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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메인 라파주 와인 지중해의 꿈 알알이 익다
도메인 라파주 와인 지중해의 꿈 알알이 익다
  • 월간리치
  • 승인 2016.03.09 20:35
  • 호수 8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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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 강렬한 햇살과 해풍 그리고 때때로 새벽이나 밤이면 가만히 엄습하는 안개가 천혜의 포도를 품으면 라파주 부부가 전통적 양조법과 현대의 과학적 양조법을 결합한 솜씨로 정성껏 빚어낸다. 탐스럽기 짝이 없는 향에 신선한 풍미가 입 안 가득 머물더니 아련하게 긴 여운까지 선사한다.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설레는 남프랑스 중 지중해를 접하고 있는 루시옹의 중심지인   페르피냥(Perpignan)은 프랑스 말로 ‘붉다’는 뜻이다. 시내를 들어가며 곳곳에 즐비한 빛바랜 황토색 주택의 지붕들이 이름과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서울을 출발해 파리를 거쳐서 도착한 페르피냥의 공항은 비행기에서 내려 걸어가야 하는 아주 작은 시골 공항이었다. 화물을 찾는 곳으로 나가면 공항직원들이 수작업으로 짐과 트렁크를 직접 짐 카운터 위에 가져다주는 모습이 인상적이고, 도심으로 들어가는 길목에서 스페인의 풍을 느낄 수가 있었다.


기원전 7세기 연원 포도 역사

역사적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루시옹 지역의 포도 역사는 기원전 7세기로 철 무역을 하던 코린트 지역 선원들에 의해 그리스의 예술과 더불어 흘러든 포도나무를 심으면서 시작되었다.  그 후 로마 식민지 시대에 프랑스 대부분의 남쪽과 중부지방들이 로마의 영향을 받았으며, 루시옹은 목축업과 더불어 포도와 올리브 생산을 하게 되었다. 중세시대에는 와인 수출도 하였지만 스페인과 인접한 지리적 환경 탓으로 분쟁이 잦았고, 스페인 국경과 가장 가까운 바뉼스(Banyuls) 마을은 15세기에서 17세기 초반까지 스페인령이었다가 1642년 루이 13세 때 영토분쟁을 종식하고 프랑스 영토로 최종 편입되어 프랑스와 스페인 까딸루냐 문화가 교차하면서 그 영향이 언어와 음식, 건축 등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 특히 루시옹하면 이 지역을 대표하는 와인이 뱅 두 나투렐(Vin Doux Naturel, VDN)와인 발효 중간에 순수 알코올을 넣어 발효를 중단시키고 햇볕이나 지하 저장고에서 숙성시킨 와인)은 프랑스 전체의 80%를 루시옹 지역에서 생산하므로 루시옹 와인 양조가들의 자부심을 읽을 수가 있었다.


양조 명장 라파주 부부의 손길

며칠 동안 계속 비가 내리는 날씨도 루시옹 지역에서는 매우 낭만적이었다. 아침을 먹고 오랜만에 아침햇살을 맞으며, 호텔에서 자동차로 약 40분정도를 가니 넓은 포도밭 가운데 유럽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도메인 라파주(Domaine LAFAGE)가 모습을 드러내고 멀리 눈 덮인 산들이 병풍처럼 에워싸고 있으며, 5Km 정도의 바다가 넘실거려 해풍과 안개의 영향을 받은 천혜의 떼루아라는 것을 금방 알 수가 있었다. 루시옹 지역에서 6대째 포도 재배업을 하던 가족들의 영향을 받아 13세에 와인 양조에 관심을 보여 온 장 마크 라파주(Jean-Marc Lafage)는 1975년 사랑하는 부인과 함께 도메인을 설립하여 21년째 운영하고 있다. 장 마크 라파주는 프랑스 남부에서 가장 유명한 몽펠리에 대학교에서 와인 양조학을 전공하였고, 프랑스의 보르도, 샹파뉴 등 지역에서는 전통적인 양조법을 터득하였으며, 미국, 호주, 칠레 등에서 직접 현대적이고 과학적인 양조 경험을 쌓았다. 부인 엘리아나 라파주(Eliane Lafage) 역시 같은 대학 양조학과를 졸업하고 남편을 따라 구세계 와인은 물론 신세계 와인 양조학에 심취하면서 함께 경험을 쌓았다. 라파주 와인은 루시옹의 전통적인 양조 방법에 미국의 현대적이고 과학적인 양조방법이 접목되어 루시옹 떼루아를 가장 잘 표현하는 와인으로 각광을 받게 되었다.


남프랑스 떼루아 알맞게 빚어

장 마크 라파주는 CEO이면서 마케팅의 귀재로 명성이 높으며, 때루아를 잘 반영한 지속가능한 와인을 생산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미래 와인 소비자들의 취향을 고려한 와인 양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었다.   
도메인 라파주는 전체 포도밭이 약 160헥타르이며, 카리냥(Carignan), 그르나슈(Grenache), 무스카트(Muscat)를 포함한 16종의 포도품종을 재배하고, 수령 50년 이상 된 포도나무에서 직접 손 수확을 통해 20여종의 와인을 연간 700,000병 생산하며, 70%을 해외 수출하고 있다.
도메인 라파주 와인은 최근 몇년 동안 프랑스 최고의 영예인 Concours General Agricole에서 수상을 휩쓸었으며, 현재 ‘유럽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와인’, ‘남프랑스의 떼루아를 가장 잘 표현하는 와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필자는 포도밭, 와인 양조시설을 돌아보고, 12 종류의 와인을 시음하였는데, 그중에서 우리나라 음식에 어울리는 와인을 추천하고자 한다.       
코트 프로랄 2015( Floral 2015) 화이트 와인은 무스카트 85%, 비오니에 15%로 블렌딩하였으며, 바닷가 근접한 돌이 많은 포도밭에서 수령 50년 된 무스카트를 8월 말에 수확하고, 수령 10년 된 비오니에를 10월 초에 수확하여 서로 다른 조건의 발효방법을 사용하고 있으며, 특히 5%의 비오니에는 뉴 오크통의 사용을 하여 숙성 후에 블렌딩을 한다고 하였다.


신선한 과실풍미 입 안 가득

테이스팅을 해보면 맑고 밝은 연초록빛을 띠며 라임류, 복숭아, 시트러스, 꿀향 등의 신선한 열대과실 향은 물론 와인 이름과 같이 달콤한 흰꽃 향이 매력적이다. 기분 좋은 크리스피한 산미와 신선한 과실의 풍미가 입안을 가득 메우며, 목 넘김 후 미네랄 향의 여운이 길게 남는 것이 인상적이다. 2012년 빈티지는 ‘Concours General Agricole Paris Wine Competition’에서 금메달을 수상하였으며, 어울리는 음식은 샌드위치, 샐러드, 생선회 등 가벼운 음식에 어울리며, 욕심을 내면 디저트, 생크림 케이크 등에도 좋다.
그리고 테쎄라에 올드 빈스 2013(Tessellae Old Vines 2013) 레드 와인은 그르나슈 누아 40%, 시라 40%, 무르베르 15%, 그르나슈 그리 5%을 블렌딩하였는데 풍부한 과일향, 알코올, 산도, 타닌의 적절한 조화가 오랫동안 매력을 발산하고, 음식과 조화는 불고기, 쇠고기 스테이크, 양념 돼지고기 등과 잘 어울리며, 미국의 세계적인 와인 평론가 로버트 파커가 94점을 준 개성 있는 와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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