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16:53 (금)
이토록 멋진 마을의 비결 일본 제일·세계 제일 수두룩
이토록 멋진 마을의 비결 일본 제일·세계 제일 수두룩
  • 월간리치
  • 승인 2017.01.03 16:25
  • 호수 9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시골 지자체가 침체에 빠진 일본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대안으로 부각될 만한 ‘멋진 도시’가 됐다는 이야기. 일본 뒤를 따라갈까 걱정스러운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 크다. 모두가 사양산업이라고 외면할 때 응용과 융합을 극대화한 사고의 대전환 사례에 주목해 보자.

일본은 지난 20년간 저성장의 늪에 빠져서 허우적댔다. 저출산, 고령화, 지자체 재정난, 비정규직의 양산으로 일본은 동력을 잃어갔다. 여기에 금융 자산 제로 세대, 즉 저축이 전혀 없는 가정이 늘고 중산층이 줄어들고, 지역 공동체마저도 해체 위기에 빠져든다.
인구 79만 도시 앞선 걸음
그런데 재정적으로도 산업 차원에서도 위기에 직면한 일본을 견인할 구원투수가 첩첩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아주 외진 변방에서 나타났다. 바로 인구 79만 명의 작은 지자체 후쿠이현이다.
《이토록 멋진 마을》(황소자리, 2016년 8월)은 21세기형 도시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는 후쿠이현의 생존모델을 탐구한 심층 리포트다. 후쿠이현은 원래 일본 사람들에게조차 이름조차 생소한 곳이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정치인과 행정가, 시민단체와 일반인이 앞 다투어 작은 지방자치단체 후쿠이현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얼마 전 이 지역을 찾은 아베 총리는 ‘지방창생’을 연호하며 “창의력으로 새로운 활력을 이끌어낸 이곳의 사업을 전국적으로 확산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체력과 학력 등 최상위 줄줄


그렇다면 후쿠이현의 성공비결은 무엇일까? 답은 교육에 있다. 후쿠이현은 초·중학생 전국학력평가와 체력평가에서 매년 최상위이다. 왜 후쿠이의 아이들은 그렇게 공부를 잘 할까?
한 마디로 정부의 정책에 역행한 후쿠이의 자발교육 덕분이다. 후쿠이의 자발교육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이루어졌다. 덕분에 후쿠이현은 전국 최상위권이라는 숫자를 결과물로 계속 내놓고 있다.
행복도 1위, 초중생 학력 1위, 노동자세대 실수입 1위, 대졸 취업률 1위, 맞벌이 비율 1위, 서점 숫자(인구 10만 명당) 1위···후쿠이현은 일본에서 사장이 가장 많은 지역이다. 인구 10만 명 당 사장 수가 1,599명으로 전국 1위다. 그래서 이 도시는 사장 천지이다. 그 덕분인지 후쿠이현에는 세계시장 점유율 1위 제품·기술이 14개, 일본 내 1위가 51개나 있다. 그 모두가 중소기업 제품이라는 것이 더 놀랍다.전통적으로 후쿠이현의 산업은 안경, 섬유, 칠기 등 죄다 성장단계를 지나 사양이라고 해도 좋은 것들이었다.


‘섬유·칠기=사양’ 등식을 깨다


그런데도 왜 이 도시는 쇠퇴하지 않는 것일까? 이때 사고의 대전환이 일어났다. ‘사양=쇠퇴’라는 등식은 과연 정답일까?
후쿠이 사람들은 사양산업을 ‘후쿠이 브랜드’로 전환할 경우 해외에서 물건을 팔기 쉬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섬유와 칠기는 사양이라고 말하지만 무엇이 왜 사양인가?
첨단을 향해 진행되는 산업 속성상 이전 것은 언제나 사양이 될 수밖에 없을 뿐이다.
예컨대 안경테의 경우를 보자. 안경 제조로 익힌 티타늄 가공기술을 의료용과 항공기 산업부터 광센서까지 광범위한 다른 업종에 적용시켰다.
그뿐만이 아니다. 난이도 높은 가공기술을 더 발전시켜 인체의 뼈와 관절에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인공관절에 티타늄을 사용했을 경우 티타늉의 특정 때문에 뼈와 결합해서 일체가 된다. 인체에 영향도 주지 않는다.
그래서 구글안경 같은 스마트안경이 ‘후쿠이 브랜드’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었다. 안경산업이 새로운 광맥을 여는 열쇠가 되어준 것이다. 업계 전체는 사양일지 몰라도 살아남은 기업은 오히려 강해졌다.
후쿠이현을 1위 지역으로 만든 핵심은 후쿠이현이 지닌 인큐베이션(창업 지원) 시스템 덕분이었다. 후쿠이 사람들은 어떻게든 자신의 힘으로 한다. 문화도 사업도, 누군가 해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혁신을 지속해나간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