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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수 삼성생명 사장 ‘글로벌 일류’ 큰 비상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 ‘글로벌 일류’ 큰 비상
  • 월간리치
  • 승인 2017.04.10 08:11
  • 호수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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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이 자살보험금 미지급 보험사 중징계 결정을 내리면서 연임 불발 위기에 몰렸던 김창수 사장이 변수를 해소하고 3월24일 주총에서 최종 선임돼 2기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취임 이후 손해율 감소와 보장성보험 중심 영업으로 전환을 통해 체질 개선에 성공했으며 이젠 글로벌 일류 도약에 나선다. 리치에서 그의 리더십을 조명해 본다.

정도경영 통한 글로벌 일류 비전

“우리나라 대표 금융회사에서 글로벌 일류 기업으로 도약하겠습니다.”
색다른 전략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다. “오랜 보험·금융사업 경험과 차별화된 경쟁력을 기반으로 효율과 가치 중심의 질적 성장을 추진하는 동시에 미래 성장동력 발굴, 해외사업의 안정적 성장체제 구축에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취지다.
글로벌 일류 전략과 비전마저 오직 정도경영 실천이면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어디서 비롯되는 것일까.
2014년 1월부터 3년 동안 임기를 거치며 글로벌 일류 도약을 향한 체질개선 성과가 뚜렷한 CEO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이 이제 큰 비상의 나래를 편다.
3월24일 열린 주총에서 최종적으로 재선임 됐다.
각종 화려한 실적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했지만 지난 2월 자살보험금 미지급 생보3사 중징계 소용돌이에 직면하면서 연임 무산 위기에 직면해야 했다.
하지만 시련은 준비된 사람에겐 보약이 된다는 사실을 김 사장은 실질적으로 입증해야 할 임무를 부여받았다.
입증 방식은 오는 2020년까지 2기 임기 동안 스스로 제시한 비전을 구현하는 것으로 대신하면 된다.

첫해부터 화려한 실적 돌풍

김 사장은 삼성생명 사장 취임 첫 해부터 화려한 실적을 기록하며 실적 향상을 견인했다.
1조원의 벽 앞에서 좌절하기 일쑤였던 회사를 취임 첫해 단박에 1조원 클럽에 등극시키는 기염을 토했다.
1982년 삼성물산에 입사해 비서실 근무 경력도 있지만 주로 물산에서 역량을 발휘했던 김 사장이 삼성생명 대 변신을 이끌 수 있었던 것은 2012년 1월부터 2년 동안 삼성화재 사장을 맡은 것이 보탬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인생에서 가장 긴 시간을 상사맨으로 지내면서 인사, 감사 등의 경영관리 말고도 해외영업에 탁월했던 그는 기계플랜트본부장(전무) 시절 카자흐스탄, 멕시코, 호주 등에서 발전소나 담수화사업 등 대형 프로젝트로 수출입국에 공헌했다.
이같은 영업 경영관리 스케일에 삼성화재 CEO 기간 동안 보험·금융의 특질을 간파한 것이  경영 관록으로 다져진 셈이다.


외형 대신 내실 성장 결단

취임하자마자 김 사장은 외형 확대에 주력하던 삼성생명을 내실 강한 회사로 탈바꿈 시켰다. 먼저 대대적인 손해율 관리에 힘썼다. 수익성 위주로 계약을 따져야 한다는 조직문화 정착을 위해 조직 전면 개편과 더불어 1000여 명의 인력을 줄였다.
취임 첫해 초반엔 설계사 수가 줄어드는 등 영업망 위축에 따라 실적 하락세가 나타났고 이에 우려를 표하던 사람들도 하반기 대반전을 경험하며 신뢰를 보냈다.
2013년 4548억에 그쳤던 당기순이익이 김 사장 취임 첫해 2014년 1조1311억으로 날아 올랐다. 한 해 뒤인 2015년에는 1조839억으로 소폭 하락했으나 3000억원이 넘는 최저보증준비금을 떡하니 쌓아두는 통 큰 투자를 감안해서 바라봐야 할 수치다.
삼성생명 손해율은 급감했다. 손해율 관리에 힘쓴 결과 취임 2년 만에 손해율을 10%포인트 가까이 끌어내리는데 성공했다.
2013년 87.14%를 기록하며 경쟁 보험사보다 높았던 것이 2015년 말엔 경쟁사보다 더 낮은 77.8% 가량으로 개선됐다.
보험회사의 재무건전성을 재는 핵심 잣대 RBC(지급여력)비율이 크게 올랐다.
국제회계기준 IFRS17 도입을 앞두고 대부분의 생명보험사들이 RBC 관리에 몸살을 앓고 있지만 삼성생명은 지난해 9월 기준 388.3%에 육박한다. 금융감독당국 권고치인 100%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멀리보고 원칙에 충실한 행보

