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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글로벌화 가속페달 밟는다 롯데·신세계·CJ·농심…내수기업들 앞 다퉈 세계 진출
유통업계’ 글로벌화 가속페달 밟는다 롯데·신세계·CJ·농심…내수기업들 앞 다퉈 세계 진출
  • 월간리치
  • 승인 2009.11.28 06:11
  • 호수 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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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내수업종으로 꼽혀왔던 유통업계에 세계화 바람이 거세다. 수년전부터 글로벌 시장에 나서기 시작한 유통업계 대표기업들이 이제는 글로벌기업으로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것.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이 대표적이다. 두 라이벌 유통명가가 세계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여기에 내수명가인 CJ그룹과 농심그룹도 글로벌 메이커 도약을 위해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롯데그룹은 국내에서 유통공룡의 입지를 확고히 다지고 있다. 재계 서열 5위의 대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롯데그룹의 글로벌 도전기

이런 롯데그룹이 지난해와 올해 글로벌 사업 확장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다른 기업들이 몸을 사리고 있는 가운데서도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국내 유통산업이 포화상태에 접어든 시점에서 글로벌화는 ‘생존의 필수’라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해석이다.
신동빈 부회장은 경영을 본격화한 2~3년 전부터 그룹 안팎에 줄곧 “롯데의 글로벌화를 중국과 인도, 러시아 등 아시아 중심으로 집중한다”며 세계화를 강조했다.
이로 인해 탄생한 것이 이른바 ‘브릭스 전략(VRICs:베트남, 러시아, 인도, 중국)’이다. 롯데그룹은 현재 브릭스 지역에 대한 투자의 폭을 넓혀 사업 부문별 해외 사업 매출 비중을 높여가는 중이다.
계열사 별로 보면 일단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8월 해외 1호점인 러시아 모스크바점(2007년)에 이어 중국 베이징에 해외 2호점을 열었다. 현재 텐진, 상하이, 선양, 광저우, 칭다오 등 중국 주요 도시를 대상으로 중국 2호점 오픈도 검토 중이다.
롯데마트도 중국과 인도네시아의 네덜란드계 대형마트 ‘마크로’를 인수해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했다. 지난해 12월에는 베트남에 남사이공점을 오픈하기도 했다.
현재 중국 10호점과 베트남 2호점 출점 등 해외 점포 신규 오픈에 전력을 집중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장기적으로 베트남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10년 내 30여 개 점포를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제과는 2007년에 베트남 현지 제과업체인 ‘비비카’사를 인수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세계적인 명품 초콜릿 브랜드인 벨기에 ‘길리안’을 성공적으로 인수했다.
롯데호텔도 모스크바점 오픈을 시작으로 그룹의 글로벌 대열에 합류한다는 계획이다. 또 일본 도쿄에 214실 규모의 비즈니스호텔 ‘롯데시티호텔킨시죠’를 오픈한다.
롯데건설도 지난해 동안 러시아에 1억 달러 규모의 '한-러 비즈니스센터', 호주에 1300억 원 규모의 아파트 개발, 요르단에 4억 달러 규모의 발전소와 LPG 저장 탱크 건설 사업 수주 등을 통해 눈부신 성과를 올리고 있다.

