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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노령화 ‘덫’에 빠진 중국
인구노령화 ‘덫’에 빠진 중국
  • 월간리치
  • 승인 2010.08.31 20:47
  • 호수 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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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엔 ‘황하강의 기적’ 끝?

 2010년 상반기 중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으로 일본을 제치고 GDP 세계 2위로 올라섰다. 2003년에는 G7국가 중 영국, 프랑스, 이태리를 제쳤고 2007년에 전통적인 공업대국 독일을 뛰어 넘었다.
올해 2분기 중국은 10.3%의 성장을 해 0.4%성장에 그친 일본을 따돌리고 세계경제 No.2의 자리를 차지한 것이다.
중국의 은메달은 사실 새로운 것도 아니다. 구매력평가법(PPI)으로 계산해 보면 IMF는 중국이 이미 2001년에 일본을 제친 것으로 추정하고 있고 세계은행은 2008년에 일본을 제쳤다고 보고 있다.
유럽에서 가장 빠른 성장을 한 독일의 ‘라인강의 기적’도 아시아에서 가장 빠른 성장을 했다는 ‘한강의 기적’도 개방한지 31년 만에 세계 2위로 올라선 중국의 ‘황하강의 기적’에 비하면 빛이 바랜다. 
국가의 부(富)는 ‘인구의 함수’
중국이 세계 경제사상 유례없는 고성장을 한 것은 자세히 보면 ‘13억 인구의 셈법’이 적용된 결과다. 중국이 가지고 있는 ‘13억 인구의 셈법’으로 보면 뭐든 최대를 만들 수 있다.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13억을 곱하면 엄청난 일이 된다. 그리고 아무리 엄청난 것처럼 보여도 ‘13억’으로 나누어 보면 별 것 아니다.
일반적으로 한나라의 국부를 측정하는 수단인 GDP는 자세히 보면 철저한 ‘인구상품’이다. 고대에 한 나라의 국부는 인구와 영토로 결정됐다. 그러나 1500년 이후 기술혁명이 일어난 후엔 기술과 인구의 곱이 GDP 성장을 결정하는 핵심요인이 됐다. 어쨌거나 영토가 변수가 되던, 기술이 변수가 되던 간에 변하지 않는 것은 인구였다.
스페인, 포르투갈, 네덜란드 등 유럽의 작은 나라의 패권이 오래 갈 수 없었던 이유는 바로 시장규모 때문이다. 밖에서 아무리 많이 벌어 와도 시장이 작으면 그릇이 금방 차 버린다. 아이슬란드같은 서구의 고소득국가가 이번 금융위기에 국가부도를 맞은 것도 이 때문이다.
인구가 작은 나라는 규모가 작아서 경제가 발전하면 생산원가가 금방 상승해 버려 국제경쟁력이 바로 떨어진다. 그래서 영토나 인구가 큰 대국의 성장이 오래가는 것이다. 일본의 경우도 기술발전이 미국에 맞먹는데도 저성장을 하는 이유는 빠른 고령화에 따른 노동인구의 감소 때문이다.

성장의 비밀은 아줌마 인력과 가족계획?
중국이 30년간 초고성장을 한 것은 인구구조상으로 보면 2차 대전 이후 베이비붐세대 인구의 급증, 소위 ‘인구보너스’의 효과이다. 지금 중국은 전체인구의 46%가 63년±7年 출생자들이다. 이들의 값싼 노동력이 30여 년간 공급되면서 외자기업들을 끌어 들이는 요인이 되었고 이것이 중국을 고성장 시킨 것이다.
중국이 과거 30년간 어느 국가도 따라 올 수 없을 만큼 최단기에 고성장을 한 다른 요인을 꼽으라면 공산주의와 인구정책이다. 남녀평등의 공산주의 사상이 아줌마 인력을 생산과 사무인력으로 끌어내 ‘인구 가동률(?)’을 배로 높였다.
또한 너무 많은 인구 때문에 개혁개방을 시작한 이듬해인 1979년부터 정부가 실시한 ‘1자녀 갖기’의 가족계획 정책이 여성인력의 육아시간을 축소시켜 사회활동의 기회를 확대했기 때문이다.
또한 1자녀의 문제는 단기적으로 사회비용을 집중화하는 효과가 있어 ‘자본집약적인 육아’를 가능하게 해 단기간에 고급인력의 양성을 가능하게 했다.
현재 중국은 자본집약적으로 양육된 고급인력인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들이 선진기술로 무장해 생산에 뛰어들고 있다. 부모세대의 낮은 수준의 기술로 몸으로 때우는 일을 하면서도 고성장을 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고성장을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향후 5년간은 중국경제의 소비의 폭발력이 가장 강한 시기이다. 중국의 인구구성을 보면 2005년부터 2015년까지가 25~29세 사이의 결혼연령대 인구의 급증기간이다. 50~60년대 베이비붐세대 자녀들의 결혼기가 대거 도래하기 때문이다.
1자녀 갖기 정책으로 소황제(皇帝), 소황녀(皇女)로 자란 이들은 구매력이 있는 베이비붐 세대 부모가 집부터 시작해서 차, 그리고 내구재를 모두 사주는 돈 덩어리 세대다. 지금 중국의 소형차시장의 폭발, 부동산시장의 폭발은 이들 인구의 급증과 밀접한 상관성이 있다.
또한 가전제품과 혼수품의 수요, 그리고 패션, 외식, 오락, 인터넷의 소비 비중이 월등히 높은 이들 신세대의 소비가 중국 내수시장을 신성장 산업으로 만들고 있다.
이 때문에 지금 전 세계 모든 내구소비재 기업들이 중국으로 몰려 들고 있다. 다국적 기업들은 아버지 세대 때는 싼 임금 때문에 몰려왔지만 지금은 그 자녀들 세대의 구매력 때문에 몰려오는 것이다.

가장 빨리 일어섰다 가장 빨리 늙어갈 나라
‘1 자녀 갖기 정책’이 중국을 최단기에 압축 성장하는 데는 큰 기여를 했지만 후유증이 기다리고 있다. 30년 후에 나올 고령화의 재앙이 아른거리고 있다. 그래서 중국은 ‘1자녀 갖기 제도’를 수정할 움직임이 있었지만 연간 천만 명 이상의 인구가 출생하는 대국이다 보니 아직 정부가 쉽게 결단을 내리지는 못하고 있다.
어쨌든 중국은 역사상 가장 빨리 성장한 나라였지만 가장 빨리 늙어갈 나라이다. 중국의 인구통계에 따르면 2030년에 중국의 인구성장률은 제로(0%)이다. 중국이 과거 30년간 누려온 인구보너스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다. 인구성장률 제로라는 것은 ‘노령화 사회’가 도래한다는 것이다.
2008년 현재 중국의 노인 인구는 1.7억 명으로 총인구의 13%선이다. 매년 1000만 명 정도씩 노인 인구가 증가하는데 2030년에는 60세 이상 노인 인구가 대략 4억 명에 달하게 된다.
이때가 되면 노령 인구에 대한 엄청난 규모의 사회보장, 의료서비스부담은 국가전체의 원가부담으로 작용한다. 과거 30년간 경제 고성장의 최고의 경쟁력이었던 인구 구조가 30년 뒤면 국가경쟁력을 최악으로 만들 여지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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