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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삶을 의미 있게 만드는가 ...폴 칼라니티 著 숨결이 바람 될 때
무엇이 삶을 의미 있게 만드는가 ...폴 칼라니티 著 숨결이 바람 될 때
  • 월간리치
  • 승인 2016.11.30 08:11
  • 호수 9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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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최고의 영예를 얻으며 촉망받던 한 젊은 의사가 뉴욕타임즈에 보낸 글에 사람들이 공감한 까닭이 뭘까. 한껏 촉망받던 삶이 폐암4기 진단으로 무너진 상황에서 좌절이나 분노 대신 가장 가치 있고 소중한 것을 하기 위해 남은 시간을 써야함을 일깨워줬다. 세상을 뜨기 전 2년간의 그의 생각과 절절한 마음 그리고 진리에 근접한 편린들을 엿볼 수 있다.

엇이 삶을 의미 있게 만드는가
폴 칼라니티 著  숨결이 바람 될 때


인생 최고의 영예를 얻으며 촉망받던 한 젊은 의사가 뉴욕타임즈에 보낸 글에 사람들이 공감한 까닭이 뭘까. 한껏 촉망받던 삶이 폐암4기 진단으로 무너진 상황에서 좌절이나 분노 대신 가장 가치 있고 소중한 것을 하기 위해 남은 시간을 써야함을 일깨워줬다. 세상을 뜨기 전 2년간의 그의 생각과 절절한 마음 그리고 진리에 근접한 편린들을 엿볼 수 있다.


죽음은 우리 모두에게 찾아온다. 그러나 100세 시대를 맞이한 오늘날 서른여섯 살에 죽는다는 것은 무척 억울한 일일 것이다.
더구나 그 사람이 의사이고, 아버지와 형, 삼촌이 모두 의사인데도 속수무책으로 죽어야 한다면…게다가 그에게는 8개월 된 딸과 아름다운 아내가 있다면…<숨결이 바람 될 때>(원제;When Breath Becomes Air, 흐름출판, 2016년 8월)는 서른여섯의 나이에 폐암으로 세상을 떠난 젊은 의사 폴 칼라니티가 남긴 2년 간의 기록이다.
그는 스탠퍼드 대학에서 영문학과 생물학을 공부했고,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과학과 의학의 역사와 철학을 공부했으며, 예일 의과 대학원에 진학해 의사의 길을 걸었다. 그는 누구보다 공부를 많이 했고, 문학, 철학, 의학을 넘나들며 삶의 의미를 물었다. 연구 업적을 인정받아 미국 신경외과 학회에서 수여하는 최우수 연구상을 수상하면서 그가 정상의 자리에 우뚝 설 때였다.
폐암 4기 판정! 그가 신중하게 계획하고 힘겹게 성취한 미래는 더는 존재하지 않았다.
젊은 의사 폴 칼라니티는 수많은 환자들을 치료했고, 죽음과 싸우는 환자들을 독려했으나, 자신의 죽음 앞에서는 다른 환자들이나 다를 바가 없었다. 분노했고 절망했고 타협했으며 자조했다. 그는 의사에서 환자로 입장이 바뀌면서 충격적일 정도로 힘든 정체성의 혼란을 겪었고, 그동안 의사로서 추상적으로만 알고 있던 것들이 진짜가 아니었음을 깨달았다. 그는 11년 동안 병원에 몸담으면서도 환자가 겪는 고통의 구체적인 느낌을 전혀 알지 못했던 자신을 자책했다.
2014년 1월, 젊은 의사 폴 칼라니티가 ‘뉴욕타임즈’에 기고한 ‘시간은 얼마나 남았는가(How Long Have I Got Left?)’라는 칼럼이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앞으로 몇 달 혹은 몇 년이 남았는지 명확하다면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은 분명할 것이다. 석 달이라면 나는 가족과 함께 그 시간을 보내리라. 1년이 남았다면 늘 쓰고 싶었던 책을 쓰리라. 10년이라면 병원으로 복귀하여 환자들을 치료할 것이다.”
젊은 의사 폴 칼라니티에게는 시간이 1년 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숨결이 바람 될 때>는 그의 처음이자 마지막인, 미완성이자 완성인 유고에세이가 됐다. 미처 끝내지 못한 그의 이야기를 채우고 마무리 짓는 일은 아내 루시의 몫이었다. 루시가 마무리한 에필로그는 폴에 대한 충만한 사랑이 가득해서 저절로 읽는 이의 눈시울을 붉게 만든다.
놀라운 것은 칼라니티 부부가 아이를 갖기로 한 결단이다.
남편의 예고된 죽음을 목전에 두고 루시는 아이를 갖기로 결정했고, 결국 딸 케이디가 태어났다. “따님을 한번 안아보시겠어요?” 간호사가 칼라니티에게 물었다. “글쎄요, 내 몸이 너무 차가워서.” 너무 쇠약해진 칼라니티에게서는 이가 딱딱 부딪치는 소리가 났다. “그래도 안아보고 싶어요.”
세상에 태어난 케이디는 아빠의 마지막 인생에서 다시금 명멸하는 생명의 불꽃을 선사했다. 그러나 8개월 후, 젊은 의사 폴 칼라니티는 모든 것을 놓아 버리고 세상을 떠난다. 아무리 마음이 굳센 독자라도 그가 마지막 시간을 사랑하는 가족들과 눈을 맞추고 작별인사를 나누는 장면에 이르면 참았던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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