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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나단 워첼 MGI 소장 (맥킨지글로벌연구소) 꼭 사람 필요한 직업만 남을 것
조나단 워첼 MGI 소장 (맥킨지글로벌연구소) 꼭 사람 필요한 직업만 남을 것
  • 월간리치
  • 승인 2017.05.10 09:05
  • 호수 9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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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이 절정에 이르면 많은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공포감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조나단 워첼 맥킨지글로벌연구소장의 미래 예측을 듣는 자리가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기술혁신에 따른 자동화 그리고 사람을 필요로 하는 자리의 변동. 어떻게 맞이하고 대응할 것인지 제시된 포인트를 리치에서 정리해 본다.


“오는 2050년이 오면 일자리 약 60%가 인공지능과 로봇으로 대체될 겁니다.”
세계경제연구원이 4월1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마련한 ‘4차 산업혁명 시대 : 자동화, 일자리 그리고 직업의 미래’라는 주제 강연에서 던진 폭탄발언이다.
“디지털 시대는 소수의 강자가 이익을 독식하는 구조이고 디지털과 자동화는 선택사항이 아니다”라는 지적이 곁들여지고 보면 자못 충격적이다.
워첼 소장은 “지금도 기술적으로는 현재 직업의 50%를 대체할 수 있을 정도로 자동화 기술이 발전한 상황”이며 현재 추세대로라면 “2050년엔 100% 달성도 가능하다”고 예측했다.
그는 2000개가 넘는 직업을 역량과 활동으로 분류해 디지털·자동화가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결과라고 전했다.


이름은 같아도 일이 달라질 직업

미래에도 남아 있을 직업은 기계로 대체하느니 사람이 하는 편이 비용에 유리한 저임금 노동 아니면 심리상담사·유아교육처럼 기계가 아닌 사람에게 직접 서비스 받기 원하는 업종일 것으로 봤다.
이렇게 되면 현재 연봉 6만~7만달러 정도를 받으면서 사무실에 앉아 일하는 직업들은 대부분 인공지능과 기계로 대체될 수 있다고 봤다.
이어 “2050년에는 현재 일자리의 10%만 남을 것이며 나머지 30%는 직업의 이름은 같지만 하는 일은 전혀 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심지어 그는 “앞으로 최고경영관리자(CEO)도 30% 이상 자동화가 이뤄지는 등 4차 산업혁명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일자리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맥킨지만 하더라도 15년 전에는 대부분 기업 전략을 수립하는 일을 했지만 지금은 빅데이터 분석이나 기업 행동 디자인 등 과거에는 전혀 하지 않던 일이 전체의 70%를 차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가·기업·사람들 모두 양극화

이런 변화는 국가나 기업·사람들의 양극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이다.
워첼 소장은 “전 세계적으로 최근 10년 동안 가계의 60%는 가처분소득이 줄었고 상장기업 수도 20~30%가량 줄었다”고 지적했다.
기업간 격차 때문에 “앞선 기업에 일하는 종사자만이 디지털화의 혜택을 누리고 있으며 앞으로는 이런 현상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예상도 내놨다.
“디지털을 적극적으로 도입한 기업일수록 매출이나 이익, 생산성 증가에서 빠른 향상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이미 지금도 디지털을 주도하는 상위 10% 기업의 이익 점유율이 45~55%를 차지하고 있고  그만큼 디지털에 뒤처진 기업은 살아남기 힘들다고 그는 강조했다.
아울러 “1935년에는 S&P500지수에 포함된 기업의 평균 역사가 약 90년이었지만 최근에는 18년 정도로 줄었다”면서 “테슬라의 시가총액이 제너럴모터스(GM)를 앞선 것에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테슬라 주가가 뉴욕증시에서 미국 최대 자동차 회사인 제너럴 모터스(GM)의 시가총액을 제쳤다”며 “디지털화에 적응하지 못한 기업은 자금을 끌어들이지 못해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런 점을 보면 “디지털 시대는 변화 속도가 빠르고 승자가 모든 것을 차지하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이런 양극화가 정치 사회적 문제로 대두할 것이기 때문에 갈수록 나라별로 정부가 분배정책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래 경쟁력 핵심은 기술혁신

이와 관련 워첼 소장은 국가나 기업, 개인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기술 혁신을 지목했다.
그는 “과거에는 상당수의 경제 성장이 인구 증가에 기인했는데, 세계적으로 고령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인구 증가를 통한 성장은 기대하기 어렵다”며 “앞으로는 기술 혁신과 생산성 증대가 성장에 절대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가장 오래 남을 직업 또한 혁신 원심력에 끌려갈 수밖에 없다고 살폈다.
그는 “국회의원이나 심리학자 같은 일자리는 크게 변하지 않겠지만 어느 정도 자동화에 따른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에 따르면 저임금 육체노동이라고 해도 정원 관리사나 환경미화원처럼 기계화ㆍ디지털화의 경제성이 떨어지는 직업이나 대면 접촉 서비스 수요가 있는 직업은 자동화가 쉽게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직업훈련 교육 확충 나서야

워첼 소장은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한국에서 절실한 것은 교육과 직업훈련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직업 훈련 부문 지출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인데 직업훈련은 (지출이 아닌) 투자”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지금 학교에서 배운 것은 10년 후에는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에 민간과 공공 부문 모두 직업 교육 투자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산업과 교육의 긴밀한 연결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한국은 하드웨어가 강한 국가로 꼽히는데 실제 외국 사람들은 삼성도 알지만 한류 문화 등 소프트산업에도 관심이 많다”며 “비교우위를 점하는 핵심자산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워첼 소장은 지난해 우리말 판이 소개된 <미래의 속도> 공동저자다. 이 책은 기술혁신, 고령화, 글로벌커넥션 확대 등 우리 시대 주요 트렌드를 놓고 맥킨지글로벌연구소가 축적한 연구경험과 저자들의 식견을 담은 책으로 주목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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