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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단 강 동녘 요르단...고원지대에 핀 人紋의 꽃
요단 강 동녘 요르단...고원지대에 핀 人紋의 꽃
  • 월간리치
  • 승인 2016.11.30 08:15
  • 호수 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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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문화와 기독교 문화가 지금도 공존하고 있는 나라 요르단. 성지순례 코스에다 인류적 가치 빼어난 문화유산이 곳곳에 터 잡은 지 오래다. 요단 강 동편 고원에서 우기 때 빗물을 이용해 문명을 꽃피웠던 오랜 삶의 지혜, 숱한 문명의 생성사멸의 나이테가 켜켜이 쌓여 사람의 무늬(紋)가 빚어내는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이스라엘 동쪽 요단강을 경계로 동편에 있는 나라 요르단은 이슬람 문화가 주요 문화이지만 기독교도가 약 10 퍼센트를 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기독교 성지 순례지이기도 하고 도처에 세계 문화상 귀중한 고고학적 유적과 이슬람과 기독교가 조화된 유물이 많이 흩어져 있는 나라이다. 현재 문화 유산지로 선정된 4곳이 있는데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겠다.


왕조 목용탕·급수시설 진귀함

쿠세이르 암라(Quseir Amra)는 요르단 수도인 암만(Amman) 동쪽 약 85 킬로미터 지점에 있고 8세기 초 우마이야(Umayyad) 왕조 칼리프들의 거처인 동시에 수비대가 주둔하던 요새였다. 세상의 근심에서 벗어나려는 왕을 위한 휴식 공간으로써 건설된 접견실(Hall)과 함맘(hammam)이라고 불리는 목욕탕이 대표적 유적이다. 특히 목욕탕 건물에 그려진 프레스코화는 초기 이슬람 예술의 특징을 보여주고 있으며 고전적 비잔틴양식의 영향도 보여준다. 황도 12궁이 있는 돔(Dome) 천장, 인류의 묘사, 사냥터의 동물과 새 그림은 초기 이슬람 예술에서만 발견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슬람의 엄격한 종교 분위기가 시각 예술에 있어서 매우 사소한 자취만 남겼다. 주둔지 유적, 농업용수 저수 작업 흔적과 물탱크와 물을 끌어올리는 급수 체계들은 당시 사막에 만들어진 보기 드문 본보기로 가치를 인정받아 1985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 되었다.


문명 생성사멸의 파노라마

독페트라(Petra)는 암만의 남쪽에 산이 많은 와디 아라바(Wadi Araba) 사막 가장자리에 있다. 이 도시를 둘러싼 우뚝 솟은 사암들은 침입자를 막아주는 천연 요새 구실을 했다.
이곳은 수세기 동안 지중해와 근동, 아프리카, 인도를 오가며 향신료를 수송하던 낙타 상단이 이용했던 교역로들이 만나는 교차점이었다.
페트라는 기원전 6세기에 나바테아인(Nabataean)이 건설했고 셈족이 시리아까지 영토를 확장하여 상업 제국의 토대를 만들었다. 636년에는 아랍인이 도시를 정복했으나 메카로 향하는 순례 길과는 거리가 멀었다. 한때 12세기 십자군이 이곳에 요새를 건설하여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도 했었다.
그 뒤 그들은 곧 철수했고 스위스 탐험가 부루크하르트(Burckhardt)가 이곳을 탐사했던 19세기까지 지역 주민들의 차지가 되었다. 바위를 깎아 만든 무덤들은 헬레니즘 기념물을 통해 받은 아시리아의 건축적 영향이 보인다.
전체적으로 알 카즈네(Al Khazneh) 신전과 우른 무덤, 코린트식 무덤, 수도원 등 이런 유적들은 동양적 전통과 헬레니즘 양식의 독특한 혼합을 보여주며, 서기 1세기 말 이 지역에서 이루어진 동양과 서양의 중요한 만남의 장소가 되었다. 1985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로마·비잔틴·초기이슬람 자취

움 아르 라사스(Um er-Rasas)는 로마 제국의 군사 기지로 출발해 5세기부터 도시로 발전한 유적이다. 이 고고학 유적지는 로마와 비잔틴 제국, 이슬람 초기의 유물들이 산재해 있으며 요새화된 로마군 기지가 있다.
또한 16개의 교회가 있는데 그 중 대표적으로 성 스테파노 교회(Church of St. Stephen)는 모자이크 바닥에 지역 내 도시들이 묘사되어 있으며  잘 보존되어 있다.
2개의 정사각형 탑은 주상 고행자들이 기둥이나 탑의 꼭대기에 고립되어 생활한 곳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지역을 둘러싼 건조 지대에는 고대 농경문화의 유적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이곳은 수도 생활과 이슬람교의 유일신 신앙이 혼재된 특징을 보여주고 있으며 2004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협곡이 펼치는 경이와 문명

와디 럼 보호구역(Wadi Rum Protected Area)은 사우디아라비아 접경인 요르단 남부에 있다. 광범위하게 분포되어 있는 좁은 협곡(gorge), 자연적으로 생긴 아치형 지형, 우뚝 솟아오른 절벽, 대규모 경사면, 동굴까지 정말 다양한 사막 경관을 보여 준다. 암각화와 비문 등 여러 고고학적 유산들이 산재해 있으며 그곳에서 살아왔던 인간과 자연환경이 서로 상호작용한 유적지이다. 특히 2만여 점의 비문과 2만 5천여 점의 암각화는 인류 사상의 진화와 초기 문자의 발전을 짐작케 만드는 소중한 유산이다. 수천 년 동안 다양한 문화적 전통과 문명을 보여 주는 이 생생한 증거는 세계에서 가장 풍요로운 기록 유산 중 하나이다. 청동기 시대에 기후가 건조해진 이후 생존을 유지하기 위해 희소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여 적응하며 창의력을 보여준 곳이라 사막지형에서의 정착 생활과 이동 생활에 대한 좋은 연구 자료가 되고 있다. 이에 2011년 세계 자연 및 문화 복합유산으로 등재 되었다.


암석 투성이 고원의 특별함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사막에는 강우량이 적어 물도 없고 풀도 자라지 못해서 도저히 사람들이 살 수 없을 것이라고 단정 짓기 쉽다.
그러나 요르단은 요단강이 흐르는 골짜기 동편 지역 평균 해발 500-1000 미터의 완만한 고원지대이며 암석이 많은 사막지대이다.
이곳에 적응한 사람들은 자연을 최대한 활용하여 돌산계곡을 요새화하기도하고 암석을 깨고 파 들어가 신전을 만들고 무덤을 만들었으며 주거지 터전으로 탈바꿈시켰다.
심지어 우기 때 내린 빗물을 보전하여 농경문화까지 이루어낸다. 특히 세계 문화 유산지로 선정된 이 4곳은 자연이 주는 경관만으로도 대단하지만 척박한 땅에서 정착하며 문명을 일으킨 인간에 대한 경외심을 가지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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