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9 12:33 (월)
스마트혁명 c(hina)-phone을 주목하라 iPad를 든 공자(孔子)
스마트혁명 c(hina)-phone을 주목하라 iPad를 든 공자(孔子)
  • 월간리치
  • 승인 2011.07.08 16:27
  • 호수 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자는 마케팅에 실패한(?) 위대한 사상가다. 세상을 뒤덮을 큰 정치철학을 가지고 천하를 주유했지만 어느 군주도 설득하지 못하고 초라하게 산둥성의 곡부로 낙향해야 했다. 결국, 공자는 집에 금송아지 열 마리를 두고도 팔지를 못해 실패했다. 치열하게 먹고 먹히는 전쟁과 혼란의 시기에 평화시기에나 생각해 볼만한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에 기반을 둔 큰 철학은 씨알이 안 먹혔을 수도 있다. 공자가 남긴 말씀을 읽어보면 참 어려운 말들이 많다. 공자는 제왕들에게 어려운 말을 길게 했을 가능성이 있다. 칼로 일어서야 했던 무식한 제왕들에게 구름 잡는 긴 철학적 형이상학 강의는 한마디로 졸리기만 했을 가능성이 높다. 스티브 잡스처럼 아이패드를 들고 심오한 철학을 그림과 동영상으로 보여주었으면 공자의 유교 마케팅은 혹시 성공할 수도 있었지 않았을까?

 그런 중국이 지금 전 세계에 공자학원을 세워 공자의 철학을 마케팅하고 있다. 상해 금융가 동방명주 탑 앞에 새로 선 최첨단 금융센터빌딩 1층에 애플센터가 들어서 있다.

애플센터에는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사려는 중국인들이 연일 장사진을 치고 있다. 지금 공자의 후예들이 한 손에는 아이폰을 한 손에는 아이패드를 들고 정보로 무장하고 세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세계는 지금 스마트 혁명시대

지금 전 세계가 ‘스마트 열풍’에 휩싸였다. 지하철에서 강의실에서 길거리에서도 사람들은 앞을 보는 것이 아니라 손바닥을 들여다보면서 혼자서 놀고 있다. 애플의 아이폰, 소위 ‘스마트 폰’이 가져온 변화다.
예비군훈련 가면 휴가라고 생각했던 샐러리맨들은 스마트 폰으로 실시간 날아오는 상사로부터의 재촉에 쉴 수가 없다. 스마트 폰으로 물건 사고, 결재하고, 전화 걸고, 못하는 것이 없어졌다. 전 세계가 손바닥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손오공이 부처님 손바닥 안에서 놀았듯이 이젠 세계의 모든 일이 손바닥 안에 있다. 누구나 스마트 폰을 사면 성불(成佛)한 부처님이 되어 손안에 전세계를 마음껏 돌아다닐 수 있는 손오공을 부릴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스마트 폰의 왕자 애플은 기존 핸드폰 제국의 황제 노키아를 한방에 무너뜨렸다. 애플은 아이폰 하나로 세계 IT업계에서 최대의 이익을 내는, 최대의 시가 총액을 가진 회사로 일어섰다. 노키아, 삼성, 엘지 등 전통적인 핸드폰 강자들은 애플 따라 하기에 급급하지만 애플은 이미 저 멀리 가있다. 애플은 ‘아이폰4’를 출시하면서 ‘아이폰5’계획을 내 놓고 있다. 후발주자들은 애플을 따라 하기에 다리가 찢어질 지경이다.
노트북업계도 마찬가지다. 신제품을 발표하는 스티브 잡스의 화려한 프레젠테이션에 등장하는 애플의 아이패드가 나오면서 전 세계 비즈니스맨들은 노트북을 버리고 아이패드를 사고 있어 노트북회사들도 죽을 맛이다. 애플은 아이폰의 여세를 몰아 태블릿시장을 완전히 장악했고 이젠 TV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이런 판이면 애플은 자동차를 만들고 집을 만들지도 모른다. ‘이브의 사과’, ‘뉴튼의 사과’에 이어 ‘애플의 사과’가 세상을 완전히 바꾸어 놓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혁명 시작은 미국, 꽃은 중국서 만개(?)

