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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위 대륙의 지붕 네팔 지진 상처에도 거룩함 여전
지구 위 대륙의 지붕 네팔 지진 상처에도 거룩함 여전
  • 월간리치
  • 승인 2017.01.03 16:30
  • 호수 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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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을 품고 있어 생각만 떠올리면 ‘신비와 경이로움’이 떠오르는 나라 네팔, 지난해 대지진 때문에 무너지고 상처 입은 문화유산이 많지만 그래도 우리 인류의 시직과 기원 그리고 미래까지 마음자락을 펼치게 하는 매력만큼은 여전히 웅대하다. 지구의 과거와 현재가 집약된 곳을 찾아가는 길손 모두 옷깃을 여밀지니.

 깎아지른 뾰족한 산 정상들이 하늘을 찌른다. 그 정상에는 하얀 만년설과 눈이 시리도록 너무나 맑은 파란 하늘의 색조가 극명하게 대조되어 그림인지 실제인지 구분이 안 간다. 2015년 4월 25일 대지진으로 인해 세계인의 소중한 문화유산의 상당부분이 파괴되어 매우 안타깝다. 지구상의 지붕이라고 불리는 네팔의 자연과 그 속에 살아오며 남겨진 문화유산을 살펴보고자한다.


사가르마타 국립공원

사가르마타 국립공원(Sagarmatha National Park)은 지질학적으로 오래되지 않은 산맥과 빙하가 있으며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 산(8484미터)을 포함하여 7000 미터 이상 되는 봉우리가 7개나 있다. 공원은 두드코시(Dudh Kosi) 강의 위쪽 저수지를 둘러싼 형태이며 강은 부채꼴 모양으로 높은 산맥의 옆면에 의해 둘러싸인 독특한 지리 구조이다. 북쪽 경계는 중국의 티베트 자치구와 국경을 따라 솟아있는 대히말리야(Great Himalayan) 산맥과 맞닿아 있으며 남쪽 경계는 멀리 몬조(Monjo)까지 뻗어 있다. 계곡들은 퇴적암과 화강암을 통과하여 깊이 깎여 있으며 갠지스 강의 일부를 형성하는 두드코시 강과 그 지류가 남쪽으로 흘러들고 있다.
이 지역은 높은 고도에 사는 다른 주민들과 비교했을 때 독특한 생활 방식을 갖고 있는 셰르파(Sherpa)의 고향이기도 하다. 공원 안에는 약 2,500명의 셰르파가 살고 있는데 이들의 원래 고향은 약 2000km 떨어진 동티베트 캄(Kham) 지방의 살모 강(Salmo Gang)이 기원이다. 그들은 1400년대 말에서 1500년대 초 정치적, 군사적 압박을 피해 떠나왔으며 1530년대 초에 낭파라(Nangpa La) 계곡을 건너 네팔로 들어왔다. 셰르파를 보통 산악 등반 안내인으로 알고 있는데 단순한 가이드 역할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준비상황은 물론 등정루트 선정에서부터 정상 공격시간의 최종설정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조언한다. 셰르파란 티베트어로 ‘동쪽 사람’ 이란 뜻으로 티베트계 네팔인을 통틀어 부르는 말이다.


