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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피지기 백전백승’ 부동산도 예외 없다
‘지피지기 백전백승’ 부동산도 예외 없다
  • 월간리치
  • 승인 2011.06.12 18:44
  • 호수 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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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을 살 때는 흥정을 해야 제 맛이다. 정해진 가격이 없는 땅을 살 때는 특히 흥정의 기술이 성패를 좌우할 만큼 중요하다. 사람과 사람사이에 오가는 부동산이다 보니 심리전도 빼놓을 수 없다. 물건을 파는 사람의 심리를 꿰뚫고 매도자와 땅의 약점을 간파한다면 백전백승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하지만 땅값 흥정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땅을 가진 사람의 마음을 파악해 최소한의 자금으로 매입을 한다는 것은 웬만한 고수가 아니면 어려운 일이다. 더구나 토지 투자를 해본 경험이 적은 초보자들에게 토지 흥정은 시장에서 사과 값을 깎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피곤한 신경전이다.

필자가 만난 사람 중에 별장을 짓기 위해 경기도에 있는 땅을 매입한 이모(55)씨가 있었다. 이씨는 흥정 기술을 제대로 익히지 못해 생각한 가격보다 높은 가격을 치렀다고 한다.
땅을 둘러볼 때부터 주위 사람들에게 땅값 흥정에 대한 이야기를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다는 그는 땅값 흥정 걱정에 사려는 땅을 결정한 뒤로 잠도 제대로 못 이뤘다고 한다. 그리고 드디어 결전의 날이 밝았다.

피곤한 신경전…고도 심리전 필수
이씨는 지인들의 조언에 따라 땅의 흠집을 빌미로 가격을 흥정하기 시작했다. 인근 지역의 땅에 비해 경사가 졌고 별장을 짓는데 어려움이 있으니 주변 시세보다는 조금 낮은 가격에 팔라는 게 그의 흥정 무기였다.
하지만 수없이 땅 거래를 해 본 땅 주인의 반격은 만만치 않았다. 땅주인은 정확한 경사각도를 이씨에게 말해주면서 주변과 비교해 그리 경사진 지대가 아니란 점을 분명히 했다. 게다가 강이 보이는 조망권 등 입지가 가진 장점을 부각하면서 오히려 가격을 높이기 바빴다.
이러다간 바가지를 쓸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다급해진 김씨는 결국 땅 주인이 처음 말한 가격에 거래계약서를 쓰고 말았다. 단단히 준비해간 비밀 무기들은 모두 무용지물이 된 셈이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땅값흥정에 성공할 수 있을까. 가장 쉬운 방법은 유능한 중개업자를 고용하는 것이다.
토지의 매매가격이 매도인이나 매수인이 아닌 현지의 부동산 중개업자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런 만큼 경험 많고 심리전에 능한 중개업자가 대신 가격 흥정을 해주는 것도 빠르고 편한 방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중개업자의 역할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중개업자는 어차피 제 3자일 수밖에 없다. 돈과 땅을 주고받을 당사자는 아니다.
자신이 직접 나서 땅 주인과 흥정을 해 볼 생각이라면 먼저 흥정의 주도권을 쥐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땅을 팔 사람의 사정이 급하면 가격이 떨어지고 땅을 살 사람의 사정이 급하면 올라가는 것이 땅값이다. 이 점을 이용해 흥정에 돌입한다면 칼자루를 쥐고 들어가는 셈이 된다.
급매물일 경우 땅을 사는 사람이 흥정의 주도권을 잡게 마련이다. 당연히 파는 쪽이 더욱 급하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시세보다 20∼30% 가량을 깎는다고 생각하고 흥정에 임해야 한다.
매도자의 호가에는 원래 흥정을 염두에 두고 얹어둔 금액이 있다. 그것이 대략 전체 매매가의 5∼10% 정도다. 이것을 걷어낸 금액이 진짜로 매도자가 받고 싶은 금액인 것이다.