신세계그룹, 글로벌 첫 단추 뀄다

신세계그룹은 글로벌화의 첫 단계로 중국 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이마트를 첨병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1997년 2월 국내 유통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중국 상하이에 해외 1호점을 오픈한 이후 중국시장에서 한국화와 현지화의 조화를 통해 성공적인 정착단계로 접어든 상태다.
이마트는 1997년 중국 1호점을 기점으로 2002년부터 중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2004년 상하이에 2호점을 오픈한 뒤 2005년 2개, 2006년과 2007년 각각 3개 점포를 출점해 1호점 오픈 10년만에 중국 상하이와 텐진 등 2개 지역에 10개 점포망을 구축한 상태다.
2008년 베이징을 비롯한 8개, 올해 9월 현재에 텐진 2개점, 쑤저우와 항저우에 각 1개점씩 총 4개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마트는 이제 중국 소비자들에게 프리미엄 할인점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는 게 신세계그룹의 설명이다. 첫 단추를 잘 뀄다는 얘기다.
신세계그룹은 중국 진출 성공 노하우로 ▲쾌적하고 고급스러운 쇼핑 환경 ▲현지화 마케팅 전략 ▲우수한 현지 인력 확보 ▲서비스 강화와 지역 친화 노력 등을 꼽고 있다.
이마트는 측은 “공격적인 출점을 위해 2007년 10월, 중국의 10대 부동산 회사인 뤼청그룹과 전략 동맹 협의를 맺었고 뤼청그룹이 개발하는 상업용 부동산에 이마트를 우선적으로 입점시키기로 합의했다”면서 “이마트의 중국 전역 공략의 기반을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이마트는 이제 중국 시장에 대한 경쟁력을 갖추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특히 지난 3월 6일 유통 핵심 경쟁력 가운데 하나인 물류센터가 오픈하면서 본격적으로 다 점포망의 효율을 더욱 개선했다.
현재 중국 이마트에서는 100여 개 브랜드의 700여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2010년까지 한국 상품의 매출을 현재의 두 배인 10%까지 높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마트는 2008년 8월12일, 한국 농수산물유통공사(aT)와 MOU를 체결하고 한국의 우수 농식품을 발굴해 중국 이마트 점포에 우선적으로 공급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CJ그룹, 해외 매출 비중 확대

CJ그룹은 해외에서 매출을 높여 내수의 불안감을 해소한다는 전략이다. 소비재를 주로 다루는 업종의 특성상 내수만으로 그룹의 미래 비전을 갖추기 어렵다는 판단이 깔려있다.
주력사인 CJ제일제당은 내수위주의 사업 비중에서 탈피해 2013년까지 해외에서만 매출 5조 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전체 매출의 50%를 해외 매출로 달성해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비전에 맞춘 수치다. CJ제일제당의 글로벌 전략에서 중국은 빼놓을 수 없는 주요 거점의 하나다.
지난 1995년 청도식품 법인을 설립하면서 중국시장에 진출한 이후 다시다, 두부 등의 가공식품에서부터 사료원료인 라이신 등 바이오 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생산기지와 마케팅 조직을 갖추고 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중이다.
CJ제일제당의 최근 주목할 만한 성과는 ‘두부사업’에서 나타나고 있다. 2007년 3월 중국 베이징권 최대 식품기업인 얼상그룹과 합작해 ‘얼상CJ’를 설립하고 얼상그룹의 두부 브랜드인 ‘바이위(白玉)’ 두부에 CJ로고를 새기고 본격적인 영업활동을 개시했다.
이후 괄목할만한 결과가 나오고 있다. 중국 사업에 나선지 2년 정도 밖에 되지 않은 상태에서 점유율 70%를 달성한 것이다. 베이징 시민들 10명 중 7명이 CJ로고가 새겨진 두부를 먹고 있는 셈이다.
2008년 한 해 동안 얼상CJ의 두부 매출은 500억 원으로 베이징 통저우 공장에서는 하루 평균 25만 모 가량의 두부를 생산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베이징 두부시장에서의 성공에 힘입어 향후 중국 내 대도시까지 두부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한국 조미료의 대표 브랜드 ‘다시다’도 철저한 현지화를 통해 중국시장에 안착했다. 국내에서 쇠고기 맛으로 유명한 다시다를 중국인이 닭고기 육수를 즐기는 것에 착안해 ‘닭고기 다시다’로 출시한 것이 주효했다.
특히 2006년 말 닭고기 다시다 출시 이후 2007년 110억 원대였던 다시다 매출이 2008년 160억 원, 2009년 230억 원대까지 늘어나면서 현지화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이는 북경 조미료 시장 점유율 25%에 해당되는 수치로 순위로는 2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CJ제일제당은 미국시장에서도 사업 확장에 나선 상태다. 연간 24~25조 원에 달하는 ‘냉동식품’ 시장이 형성돼 있는 미국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만두’로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미국 현지 계열사인 ‘옴니’가 제조한 만두제품들이 만두의 원조인 중국식 만두를 제치고 코스트코 등 대형매장에서 불티나게 팔려나가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CJ제일제당은 글로벌 기업 도약에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면 해외시장 M&A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농심, 세계 속 '辛'의 위력 발휘

