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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환율 변동성 확대가 위험하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환율 변동성 확대가 위험하다”
  • 월간리치
  • 승인 2010.10.28 17:36
  • 호수 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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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환율방어 카드를 선택했다. 물가 오름세와 환율 내림세 가운데 우선 방어대상을 고심한 끝에 내린 결정이다. 이번 결정으로 석 달 연속 기준금리 동결됐다. 한국은행은 이 같은 결정에 대한 가장 큰 이유로 주요국 경기와 환율 변동성 확대가 세계경제의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를 통해 향후 통화정책의 흐름을 엿봤다.

Q. 중앙은행의 가장 큰 목표인 물가안정을 접고 환율하락 방어를 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A. 최근 국제금융상황이 굉장히 절박하게 돌아가고 있어 많은 금통위원들이 고민하고 고려했다. 선진국들이 자국 통화가치를 내려 수출 경쟁력을 높이려는 환율전쟁이 불거진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국내외 금리차가 확대되고 늘어난 글로벌 유동성이 국내로 몰려들어 환율하락 폭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Q. 환율카드를 선택한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
A. 4분기 이후 내년까지 우리나라 물가상승률 예상치가 3%를 넘는 상황이어서 예의주시하고 있다. (환율 등) 모든 변수를 고려할 때 ‘고뇌에 찬 결정’이었다. 지금은 글로벌 환율 움직임의 불안전성 등으로 향후 (한국경제) 전망의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주요국의 경기 회복세 둔화 가능성, 글로벌 환율 여건 변화, 유럽국가 재정 문제 등이 우리 경제성장의 하방(하락)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Q. 환율전쟁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가지고 있나.
A. 상방위험보다는 당연히 하방위험 쪽으로 (비중이) 간다. 우리나라처럼 대외의존도가 높은 나라에서는 이런 대외여건이 매우 중요하다. 환율전쟁이 최근에 불거졌지만 근본적으로 글로벌 불균형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와 연계돼 있어 단기적으로 해결되지 않을 위험이 있다.

Q. 이번 결정에서 물가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A. 환율을 봤지만 환율 하나만 보고 결정하지는 않았다. 물가도 함께 고려해 기준금리를 결정했다. 이번 결정은 (금융통화위원들의) 만장일치가 아니었다. 따라서 환율과 물가를 놓고 고민했지만 환율에 더 비중을 둔 것이다.

Q. 앞으로 물가상승 압력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이는데 어떤 견해를 가지고 계신지.
A. 3.6%라는 수치 자체가 사람들의 인플레 기대심리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인플레 자체가 사람들의 기대심리에 많이 기대고 있는 것이다. 기대심리를 적절하게 관리하지 않으면 기본적으로 나중에 인플레가 수습이 되지 않는 그런 상황이 된다.

Q. 환율방어보다 더 시급한 것은 물가 오름세다. 물가는 이미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3.6%, 생활물가지수는 4.1%로 급등했다. 서민들의 밥상머리 물가는 더 심각하다.

Q. 한은 자료를 보면 농산물 가격상승률은 지난 8월 12.3%에 이어 9월에는 32.7%까지 치솟았을 정도인 데 이를 감안하면 현재 물가는 ‘빨간불’이 켜진 게 아닌지.
A. 그러한 농산물 가격 상승은 기후변화에 의한 예상치 못한 일이다. 하지만 물가급등은 대외충격에 따른 것으로 단기간에 끝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소비자물가가 3.6%였지만 농산물 상승 효과가 0.7%포인트에 달해 이를 제외하면 2.9%에 머물 것으로 추정된다.

Q. 물가 안정을 위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열어있다고 봐야 하나.
A.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농산물가격 급등 등으로 높아졌고 앞으로 경기 상승이 이어지면서 수요 측면의 상승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3% 안팎의 물가 상승률이 계속될 것이므로 (기준금리 인상) 기조는 살아있다.

Q. 환율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금리 인상이 어렵지 않나.
A. 하나의 변수임에는 틀림없지만 그것만 고려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변수를 보든 그 변수의 절박함을 얘기해야 한다. 환율전쟁이 우리 경제의 하방위험을 키우기 때문에 대외여건이 개선되지 않는 한 쉽게 금리 인상에 나서기 어렵다. 따라서 환율과 물가를 함께 볼 것이다. 우측 깜박이를 켜면 우측으로 간다는 말은 아직 유효하다. 4ㆍ4분기부터 내년까지 물가상승률 예상치가 3%를 넘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 예의 주시하고 있다.

Q. 우리나라 자산버블 가능성이 있나.
A. 확률적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의 문제이지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정책수단으로서의 금리가 얼마나 지속적인 효과를 갖는지 좀 더 지켜봐야 한다. 당장 우리나라의 자산버블 개연성을 걱정하거나 우려하는 상황은 아니다. 그러나 경제라는 것은 언제나 동태적으로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문제를 간과하진 않을 것이다.

Q. 마지막으로 한 말씀 하신다면.
A. 대외 여건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고 불확실성 역시 증대하고 있다. 과거에도 금통위가 결정할 때 많은 고민과 번민을 했겠지만 지금은 더하다. 상당히 많은 고민과 분석을 다해 의사결정을 하고 그것이 결국 국가경제의 발전에 기여하는 방향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중앙은행의 고민을 같이 이해하며 동참해 주었으면 한다.

=============================== 프로필 =======================
▲ 1947년 서울
▲ 학력
펜실베이니아대학교대학원 경제학 박사
▲ 경력
제6대 한림대학교 총장(2007년 1월~2008년 2월),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2008년 2월~2008년 6월), 경제협력개발기구 대사(2008년 08월), 한국은행 총재(2010년 4월~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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