스마트혁명의 시작은 미국에서 출발했지만 스마트혁명의 꽃은 어디서 만개(滿開)할까? 역사적으로 보면 신기술 혁명의 시작지와 종착역이 같은 경우는 없다. 똑똑한 천재가 많은 곳에서 신기술이 탄생하지만 신기술이 꽃피는 곳은 소비자가 가장 많은 곳이다.
아이폰, 아이패드로 시작된 스마트혁명은 시작은 미국이지만 꽃은 중국에서 필 가능성이 높다. 정보산업에는 네트웍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정보산업의 가치는 결국 가입자다. 정보의 가치는 “가입자 수의 제곱에 비례한다”는 멧칼프의 법칙이 적용된다. 지금 중국의 핸드폰가입자가 9억 명이다. 미국과 유럽의 인구를 합한 수치다.
중국에서 모바일 인터넷을 쓰는 사람도 3.3억 명이나 된다. 스마트혁명 시대에 중국 모바일 인프라가 바로 미래 중국의 성장동력이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미국의 인구는 9억명이고 중국의 인구는 81억명이다. 9억명은 상대방의 전화번호만 알면 모두 연결이 된다. 9억대 81억의 싸움에서 게임은 끝이다. 21세기 정보시대에도 인해전술이 통한다.

중국이 미래 현금흐름을 현재화해서 사고파는 증권화의 개념이 확실히 자리 잡고 이것이 민간 기업에 응용되면 중국의 연간 660만의 대학 졸업생들이 모두 아이패드를 들고 창업에 나설지도 모른다. 그러면 미 서부의 실리콘 밸리가 중국의 만리장성 근처로 모두 이사와야 할지도 모른다. 중국인들의 엉뚱한 발상과 2000년간의 철학이 과학기술과 금융과 조우한다면 3차원 첨단기술의 지적소유권은 모두 짝퉁의 나라 중국에서 나올 가능성이 있다. 지금 전 세계 인터넷업계는 중국판이다. 제2, 제3의 야후의 체리양, 아리바바닷컴의 마윈, 바이두의 리이앤홍 같은 이들이 쏟아져 나올 수 있다.

한국 i-phone이 아니라 c(hina)-phone을 만들어야

스마트 혁명시대에 IT강국이라는 한국은 어떤가? 큰 개구리를 삼킨 오리의 형국이다. 아이폰용 반도체와 액정을 사가는 애플과 공급하는 삼성을 보면, 삼킨 개구리가 오리의 목을 쥐고 흔드는 양상이다. 오리가 숨이 막혀 죽을 수도 있고, 오리가 큰 개구리를 배터지게 먹을 수도 있다. 그런데 만약 개구리인줄 알고 삼킨 것이 고슴도치라면 오리의 위장은 난리 난다. 이미 스마트혁명에서 한국IT업계는 애플에 기선을 제압당했다.
지식혁명시대는 1등과 2등의 순서 가리기가 아니고 그 기업과 그 나라가 가진 생태계가 누가 더 센가의 생태계와 생태계의 전쟁이다. 한국 IT업계가 스마트폰에서 애플에 고전하고 있는 것은 이유가 있다. 앱의 공급자가 애플사의 눈치 보지 않고 장마당에 앱을 올려서 돈을 버는 애플 생태계가 공급업체를 쥐어짜 원가를 낮추고 적당히 통제할 수 있는 수준의 이익만을 보장하는 한국의 IT제조업의 생태계를 이긴 것이다. 정부가 나서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을 외치고 있지만 소용 없다. 생태계는 하루 아침에 바뀌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9억명의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쓰게 되면 전세계 스마트혁명은 필연적으로 중국에서 만개(滿開)할 수밖에 없다. 시장이 있는 곳에 가격이 있고, 명품이 나오고, 돈벌이가 되기 때문이다. 미국시장에 상장된 중국의 모바일 인터넷 관련회사들의 시가총액이 이미 이를 말해 주고 있다.
기술의 역사를 보면 출발지와 종착지가 같은 경우는 없다. 공업혁명은 영국에서 시작됐지만 세계에서 가장 긴 고속도로를 가진 미국에서 자동차산업으로 꽃피었다. 애플의 스마트혁명은 미국에서 시작됐지만 가장 많은 핸드폰 가입자를 가진 중국에서 꽃필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 이미 앞서간 애플의 i-phone 따라잡기와 베끼기에 급급할 게 아니라 9억 중국인에 특화 한 c(hina)-phone을 만들어야 스마트혁명 시대에 빛이 보일 것 같다.

---------------------------------------------------------------------
전병서 교수는 중국 북경 칭화대와 상해 푸단대 두 곳에서 석사학위를 받았고, 푸단대 박사과정(금융전공: 위안화 국제화, 자본시장개방연구)에 있다. (前)대우증권 리서치본부장/상무, 대우증권 IB본부장/상무, 한화증권 리서치본부장/전무를 지냈다. (現) 경희대 경영대학원 중국경영학과 객원교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