히말라야의 중심 카트만두 계곡

공원의 69%가 해발 5000미터 넘는 불모지이고 28%는 방목지이며 약 3% 만이 삼림지역이다. 열한 개의 네팔 히말리야 식물 지대 중 여섯 개 지대가 형성되어 있다. 낮은 고도의 참나무 숲에서부터 가장 높은 고도에 있는 지의류(lichens)와 선류(mosses)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며 눈표범(snow leopard), 레서판다(lesser panda)와 같은 희귀종이 서식하고 있다. 이 공원은 1976년 7월 19일 국립공원이 되었고, 1979년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카트만두 계곡(Kathmandu Valley)의 풍부한 문화유산은 현재는 물론이고 과거부터 다인종의 용광로였기에 일곱 그룹의 기념물과 건물들로 나뉜다. 이 일곱 그룹은 수도인 카트만두에 있는 하누만 도카(Hanuman Dhoka)의 더르바르 광장(Durbar Square), 파탄(Patan)의 더르바르 광장, 바크타푸르(Bhaktapur)의 더르바르 광장, 스와얌부(Swayambhu)의 불교 스투파(불탑), 보드나트(Bauddhanath)의 불교 스투파, 파슈파티(Pashupati)의 힌두 사원, 창구 나라얀(Changu Narayan)의 힌두사원이다.
카트만두는 네팔 산악 지역의 중심 주거지이며 히말리야 문화의 핵심 중 하나이다. 네팔의 정치, 상업, 문화의 중심지이며 풍요로운 문화 예술과 전통을 자랑하는 이국적이고 매혹적인 전시장이다. 타원형 그릇 모양의 카트만두 계곡은 테라스 모양의 녹색 산들로 둘러싸여 있으며 붉은색 타일로 지붕을 한 가옥들이 빼곡히 모여 있다. 도심지 가운데 파슈파티 사원은 네팔에서 가장 유명한 힌두교 발원지이며 창구 나라얀 사원은 2층 지붕 모양을 한 가장 오래된 비슈누(Vishnu) 힌두교 사원이다.
9세기부터 암흑기를 거쳐 14세기에 말라(Mallas) 왕조가 등장하면서 네팔의 미술과 건축은 황금기를 맞이한다. 18세기 중엽에 3개의 왕국으로 나뉘었는데 이들은 경쟁을 통해 예술 표현을 최고의 단계로 끌어올렸다.  세계적으로 독특한 기념물들이 집중되어 있는 이 지역은 1979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인도에 접한 치트완 국립공원

치트완 국립공원(Chitwan National Park)은 인도와 국경이 맞닿은 네팔 중남부에 있는 이너테라이(Inner Terai) 지역 저지대에 있다. 강가의 삼림과 초원은 강둑을 따라 모자이크를 형성하고 계절적인 홍수에 의해 유지된다. 전체 지역의 60퍼센트를 차지하는 사라수(sal) 숲이 거의 단일 군락으로 두드러지고 언덕 위에는 소나무와 야자수가 드문드문 보이며 촉촉한 산기슭에는 대나무가 자라기도 한다. 공원 안에는 멸종 위기에 있는 인도호랑이(Bengal tiger)와 외뿔코뿔소(single-horned Asiatic rhinoceros) 등 아주 다양한 종류의 동물들의 마지막 피난처가 되고 있다. 1984년 세계자연유산 지역이 되었다.
부처 탄생 성지 룸비니

룸비니, 부처의 탄생지(Lumbini, the Birthplace of the Lord Buddha)는 기원전 623년 고타마 싯다르타(Siddhartha Gautama)가 태어난 불교의 성지이다. 순례자 중에는 인도 마우리아 황제인 아소카(Ashoka)가 이 성지로 왔다가 이곳에 기념 석주를 세웠다. 룸비니 석주에 새긴 명문이 싯다르타가 이곳에서 탄생한 곳임을 확인해 준다. 룸비니의 유물들은 오래전부터 이곳이 순례의 중심지가 된 중요한 증거가 되고 있다. 1997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가 되었다.


신께 순응하며 이룩한 정신세계

네팔은 많은 산악인들의 메카와도 같은 곳이다. 늘 그 유명한 에베레스트 산과 더불어 그 주변의 명산들이 생각난다. 인간이 도전하여 온갖 어려움을 이겨내고 마침내 정복해 내야하는 목표물과도 같은 존재들이었다. 하지만 오히려 그 산들은 만년설을 이고서 푸른 하늘과 멋진 대조를 이루며 마치 마음껏 그 품에 안겨 누리라는 듯 두 팔 벌린 어머니의 품과도 같은 모습이다. 그 속에 자연과 함께 사람이 살며 문화를 이루어 오늘날 그들만의 독특한 유산으로 남겨져 있다. 네팔인들의 정신적 만족도는 세계에서 가장 높다고 한다. 그들의 정신적 여유로움은 바로 이 자연에 순응하며 만들어낸 신앙과의 조화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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