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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硏 ‘은행수익과 경쟁력’ 수수료 이익 족쇄 끊어야 산다
금융硏 ‘은행수익과 경쟁력’ 수수료 이익 족쇄 끊어야 산다
  • 월간리치
  • 승인 2015.10.12 11:10
  • 호수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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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과 지난해 은행의 총이익은 41.9조원과 38.2원으로 엇비슷한데 비이자이익 비중은 25.7%와 8.7%로 3분의 1토막 났다. 문제는 수수료 이익으로 꼽혔다. 당국이 일일이 통제해 왔고 계좌이동제가 시작되면 더 줄어들 상황. 은행경쟁력 살리는 측면에서 수익구조개선을 모색한 내용을 리치에서 간추려 봤다.


 국내 은행 경쟁력이 커지려면 수익구조 개선이 절대적이고 감독당국이 통제하던 수수료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어차피 계좌이동제 때문에 수수료를 마구잡이로 늘릴 수 없는 만큼 은행들 스스로 고객관계 강화와 ATM공동사용 등 노력해서 알짜 수익원으로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편이 훨씬 낫다는 지적이다.
금융연구원이 9월 23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YWCA에서 마련한 ‘국내은행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수익구조 개선방안’ 세미나에서 민간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댔다.
저성장 저금리 경제구조로 진입하면서 고착화되고 있는 수익성 악화 돌파구는 10% 수준에 불과한 비이자이익 비중을 높이는 게 지름길이라는 공감대만 형성돼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이제는 소비자와 마찰 없이 대고객 수수료를 현실화할 수 있는 길을 터주고 연간 800억원의 적자 상태인 자동화기기 수수료 개선 등 하나씩 풀어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정부가 수수료 항목과 수준에 일절 개입하지 않음으로써 시장기능에 의한 공정한 경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고객 맞춤형 신상품 개발과 상품판매 관련 수수료이익을 높일 수 있는 자산관리 및 자산운용 역량 제고, 고객의 충성도를 강화할 수 있는 조직구성 등도 개선방안으로 제시됐다.


대고객 수수료 고작 연 5천억

발표에 나선 금융연구원 김우진 선임연구위원은 행 수익구조 불균형을 지적했다.
2007년 은행들의 총이익은 41조 9000억원으로 이중 74.3%가 이자이익, 25.7%가 비이자이익이었다. 그러나 2014년 총이익은 38조 2000억원으로 축소된 가운데 이자이익 91.3%, 비이자이익 8.7%로 심각한 불균형 상태에 빠졌다.
국내 은행들의 비이자이익에는 수수료가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수수료 수익은 다시 △ATM 업무 등 대고객수수료 △방카슈랑스 및 펀드판매를 통한 업무대행 수수료 △대출금조기상환·프로젝트파이낸싱·외환수입 등 기타업무관련 수수료로 나뉜다.
합리화가 시급한 것으로 꼽힌 대고객수수료의 경우 지난해 국내 은행 수익을 다 합쳐도 5000억원에 불과하다. 업무대행 수수료는 1조 3000억원, 기타업무관련 수수료는 4조 8700억원이었다.
반면 미국 US뱅콥은 2014년 총이익 199억 3900만달러 중 이자이익이 54%, 비이자이익이 46%로 균형감이 확고했다.
계좌유지 수수료 등 국내엔 없는 수입의 비중도 상당하지만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 상업은행들은 고객 자산관리 서비스를 통한 수수료수입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말했다.


자산관리·자산운용 역량 강화
 
때문에 김 위원은 “감독당국의 지도·감독을 통해 통제됐던 ATM 인출수수료, 송금수수료 등 대고객 수수료는 현실화를 추진해야 한다”며 “정책당국이 벌칙성 수수료, 위험명목 수수료 등 은행의 정상적인 경영활동에 필요한 수수료 부과에는 개입에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내은행 대고객 수수료가 전체 수수료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6년 12%에서 2014년 7.5%로 감소했으며 ATM 기기는 2012년 약 844억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그러나 계좌이동제가 본격 도입되면 우수고객 확보 경쟁으로 대고객 수수료 현실화를 통한 기대효과는 크지 않다”며 “ATM 수수료 등은 현실화 시키되 계좌이동제를 통한 고객차별화 수단으로 활용하는 한편 비용합리화 방안을 함께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유수의 은행들은 핵심고객을 발굴해 대출금리 감면이나 수수료 면제 등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하지만 수익기여도가 낮은 일반고객에 대해서는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적정 수수료를 부과한다는 것이다.
이밖에 관계형금융 등 거래집중화로 관련 수수료수익을 늘리고 자산관리나 자산운용 역량을 강화해 상품판매 관련 수수료이익을 높이는 것도 방안으로 제시됐다.


ATM 공동사용 등 백방 노력해야
 
토론자로 나선 강경훈 동국대 교수는 “은행 수익구조 개선을 위해 근본적인 문제들이 해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지난해 카드사 정보유출 사태로 관련 법안들이 복잡하게 개정되면서 은행들이 정작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금융업의 본질적 생산요소인 고객이나 기업 등의 정보가 활용되기 어려운데 관계형금융이나 신상품 개발 등이 가능하겠냐”는 지적이다.
국민은행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를 맡고 있는 김종현 상무는 한국이 세계 유일하게 OTP를 은행들이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는 사례를 소개했다. 해외처럼 은행마다 다른 OTP를 사용하는 경우와 비교해 약 80%의 비용 절감이 가능했는데 ATM도 은행들이 공동으로 이용한다면 비용절감을 통해 수익을 제고할 것이란 주장이다.
임일섭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금융연구실장은 “수수료이익과 관련한 경쟁심화 측면에서 보면 사실 전체 시장의 파이가 커지기는 힘들기 때문에 금융사가 더 큰 수익을 얻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고 지적했다. 또한 자산관리 역량 강화에 대해서도 “자산관리 비즈니스는 결국 투자를 유치해 저축을 더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라며 “우리나라 가계가 소비는 안하고 저축만하는 것이 문제인데 자산관리 강화가 바람직한 것인지 의문”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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