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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 우려 속 물가연동 국고채 매력 ‘부각’
인플레이션 우려 속 물가연동 국고채 매력 ‘부각’
  • 월간리치
  • 승인 2010.06.30 07:13
  • 호수 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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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기회복 기대감과 더불어 하반기 인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1일 10년 만기 물가연동국고채(KTBi)가 재발행 됐다. 기획재정부는 물가연동국고채의 투자메리트를 높이기 위해 제도를 개선, 디플레이션 상황에서도 원금을 보장하고 원금상승분에 대한 비과세혜택 등 절세효과도 높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는 엇갈린 시각을 내놓고 있는 상황. 내용을 살펴봤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2.0%로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실질 금리는 사실상 마이너스를 전개하는 모양새다.

때문일까.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등 물가상승에 대비할 수 있는 투자 상품으로 물가연동국고채가 대두되고 있다.

◆물가연동국고채는 안전자산?

물가연동국고채는 이자율이 소비자 물가지수에 연계돼 물가가 인상된 만큼 원금을 보장해주고 원금상승에 대한 이자를 추가로 지급 받을 수 있는 투자 상품이다. 즉, 금리 상승에 대한 위험을 관리하는 한편 기대수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다.

10년 만기 장기채로 분리과세 신청 시 세금을 절약할 수 있고, 6개월에 한 번씩 이자를 지급하며, 중도환매가 가능한 것도 특징이다.

게다가 표면이자로 매년 수령하는 이자수익에 대해서는 정상과세 하지만 원금증가분에 대해서는 과세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물가연동채권에 1000만원을 투자 했을 경우 통계청의 소비자물가지수를 기준으로 한 물가상승률이 3%라면 6개월 후 원금은 1015만원으로 늘어나고, 여기서 발생한 자본 차익인 15만원에 대해서는 세금을 내지 않는다.

국내에는 지난 2007년 3월 물가연동국고채가 처음 발행됐다. 당시 발행금리 2.82%, 10년 만기로 6250억원이 발행됐지만 수요 부진으로 인해 2008년 발행이 중단, 지난 21일 발행이 재개됐다.

2008년 당시 상반기까지 국제유가 급등으로 황금기를 맞았지만 이후 국제유가 급락과 리먼 사태로 큰 손실이 발생해 신규 발행물 유찰과 환매를 통해 2조6700억원까지 늘어났던 잔고는 1조7700억원으로 대폭 축소돼 발행이 중단됐다. 또, 주가급등으로 채권 투자에 대한 낮은 관심도와 기관투자 수요부진도 발행 중단 이유로 꼽힌다.

◆정부도 적극 동참

기획재정부는 기대인플레이션이 높아지는 가운데 물가연동채권과 같은 투자 상품을 금융시장에 제공함으로써 국내 금융시장을 업그레이드시키고,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재정자금을 조달한다는 취지 아래 제도 개선을 통한 물가연동국고채를 새롭게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이번에 재발행 되는 물가연동국고채의 발행방식은 기존 고정물량(발행물량 사전 확정→사후 금리결정)에서 고정금리(발행금리 사전 확정→사후 물량결정) 보장으로 변경됐다.

이에 따라 물가가 하락하더라도 원금이 보장돼 디플레이션에 대비가 가능하며, 원금상승분에 대해 비과세나 분리과세가 가능해져 금융소득종합과세도 대비할 수 있게 됐다.

또, 명목국채 10년물 낙찰금리와 연계해 사전에 공표하기로 돼있어 상품의 매력도를 높였으며, 발행물량은 매월 1500억원, 인수물량 상한선은 10년물 경쟁 입찰 인수물량의 20%선이다.

◆안정화 시기 잘 살펴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는 여전히 엇갈린 시선을 내비치고 있는 실정이다. 발행 조건은 좋지만 장기적으로 이러한 이점이 사라질 수 있다는 게 주된 이유다.

한국투자증권 이정범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현재 민간채권평가 3사의 시가평가수익률 평균(민평) 기준 지난 2008년 다섯 번째 발행된 10년 물인 8-5와 앞서 2007년 두 번째 발행된 7-2의 금리스프레드가 2.45% 수준임을 감안했을 때 한국은행의 오는 2011년 소비자물가 상승전망치 3.3%는 장기투자에 대한 메리트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새로 발행되는 물가연동국고채 만기는 10년이지만 발행금리는 7년 만기의 7-2를 기준으로 산정하기 때문에 발행조건이 상대적으로 좋다는 분석이다.

메리츠종금증권 민동원 연구원은 “시장에서 하반기 물가와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어 인플레이션 보상이 가능한 물가연동국고채가 매력적인 투자 상품으로 떠올랐다”며 “금리가 올라가면 국채금리가 떨어지는 기존 채권과는 달리 원금은 물론 이자분에도 기회비용이 보상된다”고 설명했다.

민 연구원은 “최근 남유럽 재정위기로 글로벌 경제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단기적으로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실효성은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매력도가 떨어진다”며 “외화 유동성 커버가 가능하고 대외경제 여건이 안정적인 미국과 같은 국가와 달리 국내 상황은 취약하기 때문에 장기로 가면 이점이 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IBK투자증권 오창섭 연구원은 “과거 물가연동국고채는 적은 수요로 인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금리를 유지해 6.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며 “제도적으로 보완된 물가연동국고채는 만기 시 원금손실까지 보장돼 투자 메리트가 있다”고 평가했다.

오 연구원은 이어 “하지만 과거 물가연동국고채가 발행됐을 때 기관투자자의 경우 금리와 원금의 변화로 인한 회계처리문제와 유동성이 떨어진다는 두 가지 문제점이 상존했다”며 “같은 이유로 기관 투자자를 찾지 못한다면 저조한 입찰율과 높은 금리로 기획재정부의 이자율 부담이 가중돼 과거의 발행 중단의 상황을 되풀이 할 수 있다”고 언급하며 수요 안정화를 강조했다.

물가연동국고채의 안정화까지 조금 더 지켜봐야한다는 게 업계 전반의 의견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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