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 진단 한 해 55만 명
잠자리에 누워 20분내 잠이 들고 아침에 일어날 때 힘들지 않아야 좋은 잠이라고 할 수 있다. 불면증은 수면에 문제가 생겨 제대로 된 잠을 잘 수 없게 된 것이다. 잠이 들 때까지 30분 이상 걸리거나 잠이 들어도 자다 깨다를 반복하고, 새벽에 잠을 깨 더 이상 잠들 수 없는 경우, 일주일에 세 번 이상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할 때 불면증을 의심해야 한다. 잠을 자기에 적절한 환경에서도 잠 들기 어렵거나 잠을 제대로 못 자 낮에 불편함을 느낀다면 불면증을 의심할 수 있다.
불면증은 남성보다 여성이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지난해 불면증으로 진료를 받은 여성은 33만 2839명인데 반해 남성의 경우 21만 100명이다. 연령별로는 여성의 경우 50대(7만 7629명)가 가장 많았다. 이어 60대(6만 4855명), 70대(5만 5175명), 40대(5만 2281명), 30대(3만 8634명) 순이었다. 남성의 경우 70대가 4만 4859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60대(4만 4320명), 50대(4만 1410명), 40대(2만 9861명), 80세 이상(2만 573명), 30대(2만 437명) 순으로 확인됐다.
1차적 증세 넘어 2차적 문제도
수면 문제는 우울증이나 조울증, 불안증 등 정신과적 질환이 동반되거나 위궤양, 천식, 협심증 등 신체적 문제가 있으면 흔히 함께 나타난다. 불면증은 이런 문제가 없거나 동반되는 질환과 무관한 수면 문제가 있을 경우 진단할 수 있다. 하지불안증후군이나 무호흡증 같은 수면 관련 질환 때문에 생기기도 한다. 또, 스트레스 등 일상생활에 중요한 변화 등 환경적인 변화로 불면증이 생길 수 있다. 신체적, 정신과적 원인 없이 잠을 자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불면증을 1차적 불면증이라 한다.
불면증은 잠 잘 시간이 되면 오히려 잠에 대한 지나친 걱정으로 긴장과 각성이 높아진다. 특히 잠들지 못하면서 긴장, 불안으로 각성된 상태가 유지돼 불면증이 만성화 될 수 있다. 보통 불면증이 3개월 미만일 경우 단기 불면증, 3개월 이상이면 만성 불면증으로 진단한다.
불면증이 지속되면 정신, 신체 질환 모두에 취약해진다. 불면증은 암이나, 당뇨, 우울증 등 기존에 앓고 있던 질환의 재발 위험을 높이거나 경과를 안 좋아지는 쪽으로 영향을 준다. 불면증이 길어지면 장기간 잠을 못 자게 된다는 걱정으로 불면증이 만성화되는 2차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원인 제거로 안되면 복합 치유
불면증은 1차적으로 면담을 통해 원인이 되는 다른 질환이나 문제는 없는지 평가한다. 수면 무호흡증이나 하지불안증후군, 주기성 사지 운동장애 등 다른 수면 장애를 불면증과 혼동하는 경우가 많아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감별한다.
원인이 있는 수면 장애의 경우 원인을 먼저 치료한다. 대개 이런 경우 원인을 해결하게 치료가 이뤄진다. 불면증 역시, 급성으로 생긴 경우에는 불면증을 일으킨 스트레스가 제거되면 저절로 나아진다.
그러나 만성 불면증은 조금 다르다. 한 가지 원인 제거로 좋아지기 어렵다. 복잡한 원인들이 얽히게 되거나 잠에 대한 걱정이 늘어있어 잠을 잘 수 있는 환경과 올바른 수면 습관을 만드는 수면 위생요법과 약물치료, 불면증 인지행동치료 등의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약물 치료는 일반적으로 수면 패턴이 정상적으로 돌아올 때까지 한정해서 시행하며, 원인 제거에 해당하는 다른 치료를 시행할 수 없는 경우 지속적으로 시행하기도 한다.
또한 불면증이 의심된다고 낮잠을 자거나 잠자리에 오래 누워있기, 일찍부터 잠을 청하며 누워있기 등의 방법을 쓰면 오히려 불면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하는 게 좋다. 잠에 대한 걱정을 줄이고 졸리기 전에는 눕지 않는 것이 좋다. 평소 수면 스케줄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도 불면증 해결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