공원의 6배나 된다. 비행기를 타고 공원 상공에서 내려다보면 연이어진 산, 거대한 빙하, 구불구불한 강들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지상으로 내려와 강을 따라 가보면 시시각각 변하는 산의 정취를 숨죽이며 만끽할 수 있다. 광활한 툰드라 지대는 지평선 끝이 아득히 보이고 곳곳에 돌 산양(Dall's sheep)과 산 염소(mountain goats)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다.


4개 산맥 어우러진 방대함

공원은 주요 4개 산맥인 랭겔(Wrangell Mountains), 알라스카(Alaska Range), 추가치(Chugach Mountains), 세인트 엘리아스(St. Elias Mountains) 등이 걸쳐 있다. 이 지역 산맥들은  해안가 따라 있는 것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높다. 미국 본토에서 가장 높은 16개 정상 중 무려 9개가 이곳에 집중되어 있다. 그 중 4개는 1만 6000 피트(약 4877 미터) 이상으로 높다. 그 외에 거대한 빙하는 약 150 여개가 있다. 그중 가장 큰 빙하 맬러스피나(the Malaspina)는 로드 아일랜드(Rhode island) 주 보다 더 크다. 공원은 워낙 어마어마한 규모와 경이로움이 넘치는 곳이기에 1980년 미국국립공원과 세계 유네스코 자연유산지로 동시에 지정되었다.
육로 따라 만나는 광산의 자취

공원은 수려한 자연 경관과 더불어 20세기 초반까지 금과 구리를 캐던 광산 마을의 옛 모습이 아직 남아있다. 비록 지금은 광산 채굴이 중단 되었지만 사람들이 일하던 곳을 유적지로 보존되고 있다. 그 외 거의 모든 지역은 언제 어디서나 자유로이 하이킹과 래프팅, 카약, 등반 등을  즐길 수 있다.
공원으로 들어가는 방법은 대개 알라스카 주 내에 있는 몇몇 국립공원이 오직 비행기로 들어가야 하는 것과는 달리 육로로 진입할 수 있다. 일단 앵커리지에서 1번 하이웨이를 타고 북동쪽 약 189 마일(약 302.4 킬로미터) 지점에 있는 글레날렌(Glennallen) 까지 가야한다. 이곳에서 북쪽과 남쪽 두 방향으로 나눠진다.


여름 외엔 4륜구동 험로를 돌파

첫 번째 방법은  북동쪽으로 카퍼 리버(Copper River)를 따라 약 74 마일(약 124.8 킬로미터) 가면 공원의 북쪽 입구인 슬라나(Slana)에 도달한다. 여기서부터 이어지는 나베스나 로드(Nabesna Road)는  최종목적지 나베스까지 비포장도로로 약 42 마일(약 67.2 킬로미터) 이다. 
이 도로가 랭겔 산맥 안으로 진입하는 유일한 길이다. 가끔 도로 중간에 강물이 흐르기 때문에 강을 건너기도 한다. 그렇기에 사전에 도로와 강물의 양을 반드시 점검하지 않으면 강물의 양이 많아 건너지 못하거나 위험에 처할 수도 있다. 산꼭대기까지 마지막 약 4 마일(약 6.4 킬로미터)은 도로 사정이 아주 울퉁불퉁하다. 하지만 목적지에 도달하면 공원을 보다 깊이 느낄 수 있으며 한적하게 머물 수 있는 데빌스 마운틴 랏지(Devil's Mountain Lodge)가 있다.
두 번째 방법은 글레날렌에서 리차드슨 하이웨이(Richardson Highway)를 이용하여 약 32 마일(약 51.2 킬로미터) 남쪽으로 내려가야 한다. 에저톤(Edgerton)에서 10번 도로를 갈아타고 공원 서쪽 입구 치티나(Chitina)까지 약 33 마일(약 52.8 킬로미터) 이다. 여기까지 포장도로이고 공원 안으로 이어지는 맥카시 로드(McCarthy Road)는 약 60 마일(약 96 킬로미터) 옛 철도 길 따라 만들어진 비포장도로이다. 이 길의 끝에 최종목적지 케니코트(Kennecott)가 나온다. 이곳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케니코트 비지터 센터(Kennecott)가 있다. 케니코트에는 약 13층 높이의 채굴된 광석을 분쇄하던 공장을 비롯하여 여러 건물들이 있다.  어떤 건물은 흰색을 뒤집어 쓴 모습도 있으며 어떤 것은 외벽이 산화되어 붉은 빛을 띠고 있다. 최근에는 방문객들을 위해 이 건물들을 역사적인 구조물로 개조하여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해놓았다.


오지 캠핑, 하이킹, 래프팅 천국

대개 위에 소개한 두 도로가 끝나는 데부터 오지 캠핑이나 하이킹이 시작된다. 도로는 비포장이기에 그나마 여름에는 일반 차량으로 드나들 수 있지만 그 외 계절에는 사륜구동 차량으로 이동해야 한다.  공원 안에 들어갈 수 있는 다른 방법은 경비행기를 타고 공원 깊숙한 곳에 내려서 하이킹을 하거나 강을 따라 이동해가며 여행할 수 있다. 몇몇 회사들은 가이드를 동반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도 하며 정해진 지역에서 래프팅과 캬약을 즐길 수도 있다.
랭겔 세인트 엘리아스 국립공원은 천연의 때 묻지 않은 자연 풍광으로 유명하다. 거기에 역사적인 유적지로 일찌감치 광산 채굴을 위해 들어왔던 초기 개척자들의 발자취도 함께 존재하고 있다. 이곳의 무한한 자연세계는 인간들의 새로운 도전을 위해 언제나 열려 있다. 그러나 그것이 경제적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무차별한 개발의 장소가 되어서는 안 되겠다. 사람들이 언제든 자유로이 찾아와 즐길 수 있는 현재 있는 모습 그대로 보호되기를 소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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