잔금기간 당기면 흥정에 유리
매도자를 대리하는 중개업자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당장이라도 땅을 살 수 있는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는 뉘앙스를 풍기면 땅을 팔려는 사람들은 꼬리를 내리게 된다.
중도금과 잔금의 지급 시기도 땅값 흥정에 활용할 만한 요소다. 대개 급매물로 나온 토지의 매입조건은 매매계약 후 한 달 이내에 잔금을 지급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잔금 지급기간이 짧거나 일시불로 지급하면 그만큼 가격이 낮아지게 된다.
자금 사정이 된다면 잔금기간을 당기는 것도 땅값을 깎는 방법 중 하나다. 땅을 팔려는 사람들은 대체로 돈이 급한 사람이 많다. 따라서 계약일로부터 잔금납부기일을 당기거나 계약금이나 중도금을 더 많이 주는 조건으로 땅값을 낮출 수 있다.
부동산 시장의 상황에 따라서도 흥정을 달리해야 한다. 부동산시장이 가라앉고 있는 상황이 땅 매입자에게는 절호의 기회다.
시장에서 거래량이 급감한 시기이기 때문에 땅 주인은 어떻게든 땅을 팔고 싶어 한다. 이럴 때는 당연히 땅을 사려는 사람이 주도권을 쥐게 되고 그만큼 유리한 고지에 오르게 된다.
매도자의 애를 태우는 것도 흥정의 기술 중 하나다. 은근히 주변 사람들도 인근의 땅을 매입하려고 한다는 말을 흘리거나 사정이 여의치 않아 계약이 성사되지 않으면 슬쩍 ‘차라리 다른 매물을 기다리겠다’는 말을 하는 것도 방법이다.
은행금리 상황도 적절히 활용해볼 만 하다. 수신금리와 대출금리에 따라 땅값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수신금리가 낮으면 매도자 입장에서는 급할 것이 없다. 땅을 팔아 은행에 넣어봐야 이자가 낮기 때문이다.
매수자 입장은 이와는 다르다. 저금리를 이용한 토지투자를 생각하기 때문에 땅값을 좀 더 지불하더라도 땅을 사고 싶어하기 마련이다.
사려는 땅의 흠집을 이용하는 것도 땅값 흥정에 필수적이다. 일례로 임야나 전답의 경우 일부의 경사도가 30% 이상이면 이 면적만큼 땅값을 깎아야 한다. 경사도가 30% 이상이면 개발행위 허가가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밖에도 진입로가 없거나 땅모양이 정방형이 아닌 경우에는 땅에 흠결이 있는 것으로 보고 인근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흥정을 해보는 것이 좋다.

흥정의 핵심은 땅 파는 이유 파악
자금사정이 허락한다면 일시불 거래도 땅값을 낮추는 비결 중 하나다. 일시불 거래란 계약 시 중도금과 잔금을 한꺼번에 지급하는 방식이다.
일시불 거래를 조건으로 한 매물은 특히 경기 침체기에 많이 나온다. 이는 지난 1997년 외환위기 당시 극명하게 드러났다. 빚에 쫓긴 땅이 시세의 50% 선에서 쏟아지는 일이 다반사였다. 
이런 땅들은 많게는 30%이하로 가격을 낮출 수 있다. 그만큼 자금이 확보된 매입자들에게는 구입하기 유리한 토지인 셈이다. 그러나 이런 매물에는 근저당이나 가압류 등이 설정돼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철저한 사전조사는 필수다.
이처럼 땅값을 흥정하는 기술은 여러 가지다. 정해진 가격이 없는 땅을 얼마의 가격에 사느냐는 사는 사람의 노력여하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흥정에 앞서 상대방이 왜 땅을 팔려고 하는지에 대해 알아둘 필요가 있다. 사정이 급하다며 매도를 서두르는 땅 주인이나 아무리 땅값을 깎아도 수긍하는 주인은 의심해 볼 만 하다.


김형선이 꼭 짚은 토지투자 포인트<입지 여건 따지는 법>
중요한 것은 개발해 어느 정도의 부가가치를 얻을 수 있는가 여부다. 일단 주변을 둘러보자. 주변에 편의시설·공공시설이 있는지, 있다면 규모와 숫자는 어느 정도인지, 공해배출시설이나 혐오시설은 없는지를 파악하자. 땅 주변을 둘러싼 교통망이 어떻게 배치되어 있는지를 살피는 것은 기본 중 기본. 교통망은 도로·철도·지하철·경전철·공항을 모두 고려하자. 경제 가치도 따져보자. 무엇보다 땅 주변에 수요층이 두터워야 좋다. 땅을 개발했을 때 이를 이용할 고객이 많아야 한다. 배후지가 크고, 인구밀도가 높고, 고객의 소득이 높은 수준이면 금상첨화. 접근성이 좋고 통행량이 많은 지역도 마찬가지다. 교통인구가 고객 인구라면 더 말할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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