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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풍 중앙亞 조지아 숱한 외침 견딘 저력 독특한 예술.건축.주거
유럽풍 중앙亞 조지아 숱한 외침 견딘 저력 독특한 예술.건축.주거
  • 월간리치
  • 승인 2017.05.10 09:37
  • 호수 9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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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소련 남단 끝자락이자 흑해 연안 북쪽 경계선을 낀 조지아(Georgia). 유럽과 중앙아시아를 가르는 카프카즈 산악 지대에 자리잡아 문명이 교차하고 교역이 발달했던 곳이다. 고풍스런 중세시대 건축물, 수도원의 모자이크와 벽화, 200개 넘는 탑과 400채 주택이 어우러진 마을까지 색다른 묘미를 느낄 수 있다.


조지아는 흑해연안 북쪽 경계선의 러시아와 남쪽으로는 터키,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으로 둘러싸인 나라이다. 1990년 구소련이 붕괴되면서 러시아로부터 독립한 신생국가 중 하나이며 원래 그루지야로 불렸으나 정부는 영어식 명칭인 조지아로 불리도록 하였다. 유럽과 중앙아시아 경계인 카프카즈 산악 지대에 위치하여 교통과 교역의 중심지로 발전했다. 이러한 지리적인 특성 때문에 주변 국가로부터 끊임없는 침략을 받았고 인구 구성도 복잡하다.  여러 나라로부터 지배받으며 복합적인 문화가 형성되어 그들만의 독특한 양식들이 남아 있으며 그 중 세 곳의 세계 문화 유산지를 돌아보고자 한다.


중세풍 츠헤타 역사 기념물

첫째, 츠헤타의 역사 기념물(Historical Monuments of Mtskheta)은 조지아의 옛 수도 츠헤타에 있는 역사적 유물들이다. 주로 중세 시대 캅카스(Caucasus) 지역에 있는 성당들이다. 그곳들은 사회, 정치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였고 역사 가운데 사라진 조지아 왕국의 뛰어난 예술적, 문화적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츠헤타는 고대 상업 도로들이 교차되고 아라그비(Aragvi) 강과 츠바리(Mtkvari) 강이 합류하는 전략적 요충지에 있다. 기후가 온화하고 토지가 비옥하여 매우 일찍부터 마을이 형성되었다. 이 도시는  고대 폰투스(Pontus)라는 나라의 중심이었으나 기원전 65년 당시 왕 미트리다테스(Mithridates) 6세의 패전 이후 로마 제국 폼페이우스에 의해 멸망하였다. 그러나 여전히 번창하였고 지리적으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였다. 이 도시는 15세기 또 다시 티무르의 공격으로 황폐화 되었지만 여전히 상당수의 중세 건축물들이 보전되어 있다. 츠헤타의 역사적 성당들은 캅카스 지역 중세 기독교 건축의 우수한 사례이기에 1994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고 2009년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으로 분류되어 보다 더 보호가 요구되고 있다.


성당과 수도원에 깃든 예술

둘째, 바그라티 성당과 겔라티 수도원(Bagrati Cathedral and Gelati Monastery)은 조지아 중세 건축 양식의 최전성기를 보여준다. 통일 조지아의 초대 왕인 바그라트(Bagrat) 3세의 이름을 딴 바그라티 성당은 10세기 말부터 건설하기 시작하여 11세기 초에 완공되었다. 12세기와 17세기에 지어진 복합 건축물 겔라티 수도원은 아름다운 모자이크 작품과 벽화가 잘 보존되어 있다. 당시 수도원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는 아카데미(학술원)를 설립하여 종교 서적들과 세속 서적들을 조지아어로 번역하고 여러 가지 학문적 주제들을 가르치는 장소이었다. 당시 이 수도원은 과학과 교육의 중심지였다. 1994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고 2010년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으로 분류되었다.


탑 닮은 집과 탑이 어우러진 주거지

셋째, 어퍼 스바네티(Upper Svanet)는 유려한 산악 풍경을 배경으로 중세 시대의 마을과 탑형 주택들이 들어선 곳이다. 이러한 독특한 형태의 건축물과 거주지의 형태, 거주지의 분포는 주목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 탑의 주택 부분은 대개 2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1층은 인간과 가축의 거처로 사용되며 나무 칸막이로 인간과 가축의 거주를 분리하였는데  칸막이가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다. 2층은 여름철에 사람들이 지내는 장소인 동시에 가축 사료나 연장을 파는 가게로도 쓰인다. 이러한 탑형 주택들은 많이 사라졌거나 퇴락하는 중이다. 그러나 유적지 보호 차원에서 차자시(Chazhashi) 마을에는 200개가 넘는 탑과 400개가 넘는 주택이 아직까지 남아 있다. 이 지역의 풍부한 기념물들과 예술품들은 조지아와 캅카스 지역 연구에 매우 중요한 근거가 된다. 또한 스바네티의 기념비적 벽화는 조지아 및 동부기독교 미술의 기원과 발전을 연구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1996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이슬람 예속 역사에도 동방정교 신앙

조지아는 지리적으로 교통과 교역의 접경지이기에 역사 내내 주변국으로부터 침략과 점령이 끊이지 않았고 분열과 통일을 거듭하며 오늘날까지 존속하고 있다.
특히 오랫동안 이슬람 문화권의 지배를 받았지만 조지아 주민의 대부분은 동방정교에 속한 그리스도교도들이다.  이러한 배경으로 인해 문화는 복합적이며 남겨진 건축 양식들은 그들만의 독특함이 묻어난다. 다른 지역 유적과 비교했을 때 조지아의 유적들이 무언가 독특하게 여겨지는 것은 그 나라의 형편에  따라 세월을 보내며 전혀 달랐던 것들이 함께 녹아져 새로운 형태의 유물과 유적으로 재탄생된 것이 아닌가 싶다. 조지아 유산을 돌아보며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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