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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관리자 재닛 옐런 의장 금리인상 큰 시험대 당차게 올라
변화관리자 재닛 옐런 의장 금리인상 큰 시험대 당차게 올라
  • 월간리치
  • 승인 2016.01.10 14:02
  • 호수 8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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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여 이어진 제로금리 시대에 마침표를 찍은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의 수장 재닛 옐런 의장. 데이터와 이론 중시하는 학자에서 행정가로 변신하더니 이젠 양적완화 돈풀기에서 정상시스템으로 돌아가는 격변을 주도하고 있다. 리치에서 뚝심의 옐런 리더십과 앞날을 살펴본다.

현지시각 12월 16일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사진) 의장은 차분한 언행으로 단언했다.
그는 금리 인상에 시동을 건 것에 대해 “이번 조치는 대공황 이래 최악의 금융 위기와 경제 침체로부터 회복을 지지하기 위해 단행했던 비정상적인 7년 동안의 제로 수준의 연방기금금리(FFR) 시대를 종료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옐런은 경기 회복세에 대한 자신감을 강조했다. “먼 길을 걸어왔다”는 수사(修辭)도 아끼지 않았다.


국제금융시장 연착륙 여부 주목

그간 다양한 경로로 12월 금리 인상이 예견됐던 터여서 국제금융시장은 큰 충격 없이 새로운 변화를 받아넘기고 있다.
그래도 앞날에 경계감을 품는 시각이 완전히 걷히지는 않았다. 
112년 연준 역사상 첫 여성 의장인 옐런의 리더십은 이제 본격적으로 시험에 든 셈이다.
결정 직후 뉴욕타임스는 “옐런이 경제학자, 규제기관 담당자, 정부기관의 최고 행정가에 이어 리스크 관리자 직책까지 맡게 됐다”고 보도했다.
리스크 관리자라는 역할 규정이 정확히 들어맞는 것은 아니지만 양적완화 돈 풀기에서 돈 거둬들이기에 들어간데 이어 이제 제로금리에서 벗어난 만큼 ‘변화관리자’로서 일솜씨와 역량을 보여줘야 할 때다.
연준은 경기회복세를 자신했지만 일각에서는 미국 물가상승률이 낮다는 점을 중시해 금리 인상하기엔 이르다고 경고해왔다. 유럽과 일본 등 선진국 경기회복이 이뤄지지 않고 신흥국들이 불안한 상태인 점 등을 들면서 금리를 올릴 때가 아니라고 지적한 사람 중에는 로렌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 같은 사람도 있다.


선제 대응 & 경기조절 스탠스

옐런 의장은 금리 인상이 ‘선제적 대응’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지금까지 ‘인내심’이란 표현까지 쓰면서 신중하게 경기회복이 충분한지 확인해 왔던 Fed였다.
그렇다고 12월 인상 신호를 너무 강하게 줬으니 ‘신뢰’를 지키자고 인상한 것은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경제 지표가 금리 인상을 지지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한 이유다.
그는 “올해 총 230만개의 일자리 증가가 나타났고, 최근 3개월 동안 한달 평균 20만 8000개의 일자리가 늘었다”는 사실을 지목했다.
제로금리에 마침표를 찍은 것은 경기회복세가 버블을 낳는 상황이 가시화한 뒤에 금리를 올리는 걸 피하기 위한 결단이다.
뒤늦게 금리를 올리고 나선다면 오히려 더 큰 혼란이 빚어질 개연성이 짙기 때문에 미리 대비하는 조처였다고 강조한다. 옐런은 기자회견에서 “갑작스러운 긴축은 경제를 불황으로 밀어넣을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완만한 인상조차 멈출 수 있어

