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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경영 복귀 2개월, 속도내는 미래경영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경영 복귀 2개월, 속도내는 미래경영
  • 월간리치
  • 승인 2010.05.31 18:18
  • 호수 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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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복귀를 선언했다. 크고 작은 사건들 속에 뒷방으로 물러나 침묵을 지켜왔던만큼 그의 복귀는 의미가 있어 보였다. 실제 그는 미래에 대한 위기감이 생각보다 심각한 것으로 내다봤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앞만 보고 달리자"는 새 경영 화두도 던졌다. 이 회장이 복귀한 이후 삼성은 과감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오너십이 빛을 발하고 있다는 얘기다. 삼성의 영원한 수장 이건희 회장을 면면을 들여다 봤다.

  이건희 회장은 지난 3월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그가 자리를 떠난지 23개월 만의 일이다. 23개월의 시간 동안 내부에선 이 회장의 복귀가 종종 거론됐다. 불안한 경제상황에서 이 회장만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 할 수 있다는 게 골자다. 쉽게 말해 이 회장에게 구원을 요청하자는 얘기다. 도요타의 몰락은 이 같은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일부 임직원들은 이 회장의 복귀를 건의했지만 그는 선뜻 나서지 않았다. 크고 작은 사건들 사이에서 정중동 행보를 했던 것. 지난해 단독 사면을 받았던 만큼 대외 활동 조차도 자제를 했었다.

23개월 공백을 깨다

그런 그가 3월 24일 복귀를 결심했다. “세계 굴지의 기업도 쓰러진다. 10년 후 삼성을 대표하는 제품은 사라질 것이다(사내통신망에 밝힌 복귀 메시지 중 일부).”삼성은 실제 안개의 숲 한가운데 서있다. 지난해 매출 136조원을 올리며 최대 실적을 기록한 삼성전자의 미래조차 낙관하기 어렵다.
이렇게 '위기'를 부르짖으며 경영에 복귀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복귀한지 두달을 맞았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두달 동안 삼성은 크게 변화했다. 굵직굵직한 투자 소식과 미래를 대비한 경영전략이 그것이다. 내부에선 "이 회장만이 내릴 수 있는 최고수준의 의사결정"이 있어 가능했다라는 평가다. 워낙 비중이 큰 사안들이 많아 사장단에서 쉽게 결정 내릴 수 있는 것들이 아니라는 게 이유다.
실제 삼성그룹은 지난달 11일 2020년까지 친환경 및 헬스케어 신수종 사업에 총 23조3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태양전지, 자동차용 전지, LED, 바이오 제약, 의료기기 등 5개 분야다.
지난달 14일에는 삼성전자가 올해 전략적으로 힘을 싣고 있는 3D TV의 콘텐츠 관련 협력 계획을 밝혔다. 사실상 3D 콘텐츠가 전무한 상황에서 하드웨어(삼성전자) 및 방송장비(아바타 촬영팀), 소프트웨어(SM엔터테인먼트) 진영 간 협력은 유의미한 돌파구가 될 전망이다.
또 삼성전자는 지난달 17일 반도체 11조 원, LCD 5조 원 등 시설투자와 연구개발(R&D) 투자 8조 원을 포함해 총 26조 원 규모의 올해 투자계획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26조 원은 삼성전자의 연간 투자규모로는 사상 최대다.
특히 이 회장은 지난달 24일 하워드 스트링거 소니 회장과 회동을 갖았다. 회동은 이건희 회장의 초청으로 이뤄졌으고 회동 자리에는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과 LCD 사업부의 장원기 사장, 그리고 이재용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배석했다. 소니에서는 하워드 스트링어 회장과 서열 2위로 부품 구매를 담당하는 요시오카 히로시 부사장이 동석했다. 두 회장은 삼성전자와 소니의 합작법인인 S-LCD의 출범 6주년을 맞아 그동안의 협력의 성과를 평가하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협력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구체적인 사업 현안에 대해서는 논의가 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최근 3D 출시를 앞두고 LCD 패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니가 삼성전자에 이에 대한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진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의 LCD 패널 생산업체이며 일부 라인은 지난 2004년 7월 소니와 합작으로 S-LCD를 세운 바 있다.

제2의 프랑크푸르트 선언 나오나

이 회장의 복귀 이후 재계는 제2의 '프랑크푸르트선언'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프랑크푸르트선언은 이 회장이 1993년 6월 7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라'고 말한 것을 말한다. 프랑크푸르트선언 이후 삼성은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했고  내총생산과 총투자율 성장에 적지 않은 기여 했다.  이 선언 이후 이 회장은 삼성중공업의 상용차 생산설비 대폭 증설, 분당 서현역사 매입, 한국비료 정부보유주식 매입 통한 인수, 삼성종합화학 스틸렌모노머 생산시설 증설 등 대규모 투자를 주도했다.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은 1991년 9.7%였지만 1992년 5.8%로 떨어졌다. 하지만 '신경영 신드롬'이 분 1993년 6.3%로 반등했고 1995년에는 8.9%까지 치솟았다. 특히 총투자율은 1991년 40%에서 1993년 36%까지 하락했지만 1994년에는 36.8%, 1996년에는 38.1%까지 확대됐다.
최근 한국의 GDP성장률은 2006년 5.2%에서 글로벌 금융위기로 지난해에는 0.2%까지 하락했고 총투자율 역시 지난해 25.8%로 외환위기 이 후 최저치다. 때문에 이 회장의 과감한 투자와 삼성의 변화는 한국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미래선점을 위한 경영전략의 큰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미래선점 없이는 성장이 없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는 것. 예컨데 애플과 구글이 전방위로 전자산업 영역을 해체하면서 경쟁구도를 헝클어놓고 있는 것도 미래선점을 두고 벌이는 경쟁이라 얘기다. 따라서 글로벌 경영의 흐름을 일방적으로 추종하는 방식 보다는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최대한 끌어올리지 못할 경우 모자란 부분을 채워나가기 보다는 과감한 도전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이 신수종 사업에 과감한 투자 결정한 것이 결정적 이유다. 이 회장은 미래 신수종사업 발표함으로써 미래선점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또 각 계열사들이 일사불란하게 나갈 수 있도록 교통정리를 해줬다는 평이다.

경영 스타일의 변화 '어디까지'

취임 이후 보여왔던 이 회장의 움직임에는 미래선점을 향한 도전이 중심에 있다. 과감한 승부수를 내던지며 삼성을 세계 1류기업으로 만들었던 이 회장. 그의 변화로 인해 적게는 삼성, 넓게는 한국경제가 어떤 변화를 띄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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