원동력은 멀리 내다보고 전략을 짜고 실천하는 '정도경영'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김 사장은 저축보험의 역마진 리스크를 극복하기 위해 보장성 보험 위주로 판매 전략을 바꾼 바 있다.
보장성보험은 사망·입원·치료·재해 등 가입자가 당한 사고나 피해 등에 보험금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지금과 같은 저금리시대엔 보험사 수익성에 크게 도움되지만, 상품 특성상 판매가 쉽지 않고 수익성을 계량적으로 따지기가 쉽지 않다.
다른 보험사들이 계약을 늘리기 쉬운 저축성보험 상품 비중을 확대해 자산규모를 늘리는 사이 김 사장이 선보인 소신 경영은 대조적인 경영실적으로 빛을 발했다.
그렇다고 보수적 영업노선만 걸은 것은 아니다. 지난해 1월 일하는 엄마들이 아이도 키우고 직장생활도 병행할 수 있는 ‘리젤(Life Angel)’지점을 열어 경력단절 여성들의 에너지를 끌어 안았다. 지난해 3월 모바일슈랑스 시장에 진출한 것도 판매채널 강화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었다.  
다른 보험사들이 RBC관리 강화에 따른 자본확충 부담에 고심하거나 힘겨워 하는 동안 글로벌 일류 도약을 향해 전력투구할 채비를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내실 더욱 다지고 원가혁신

2013년 선보였던 삼성 패밀리 오피스 센터에 착안해 2015년 10월 거액자산가를 겨냥해 열었던 ‘헤리티지’점포 또한 차별화 전략 성공사례로 꼽힌다.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월 환산 보험료 300만원 이상 ‘부유층 고객’과 자산 30억원 이상 월 환산 보험료 800만원 이상 ‘초부유층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집중 전개해 부유층 고객의 평생 동반자로 자리매김하려는 노력이 집중적으로 펼쳐지기 시작한 것이다.
헤리티지 점포는 열화와 같은 반응에 추가 출점에 나섰고 거액 자산가 전용 상품까지 선보이며 초우량 고객 기반이 갈수록 탄탄해지고 있다는 평을 얻고 있다.
2월 이사회에서 김창수 사장 연임 의결을 한 것은 지극히 정상적 판단인 셈이다.
비록 이사회 결정 이후 금융당국에서 자살보험금 지급문제로 문책경고를 내린다는 방침을 세우는 바람에 연임 좌절 시나리오가 돌기도 했지만 삼성생명은 긴급 이사회를 열어 미지급 자살보험금을 이자 포함 전액 지급하는 것으로 사태를 진화했다.
김창수 사장은 정기 주총 재선임 직후 “올해는 IFRS(새 국제회계기준) 및 신RBC(지급여력)제도가 도입 되는 해여서 보험산업의 패러다임이 빠르게 변화할 것”이라고 내다 본 뒤 “판매 상품 포트폴리오를 균형적으로 확대하고 지속적인 원가 혁신을 하겠다”고 밝혔다.
내실을 더욱 다지는 경영을 펼치며 2기 경영이 또 한 번의 도약을 이루려면 해외 사업 확대에 성과를 거둬야 할 전망이다.
삼성화재 사장 시절 국내 손보사 처음으로 중국에서 자동차보험 직접판매에 나서고 베트남에 진출해 성과를 보인 반면 삼성생명에선 지난해 동남아시아 M&A가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하는 등 아직은 정중동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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