또한 미리 차근차근 대응에 나선 것이기 때문에 급격한 금리인상 모드로 가지 않을 것이란 신호도 충분히 내보냈다.
당분간은 통화 정책을 경기 조절적으로 유지할 방침이라고 밝힌 것이다.
그는 “경제 성과가 좋고, 이러한 모습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위원회는 완만한 기준금리 인상이 적절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 후에도 통화정책은 경기 조절적으로 남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게다가 완만한 금리 인상을 중지하는 것은 물론 필요하면 마이너스 금리를 검토할 수 있다는 견해를 보이며 퇴로마저 확보해 놓았다.
그는 “만약 물가 상승률에 대한 의심이 생길 경우 기준금리 인상을 잠시 멈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경제 상황에 따라 필요하다고 판단도면 마이너스 금리를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말도 했다.
실물경제가 민활하게 움직이면 Fed의 대응 또한 적기에 대처하겠다는 선언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통화정책 시장 혼조

미 연준이 금리정상화에 나서자 일부 신흥국이 따라서 금리를 올리는 반면에 완화적 기조를 잇고 있는 나라들이 여전히 만아 있는 등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주로 금리를 올린 나라들은 ‘미국 금리인상→달러 강세→안전자산 선호 흐름 강화’ 구도가 정착될 경우 외국자본 유출이 걱정되는 나라인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 통화당국처럼 동결을 당분간 이어갈 것이 점쳐지기도 하고 경기회복이 충분하지 않으니 추가로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지적이 상충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보유고가 많고 경상흑자 상태였으며 경제여건이 크게 나쁘지 않은 나라들은 미 연준이 장기간에 걸쳐 완만한 금리정상화를 택한다면 오히려 금리를 내려서 경기를 살리려 애쓸 수 있는 말미를 얻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시중금리가 오름세에 있어 기준금리 대응 향방이 어떤 쪽으로 갈 것인지 촉각이 곤두세워져 있다.
미국과 중국 G2 대결시대가 예고되다 말고 미국과 중국의 통화정책 공조 흐름이 나타나는 것처럼 국제금융질서 자체가 새로운 시대로 넘어오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연준 내부 달라진 역학관계 옐런은

어쨌든 이번 금리 인상 배경과 관련해 흥미로운 분석도 눈에 띈다. 연준 내부의 역학관계 상 매파들의 강세 속에서도 비둘기파 스타일의 뚝심을 발휘할 수 있었던건 옐런 리더다운 뚝심 덕분이란 지적이다.
세계은행 수석경제학자와 이스라엘 중앙은행장을 지낸 스탠리 피셔 부의장은 연준 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 윌리엄 더들리 은행장의 입김도 무시할 수 없다. 12개 지역 연방준비은행 중 자산 규모가 압도적인 데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참석하는 5명의 지역 은행장 중 한 명이기 때문이다. 피셔와 더들리는 금리 인상을 주장해온 ‘강경파’였다.
옐런은 이들 인상론자의 손을 들어주되 ‘0.25%포인트 인상’이라는 절충안을 택했다.
당초 CNBC 등이 0.2~0.5%포인트 사이에서 인상폭을 전망한 것에 비하면 소폭인 편인 셈이다. 
금리 인상 시점 또한 정치적 고려가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대선 경선의 막이 오르는 내년 봄 이전에 인상을 단행해 불필요한 정치적 논란을 차단하려 한 깊은 뜻의 착수라는 지적이다.
옐런은 전통 경제이론과 대시보드(고용지표) 등 데이터를 중시하는 정통파로 꼽힌다. 그는 ‘점진적 금리 인상’을 언급하면서도 후속 데이터가 우리의 인플레이션 전망을 뒷받침하지 않으면 정책을 돌려 세울 수 있다고 유연한 스탠스를 점했다.
물론 데이터도 좋지만 데이터로도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 와서 유럽중앙은행처럼 섣불리 제로금리를 벗어나려다 실패한 전철을 되풀이할 수 있다는 반론도 존재한다.
그래서 옐런 리더십이 시험에 든 것은 맞지만 흔들리거나 의심받을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정공법을 제시하고 충실히 가겠지만 우회로와 퇴로 또한 확보하면서 가는 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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