농심그룹도 해외사업 비중을 점차 높이고 있다. ‘辛’ 브랜드는 이미 세계시장에서 자리를 잡아가는 단계다.
농심그룹은 오는 2015년 매출 목표 4조 원 중 1조 원을 해외사업으로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동북아(중국), 미주(미국), 동남아(베트남), EU(러시아) 등 글로벌 4개 권역별 생산 판매체계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농심의 올해 해외사업 목표는 전체 2조 원 중 3억 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 농심은 전 세계 70여 개 국가에 라면, 스낵 등을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대비 14%이상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올해에도 기존 해외시장의 마케팅전략을 더욱 강화함은 물론 베트남과 러시아에 현지사무소를 설립해 동남아 및 유럽시장에 대한 판매를 강화했다. 이로써 농심은 3억 달러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농심은 또 ‘辛’ 브랜드의 글로벌화를 통해 한국의 식문화와 한국의 맛을 전 세계에 전파함으로써 국내정상의 식품기업을 넘어 세계 속의 ‘글로벌 농심’으로 성장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전 세계 라면 소비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라면 소비대국(시장규모 4조5000억 원) 중국에서의 시장선점 및 확보를 위해 지난 1996년 9월 중국 상해를 시작으로 1998년 7월 중국 청도, 2000년 11월 중국 심양에 공장을 설립했다.
농심의 올해 중국시장 상반기 매출은 2950만 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상반기 대비 10% 이상 성장했다.
이제 농심은 중국 광주 등의 새로운 내륙지역으로 판로를 확대하고 중국시장만을 위한 제품 연구개발 및 마케팅도 공격적으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중국 베이징에서는 ‘제11회 농심 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이 진행 중이다. 중국 CC-TV와 B-TV가 신라면배 바둑대회를 전국에 생방송으로 경기를 중계하는 가운데 농심은 신라면 로고를 지속적으로 노출시킴으로써 신라면 브랜드 인지도를 크게 향상시키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미주지역 시장 역시 주 소비층 확대를 위해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때문에 지난해 상반기 대비 15%이상 성장하기도 했다.
지난 1971년 최초로 미국 LA 지역에 라면을 수출한 농심은 지난 2005년 LA공장을 설립해 미국 소비자에게 보다 신선한 제품으로 공급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특히 최근 동양문화와 한국음식에 대한 미국인들의 관심이 증가되고 있어 한국의 매운 맛을 대표하는 농심 신라면의 인기가 미주지역 현지인들에게도 큰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본시장은 1981년 동경사무소 개설을 시작으로 지속적으로 수출해 오고 있으며 1997년부터는 일본의 최대의 편의점인 세븐일레븐에 입점돼 신라면이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특히 지난 2004년 5월 18일에는 일본 공중파 방송인 도쿄TV에서 농심 신라면을 세계적인 명품브랜드로 선정했다. 이후 저녁 뉴스 시간대에 방영해 신라면의 가치를 일본에서 인정받았다. 일본시장 판매성장률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15%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농심은 또 동남아 및 유럽시장에 대한 거점 확보 및 판매력 강화를 위해 베트남(호치민)과 러시아(모스코바)에 현지사무소를 설립함으로써 ‘辛’ 브랜드의 글로벌화 및 한국의 맛을 세계에 전파한다는 의지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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